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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1다움'의 매력, <7321 디자인> 김한 대표

 스토리 가득한 '7321다움'의 매력을 만나다,  <7321 디자인> 김한 대표

 

 

 

 

  

#1.
“수백만개 하고도 또 수백만개나 되는 별들 가운데서

하나 밖에 없는 어떤 꽃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그 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거야.

그 사람은 ‘저 별들 어딘가에 내 꽃이 있겠지...’  하고 생각할거야.”

 

 “길들인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지.”
 

“가장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 <어린왕자> 중에서, 생 텍쥐페리 -

 

#2.
“어제 이야기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왜냐하면 지금의 난 어제의 내가 아니거든요.”
"여기서 나가는 길 좀 가르쳐 줄래?" 앨리스가 물었다.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렸지" 고양이가 대답했다.
"어디든 상관이 없는데... " 앨리스가 말헀다.
"그럼 아무데나 가면 되지" 고양이가 대꾸했다.
"어딘가 도착하기만 한다면야...." 앨리스가 덧붙였다.
"그럼 넌 분명히 도착하게 되어 있어. 오래 걷다 보면 말이야." 고양이가 말했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에서, 루이스 캐롤 -

 

#3.
"너는 뇌가 필요 없어. 매일 새로운 걸 배우고 있으니까.
아기들이 뇌가 있다고 많이 아는 건 아니잖아.
경험을 통해서만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단다.
세상을 오래 살 수록 그만큼 경험도 쌓이는 법이야"

 

"내가 보기에 넌 이미 용기 있는 사자야.
너한테 필요한 건 용기가 아니라 자신감이야.
생명이 있는 것들은 무엇이든 위험에 처하면 두려워하기 마련이지.
그런 두려움을 이기고 위험에 맞서는 것이 바로 진정한 용기란다.
그런데 넌 그런 용기를 이미 많이 가지고 있잖아"

 

"용기는 언제나 마음 속에 있다는 거 너도 잘 알겠지."

 

- <오즈의 마법사> 중에서, 라이먼 프랭크 바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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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맑고 순수함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오즈의 마법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험심과 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일 거라는 믿음 아닌 믿음이 있다. <7321 디자인>의 김한 대표 역시 이런 공통분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앨리스 다이어리와 오즈의 마법사 다이어리, 어린왕자 다이어리까지 ‘7321다움’으로 레트로 바람을 일으키며 우리나라 디자인문구시장은 물론 유럽시장을 비롯한 해외시장에까지 브랜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있는 <7321 디자인>.

 

가을비가 쏟아지던 날, 마치 앨리스와 도로시처럼 호기심을 가득 안고 자유로를 달려 디자인회사로는 특이하게 파주 출판단지 넓은 공간에 위치한 <7321디자인>의 김한 대표를 만나 아이덴티티와 크리에이티브 가득한 7321의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 interview    <7321 디자인>  김한  대표  

   

 

 

어린왕자와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의 다이어리가 인상 깊은데요.  <7321 디자인>은 어떤 회사인가요?
3월 21일이 회사 창립일이예요.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7년 후에는 좋은 회사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아서 회사이름을 <7321 디자인>이라고 지었습니다. 
처음 회사를 만들었을 때는 그저 유니크하고 독특한 제품의 디자인만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시장성 있는 것이 과연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고 그래서 브랜드 컨셉을 빈티지, 레트로풍으로 정하게 된 것이구요. 지금 스토리팀 팀장이 신입사원이던 10여년전 유럽여행을 통해 무언가 대중적인 제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직원들과 시장조사겸 ‘빈티지 세계여행’을 떠나게 되었어요. 그렇게 ‘7321만의 새로운 스타일로 뭐가 있을까?’를 고민했고 새로운 스타일의 동화시리즈를 다이어리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지요. 1865년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오래된 책 느낌으로 표현해 보자고. 레토르스럽게 말이죠. 그렇게 디자인된 7321의 앨리스 시리즈는 나오자 마자 첫해 12만개가 팔렸었죠. 하하. 2탄으로 제작된 ‘오즈의 마법사’는 14만개로 히트를 쳤어요. 의외로 ‘어린왕자’는 6만개가 판매되었구요. 

  

 

다이어리 문구류 분야를 택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처음에는 캘린더를 만들었습니다. 제일기획에서 삼성캘린더를 만드는 부서에서 경험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날짜가 정해져 있는 제품이라 제고가 엄청 쌓였었죠. 그렇게 날짜 있는 제품군에 대한 리스크를 뼈저리게 경험하고 날짜가 정해져 있지 않은 스케쥴 노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앨리스 만년 다이어리예요. 언제든지 날짜를 기입해 사용할 수 있는 다이어리입니다. 지금까지 <7321 디자인>은 3000여개 품목의 디자인 제품을 출시했고 2013년 현재 80여종의 제품이 1000개의 온오프라인 숍을 통해 판매되고 있습니다. 

