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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만든 그릇

 

네덜란드의 디자이너인 라우라 린 얀센(Laura Lynn Jansen)과 토마스 베일리(Thomas Vailly)가 “성장”하는 돌로 식기류 컬렉션을 만들었다. 이때 ‘성장하는 돌’이란 동굴 속의 석순이나 종유석이 형성되는 자연적인 방법을 구조적인 뼈대에 적용한 것을 말한다. 


그릇을 만들기 위해 디자이너는 3D 프린트한 나일론 뼈대를 특별 배합한 따뜻한 미네랄 용액에 담가둔다. 이 미네랄 용액은 지질학적 과정을 통해 생성된 중탄산칼슘 용액과 같은 역할을 한다. 탄산칼슘(CaCO3)은 우리에게는 석회석 혹은 칼사이트(calcite)로 알려졌는데, 석회 동굴에서 자연적 구조물 위에 오랜 시간에 걸쳐 방울방울 떨어지며 침전돼 종유석이나 석순이 되는 물질이다.

 

 

디자이너인 얀센과 베일리는 그들의 작업과 연계할 수 있는 자연 현상들에 대해 연구했는데, 리서치를 위해 프랑스 오베르뉴(Auvergne) 산의 동굴을 답사했을 때 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디자이너의 인터뷰를 따르면, “자연이 만들어 내는 형태와 질감, 그리고 색상에 더욱더 놀랐다. 우리가 종유석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돌은 보통 땅에서 채굴해 목적에 맞게 자르고 깎아내는데,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원래의 형질에 무엇인가를 덜어내서 사물을 만드는 방법 대신, 자연이 무엇을 더해서 만들어 내는 방식을 취하기로 한 것이다.


이들이 리서치를 떠난 프랑스의 오베르뉴 지역은 우리에게도 미네랄 함량이 높은 화장품 브랜드로 많이 알려진 비쉬(Vichy)처럼 유명한 광천지가 많다. 이곳에서 지하수는 화산지대의 갈라진 틈을 따라 이동함에 따라 물의 온도가 올라가며 이산화탄소(Co2)와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게 된다. 따뜻한 미네랄 용액이 화산석 밖으로 떠오르면 탄산가스는 거품으로 빠져나가고 미네랄은 침전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디자이너는 과학자와 지질학자, 도자기장인과 협업했는데, 이 과정에서 따뜻한 미네랄 용액을 고농축으로 만들어 침전 과정이 매우 빨리 일어나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용액에 나뭇잎 하나를 집어넣으면, 몇 달 안에 그 잎은 석회석으로 변할 만큼 용액을 농축시켰다. 얀센과 베일리는 3D 프린팅으로 골격이 되는 형태를 만들어 따뜻한 농축 미네랄 용액에 넣고 일정 기간 놔두어 테라코타나 자기 제품처럼 강하고 두껍게 만든다.

 

디자이너들은 이 프로젝트에서 제품을 완성하는 모든 과정을 제어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들을 사로잡은 것은 돌이라는 사물의 시발점을 디자인해서 자연적인 과정을 거치도록 놔두는 것이었다. 이것을 디자인할 때 중점을 둔 것은 물질과 기술, 그리고 그 과정의 무작위성이라는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디자이너는 초기의 형태와 그것을 용액에 담가두는 시간을 조정할 수 있지만, 그 마지막의 형태와 질감, 그리고 색상은 전적으로 놀라운 것이다. 어떤 것들은 심지어 빛이 나고 반짝거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제품의 강도는 탄산칼슘이 쌓인 정도에 달렸지만, 두께가 대략 1cm 이상 형성되면 그 제품은 테라코타나 자기만큼의 강도는 갖게 된다.

 

3D 프린팅한 나일론 구조물

 

미네랄 농축액에 담근지 45일 후 (세부)

 

미네랄 농축액에 담근지 92일 후 

 

미네랄 농축액에 담근지 92일 후(세부) 

 

탄산칼슘(CaCO3) 컬렉션은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네덜란드의 반전(Dutch Invertuals)>이라는 전시에서 선보였었다.

 


Originally Published by Dezeen (www.dezeen.com)

Tag
#밀라노 #네덜란드 #자연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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