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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_<프레임> 2010년 5/6월 호

여행 이야기_<프레임> 2010 5/6월 호
   
글  김의경  
   

이번 호 특집 타이틀은 '여행 이야기(Travel Tales)'이다. 행선지는 최근 부상하고 있는 디자인 명소들. 아부다비에서 유타주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며 엄선한 새로운 공공장소와 호텔, 쇼룸, 지하철역, 온천, 식당을 찾았다. 인테리어 명소 열여덟 곳을 향해 쉬엄쉬엄 떠나는, 글로벌 완행열차 투어로 기획된 이번 특집은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벌써부터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특집 기사의 컨셉이 여행이다 보니 아무래도 호텔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신발 브랜드 캠퍼가 베를린에 문을 연 부티크 호텔 카사 캠퍼(Casa Camper)는 냉전시대의 미학을 상기시키는 절제된 인테리어로 강직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잘 표현했다. '새들의 섬'이라는 뜻이 담긴 보르도의 5성급 호텔 릴로주아조(L'lle aux Oiseaux)는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Maison Martin Margiella) 특유의 풍부한 디테일에 전통 서양 회화의 눈속임 기법과 거울이 곁들여져 꿈 속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프레임> 2010년 5/6월 호 표지 
© FR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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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주 캐니언 포인트에 위치한 호텔 아만지리 © FRAME

한편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이미 유명세를 탔지만, 유타주의 아만지리(Amangiri)와 아부다비의 야스 호텔(Yas Hotel)도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다. 전자는 리조트로는 의외의 장소인 사막 황무지를 배경으로 한 풍광이 숭고미를 자아내며, 후자는 건물 외부를 뒤덮은 캐노피만큼이나 인공적인 인테리어로 두바이의 하이테크 강박증을 재차 확인시킨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띠는 호텔은 이탈리아의 밀리언 동키(Million Donkey). 작은 시골마을에 버려진 중세풍의 낡은 건물에 침대만 가져다 놓은 날 것 그대로의 리노베이션을 통해, 수도사의 금욕적인 세계로 숙박객들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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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마나시의 호토 푸도 © FRAME

호텔에 이어 레스토랑은 여섯 곳을 소개했는데, 전 세계 식도락 트렌드를 선도하는 뉴욕 식당이 절반을 차지한다. 실내 전체를 나무로 뒤덮어 현대식 통나무집을 연상시키는 스칼라 아키텍트(Scalar Architects)의 리세스 바(Recess Bar)를 비롯해 미술관 부대시설 식당 두 곳을 소개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를 기린 구겐하임 미술관의 라이트 레스토랑(The Wright Restaurant)은 리암  길릭(Liam Gillick)의 컬러 스트라이프 작품으로 벽과 천정을 도배했고, 미술 디자인 박물관(Museum of Art & Design)은 멤피스(Memphis)의 요란한 절충주의 스타일로 포스트모더니즘을 재현했다. 한편 다케시 호사카(Takeshi Hosaka)가 독특한 돔 형태로 디자인한 야마나시의 라면집 호토 푸도(Hoto Fudo)는 저 멀리 후지산을 바라보며 한 그릇 국수를 즐기는 소박한 사치를 선사하고, 오사카의 나카자 퀴다오레(Nakaza Cuidaore)는 파칭코 스타일을 레스토랑에 접목하여 일본판 라스베가스를 보여준다.

이 외의 부문으로 전시장과 지하철역, 온천장도 함께 소개했다. 헤르초크 &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디자인한 비트라 하우스(VitraHaus)는 독일의 '비트라 캠퍼스'에 새로 문을 연 홈 컬렉션 제품 전시장으로, 전형적인 주택 형상을 교대로 쌓아 올린 디자인이 화제를 모았다. 한편 지난 2009년에 새롭게 단장한 뮌헨의 지하철 환승역 뮈니흐너 프라이하이트(Münichner Freiheit)는 잉고 마우러(Ingo Maurer)의 작품. 다른 도시나 나라에 연결되어 있는 듯한 신선한 느낌을 환승객들에게 유도하는 현대적인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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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컨셉 스토어 by RA13 © FRAME