 

 

 

 

 

 

 

 


<7321 디자인>만의 가장 큰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표지를 천으로 만드니까 고급스럽고 튼튼하고 내구성도 좋구요. 그리고 저희가 튼튼한 다이어리를 만들기 위해서 다이어리 책등을 붙은 등을 고집해요. 대부분의 회사가 붙은 등을 하지 않는 이유는 펼쳤을 때 무조건 등이 꺽여요. 등이 꺽이고 보기 싫지요. 그러다 보니 보기에는 좋은데 낱장 하나하나 뜬 등이 되어 면지 하나하나가 뜯어져서 책이 파손되기 쉽습니다. <7321 디자인>의 경우 책등이 붙어있기 때문에 등이 튼튼한 다이어리를 만들 수가 있구요 또 등이 쉽게 꺽이는 문제를 우리는 표지를 천으로 개선하면서 보기에도 예쁜 다이어리가 된 거예요. 등 붙은 부분에 패브릭 커브를 채용하고 있어서 등 자국도 안 보이고 튼튼해서 기능적으로는 그런 부분들이 뒷받침되고 있는 거구요.
이미지로는 ‘어린왕자’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 등 오래된 콘텐츠들을 들여와서 7321만의 독특함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7321 디자인>에서 스토리텔링이란?
항상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을 합니다. 하다못해 다이어리 개발과정 같은 경우도 그냥 단순히 장사를 하기 위해서 이런 것을 만들었다기 보다 다이어리를 하나 만들면서 후배들에게 또 교육도 시켜줘야 하고 이런 사례들을 발표하고 그래요. 그러면서 ‘왜 12만개가 팔렸을까?’ 그런 것도 연구도 하고, 그리고 그때 당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서 새로운 이런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과 공감대도 형성하고. 그런데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스토리가 생기는 것 같아요.

 


대표님은 왜 12만개가 팔렸다고 보세요?
그 당시에는 그런 제품이 <7321 디자인> 하나밖에 없었어요. 지금은 이 시장에 <7321 디자인> 제품만해도 80여개가 경쟁하고 있어요. 우리 다이어리가 우리 다이어리끼리 경쟁하고 있는 거죠. 이 시장이 1년에 300~400여개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 당시에는 한 30여개 밖에 없었어요. 모든 회사 다 통틀어서 디자인문구 시장에 나오는 다이어리들이 30~40개 한 매대에 놓고 판매했는데 거기에 <7321 디자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함으로 인해 선택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400개 그 정도의 다이어리 중에서 하나가 선택이 되어야 하잖아요. 이제 한 가지가 많이 팔리는 시기는 떠난 것 같아요.  

 

 

 

 

 


<7321 디자인>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까 차별화 얘기도 했지만 우리만의 뭔가가 있어야 되는 것이지요. 제품이면 제품에도 ‘7321다움’이 있어야 되고 경영철학에도 ‘7321다움’이 있어야 되고 그런 정신을 잃지 말자, 그런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여행의 추억’ 시리즈는 직원들과 유럽 배낭여행을 통해 출시했고 직원들에게도 투자를 많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여행이란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여행 비용을 그냥 계산해서 월급에다 넣어줄 수도 있어요. 회사 입장에서는 인풋, 아웃풋 비슷하게 생각될지 모르겠는데 하지만 머리에 담기는게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돈으로 주면 머리 속에 돈이 들어오는 거고 여행을 주면 머리 속에 그런 여행이란 감성이 들어갈 거라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같은 값이면 회사에서는 직원들의 역량을 좀 더 키우는 쪽으로 돈을 쓰자’ 이런 생각을 하게 됐었구요. 그래서 신입사원이 들어와 일정 기간 근무를 하면 처음에는 저랑 같이 여행을 하다가 팀끼리 묶던지 아니면 같이 들어온 친구들끼리 함께 여행을 보내주기 시작했구요. 그게 한 4년 정도 쌓여서 ‘여행의 추억’이란 브랜드를 만들었지요. 4년 정도 직원들이 여행을 다니니까 약 10만장 정도의 사진들이 쌓이더라구요. 그래서 어느 라이브러리 못지않은 풍경사진이나 여러 사진들이 있어서 이것을 가지고 제품을 만들수 있겠다, 그래서 ‘여행의 추억’이란 브랜드를 만들었죠. 몇 년전까지만 해도 ‘여행의 추억’ 브랜드가 계속 1등을 했었어요. 그만큼 폭이 넓고 프랑스, 이태리, 뉴욕 버전들이 계속 출시되고 있구요. 굉장히 안정적인 브랜드예요.  

