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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잇] 화장실 디자인과 접근성에 진심을 담아야 하는 이유

미션잇의 MSV(Meet Social Value) 뉴스레터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원문 및 출처는 하단을 참고해주세요.

  

이동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 No.1 화장실

 

 

"화장실이요."
"화장실이죠."
"제일 중요해요. 화장실."

 

지금까지 인터뷰한 휠체어 이용 장애인분들에게 물었다. "외출할 때 어떤 게 가장 중요하세요?". 대답은 모두 동일했다. 화장실. 경사로가 없거나 턱이 있는 곳은 안 들어가면 되지만 생리 현상은 정말 난감할 수밖에 없다. 어떤 청년은 외부에서 약속이 있을 때 장애인 화장실이 없는 곳은 아예 방문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한 번 생각해 보시라. 여행을 떠났는데 인근 1km 내에 화장실이 없을 때의 기분을.

 

며칠 전 방문한 어느 쇼핑몰은 쾌적하고 화장실 싸인도 눈에 잘 띄어 여러모로 좋았지만, 장애인이 화장실을 혼자서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곳을 살펴보면서 포용적인 디자인과 사용자경험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미세요'
미는 경험은 그래도 '당기세요' 보다는 낫다. 하지만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혼자서 문을 밀 때 다리가 문에 걸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화장실 디자인으로 살펴보는 포용적 사용자경험

 

문을 열 때 우리가 주로 사용하게 되는 신체 부위는 손이다. 물론 발로 문을 열 수도 있고, 위생 상 팔꿈치로 열 수도 있다. 나는 코로나 이후로 팔꿈치를 애용한다. 그런데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생각해 보자. 휠체어를 탄 상태로 문을 밀고 들어갈 때, 팔을 쭉 뻗어야만 하지만 다리가 문에 걸리는 경우가 빈번하다.휠체어도 전동과 수동 두 종류가 있는데, 전동은 한 손으로 레버를 조절하면서 갈 수 있어 다른 한 손이 그나마 여유가 있다. 그런데 수동은 보통 양손으로 휠을 민다. 닫혀 있는 화장실 문을 밀려면 한 손으로 휠을 잡은 채 다른 손을 써야 한다. 상당히 불편한 자세다.

화장실 안쪽에는 '당기세요'라고 되어있었는데 미는 것은 사실 어떻게든 할 수 있지만, 당기는 자세는 더욱 어렵다. 휠체어가 문을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문을 당겨서 완전히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이 안쪽으로 열리는 각도를 고려할 때 미는 자세보다 더 불편한 자세가 연출된다. 그러다보니 보통 장애인 화장실은 스위치를 누르면 열리는 전동 문으로 되어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겸용 화장실이라면 버튼식 전동문으로 만들거나 문을 없애되 시선이 내측으로 향할 수 없도록 각도를 잘 조절하는 방향을 권장한다. 화장실 문을 굳이 힘을 많이 주어 밀면서 들어갈 필요는 없지 않은가? 장애인뿐 아니라 다른 사용자들도 고려해야 한다. 여섯, 일곱 살 아이들이나 고연령 어르신들도 이용하기 때문이다. 손이 빈번하게 사용되는 영역은 손에 힘이 약한 사용자들도 힘을 최소로 들여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좋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사용하려면 무릎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에 화장실은 아쉽게도 무릎이 닿는 것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또한 쇼핑몰이라면 어린아이들도 많이 오다 보니 아이들이 손을 충분히 뻗을 수 있는 길이로 세면대 높낮이에 차등을 두는 것이 좋다. 신체적 특성에 따른 차이를 고려해야하는 것이다. 

 

ⓒ SS Co.,Ltd. Hojo Hiroko

 

문득 생각났던 사례 하나. 문은 없지만 내부로 향하는 시선은 완벽하게 막혀 있는 화장실이다. 장애인 화장실은 가장 좌측에 있다. 일본의 스타 건축가, 디자이너들이 각각의 아이덴티티를 담아 디자인한 도쿄 토일럿 Tokyo Toilet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위 화장실은 나오 타무라 Nao Tamura가 디자인했다. 도쿄 시부야에 있다. 

 

장애인 화장실은 빨간문으로 들어가면 된다. 휠체어 접근성이 충분한 공간이다.  ⓒ SS Co.,Ltd. Hojo Hiroko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 Maslow의 욕구 5단계설 중 가장 기본적인 1단계는 생리적 욕구다. 화장실과 같은 위생시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있어서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공평한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디자인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 아닐까 되돌아본다. 말 그대로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이기 때문이다. 작년 인터뷰를 진행한 오바마 정부 접근성 자문위원, 카렌 브렛마이어의 마지막말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좋은 디자인이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유형의 사람을 폭넓게 고려한 디자인이죠. 아무리 멋진 건물을 지었다고 해도 누군가 그 건물에 접근할 수 없다면 매우 한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니까요" 

 


김병수 미션잇 대표

사회적으로 시선이 닿지 않는 부분들까지 디자인을 통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미션잇을 운영하고 있다.삼성전자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공부했다. 현대 사회 문제를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MSV를 발행하며 시선의 변화를 이끌어가고자 한다.


[출처] 미션잇 missionit.co

원문기사링크 magazinemsv.com/Letter/?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Mjt9&bmode=view&idx=16318344&t=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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