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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를 알아야 트렌드를 볼 수 있다 _ 장진택

용어를 알아야 트렌드를 볼 수 있다


글  장진택


마지막 총정리 편이다. 여기 나오는 22개의 단어들은 모두 트렌드에 민감하다. 트렌드를 말하기 위해 태어났고, 그 속에서 자주 쓰였던 조어들이다. 그러니 이 정도 단어는 아는 척할 수 있어야 트렌드세터건 오피니언 리더라도 될 수 있다. 각각의 단어 설명 뒤에 촌평을 더했다.


다운시프트(Downshift)
자동차의 기어를 고단에서 저단으로 바꾸는 것처럼, 삶의 속도를 늦춰 여유롭고 촉촉한 생활로 돌아가려는 트렌드. 도심 속에서 팍팍하게 일하다가 귀향해서 농장을 하는 사람이 대표적이다. 이 조어는 친환경 트렌드의 직관적인 표현으로서 유효기간이 꽤 길다. 지금도 다운시프트하는 이들이 있고, 그러고 싶은 사람들이 몇 트럭은 더 있다.

슬로비족(Slobbie)
느리더라도 훌륭하게 일하는 사람들(Slower But Better Working People). 다운시프트 족과는 달리, 인생을 즐기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는 생각을 한다. 가정에 애착하는 것도 이들의 습성이다. 한국판 슬로비 족은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에도 불구, 슬슬 일하면서 가정생활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이런 종족이 더 많아져야 사회가 더 촉촉해 진다.

디지털 코쿠닝(Digital cocooning)
코쿠닝이라는 건 누에코치(Cocoon)처럼 편안한 안식처를 찾아 들어가 도통 나오지 않는다는 뜻. 테러나 자연재해 등의 사건, 사고에 의해 코쿠닝하는 경우도 있고, 디지털 코쿠닝처럼 첨단 디지털 기술을 집에 쫙 늘어놓고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요즈음 영화관 가지 않고, 집에서 컴퓨터로 다운 받아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도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맛인데.

인스피어리언스(Insperience)
밖에서 하던 여러 경험(Experience)를 안에서(Indoor)에서 하는 트렌드. 세상이 좋아지다 보니까, 집에서 이것저것 시켜 먹거나, 집에다가 체육 시설이나 사우나을 만들어 놓거나, 홈시어터를 차려 놓고 영화를 보고, 게임도 집에서 한다. 게임은 PC방에서 해야 맛인데.

컬덕(Cult-duct)
문화(Culture)와 상품(Product)을 합친 단어로서 문화를 만들어가면서 팔리는 제품들. ‘프로덕’이 ‘컬덕’으로 만드는 과정은 돈 만으로 되지 않는다. 일단 제품이 탁월해야 하고, 아이덴티티가 또렸해야 하고 트렌드와 잘 맞물려야 하고, 기억에 오래 남아야 한다. BMW의 소형차, 미니가 대표적이고,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나 아이폰 등, 잘 요즈음 잘 나가는 제품들이 대부분 컬덕이다. 품질에만 집중하는 대한민국 제품들이 가장 취약한 부위다.

루키즘(Lookism)
얼짱 몸짱 등과 같은 외모지상주의를 일컫는다. 단어 속에 약간 비꼬는 뉘앙스를 담고 있어서 주로 부정적인 세태를 다룰 때 등장하는 단어다.

트랜슈머(Transumer)
이동을 뜻하는 트랜스(Trans)와 소비자(Consumer)가 합쳐진 말. 일정한 주거 형태를 갖지 않고, 호텔이나 레지던스 등에 머물면서 렌트카를 타고 일을 보는 새로운 유목민이다. 이들은 집이나 자동차 등을 소유하기보다 서비스의 개념으로 빌려 쓰는 데 익숙하다.

샹그릴라 신드롬(Sangri-La syndrome)
샹그릴라는 제임스 힐튼의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오는 가공의 장소로서, 평생 늙지 않고 영원한 젊음을 누릴 수 있다는 꿈의 낙원이다. 노화를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관리해야 할 질병으로 간주하여 곱게 늙으려는 전염병 같은 현상. 동안 선발 대회가 자주 열리고, 노화방지 화장품이나 약품이 많이 팔리는 우리나라도 이 전염병이 널리 퍼진 상태다.

사이버레이션(Cyberlation)
가상(Cyber)에서 관계(Relation)를 맺는 사람들.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트렌드를 말한다. 취미, 관심사 등으로 뭉치기 시작한 사람들은 현재 가상공간을 넘어 실제로 만남을 갖거나, 사회적으로 강한 목소리를 내기에 이르렀다. 가상에서 잘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실제보다 쉽다. 의견을 교환하기가 더욱 쉽거니와, 외모나 사회적인 위치에 연연하지 않고 만날 수 있어서다.

프로슈머(Prosumer)
제작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가 합쳐진 것으로 볼 수도 있고, 뭔가 도가 튼 프로(Pro) 소비자라는 뜻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소비자의 힘이 커짐에 따라, 소비자가 제품의 가격이나 기능, 디자인 등에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현상이다.