 

 

 

 

 


<7321 디자인>은 어떤 사람들이 모여 있나요? 직원들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있다면요?
‘인성’이란 부분을 가장 많이 봅니다. 물론 모든 회사나 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저 친구가 인성이 좋을까?’ 그것을 알아내기가 사실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채용할 때도 기준으로 삼지만 직원들과 함께 생활할 때도 가장 첫 번째 기준은 인성이예요. 인성이란 부분이 조금 소홀하게 들어온 친구라 할지라도 ‘아, 7321에 있으면 인성이란 부분들, 덕목을 갖춰야 되는구나’ 그런 것을 계속 은연 중에 암시하고 또 수시로 인성 관련 교육도 보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직원들과 직원들이 같이 어울리게 할 수 있는, 7321은 디자인 회사이지만 디자이너만 있는 게 아니라 판매관리부도 있고 경영지원부도 있고 생산관리쪽도 있어서 전공이 다른 친구들이 잘 어울린다는게 사실은 쉽지가 않아요. 다른 일들을 하는 친구들이 같이 다 잘 어울려야 되는데 고집이 있다든지 다른 사람을 배격하는 그런 성향이 많으면 한 회사가 잘 굴러가기가 힘들잖아요. 찾아보면 잘 어울려야 되는 그런 부분의 교육들이 꽤 많이 있어요. 고용노동부에서 해주는 지원교육도 있구요, 그리고 예전부터 우리 회사에 강의를 해 주시는 강사님들이 계신데 그분들이 직접 오셔서 어울림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하죠.

 

 

 

 

 

 

 


‘세이 독도’ 시리즈 등 독도에 대해 관심도 많으신데요 지금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나요?
디자이너로서 뭔가, ‘디자이너인데 사회에 환원되는 무슨 일 하나쯤은 해야겠다, 단순히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보다 그래도 내가 디자이너인데 디자인 활동을 뭔가 하나 해야 되지 않을까’ 라고 고민했을 때 ‘그것이 독도면 좋겠다’ 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독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게 정치적인 이슈잖아요. 계속. 그래서 ‘디자이너가 과연 정치적인 이야기를 계속 해야 되냐?’ 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구요. ‘그렇다면 정치가 아니라 아름다운 독도를 한번 표현을 해보자’고 생각하게 된 것이구요. 그런데 처음에는 아름답다기 보다 내가 상품을 만드는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독도를 가지고 상품을 만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사람들이나 외국 사람들이 그냥 “독도, 독도” 그렇게만 알고 있었지, 이게 “내가 들고다니는 책이 독도예요” 그런 적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여권 케이스나 공책, 필통 같은데 독도를 넣기 시작해 봤어요. 또 여기에 캘리그래퍼 강병인 선생님도 “같이 한번 해보자” 하셔서 강병인 선생님께 지도를 받아서 같이 하기도 했구요. 그래서 단순히 정치적인 논리가 아니라 ‘제품으로서의 독도’를 시도를 몇 년 했었구요. 2009년부터 시작했고 브랜딩은 2010년부터 했어요. 또 뉴욕 선물 페스티벌에서 런칭을 한번 했었구요. 오래된 고지도에 ‘Sea of KOREA’라든지 ‘Sea of CORE’라고 해서 한국해라고 표기된. 그게 17세기말 지도까지는 그렇게 되어있는데 18세기가 넘어가면서는 일본에 의해 바뀌어가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 전의 지도를 가지고 제품화를 시도했었구요. 그러다보니까 독도 관련 제품이 사실 예쁜 제품은 아니죠. 제품이 고지도도 들어가 있고 하니까. 기존의 레트로스럽고 그런 것에는 맞는데 <7321 디자인>의 요즘 제품은 오래된 스타일에 꽃도 들어가고 좀 더 예뻐져요. 그래서 올해는 독도를 가지고 ‘예쁜 독도, 감성적인 독도를 만들자’ 그래서 그런 이슈에서 좀 더 예쁜 독도를 만들고 있죠. 우리 디자이너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이런 일이 아닐까, 정치권에서는 정치하시는 분들이 하셔야 되는 일이 있고 우리 제품 만드는 디자이너들은 제품을 만들면서 아름다운 독도를 표현하면 되고. 서로의 역할들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응은 어떤가요?
반응은 좋습니다. 괭이갈매기가 독도의 상징적인 존재인데 괭이갈매기 패턴을 가지고 만들었는데 꽤 반응들이 오고 있어요. 독도다 해서 정치적인 것보다 예뻐서 샀는데 보니까 “어, 독도네” 그런. <7321 디자인> 이 하고 싶은 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에 연연하진 않습니다. 아직 제품이 많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구요. 가방, 필통, 노트 몇 종, 그렇게 나와 있어요. 라인업이 될려면 약 20개 정도는 되야 되는데 내년 정도면 그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홈페이지에 있는 ‘7321 사람들’ 인터뷰 코너도 인상적인데요.
‘7321 사람들’ 인터뷰는 저희 회사와 관계된, <7321 디자인>과 관계하는 거래처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야기들을 듣는 코너예요. 7321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런 것도 저희도 같이 이야기를 듣고 싶고, 그리고 또 이왕이면 “7321은 이런 회사다”라고 제가 직접 말하는 것보다 제 3자가 7321에 대해서 한번 더 이야기를 해주면 훨씬 더 객관적인 이야기가 되지 않겠냐고 해서 인터뷰한 내용을 게재하게 되었구요. 인터뷰를 통해 “우리를 이렇게 들여다보는 분들이 계시구나” 라는 것을 저나 회사 직원들이 생각하면 또 거래처나 사람들을 대할 때 함부로 생각이 안 들게 되잖아요. “아, 저분들이 우리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행동거지는 이렇게 해야되지” 하는 그런 기준이 생기는 것도 같아요. 그래서 그런 관계들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기도 하구요. 또 그냥 말로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을 “저분 인터뷰를 할려면 우리가 어떤 어떤 행동거지를 해야겠다” 일종의 행동규범이나 테두리를 우리가 만드는 것인거죠.

