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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젊은 브랜드들 _ 멜리사 데이비스(Melissa Davis)

뉴질랜드의 젊은 브랜드들

글 멜리사 데이비스(Melissa Dav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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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뉴질랜드

 

아이러니컬하게도 뉴질랜드의 지리적 고립과 적은 인구는 지난 수 십 년간 자국의 브랜드 가치를 키운 원동력이다. 뉴질랜드의 고립성은 브랜드 창의성을 고양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외따로 떨어진 뉴질랜드인들은 자국의 특수성을 한껏 극대화하는 한편, 외부 세계의 것들을 독특한 시각으로 받아 들여 자기 것으로 만들 줄 안다. 뉴질랜드의 기업들은 자국의 특수한 기업 문화와 국가적, 지역적 특색을 결합하여 국내외 시장에서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는 특별하고도 재미있는 브랜드들을 구축해 왔다.

이들 브랜드들은 아주 소박하게 시작했는데 오늘날에는 여러 분야에 걸쳐, 국제적인 영향을 끼치는 대형 브랜드로 성장했다. 예컨대, 뉴질랜드의 와인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뉴질랜드의 럭비 대표팀(the All Blacks)이나 영화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은 세계인들에게 뉴질랜드를 소개하고 관광 산업을 발전시키는 촉매로 작용했다.

 

그림2. 오거닉 재료를 이용한 세제 브랜드 B_E_E의 제품들

 

주목할 만한 것은 더욱 젋고 활기찬 브랜드들로, 이들은 국내외 모두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42 빌로우 보드카(42 Below Vodka)’나 뉴질랜드산 메리노울을 소재로 하는 등산복 브랜드 ‘아이스브레이커(Icebreaker)’를 꼽을 수 있겠다.  최근에는, 코스메틱 분야에서 새로운 브랜드들이 급부상했는데, 이들은 특히 뉴질랜드의 ‘자연’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깨끗하고도 오가닉한 화장품에 관심을 기울이는 최근의 여성 소비자 트렌드와 부합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안티포드(Antipodes), 리빙네이처(Living Nature), 트릴로지 앤 헤마(Trilogy and Hema) 등의 화장품 브랜드들은 뉴질랜드산의 오가닉 원료를 사용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와는 달리, 청결용품 브랜드인 B_E_E(Beauty Engineered for Ever)는 보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유머러스하면서도 뉴질랜드 특유의 자연 소재를 이용했음을 브랜드 특성으로 내세워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곧 한국에서 런칭할 예정이기도 하다.)

깨끗하고 순수한 나라, 뉴질랜드

앞에서 살펴본 브랜드의 성공이면에는 뉴질랜드의 풍경에서 우리가 늘 연상하는 ‘깨끗함’의 이미지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운영해 온 뉴질랜드 국가브랜드 캠페인의 슬로건인 ‘100% Pure New Zealand’도 이러한 점을 명확하게 부각시켜준다. 뉴질랜드에서 연상할 수 있는 ‘자연 그대로’와 ‘깨끗함’의 이미지는 현대 소비자들이 의식하는 ‘그린’ 이미지와 ‘지속가능성’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신성장 브랜드들의 동력은 ‘키위’의 캐릭터로 대표되는 뉴질랜드의 강력한 국가 정체성이다. 아이스브레이커 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롭 애쉬튼(Rob Achten)은 이렇게 설명한다.

“ 제 생각에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외따로 떨어져 있다는 점이 삶을 꽤 색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것 같아요. 바깥 세계를 아주 신선한 시각과 영혼으로 조망하게 하죠. 우리에겐 탁월하고도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아주 신비하고도 특별한 측면이 있죠. 뉴질랜드는 (다른 나라와) 아주 다릅니다. 자연도 다르고 사람들의 사고 방식도 색다르죠. 뉴질랜드 사람들이 인생과 일을 즐기는 방법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모든 것이 모험인데도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그것들을 즐길 줄 아니까요.”

이러한 국민성과 천혜의 자연 환경은 뉴질랜드의 젊은 브랜드들에 다른 국가의 브랜드들이 흔히 생략하곤 하는 특별한 정체성을 부여한다. 아이스브레이커 사에서 살펴보자면, 높은 정통성과 윤리성에서 오는 자부심이다.

“우리는 제품을 통해 우리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풀어 놓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우리 제품을 통해 뉴질랜드의 정체성을 마주할 수 있어요. 아름답고 천연 그대로인 자연 환경과 아름다운 경치, 그리고 풍경. 여기에서는 뉴질랜드 사람 특유의 태도와 정신이 나타나죠. 이런 모든 것들이 우리 브랜드가 털어 놓는 이야기들입니다. 더 많은 브랜드들이 브랜드 특유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해요. 우리는 그러한 점에서 아주 운이 좋다고 말할 수 있겠죠. 우리는 특별한 브랜드 이미지를 계획하거나 꾸밀 필요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그림3. 깨끗함을 강조한 뉴질랜드의 국가브랜드 프로모션 캠페인 '100% Pure New Zealand'

 

지역성에서 오는 불리함까지도 감수하라

뉴질랜드가 지니는 긍정적인 포지셔닝은 때로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글로벌 시장과의 물리적인 거리로 인해 생기는 ‘탄소 이력(Carbon footprint)’가 바로 그 요인이다. 예컨대, 영국에 수출되는 뉴질랜드의 농수산, 축산물 – 뉴질랜드산 사과, 키위, 양고기 – 등은 원거리를 통해 수출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 탄소량을 따져본다면 이는 뉴질랜드 국가브랜드가 지니는 자연적이고도 친환경적인 이미지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유럽에 성행하는 ‘우리 것이 좋은 것이다(Buy Local)’의 경향 역시 소비자들로 하여금 뉴질랜드 생산품의 구매를 재고케 하거나 지양시킨다. 아무리 그것이 우수한 환경에서 길러진 좋은 품질의 먹을 거리라도, 그 장거리를 통해 배송되었다면 상당한 양의 탄소를 발생시키고 장기적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차라리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덜 우수한 제품들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뉴질랜드의 전통 산업계(음식이나 와인 산업)는 뉴질랜드의 떠오르는 젊은 브랜드들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친환경적인 생산 공법이나 오가닉한 원료들을 사용하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까지 브랜드 특성으로 노출시키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이들 전통산업이 맞닥뜨린 오늘날의 어려움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는 다수의 우수한 브랜드와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 그리고 재기발랄할 브랜드 스토리를 지닌 국가이다. 뉴질랜드의 새로운 브랜드들은 그 지리적인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국제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뉴질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인,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와 우수한 품질을 제품 생산의 가치로 두는 점 등은 이들 브랜드가 시작된 근원인 한편, 성장의 원동력이며 새로운 브랜드 전략의 영감이기도 하다. 이들은 국제 시장에서 점점 더 큰 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색깔은 틀림없이 ‘깨끗하고 순수’해야 할 것이다.

 
 

 

멜리사 데이비스(Melissa Davis)

트루브랜딩(Truebranding) 디렉터. 데이비스는 브래드 전략에 관한 자문을 글로벌 기업에게 제공한다. 그녀는 “이름 그 이상의 것 : 브랜딩의 이해 More than a Name : an introduction to branding(AVA Books, 2005)”와 “브랜딩의 기초 The Fundamentals of Branding(AVA Books, 2009)”의 저자이기도 하다.
melissa@truebranding.co.uk
 

Tag
#신성장브랜드 #오거닉 #뉴질랜드 #퓨어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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