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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만지는 법

 

눈이 아닌 손끝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브래들리(Bradley)’는 시간을 눈으로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되었다. 하지만 막상 그 결과물은 시각 장애인들은 물론 시계 애호가들마저 매료시킬 만한 것이었다. ‘브래들리’는 시침과 분침 대신 볼베어링, 즉 트랙을 도는 쇠 구슬을 사용하였다.

 

“시각 장애인을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시계가 적합할까 생각하다가 볼베어링을 사용한다는 착안에 이르게 되었다.” ‘브래들리’를 내놓은 이원(Eone)의 수석 디자이너, 데이비드 재커(David Zacher)의 설명이다. 티타늄 소재의 시계 안에 자석이 들어 있어 쇠 구슬을 일정한 속도로 움직인다. 시계의 계기판에 있는 트랙은 분을, 시계의 옆면으로 난 트랙은 시를 가리킨다.

 

본래 ‘브래들리’는 데이비드 재커가 RISD 대학원에 재학하던 당시 동료 학생들과 디자인한 것이다. 수많은 학생 디자인 중 하나처럼 보였지만, 막상 디자인이 공개되자 제품 출시 요구가 쏟아졌다. 이에 그들은 회사를 설립, 킥스타터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브래들리’를 정식으로 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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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들리’ 시계의 핵심 아이디어는 리서치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시각 장애인이라고 해서 보통의 손목시계를 구입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시각 확인은 휴대폰이나 음성 방식의 시계로 한다. 음성이란 편리한 방법이지만 동시에 당혹스러운 경험을 안겨주기도 한다. 원치 않게 주변에도 시간을 들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온 세상에 다 알려가며 시간을 확인하고 싶지는 않지요.” 사용자 인터뷰에 참여한 한 맹인 남성의 말이다. 소리 없이도 시간을 알려주는 ‘브래들리’가 “신사의 시계”라고 홍보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시각 장애인을 위해 디자인된 시계이지만, 막상 시계의 ‘외관’에 대한 반응도 호의적이다. 제품 반응이 시각 장애 문제와는 무관했다고 아만다 심(Amanda Sim)은 말한다. 그녀는 RISD 학생이었고, 지금은 이원의 그래픽 디자인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그저 멋지고 눈길을 사로잡는 시계라는 반응들이었다.”

 

시계의 이름인 ‘브래들리’는 실존 인물의 이름을 따른 것이다. 2011년 해군 장교 브래들리 스나이더(Bradley Snyder)는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폭탄으로 시력을 잃었다. 하지만 그는 2012년 런던 패럴림픽 수영 선수로 출전하여 두 개의 금메달과 하나의 은메달을 수상했다. ‘브래들리’라는 이름은 그러한 역경 극복의 의지에 바치는 경의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브래들리’는 런던 디자인 뮤지엄이 주최하는 연례 디자인 시상식 ‘디자인 오브 더 이어’의 후보작으로, 전 부문을 통틀어 수여되는 최고상의 강력한 수상 후보로 부상하였다.

 

www.eone-time.com

 

Originally Published by Dezeen (www.deze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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