 

 

인터뷰 대상자들도 즐겁게 응해주시나요?
아, 네. 그럼요. 예전에 저하고 같이 근무를 했던 선배님이시기도 한 <601비상>의 박금준 대표도 부탁하면 흔쾌히 해주시구요 <7321 디자인>에 대해서 객관적인 말씀도 잘해 주시구요. 

 

 

지금까지 출시제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디자인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앨리스 다이어리인것 같아요. 가장 첫 번째의 다이어리 제품이구요. 그 제품이 없었다면 <7321 디자인>이 성공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나가고 하는 것이 힘들지 않았을까요. 첫 테이프를 앨리스 다이어리가 잘 끊어줌으로써 이 회사가 참 복이 많았다고 생각되는게 상당히 많은 히트상품을 만들었거든요. 지금은 오히려 히트상품 만드는 게 굉장히 힘들고 기업 경영환경이 예전보다 못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누구 못지않게 히트 상품을 배출했고 그 첫단추가 앨리스 다이어리이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알고 7321을 기억해 주고 또 재구매를 해주시고 그랬던 제품인 것 같아서요. 물론 제품력으로 따지면 그때의 제품보다 지금이 훨씬 좋죠. 그때는 그런 게 없어서 차별화되었던 것이기도 하구요. 그래도 앨리스 다이어리 그 제품을 만들 때의 정신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우리 직원들에게 교육시키고 또 어디 가서 강의하면 그때의 열정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살려서 이야기를 해주죠. 그 열정이 가장 살아있었고 에너지가 가장 충만했던 시절의 제품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또 가장 기억에 남죠.  

 

 

 

 

 

 

 

 

혹시 가장 좋아하시는 책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아니신지?
‘앨리스’는 오히려 여자애들이 좋아하겠죠. 저는 원래는 ‘어린왕자’를 좋아하구요. 어렸을 때부터 ‘어린왕자’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601비상>에 근무했을 때도 캘린더를 만들면 ‘어린왕자’를 가지고 만들고 그랬어요. 그 당시 ‘어린왕자’라는 것은 내가 상품으로 만들기에는 너무 번접할 수 없는 그런 큰 것이었구요. 그래서 좀 연구를 했던 게 <7321 디자인> 초창기에는 회사가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일푼에서 시작을 했기 때문에 퍼블릭 도메인에 대해서 한번 고민을 하게 되었죠. 뭔가를 만들려면 콘텐츠가 있어야 되는데 그런 콘텐츠를 제가 단지 디자이너라고 해서, ‘이름 없는 디자이너가 뭐 그림하나 그린다든지 그렇게 디자인해서 그게 팔릴까?’ 결코 팔리지 않는다고 판단을 했구요 그래서 ‘팔 수 있는 콘텐츠가 뭘까?’ 생각했을 때 ‘어 퍼블릭 도메인에서 시작해보자’고 했던 거구요. 그래서 보니까 그래도 유명한 퍼블릭 도메인이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 그런 것이었죠. 당시 ‘어린왕자’도 퍼블릭 도메인이었는데 상표권으로 등록되어 있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구요. 그래서 앨리스를 시작을 한 거죠. 그리고 퍼블릭 도메인 최초의 원본그림을 가지고 우리가 디자인하고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 앨리스부터 시작을 한 것이었구요. 이러한 이유들이 사업적인, 경제적인 측면에서 시작한 부분이구요. ‘앨리스라면 환상, 판타지가 담겨 있고 여자들이 좋아하는 소재다, 이 시장은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훨씬 더 구매를 많이 하는, 여성이 90%, 남성이 10% 그 정도의 시장이기 때문에 타겟을 여성층으로 하기에는 좋은 소재의 콘텐츠’ 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아직까지 앨리스를 가지고 계속 제품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소비자들과 통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책은 어떤 책이세요?
‘어린왕자’ 제일 좋아하구요 그 다음에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보면 좋을 책이긴 한데 제가 읽어도 너무 좋은 거예요. 가장 좋았던 대목이 ‘꽃이 피는 시기가 다 다르다’는 거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저도 아직 피었다고 생각 안하는데, 꽃봉오리가 나이 오십 다 되어서 꽃이 필려고 하는 시기가 지금의 저라고 생각하는데요. 젊은 아이돌 가수들은 십대, 이십대에 벌써 다 피어나는 꽃들이잖아요. 그런데 또 어떻게 보면 그런 것에 좌절하지 않고 내 꽃을 피우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 그런 것을 이야기해서 좋습니다. 저도 지금 아직도 청준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청춘에 대해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용기를 주는 아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어린왕자’에서 제일 좋아하는 대목이 있다면요?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들 있잖아요.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라는 구절도 있고 ‘별이 아름다운 이유는 거기에 내가 사랑하는 장미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라는 대목들 있잖아요.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는 부분들을 좋아해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요?
파인아트는 작가가 만족하는 것이라고 들었기도 하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런데 디자인은 대중이 만족을 해야죠. 내가 만족을 하는게 아니라. 그래서 여러 사람들이 사랑해 주고. 물론 그게 여러 사람이 사랑할려면 정말 이마트라든지 또는 대형 마트에서 싸게 팔아야 하는 제품일수도 있는데요. 그런 제품이 필요한 시장도 있어요. 많이 있어요. 값싸고 대중적인 큰 시장을 보는 게 많기 때문에 저희 시장은 그런 건 아니구요. 틈새시장이지만 틈새에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제품들, 그리고 디자인에 소외되어 있던 제품들, 그들에게 옷을 입혀주고 또 사랑받을 수 있게끔 하고.  

