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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 2009 _ 02 _ 박성윤

[일본]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 2009 _ 02

글  박성윤, 사진  Paul April


위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 2009''에 대한 첫 번째 기사로 연결됩니다.


지난 6월 3일부터 5일까지 도쿄 오다이바의 도쿄국제전시장 도쿄빅사이트에서 열렸던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 2009’ 페어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첨단의 테크놀로지에 의한 기능성과 디자인이 융합된 제품, 또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환경이나 건강 같은 스토리성 강한 아이템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것은 꽁꽁 닫힌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하는 모티베이션, 즉 매력적인 부가가치를 가진 상질의 상품으로 소비자가 납득할만한 물건이라면 굳이 저가 경쟁을 하지 않아도 적정 수요가 발생하고 유지될 것이라 예상되는 제품군이다. 플래티늄 실리콘으로 만든 각종 키친용 용기와 도구들이 전시된 스페인 주방용품 브랜드 르쿠에(Lekue),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테크노젤 필로우(Technogel pillow)의 브랜드 테크노젤(Technogel), 폼코팅(foamcoating)의 유니크한 가구를 전시한 벨기에의 식스인치(sixinch) 등 혁신적인 신소재 테크놀로지를 선보인 부스가 이에 해당하는데 이 브랜드들은 전시 기간 내내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그림1.
플래티늄 실리콘으로 만든 각종 주방용기와 도구들이 전시된 스페인 주방용품 브랜드 르쿠에(Lekue). 특히 이번에 일본 시장을 겨냥해 콤팩트 사이즈로 새롭게 선보인 르쿠에 스팀 케이스는 전자렌지를 이용해 다양한 찜 요리에 도전할 수 있다
 
그림2.
폼코팅(foamcoating)의 신소재와 신기술을 이용해 컬러풀한 어린이 소파와 의자를 선보인 벨기에의 식스인치(sixinch)

 
둘째, 신소재와 함께 주목 받은 것이 바로 종이나 나무 같은 기존 소재의 재발견이다.
특수 제작한 종이로 만든 전등이나 선반, 의자와 테이블, 도그 하우스 같은 인테리어 아이템은 물론이고 주름을 하나의 텍스처로 자연스러운 종이의 질감을 살린 시와(SIWA)의 제품들, 금속처럼 보이는 트레이나 1/100 스케일로 레이저 커팅한 건축모형용 점경세트를 선보인 카미노코우사쿠죠(かみの工作所: 종이공작소)의 프로젝트 등에서 종이의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무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진 일본인 고유의 기질과 전통 기술에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신감각을 더한 독특한 아이템도 빼놓을 수 없다. 나무로 만든 키보드와 마우스를 시작으로 USB 메모리, 셀로판테이프 커터와 스테이플러 등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 나무 소재 아이템의 다채로운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그림3.
일본의 우수한 종이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특수 제작된 타워형 전등으로 종이 디자인 브랜드 퀴오라(cuiora) 제품
 
그림4.
특수 제작한 종이로 만든 어린이용 소파로 솔리드(Solid)사의 브랜드 유니테코(UNITECO) 시리즈 중 하나. 골판지와 비슷한 구조로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방수처리되어 있는 점이 특징
 
그림 5.
일본 전통 종이인 와시(和紙)를 특수 코팅한 후 임의적으로 만든 주름으로 자연스러운 종이 텍스처를 새롭게 선보인 시와(SIWA)의 제품들. 일본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深澤直人)가 디자인한 가방을 비롯해 슬리퍼, 북 커버, 포치, 수납 박스, 조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전개하고 있다
 

 그림6.
 1/100 스케일로 종이를 레이저 커팅한 건축모형용 점경세트. 종이를 이용한 다양하고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는 카미노코우사쿠죠(かみの工作所: 종이공작소)는 이번 전시에서 최고의 인기 부스였다
 

 그림7.
 특별 기획 전시인 <요노비 YOnoBI>에 참가한 하코아(Hacoa) 부스. 나무 키보드와 마우스(왼쪽)에 이어 올해 새롭게 선보인 동물 모양의 USB 메모리 (오른쪽)

 
셋째, 다운시프트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 자연주의 모드의 에콜로지 제품도 눈에 띄었다.
특히 환경에 대한 단편적이고 표면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유리나 폐타이어 같은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재활용(recycle)이나 재사용(reuse) 에코 제품들이 인상적이었다.


