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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코믹 샌즈를 두려워하랴

 

“제발 코믹 샌즈는 쓰지 맙시다. 우리는 포춘 500대 기업입니다. 레모네이드 가판대가 아니라고요.” 몇 년 전 화제를 모았던 어느 회사의 ‘경고문’이다. 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의 서체 디자이너, 크랙 로진스키(Craig Rozynski)는 이렇게 말한다. “코믹 노이에(Comic Neue)라면 당신의 레모네이드 가판대도 포춘 500대 기업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렇다. 로진스키가 디자인한 것은 저 악명 높은 코믹 샌즈의 후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코믹 샌즈는 MS OS에 등장하는 강아지 로버(Rover)를 위해 태어난 글꼴이다. 강아지와 도움말풍선이라는 가벼운 형식에 걸맞는 서체. 코믹 샌즈의 아버지 빈센트 코네어(Vincent Connare)는 “때로 타임즈 뉴 로만보다 코믹 샌즈가 나을 때도 있다.”며 서체 디자인의 이유를 밝혔다. 정말로 로버의 말풍선에는 코믹 샌즈가 더 어울렸다. 

 

 

이후 윈도 95에 기본 서체로 탑재되면서, 코믹 샌즈는 도움말풍선을 벗어나 어디에서나 출몰하는 ‘유비쿼터스’ 글꼴이 되었다. 그러나 그야말로 아무 때나 아무 데나 쓰이는 바람에 서체의 악명만 높아졌다. 심지어 코믹 샌즈는 세기의 발견이라 할 CERN의 힉스 입자 실험 결과 발표 문서에도 사용되었다. 이에 디자이너 빈센트 코네어마저 “저 말도 안되는 슬라이드는 뭐냐!”며 기겁했을 정도다. (한편 CERN은 올해 만우절 농담으로, “창립 60주년을 맞아 CERN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매체에 코믹 샌즈를 사용하기로 했다.”며 홈페이지 서체를 모두 코믹 샌즈로 바꾸어 놓기도 했다.)

 

 

크랙 로진스키는 이왕 유비쿼터스 서체가 된 코믹 샌즈를 그러한 용태에 걸맞게 다듬어 보기로 했다. “찌그러지고 비틀린, 괴상한 글리프”를 다듬되, 코믹 샌즈가 그토록 인기를 누리게 된 본연의 솔직함을 유지하려 했다고. 서체는 크게 ‘코믹 노이에’와 ‘코믹 노이에 앵귤러’ 두 가지로 이뤄져 있으며, 각각 세 가지 굵기 및 이탤릭 옵션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코믹 샌즈의 후예에 대한 빈센트 코네어의 반응은? “조금 더 캐주얼할 필요가 있겠군요.”

 

www.comicneue.com
Tag
#리디자인 #서체 #타이포그래피 #코믹 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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