얼마 전에 제가 디자인정책포럼에서 발표를 했었는데 그때 했던 이야기가 ‘낙후된 산업과 디자인의 조화’라는 주제였어요. 낙후된 산업이라고 하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팬시업계가 제책이라든지 인쇄, 굉장히 활성화 되었었죠. 그런데 이 회사들이 부도나기 시작하면서, 또 중국으로 더 싸게 만들 수 있는 곳으로 넘어가면서 우리 제조기반이 많이 무너지고 있잖아요. 그런 낙후된 산업들이 우리의 디자인회사들과 좀 잘 만나서 그래도 명맥을 유지하고 도산되지 않고 계속 가는 이런 부분들이 좀 의미가 있다고 봐요. 

요즘 창조경제의 핵심이 일자리 창출인데 새로운 일자리 창출, 또는 배출되는 청년들의 취업, 거기에 대해서만 고민하지 금방 내일모레 일자리 잃을 사람들에 대한 고민은 안하고 있죠. 그 사람들만 잘 살려도 어마어마한 일자리를 유지를 할 텐데 말이예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했었구요. 우리 회사 직원들이 30명인데 우리 회사에서 고용을 해봐야 얼마나 더 고용을 하겠어요. 그런데 우리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거래처에서 납품하기 위해서 거기에서 또 고용이 이루어질 거란 말이예요. 그렇게 해서 보면 저희가 계산해보니까 <7321 디자인>에서 나가는 돈 가지고 우리 거래처를 포함해 월급을 주고 하는게 몇 사람인가 봤더니 500명 정도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 우리가 우리 회사로만 보면 작은 규모이지만 그래도 우리 회사 주변까지 다 해서 이 정도 고용효과는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새로운 창출 보다는 저희는 그래요. 1년에 한번 다이어리 시즌이 오는데. 시즌때만 일주고 봄에는 일이 없잖아요. 그래서 시즌때 일 맡기려고 가서 보면 그 회사가 없어져 있는 거예요. 초창기에는 굉장히 많았어요. 지금은 안정적인 회사들하고 같이 일을 하니까 많이 좋아졌는데 초창기에는 작년에 일을 잘했는데 올해 이렇게 찾아가보면 또 있긴 있는데 사장님이 그 일을 잘 기억 못 해요. 직원들 막 바뀌고. 그래도 이 일을 해보시라고 주면 사고 나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계속 기도를 했죠. ‘우리 거래처들이 안 망하고 계속 같이 해주실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다’, 그런 기도도 하고. 또 이제 일거리를 시즌 때만 주면 안 되겠다 싶어서 노트도 만들기 시작한 거예요. 다이어리는 시즌상품인데 노트는 1년 열두달 계속 나가는 거니까요. 그래서 다이어리 못지않은 크기의 노트들을 개발해서 일년 열두달 계속 발주를 하고 그런 시장을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사실 국내 내수만 가지고는 힘들어요. 내수만으로 공장들을 원활하게 잘 유지하기는 힘들어서 경영지원부 전종령 부장이 수출에 대한 부분을 전담하고 계시구요. 유럽 쪽에도 굉장히 기대가 큽니다. 지금 막 시작하는 단계이기는 하지만 스페인의 엘 꼬르떼 잉 그라스 백화점 40여군데에 지금은 들어가 있구요. 계속 넓혀나가고 있어요. 우리가 물류기지가 따로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꺼번에 다는 못하고 계획을 가지고 보내주면 조금 조금씩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프랑스에 있는 빅 바이어를 최근에 또 개발을 했구요. 여기는 4300개 매장을 또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들어가면 페이버 카스텔, 플랭클린 플래너라던지 유럽의 몰스킨이 들어가는 매장들이 들어가는 곳인데 그런 부분들이 앞으로 수출에서 국내보다 훨씬 더 큰 시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의 유럽에서는 7321의 어떤 점을 가장 큰 매력으로 느끼고 있다고 보시나요?
그 회사들이 다 <7321 디자인> 제품을 알아요. 한국의 K-DESIGN이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다 보니까 한국의 디자인이 좋다는 것을 다 알거든요. 그 중에서 특히 <7321디자인>을 주목하는 이유는 “전혀 낯설지가 않다”는 것이죠. 콘텐츠들이 이미 자기들이 봐왔던, 퍼블릭 도메인이긴 하지만 다 자기들 것이잖아요. 어린왕자는 프랑스, 앨리스는 영국, 도로시하면 미국 등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런 콘텐츠 자체가 낯설지 않는데 이것으로 사실 그 나라에서 조차 제품들은 없는 거예요. 기념품 숍에만 있는 것이죠. 옥스퍼드 대학에 앨리스 숍이라고 조그만 숍이 있는데 거기에만 있고 그곳을 벗어나면 없는 거죠. 그런데 한국의 조그마한 디자인회사에서 앨리스 관련된 제품들이 100여개가 막 나와 있고 하니까 깜짝 놀라는 거예요. 그리고 이것이 전문숍이 아니라 대중화된 숍에서 팔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구요. 