새로운 인테리어 소식을 다루는 고정 기사에서는 '매장, 다시 꿈꾸다(Retail Re-imagined)'라는 표제를 내세웠다. 안경 전문점 겐크(Genk)를 디자인한 벨기에 건축가 칼라 멘텐(Karla Menten)과 바삼 엘 오킬리(Karla Menten and Bassam El Okeily)의 말을 인용하여 불경기에 고전하는 디자이너들의 심정을 대변한 것이 인상적이다. "소비가 모든 가치를 말살시킨다. 심지어 쇼핑을 하는 동안에도 다시 꿈꾸고, 다시 읽고,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때가 요즘의 분위기이다." 지금은 소비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것도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포스트 금융 위기의 시대. 전처럼 소비문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이제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정체성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 앤트워프의 RA 컨셉 스토어(RA Concept Store)는 매장 곳곳에 설치작업을 들여놓아 디자인과 패션, 미술, 음악, 음식의 크로스오버를 도모했고, MVRDV가 디자인한 도쿄 오모테산도 자이어 빌딩 안 콤 데 가르송(Comme des Garçons)은 레이 가와쿠보(Rei Kawakubo)가 구입한 런던 빅토리아 & 앨버트 미술관의 전시 캐비닛과 빈티지 소품을 곁들여 아울렛 겸 박물관의 형식으로 매장을 꾸몄다. 이색 매장 열 두 곳을 소개한 이 기사에서는 다른 요소를 과감히 가미하여 고객의 지갑을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디자이너 나름의 자구책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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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고정하는 TAF의 선반(왼쪽), 의자 전시를 위한 설치물인 나무 컴퓨터(오른쪽 위), TAF 가구의 축소 모형(오른쪽 아래) © FRAME

리포트 기사로는 '디자인 비즈니스(Design in Business)'라는 제목으로 유럽의 가구 및 인테리어 회사들의 사무실과 전시장, 생산 공장을 찾아가 그들이 신제품 라인을 성공적으로 프리젠테이션하는 비법을 소개했다. 먼저 이탈리아의 가구회사 라팔마(LAPAMA)의 신축 공장을 방문, 이 대담하고 새로운 생산 현장이 신제품 개발에 어떻게 일조하는지를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벨기에의 옥외 가구 제조업체인 트리뷰(TRIBÙ)에서는 단란한 가정을 확장시키는 공간으로서 야외 파티오에 접근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중점적으로 조명했다. 한편 네덜란드의 벽체 제조 및 시공업체인 베스컴(VESCOM)에서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창업주의 핵심 가치를 유지하면서 가족경영을 확장시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비결을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재료에 초점을 두고 인테리어를 조명하는 고정 기사에서는 '스웨덴 센세이션 (Swede Sensation)'이라는 표제로 스웨덴 가구 디자인을 다뤘다. 지난 몇 년 동안 스웨덴 디자이너들은 패션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 기사는 가구 부문에도 그러한 징조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먼저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가구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디자인 회사 아크네(Acne)가 패션처럼 엣지 있는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는 점을 눈여겨보았다. 또한 고상한 원목과 단순한 라인으로 무장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전형을 넘어 스웨덴 디자인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스톡홀름의 폼 어스 위드 러브(Form Us With Love)와 TAF의 행로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점에 따라서는 이들이 과거와 다를 바 없는 스칸디나비아식 어휘를 구사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최근 들어 스웨덴 가구 디자이너들이 좀 더 국제적인 악센트를 가미, 우회적으로 새로운 스웨덴어를 구사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www.framema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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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2010년 5/6월 호 – 통권 74호

목차

FEATURES
094  PROJECTS IN PERSPECTIVE

PUBLIC SPACE
096  BRANCHING OUT IN MUMBAI: Banqueting Hall, Restaurant and Bar in Mumbai

HOTELS
106  IN THE RAW : Casa Camper in Berlin
108  A REIGN IN SPAIN: Mandarian Oriental in Barcelona
116  NAVAHO NIGHTS: Amangiri in Canyon Point
118  LULLABY IN BIRDLAND: L'lle aux Oiseaux in Bordeaux
120  BENEATH THE VEIL: Yas in Abu Dahbi
126  BARE NECESSITIES: Million Donkey in Prata Sannita
128  NEST EGG: Blob vB3
130  LAID-BACK IN LISBON: Altis Belém Hotel in Lisbon

SHOWROOM
134   MECCA AM REIN: Vitra showroom in Weil am Rhein

METRO STATIONS
140  MULTICOLOURFUL MUNICH: Münichner Freiheit in Munich
142  TIME TRAVEL: Drassanes in Barcelona

THERMAL BATHS
144  PICTURE PERSPECT: Grand Resort in Bad Ragaz

RESTAURANTS
148  WOOD ALL OVER: Recess Bar in New York
150  LET'S BE FRANK: The Wright Restaurant in New York
152  SOUND BITES: Robert Restaurant in New York
154  NOODLES WITH A VIEW: Hoto Futo in Yamanashi
158  THE BIG EAT: Nakaza Cuidaore in Osaka

VISIONS
032  FROM THE DRAWING BOARD: Future work

REPORTS
160  DESIGN IN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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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여행 #호텔 #레스토랑 #매장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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