아햏햏
인터넷 언어의 한 예로서 대개 의미 없이 쓰여지지만 아리송하거나 모호할 때, 또는 어처구니 없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 외에도 인터넷에서만 쓰이는 언어로 ‘^^, ^^;, ㅋㅋㅋ, ㅎㅎ, 뷁(화남), 뷁스럽다(어색하다), R겠G’ 등이 있다. 이 단어들은 어감이나 모양에 충실했으며 재미까지 있다. 그러지 않으면 유행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단어들이 인터넷을 박차고 나와, 일상에서 쓰이는 것에도 주목하자.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이니셜로 만들었다. 웰빙이 개인적이고 이기적이었다면 로하스는 이웃과 다음 세대를 걱정하는 매우 훌륭한 단어다.

호모 후모아(Homo humour)
라틴어로 ‘호모’ 뒤에 뭐가 붙으면, ‘뭐뭐적인 인간’이라는 무게감이 더해 진다. ‘호모 후모아’는 유모어적인 인간이다. 누굴 웃기는 것이 흉이 되기는커녕, 사람을 설득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시대다. 그래서 이런 단어까지 나온 거다. 유모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윤활유와 같은 것이다. 정치인이나 CEO도 유모어를 잘 해야 한다.

딩크(DINK)
둘이 벌지만 아이는 없는(Double Income, No Kids) 가정. 돈도 풍족하고 각자의 생활도 풍요롭지만 아이가 없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커다란 손실이다. 이 외에도 기존 가정 형태를 거부한 조어들이 한 때 많이 나왔었다. 싱글족, 둘이 벌지만 아이는 없고 대신 애완동물을 키우는 딩펫족(DINK + Pet), 둘이 상당히 많이 벌고 일찍 은퇴하는 씽커스(THINKERS = Two Healthy Income, No Kids, Early Retirement)도 있다. 나온지 꽤 지난 단어들로서 이제는 사라져야 할 조어들이다. 모두가 결혼하고 아이도 많이 낳아야 사회가 안정되기 때문이다.

Me 세대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며 결혼도 늦게 하고 외동아이들도 많아졌는데, 이들을 중심으로 개인 이기주의가 팽배해졌다. 이것이 자신만 중시하는 ME세대. 하지만 이를 넘어 공동체를 다시금 중시하는 WE세대가 뜨고 있다.

인디(INDE)세대
자신(I)을 중시하고 네트워킹(Networking)에 능하며, 다양성과 개성(Diversity), 오락(Entertainment)을 추구하는 세대. 2000년대 초반에 나온 말이지만, 지금까지도 꽤 통하는 단어다.

크리스탈리즘(crystalism)
재무와 회계의 투명성뿐만 아니라 제조와 유통 등, 소비자들에게 제반 기업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소비자의 알 권리, 선택할 권리, 안전할 권리, 의견을 반영할 권리 등을 주는 기업. 수정처럼 맑고 투명하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으로 '투명 경영'보다는 고차원적인 느낌이다.

샐러던트(saladent)
월급생활자(Salaryman)와 학생(Student)을 합친 신조어.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는 월급생활자들. 일과 전 후에 학원을 다니면서 학생처럼 열심히 공부한다. 자신의 일 외에 다른 일 하나를 더 갖는 '투잡족'과 비슷한 시기에 나오기 시작했다.

예티족(Yettie)
젊고 기업가적이며 기술에 바탕을 둔 인터넷 엘리트(Young Entrepreneurial Tech-based inTernet Elite)의 줄임 말. 여유롭고 멋진 삶을 즐기는 여피족과는 달리 예티족은 옷이나 넥타이 등 패션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들은 일에 있어서는 주말과 야간근무도 마다하지 않는 열정을 지니고 있으며, 기술로 무장하고 새로운 시대의 경제를 이끌어간다. 제2의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되고픈 사람들이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프라브족(PRAVS)
부가가치를 자랑스럽게 깨달은 사람들(Proud Realisers of Added Value)을 줄인 단어. 구찌나 버버리, 프라다, 샤넬 등 화려한 상표에만 매달려 사치스럽게 꾸미는 ‘블링 블링(bling bling)’이나, 싸구려를 걸쳐 입는 저급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차브(chav)’ 문화에 대한 반발에서 나왔다. 나만의 가치를 추구하여 낡은 빈티지룩 패션을 유행시키고 있다. 차브족이 그냥 싼 것들에 신경을 썼다면, 프라브족은 `가치'에 좀더 많은 점수를 준다.

프리터(freeter)
자유롭게(free) 아르바이트 하는 사람(Arbeiter). 조직에 구속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즐기는 젊은이들.

바이덴티티(Buydentity)
쇼핑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트렌드. 그 제품만이 가진 매력(Identity)를 구입(Buy)함으로서 그 구매 행위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한다. 가격 대비 제품의 성능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그 제품만이 가진 특성을 구매 가치로 환산하는 감성 소비의 일종이다. 불편하고 비싸지만 꼭 사고 싶은 롤라이 카메라, 할리 데이비슨이나 베스파 스쿠터 등을 구매하는 행위도 여기에 속한다.  


 
장진택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한 때 기아자동차 디자이너, 한 때 월간 [디자인] 기자, 한 때 [모터트렌드] 기자,  좀 전까지 [GQ]기자. 참 많이 옮겨 다녔고, 얼마 전에 회사를 또 옮겼는데, 얼마나 오래 다닐 지 의문이라고 한다. <한겨레> 신문에 '디자인 옆차기'라는 이름으로 다소 삐딱한 디자인 칼럼을 쓰고 있으며, <중앙일보>에는 자동차 칼럼을, 그리고 여기저기 매체에 다수의 글을 기고하거나 출연하면서 여기저기 강의도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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