 

 

 

 

 

 

 

출판도시에는 언제 들어오시게 되셨나요?
2010년 4월에 이사왔구요. 지어서 들어온 건 아니고 있는 건물을 인수해서 들어오게 되었어요. 물류센터는 없었는데 저희가 들어와서 물류센터는 신축을 한 것이구요. 원래는 대화동 킨텍스 옆에 조그만 개인주택을 개량을 해서 회사로 사용했어요. 디자인회사만 할 때는 괜찮은데 제조를 하고 유통을 하는 회사가 되기에는 불편한 거예요. 적재공간이 따로 없다보니까, 또 쌓아놓으면 밑에 뭐가 들어있는지도 잘 알 수 없고 또 꺼내기도 어렵잖아요. 그러다보니까 1년 정도 뒤에 보면 ‘아, 1년 전에 저게 필요했었는데, 여기 있었구나’ 아쉬운 거죠. 그것도 기회손실인 거구요. 그래서 전경련에 자문을 받기 시작했어요. 2008년부터 받았었는데 지금도 계속 해주고 계시는데요. 원래는 6개월 정도 자문 받는 일정으로 해서 자문을 받았어요. 그러다가 끝나야 되는데 너무 궁합이 잘 맞는 거예요. 숙제도 너무 잘 하고. 하하. 그래서 “조금 더 연장해 볼래, 연장, 연장” 하다가 제도가 어떻게 바뀌기 시작했냐면 기존에는 6개월도 못하고 그냥 흐지부지 했는데 숙제도 안하고 끝났던 부분들이 많았던 모양이예요. 그런데 전경련에서 분위기가 “ <7321 디자인> 같이 하려고 의지를 가진 회사들을 계속 좀 잘 도와주자” 그런 분위기가 되어서 계속 도와주시고 있는 거예요. 회계에 대한 부분, 제가 디자이너 출신이다 보니 경영회계 쪽은 전혀 모르는데요, 제작만 하는 거지. 그런 부족한 지식에 대해 지도도 해주시고 대차대조표 보는 법, 관리하는 법 등도 알려주시고 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지요. 그렇게 공부를 하다보니까 조그만 사무실에서는 경영이 안 되는 거예요. 회사를 유지하는 게. 그래서 당시 회사의 자산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를 했었는데 자산가치가 18억~20억 정도 나오는 거예요.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대출이라는 것을 해볼 엄두도 안 났었고 집 담보로 해서 대출할 생각도 안 났었는데 회사의 브랜드 신용으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구요.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다운 면모를 갖추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출판단지로 오게 되었어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세요?
스트레스는 받긴 하는데 일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일이 하기 싫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텐데 다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물론 회사경영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회계공부도 정말 싫지만(웃음) 어차피 해야 되는 거니까, 넘어야 할 산이니까 들여다보면서요. 그리고 토요일, 일요일 충분히 쉬어요. 고민할 때는 또 열심히 고민을 하긴 하지만 주말에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와서 열심히 일하고 그런 게 있는 것 같구요. 취미로는 요즘 허브 기르기예요. 그런데 잘 안 커요. 힘들어요. 로즈마리 등을 키우고 있는데 죽어나가는 게 태반이기도 하구요. 허브를 키우면서도 제가 느끼는 것은 사실 사업을 하면서도 뿌리를 내리기 힘들잖아요. 허브도 뿌리를 내리기 전에 절반은 죽어요. ‘식물도 뿌리를 내리기가 이렇게 힘드는데 정말 허브 하나를 키우는데도 엄청난 정성이 들어가는데, 하물며 사업은 그런 정성을 쏟지 않으면 힘들겠다, 사업도 뿌리내리기를 하려면 정말 열과 성의를 다해야겠다’ 그런 교훈을 얻는 거죠. 

 

 

 

 

 

  


아이디어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세요?
학교에서 배운 것은 사실 이미 다 고갈되었죠. 그래서 직원들에게는 회사에서 했던 것들만을 써먹을 게 아니라 여행도 보내주면서 그런데서 충전했던 것을 믹싱하고 있어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창조는 열정을 통해서 나오는 것일 텐데요. 창조의 크리에이티브라는 것은 무에서 유가 나오는 것은 아닐꺼다’ 라고. 요즘은 컨버전스가 대세인 것 같아요. 휴대폰도 컨버전스, TV도 컨버전스 하는데 ‘이런 디자인 문구 역시 컨버전스이지 않을까, 그래서 낡은 것들을 통해 제조업에서 새로운 것이 나온다’, 직원들에게 이런 것에 키워드를 던져주고 있어요. ‘낡은 것들이 합쳐져서 새로운 어떤 개념을 만들자’, 그래서 그런 부분들, 성찰이란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구요. 

