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과 안전하고 질 좋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식 재료 조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의 곡창 지대인 미국, 남미, 우크라이나 등지에는 가뭄, 홍수, 혹한이 몰아치면서 이미 식 재료 공급에 대한 적신호가 켜졌으며, 플라스틱, 비닐 등 환경을 위협하는 각종 포장재에 대한 대체 방안의 개발이 시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Smart Food에서는 미래의 변화에 대처해 음식과 같은 속도로 자연분해 되는 음식 포장재, 영양분이 풍부한 대체 음식의 개발과 새로운 형태의 요리 시스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과학적이면서도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어 미래를 디자인하는 스마트한 푸드 사례에 대해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물만 부으면 완성되는 식품들은 통조림 등의 인스턴트, 레토르트 식품을 의미했다. 그러나 시카고 디자인 스튜디오 Koz Susani Design는 이러한 원리와 분자 요리에서 영감을 얻어 혁신적인 5가지 장치를 개발했다. 물만 부으 면 푸드 캡슐이 식재료로 변하도록 하는 이 장치는 간단하고 편리한 요리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뉴트리션 에코 시스템 이다.
디자인의 핵심은 다양한 향과 맛, 그리고 균형 잡힌 영양분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Flavor Pills이다. 유명한 쉐프들의 창의적인 레시피로 만들어진 이 캡슐들은 성질에 따라 큐브, 볼, 실린더 등의 형태로 만들어진다. 형태별로 적합한 조리 도구들이 함께 디자인되었으며, 테치 스크린에 영양분과 필요한 섭취량 등이 표시된다. 이 기구는 모바일 앱, 피트니스 추적기 등과 연결시켜 식단 관리까지 도울 수 있다. 또한 슬로우 푸드와 로커 보어 정신을 모토로 하여, 지역에서 재배 한 원료로 캡슐을 제조한다. 스프를 만들 수 있는 채소 큐브, 에너지 주스를 만들 수 있는 프로테인 젤 캡슐, 아로마 티 를 만들 수 있는 티 캡슐 등이 그 예이다. 이 제품은 2014년 이스탄불 디자인 비엔날레에 처음 소개되었다. "미래는 더 이상 예전같이 않을 것이다"라는 주제 아래, 환경에 대한 우려 및 가속화되는 음식 부족 문제 등 미래에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디자인들을 선보였다.
국제 연합 식량 농업 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는 2013년, 곤충이 환경과 건강에 좋은 단백질 대체 식품으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전하며, 총 2,000여종에 가까운 식용 가능 곤충 리스트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인류는 수백만 년간 벌레를 섭취해왔고, 벌레의 단백질이 식생활의 기본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일생 동안 건강 하게 살았던 고대인의 지혜를 소개하는 책 'The Paleo Manifesto'의 저자 John Durant는 "벌레는 전 세계 수렵 채집인들 이 찾는 식재료이자, 좋은 단백질 섭취원이며 완전한 식품이다"라고 말한다.
Chapul, Exo 업체들은 이러한 식충벌레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면서, 귀뚜라미를 건조하여 분말로 만든 후, 여러 가지 견과류와 과일을 섞은 에너지바를 개발했다. 이 식품은 소고기의 3배에 달할 정도로 영양소가 풍부하며, 수자원을 적게 사용한다는 점에서 친환경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Chapul의 에너지 바는 건강과 친환경을 주제로 미국에서 개최된 '2014년 내추럴 프러덕트 엑스포'에서 크게 각광을 받았다. 다크 초콜릿, 커피, 사탕수수를 넣은 아즈텍 바, 땅콩 버터와 초콜릿을 혼합한 차코 바, 그리고 코코넛, 생강, 라임을 섞은 타이 바를 선보였다. 이처럼 곤충은 건강에 유용하 면서도 지속가능성이 보장된 슈퍼 푸드로써 미래의 주요 영양소로 인식되고 있다.
패키지의 디자인과 더불어 환경을 생각하는 기능적인 역할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됨에 따라, 플라스틱 포장 용기를 대체할 친환경 용기 개발 역시 증가하고 있다. 스웨덴의 디자인 스튜디오 Tomorrow Machine(투모로우 머신)은'안에 든 음식만큼이나 수명이 짧다'라고 자사의 패키지를 소개한다.
아티스트적인 상상력과 기술을 결합하여 생물 분해성 물질을 사용한 패키지를 디자인하였다. 설탕을 이용하여 계란 처럼 깨트려서 사용할 수 있는 올리브 병은 물과 접촉하면 녹아서 사라진다. 밀랍으로 만들어 과일껍질처럼 벗길 수 있는 쌀 포장지는 건조한 내용물 포장을 위해 디자인되었다. 우뭇가사리같은 해초 성분으로 만들어진 젤 타입의 스무디 패키지는 개봉함과 동시에 수분을 함유한 내용물처럼 말라서 사라진다. 새로운 기술과 스마트한 소재로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능성을 향상시킴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혁신적인 푸드 패키지의 확산이 기대된다.
푸드 패키지가 신 개발 분야로 부각되면서, 폐기물을 줄이고 과일 껍질 같이 먹을 수 있는 식용 패키지에 관심이 집중 되고 있다. 일본의 맥주업체 상크트 가렌(Sankt Gallen)에서는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자사의 유명 맥주 'Imperial Chocolate Stout'를 위한 특별한 컵을 제작했다. 초콜렛으로 만들어진 이 용기는 맥주의 쓴 맛을 완화해 주고, 짙은 맥주 의 색감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며, 5회까지 맥주를 담았을 때에도 녹지 않는다.
Wikipearl 역시 천연 재료를 사용하여 먹을 수 있는 식용 포장재를 이용한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다. 사탕 수수의 당분을 짜고 남은 찌꺼기로 만들어 아이스크림, 치즈, 과일, 냉동 요구르트 등의 포장에 사용 가능하다. 한입 크기의 핑거 푸드 형태로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되었는데, 파리 등지에서 팝업 형태로 바를 오픈 하기도 했다. 이처럼 향과 맛 을 더한 식용패키지가 푸드의 새로운 형태로 등장하여 그 영역을 확대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미래를 디자인한 새로운 음식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았다. 음식은 변화하는 미래의 환경에 대비하여 플라스틱과 같은 용기를 대체하는 식용 패키지와 생물 분해성 등의 지속가능한 포장에 대한 대안들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영양분의 섭취를 위한 혁신적인 원재료의 변화 및 요리 시스템의 변화도 미래 인류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음식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사례들을 통해서 신기술을 적용하는 크리에이터들 뿐만 아니라, 기존에 식, 음료를 생산하는 업체들도 기술을 결합한 음식과 관련 제품들을 개발하여 마케팅, 프로모션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식 생활과 관련있는 식품, 행위, 공간, 패키지 등과 기술과의 융합은 기존 산업의 영역을 넓히고, 인간 생활의 행복 지수를 높여줄 것이다. 미래에 다가올 문제를 해결하고 생활과 조화를 이루는 미래의 식(食) 산업 을 예측해 본다.
본 콘텐츠의 내용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한 ‘2차년도 융합형 디자인 전략예측·동향정보 활용기반 조성사업’ 의 연구 성과물인 ‘마이크로 트렌드03_음식, 그 이상의 것을 이야기하다.’ 보고서에서 일부를 발췌하여 제공하였습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