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 초콜릿

Picture courtesy of  Niall Kennedy

샌프란시스코의 초콜릿 제조사인 티코(TCHO)는 다크 초콜릿의 ‘베타 에디션’을 생산하고 있다. 티코는 매 36시간마다 새로운 버전을 만들어내는데, 새로운 맛을 개발하고 고객들에게 피드백는 받는 끊임없는 과정을 통해 계속해서 진화한다. 이러한 피드백의 결과 티코의 첫 번째 초콜릿은 1,026회의 반복되는 과정을 거쳐 ‘티코 1.0’이라는 이름의 베타 버전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나의 초콜릿이 ‘베타’가 된다는 것은, 회사의 일방향적인 소통 방식의 틀을 깨고 고객의 피드백을 수렴하여 일반에 공개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시장이 커졌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디지털 세대에게 ‘베타’는 즉시 업데이트/업그레이드 된다는 직접적인 의미로 다가갈 것이다. 한편 물리적인 상품을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베타’란 일종의 사고방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이들은 한없이 재생산되는 초콜릿이나 아직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은 심장 모니터 기기를 판매하는 대신 스스로를 순수한 웹 2.0 세대라 여기며 지속적인 발전과 혁신에 계속해서, 또 강박적으로 매달릴 것이다. 

모듈 방식

매번 새 버전의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제품의 부품이 아닌 ‘전체’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불필요한 비용부담을 떠안게 된다. 이러한 비용 문제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인 ‘모듈 방식’을 살펴보자.

모듈 방식은 베타 제품 생산을 향한 친환경적, 지속가능한 접근방식이기도 하다. 물론, 환경 오염과 무관한 소프트웨어를 몇 년에 한 번씩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와 별도로 영원히 지속되는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것 역시 대안이 될 수 있다. 모두(Modu), 버그 랩스(Bug Labs) 같은 오랜 모듈식 휴대폰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타 산업 분야에 이러한 모듈 방식을 적용하고 안하고는 단지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나우이즘

우리는 지금 소비주의에 내재한 변화무쌍함을 놓고서 ‘영원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들여다 보면 대부분의 사물은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단명하기 마련이며, 소비자들은 또 이런 속성을 선호한다. 그리고 종국에는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포에버리즘’과 ‘현재주의(Nowism)’는 상호배타적이지 않다. 소비자들이 포에버리즘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과연 어떤 프로세스와 서비스, 제품들이 현재적이고 일시적인가(혹은 그 반대인가)가 파악되면 이 둘은 상호 공존도 가능하다.

영원한 보상을 기대한다면 포에버리즘을 잡아라!

포에버리즘이란 너무 방대한 토픽이어서 접근하기가 어려우므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고객과의 대화 창구를 여는 트위터식 전략이나 대중의 도움에 기대어 지속적으로 발전해가는 베타 제품 등이 좋은 사례들이다. 여기서부터 시작해 고객과의 관계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포에버리즘을 염두에 두자. 고객들은 변하지 않길 원하는데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 서비스나 제품은 없는가? 이런 생각만으로도 다음 달 브리핑 때까지는 꽤 바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트렌드워칭은 이미 ‘현재주의(Nowism)’ 특집호를 준비하고 있다).

독립적이고 줏대 있는 트렌드 전문 회사로 앞으로 유행할 소비 트렌드와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좆아 세계각지를 여행한다. 2002년 트렌드 관측가 겸 스트래터지스트인 레이니어 에버스(Reinier Evers)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두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16만 명 이상의 비즈니스 전문가가 구독하는 월간 트렌드 브리핑(Monthly Trend Briefing)과 연간 트렌드 리포트(Annual Trend Report)를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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