저도 올해 아홉수인데, 마흔아홉인데요. 사실 계속 창조적인 활동을 한다는게 힘들어요. 이십대에 일을 시작해서 그때 당시에 정열적으로 일을 할 때, 사실 그때는 제가 경험이 없다보니까 사실 무서운 게 없었죠. 가이드도 없고 그냥 부딪쳐서 하는 때였고 지금은 너무 많은 경험이 있어서, 경험이 물론 도움이 되지만 창조적인 것일 때는 굉장히 방해가 되는 거거든요. 이미 뭘하고 싶어도 벌써 정주하고 있는 거죠. ‘이건 이래서 안돼, 이건 저래서 안돼...’ 그런 것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뉴얼적인 일을 할 때는 굉장히 빠르고 신속히 일을 하지만 새로운 것이 안 떠오르는 나이가 된 거예요. 저도. 그래서 그런 요구를 젊은 직원들에게 요구를 하죠. 그리고 과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정답을 다 알고 있으니까 직원들에게 맡기지 못하고 제가 중간에서 빨리빨리 끊어놓은 거예요. 열심히 직원들이 공부하고 있으면 ‘언제 공부해서 만들어?’ 답답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냥 빨리빨리 이렇게, 저렇게 다다다다 해서 빨리 디자인해서 나오게 해요. 그렇게 제품은 나오면 물론 잘 팔려요. 그런데 직원들은 그런 거죠. 자기 것 같지도 않고 자기가 열심히 했는데 사장이 다 감나라, 콩나라 해서 뚝닥 해서 나와 버리니까요. 물론 그것 못 이겨서 퇴사한 직원도 있구요. 하하. 그래서 지금은 그런 부분을 많이 자제할려고 하죠. 되도록 답답해도 뒷짐지고 있으면서 “그래, 만들어봐라”. 그리고 이제 조금 경험이 필요한 부분들은 제 경험을 다 준다해도 그 친구의 경험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까지만 조금씩 주려고 해요. 그렇게 해야지 그 친구의 재산이 되는 것이지 내가 알고 있는 경험들을 다 주입식으로 준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그것을 옛날에는 몰랐어요.

 


선배 디자이너로서 요즘 후배 디자이너들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요즘 젊은 디자이너들의 장점은 달란트가 많다는 것이겠죠. 다양한 달란트,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저도 어떻게 보면 제가 커온 환경이 편식하던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 응용미술과,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목공예, 도자기, 금속공예, 염직까지 디자이너라는 직책을 달수 있는 모든 것을 조금조금씩은 다해본 거예요. 깊게는 못해 봤지만 넓게넓게는 다 해 봤던 거죠. 제일기획에 들어가서 보니까 보통 동기들은 3년까지는 자기 프로젝트를 못하더라구요. 그런데 저의 경우는 “너 금속공예 해 봤다며? 너 삼성컵 트로피를 해라” 그렇게 처음부터 아예 제조까지를 맡긴 거예요. 신입사원으로 들어가서 3개월도 채 안된 때였는데 삼성컵 프로젝트를 담당한 거예요. 삼성 직원이 그때 당시에 총 18만명이었는데 18만명이 축제를 하는, 거기서 삼성 계열사의 각 회사들이 경기를 하면 우승한 곳에 트로피를 줘야 하잖아요. 그 트로피를 제가 맡아서 했었구요. 그것 끝나니까 대종상영화제 트로피를 제가 맡아서 또 몇 년간 했었구요. 그때 당시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게 장미희씨가 1992년에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아름다운 밤이예요” 말하면서 들었던 트로피가 바로 제가 만든 것이죠. 저의 경우는 조금 독특했던 것 같고요, 그 당시에만 해도 우리 또래들이 전공으로만 깊이 들어갔어요. 일례로 광고업계가 일거리가 많이 없어지면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다른 분야로 넘어가기가 쉽지 않은 거예요. 크리에이티브한 능력 있는 친구들이 다 실업자 되어 있고 그런 것 보면 참 안타깝죠. 그런데 다행히 저는 그래도 ‘이것 저것 깊이있게’ 라기 보다 ‘넓게’ 하다보니까 그것이 쌓여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다양한 경험가지고 이런 제품을 만드는 것이었구요. 회사를 만들고 보니까 경영도 해야 되고 생산도 하고 별것을 다하고 있어요. 원래 새로운 것을 해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것 같아요.

요즘 친구들이 좀 산만하다고 그러잖아요. 막 게임하면서 일하고 있고 귀에 이어폰 꽂고 뭐 하면서도 친구가 들어오면 친구랑 대화 나누면서 또 다른 무엇인가를 하고. 굉장히 산만한데 거기서 또 일을 하고 있다는 거죠. 물론 집중력에는 방해가 될 줄 몰라도 다른 일을 할 때는 이런 게 도움도 많이 된다고 생각을 하구요. 디자인을 한다고 해서 디자인만 알고 그것만 가지고 가면 절대 좋은 디자인이 안 나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듯이 이런 친구들과 이야기도 많이 해야 되고 그런 과정에서 뭔가 나오지 않겠느냐 그렇게 믿고 있어요.