넷째, 불황이래도 자녀에 관련한 소비는 그다지 줄이지 않는다는 사회 분위기 탓인지 유난히 키즈 아이템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
그 중에 눈에 띈 부스로는 환경 선진국에서 개발된 에코 토이들을 중심으로 선별, 구성한 캐스트 재팬(Cast Japan) 부스. 특히 영국 루심코(Russimco)사의 에코트로닉(ecotronic) 시리즈는 건전지 대신 장난감에 달린 핸들을 돌려 자가발전하는 형태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코 토이 아이템을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그림8.
 건전지 대신 자가발전해서 사용하는 에코 토이. 루심코(Russimco)사의 에코트로닉(ecotronic) 시리즈로 생물분해성 종이 펄프를 사용한 에코 패키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섯째, 불황의 영향인지 위험 부담이 높은 대량생산에 의한 공산품보다 작은 공방에서 만든 크래프트 위주의 아이템이나 일본 전통 기술을 가진 장인들에 의한 공예품 및 특산품, 지역 브랜드들이 선전했다. 지역 산업의 부흥을 위해 지역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특산물이나 독자적으로 지역 브랜드를 개발하려는 최근 일본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유니크하면서도 유니버셜한 각 지역 특유의 디자인들이 크게 각광을 받았다.
 

 그림9.
 이와테(岩手)현 산업무역진흥협회의 부스에 전시된 특산품으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유니크하면서도 유니버셜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그림10.
효고(兵庫)현 출신의 브랜드 티-라보(T-lab)에서 선보인 귀여운 동물 장난감으로 장인들이 하나하나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든 제품이다
 
그림11.
나고야의 유명 도기 공방인 이부키 크래프트(IBUKI CRAFT)에서 선보인 도기 소재의 작은 새 호루라기
 

그림12.
채소 손질에 사용하는 브러시, 데스크 위를 청소할 때 사용하는 브러시 등 전통 기술을 이용해 각종 브러시를 선보여온 기후(岐阜)현 브랜드 소우 아카다(SOU AKADA)의 부스. 이번 시즌에는 스킨케어를 위해 비누 거품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실크 휘핑 브러시의 새니터리 라인을 새롭게 발표해 최근 세계적인 잡지 <월페이퍼> 등에 주목 상품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 밖에 패브릭 부분에서는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패턴과 더불어 자연물에서 영감을 얻는 패턴이 자주 보였다.
특히 애니멀 모티프가 강세였으며 매우 실물적인 형태를 띤 꽃과 나무 등의 식물 패턴도 적지 않았다. 지난 몇 년 간 큰 인기를 모았던 토르트 본체(Tord Boontje)의 영향인지 나무나 꽃, 새 등의 그래픽 모양을 본뜬 레이저 커팅 펜던트나 실크 스크린 프린팅의 벽지도 여전히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또한 근래 들어 가구나 일상용품, 패브릭, 벽지의 패턴을 대신하는 독특한 디자인의 스티커들이 부쩍 등장하고 있는데, 입체의 가구 대신 손쉽고 저렴한 평면의 스티커를 이용한 가상 데코레이션 붐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림13.
나뭇잎으로 뒤덮인 샹들리에와 새장 모양의 램프가 눈길을 끄는 디크라세(DI CLASSE) 부스
 
그림 14.
식물이나 곤충은 물론, 촛대나 벽난로, 의자 등의 모양을 본뜬 오리지널 디자인의 스티커가 돋보이는 라 본보니에르(La Bonbonniere) 부스

 
그리고 불황 극복의 기대감이 반영된 듯 트렌드 컬러는 대체적으로 밝은 톤이 주조를 이루었다.
대표적인 에코 컬러로 손꼽히는 올리브 그린이나 스카이 블루 등의 파스텔 색조와 함께 과감한 네온 컬러나 눈이 시큼할 정도의 젤리 컬러도 눈길을 끌었다.
 

 그림15.
 실리콘 소재의 키친용 용기와 도구들. 몇 년 전부터 알록달록 반투명의 젤리 슈즈가 유행하더니 키친에도 눈이 시큼할 정도의 젤리 컬러의 말랑말랑 촉감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다
 
그림16.
알록달록한 원색 컬러의 마지스 부스

 

끝으로 세계적으로 닥친 불황 속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각종 방안과 가능성이 새롭게 제안된 이번 전시는 일본의 전통과 문화가 혼재된 일본 특유의 디자인적 개성을 확실히 표출하면서도 동시에 세계적인 트렌드를 담고 더 나아가 새로운 트렌드를 발신하는 흥미진진한 아이디어의 향연장이었다. 다만 가구나 텍스타일 보다는 팬시한 느낌의 잡화가 대다수를 차지해 장르의 다양성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의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전은 2010년 6월 2일부터 4일까지 도쿄 오다이바 빅사이트에서 열릴 예정이다.

www.interior-lifestyle.com



박성윤_프리랜스 에디터 oz1018@naver.com

이화여자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학과 졸업.
잡지 <마리끌레르 메종> 에디터로 근무 후, 2004년 도일. 2007년 도쿄 가이드북 <동경오감> 출간

  

 

Tag
#일본 #인테리어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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