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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디자인사_<프린트> 2009년 10월 호

2000년대 디자인사_<프린트> 2009년 10월 호

   
글  이향은  
   
<프린트 print> 10월 호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두 가지 특집기사를 중점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 핵심이 되었던 첫 번째 기사는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지난 10년간의 디자인사를 뒤돌아보며 정리한 콜린 베리(Colin Berry)의 글이다. 살짝 기억이 가물거릴법한 작품과 이슈들을 다시 한번 짚어주며 브리핑한 이 글은 지난 10년을 ‘모순’이라는 말로 일축하며 시작한다. 저항의 메시지와 폭동의 스타일 그리고 이들과 상반되는, 잘 연마된 매끈한 스킬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개인적인 본능과 집단적인 본능 모두가 활약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2000년대의 가장 우세한 트렌드는 ‘트렌드가 없었다는 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8년 아이맥의 등장부터 아이폰까지 10년간 지속적으로 이어진 애플의 행보는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가장 굵은 ‘맥’이다. 이 흐름을 주름잡은 아이/미/마인(I/me/mine) 세대는 현재 18~25세 사이의 룩 앳 미(Look at me) 세대들에게 그 주도권을 넘겨주고 있다. 이들 세대는 자신을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의 노예가 아닌 ‘주인’이라 자부한다.  
 <프린트> 2009년 10월 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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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의 디자인사 © print

영역별로 살펴보면, 우선 작가의 감성이 고스란히 베어나는 핸드드로잉 일러스트레이션 표현법이 1999년 제프 맥페트리지(Geoff McFetridge)를 필두로, 스테판 사그마이스터(Stefan Sagmeister)나 스스로를 ‘타락한 그래픽 디자이너’라 묘사한 마리안 반티예스(Marian Bantjes)같은 유명 디자이너에 의해 자주 등장했다. 이슬람의 캘리그래피나 나무 뿌리를 연상케 하는 그들의 세심한 기교는 2004년 <디테일즈 details>지에서부터 주목 받기 시작했는데, 금욕과 겉치레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현대 디자인을 개인성과 장식성의 강조라 정의하며, 대도시를 식별하는 하나의 사인이 되었다고 덧붙인다. 그러고 보니 거친 듯 세밀한, 자유로운 핸드드로잉은 포스터는 물론이고 타이틀 시퀀스나 CF 같은 영상분야에까지 어느새 낯익은 조형언어로 자리잡았음을 떠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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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의 디자인사 © print

장난감으로 변형된 그라피티, 조형물처럼 형상화 된 활자(퀘벡의 파프리카Paprika와 베를린의 호르트HORT는 3D 폰트를 개발했다)와 같은 특징적인 이슈들, 상호 보완적으로 나타난 다양한 트렌드 현상들을 10년이라는 세월로 묶기에는 역시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서체만큼은 회플러(Hoefler)와 프레레-존스(Frere-Jones)의 고담(Gotham)이 가장 주목할 만하다고 단호히 강조한다. 오바마 캠페인을 위해 사용되기도 한 고담체는 ‘잘 차려 입은 블루컬러’를 대변하는 이미지로 인식되며, 오바마 캠페인 당시 탁월한 선택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급속한 성장과 왕성한 활동력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트렌드이다. 온라인을 통해 새롭게 권력을 갖게 된 개인들은 구글 맵,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유비쿼터스 환경과 콤 타블렛 등을 통해 아마추어들을 프로페셔널하게 만들고, 디자인 전문가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이 분야는 번식환경을 제대로 갖춘 바이러스처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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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by 논-포맷(NON-FORMAT)

그런가 하면 브랜딩과 광고분야는 애플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더욱 스마트 해졌다. 10년간 모든 패키지는 흰 색을 숭배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2008년 말부터 찾아온 경기침체는 낭비 성향의 소비실태와 환경적 무책임함을 자각하게 했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주변을 맴돌던 ‘가치중심의 브랜딩’이 주류로 옮겨가는 동력을 제공받은 것이다. GE가 내놓은 슬로건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은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가치지향적인 브랜드들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역사에 대한 ‘인지’는 아름다운 것을 창조하는 첫 걸음이다.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며 그 10년 속에 어떠한 가치가 있었고, 어떠한 가치가 중요해져 가는지를 ‘인지’하는 것이 트렌드를 가장 잘 꿰뚫을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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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워크 by 안드레아 데쇠(Andrea Dezsö)

두 번째로 흥미로운 기사는 ‘가위와 페이퍼 아트(Running with Scissors)’에 대한 글이다. 가위로 오려내는 페이퍼 아트는 예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지난 몇 년간 두드러진 비주얼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 페이퍼 아트는 1500년대 스위스에서 처음 생긴 ‘셰렌슈니테(scherenschnitte, 가위로 오리기)’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후 각국에 퍼지면서 독자적이고 민족적인 전통으로 계승되어 왔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1880년대 ‘실루엣’으로 한창 인기를 구가했던 바 있는 페이퍼 아트는 오늘날 한층 더 세련된 감각으로 모마에서 전시될 정도의 파워를 자랑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최우선의 미덕이 된 요즘 페이퍼 아트는 자연을 전혀 훼손하지 않는 디자인 활동이면서, 손쉽게 조형미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종이에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과 같이 비추어진다. 마법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힘든 시기, 사람들의 허한 마음을 달래줄 노스탤지어와 심플함이라는 코드가 페이퍼 아트를 다시 불러낸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유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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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 2009년 10월 호

목차

10  up pront
18  Shelf life
20  monologue
22  dialogue
26  ephemera
28  best practice
32  I made this just for you : A brief history of design, 1999-2009
42  Running with scissors
48  Learning experience
50  What’s in store
56  Creativity & Comme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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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디자인사 #프린트 #200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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