  

 

최근 우리나라의 디자인이나 디자이너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대표님이 생각하는 한국적 디자인, K-DESIGN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K-DESIGN 경쟁력은 아마 혼자 하기에는 쉽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한국에 있는 디자이너들만 뭉쳐서 거기에서 디자인 수준을 아무리 높여도 한국의 브랜드 가치라는게 우리 혼자 잘난 맛에 나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서 싸이가 춤추면서 한국을 알리고 삼성전자가 메이드인코리아를 알리고 있고 그런게 합쳐져서 브랜드 값어치가 올라가고 국가 경쟁력이 올라갔을 때, “이것이 한국 제품이다, 디자인이다” 그랬을 때, 같이 동반성장한다고 봐요. 메이드인코리아는 꼼꼼하다고 해서 제품력은 알아주잖아요. 지금까지는. 그런데 K-DESIGN이 나오기 전부터 <7321 디자인>이 어린왕자도 만들고 했지만 그때 당시에는 더더욱 이것이 메이드인코리아, 한국 디자이너가 한 것이라고 해서 그것이 막 각광을 받고 그런 게 아니었구요. ‘여기에 메이드 인 이태리라고 붙이면 잘 팔릴까?, 아니면 야, 내가 그냥 이태리로 그냥 이민갈까, 한국 사람이라도 이태리에 가서 이태리에서 디자인하고 만들면 메이드인이태리 되지 않나?’ 그런 생각까지 했던 때가 있었어요. 이처럼 한국에서 디자인하고 제조한다는게 제가격을 받는 물건을 만들어야 되는데 이게 크나큰 벽이라는 거죠. 그런데 지금은 많이 올라가고 있어요. 한국에서 디자인했고 메이드인코리아라고 하면 정말 가격의 옛날 벽이 많이 무너지고 있고 인정을 받고 있고 “한국에서 만들면 그럴만해, 중국에서 만들면 싸야 되는데 한국에서 만들었다면 비쌀만해” 라고들 그렇게 인정을 해주는 거죠. 그만큼 한국의 디자인이 경쟁력이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7321 디자인>에 담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이쪽 시장은 남자들의 호주머니 돈을 꺼집어내기 보다 기존의 여성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제품으로 거듭나는 디자인, 좀 더 대중적이면서도 7321의 차별화 되어있고 ‘7321다움’이 녹아있으면서도 그런 스타일의 시장을 더욱 키워야하는 것이겠지요. 디자인문구류 시장이 2000년에 생겼는데 7321이 선도해서 시장을 좀 더 키우는 역할을 하려고 하고 있구요, 무엇보다 디자인문구류 뿐만 아니라 이 시점에서는 7321의 역할이 있어야 되겠다, 그래서 지금은 7321이 디자인문구 뿐만 아니라 소품, 잡화도 지금부터 스터디해서 만드는데 그것을 ‘스페셜 라이프’라고 보고 있어요. 다이어리도 이제 단순히 글자 적는 기능성에서 벗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단순히 기록해야 된다면 휴대폰 일정관리에 하는게 훨씬 더 편할 거예요. 그런 측면에서 다이어리는 이제 자기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겠죠. “나는 아날로그적인 이런 감성을 가지고 있어” “나는 이런 패션 아이콘을 들고 다녀” 그렇지 않으면 다이어리가 팔리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다이어리는 다이어리대로, 가방이면 가방, 그런 것이 이제 이쪽 시장에서 판매되고 소화할 수 있는 제품군이라고 봅니다. 지제류 뿐만 아니라 가방, 파우치, 또 양말까지.  

 

 

마지막으로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상품이 잘 팔리면 행복하죠. 하하. 우리 가족하고 같이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구요. 자식이 세 명 있는데 그래도 잘 커주고 큰 어긋남 없는 그런 부분들이 행복한 것 같아요.
우리 직원들에게도 가족의 소중함을 얘기하곤 해요. 우리 회사는 야근이 없는 회사예요. 제가 야근을 못하게 해요. 디자인회사가 야근이 없다고 하면 굉장히 의아해들 하시는데요. 제가 그전에 굉장히 야근을 많이 하는 회사를 다녀봐서 잘 아는데요. 야근해서 절대 그 다음날 신선한 정신으로 일할 수가 없거든요. 그 다음날 아침을 위해서 저녁 6시만 되면 쫓아내요. 그리고 그 덕분에 저도 쉬어요. 직원들 내쫓고 정리하면 저도 7시30분 정도 되면 퇴근을 하죠. 뭐니뭐니 해도 가족과 함께 할 때가 제일 행복해요. 

 

 

 

 

  

 

 

 

* 인터뷰 _ 한국디자인진흥원 정보홍보실 김향희 기획전문위원  / 사진 _ 김효수

 

* <7321 디자인>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파주출판정보산업단지 529-1 
   tel. 031_918_7321     www.7321design.com      www.7321sto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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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1디자인 #김한 #디자인문구 #세이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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