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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아나 - 그 성공의 발자취 _ 조빌송 아제베두(Jovilson Azevedo)

아바이아나 - 그 성공의 발자취

글 조빌송 아제베두(Jovilson Azevedo)

 

그림 1. '아바이아나(Havaianas)'의 광고캠페인 비주얼

 

파리, 뉴욕, 밀라노, 런던...‘아바이아나(Havaianas, 하와이인을 뜻하는 포르투갈어) 플립플랍(flip-flops, 발가락 사이에 끈을 끼워 신는 샌들)’은 세계 곳곳의 거대 매장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디올(Dior)이나 프라다(Prada) 같은 명품 브랜드들과 함께 진열장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패션쇼의 무대 위에서도 사랑 받는 아이템이다. 제니퍼 애니스톤, 줄리아 로버츠, 산드라 블록처럼 유명한 헐리우드 여배우들의 발에도 아바이아나가 신겨져 있다. 패션아이콘이 되어버린 이 브라질 브랜드는 삶을 간결한 형태로 표현함으로써 대히트 상품이 되었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아바이아나는 불과 약 15년 전만 해도 브라질 빈곤층들이 신는 샌들로만 여겨져 왔던 제품이다.

 

그림 2. 아바이아나를 즐겨 신는 헐리우드 스타들

 

저가 브랜드에서 ‘욕망의 대상’으로의 도약
1962년에 출시된 아바이아나는 볏짚이나 나무로 만든 일본의 전통적인 샌들인 조리에서 착안했다. 조리의 브라질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아바이아나는 고무를 재료로 사용한, 꾸밈없고 저렴하면서도, 질기고 편안한 신발이었다. 시장의 반응은 대단히 뜨거웠다. 출시 후 1년도 채 되기 전에, 아바이아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아우빠르가따스’(Alpargatas) 사(社)는 매일 1천 켤레 이상을 생산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에 아바이아나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매출액은 위태로울 정도로 급감했고, 회사는 매출액을 끌어올리고 기존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새로운 이미지를 채택해야 할 상황에 처한다.

중요한 전환점은 1994년, ‘아바이아나 탑(Top)’이 출시되면서 찾아왔다. 강렬한 색상을 앞세운 이 제품은, 초기 모델보다 질적인 면을 한층 끌어올려 시장에서 기존의 아바이아나 모델보다 고가의 제품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또 회사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부문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늘렸다. 브라질 출신의 배우와 유명인사들을 동원한 광고캠페인은 아바이아나라는 브랜드를 ‘욕망의 대상’으로 탈바꿈시켰다. 상품유통에서는 타깃 고객층을 감안하여, 각기 다른 모델들에 따라 판매시점관리(point of sale, 팔린 상품에 대한 정보를 즉시 취득하는 방식)에 더욱 공을 들였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사인 후이 뽀르또(Rui Porto)에 따르면, 이 회사의 성공 비결은 “집중, 규율, 시점,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총체적 사업 전략”이었다. 작년 한해 아바이아나 브랜드의 매출액은 총 8억 달러, 아우빠르가따스 전체 매출의 무려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놀랍게 성장해오고 있다.

 

그림 3. 브라질의 국가적 정체성을 브랜딩에 섞은 광고캠페인, '브라질리언 커팅(Brazillian Cutting)'

 

마케팅 투자에 힘입어 세계로 뻗어 나가는 브랜드
아바이아나는 브라질 국경을 훌쩍 뛰어넘어 성공 가도를 달려 왔다. 아바이아나의 글로벌화는 1997년에는 수출을 늘릴 목적으로 해외 무역 담당 부서를 신설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아우빠르가따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마르씨오 우취(Marcio Utsch)는 “2년 만에 아바이아나는 15개국에 진출했으며 성장을 증진시키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지금도 ‘메이드 인 브라질(Made in Brazil)’ 아바이아나는 매출액의 12~13%를 마케팅에 재투자하면서, 해마다 해외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아바이아나 플립플랍의 수출은 지난 4년 동안 연간 40~50%씩 증가해 왔다.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서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생산된 총 1억 8천만 켤레의 아바이아나 제품 중에서 15%에 달하는 양이 현재 해외에서 팔리고 있다. 아바이아나 임원진은 세계 시장에서의 브랜드 신장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낙관하며, 2009년 6월 현재, 세계 60개국을 겨냥한 광고캠페인을 시작할 계획이다.

‘아바이아나 슬림(Havaianas Slim)’이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광고 캠페인을 펼친 미국을 제외한 세계 전역에서 아바이아나는 여성 고객을 주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브라질리언 커팅(Brazillian Cutting)’이라는 제목의 광고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광고는 브라질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이미지와 그리 유명하지 않은 사진들을 함께 사용하면서 브라질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살렸다. 이 광고는 “행복은 작고 컬러풀하며 패셔너블한 인생의 어떤 것에 있다”, “아바이아나를 신은 한 쪽 발이 나머지 한 쪽에 하늘은 파래요! 라고 말하네요”, “당신의 발을 브라질로 휴가 보내 주세요” 등 유머러스한 카피로도 한층 홍보 효과를 높였다.

이러한 광고 시리즈는 아바이아나 브랜드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에 목표를 둔 전략으로, 브라질의 국가적 아이덴티티를 브랜드의 상징으로 가져와, 다채로움과 유쾌함, 다원적인 특성을 아바이아나의 브랜드 이미지로 전세계에 어필하려는 노력이었다. 아바이아나의 이 캠페인은 브라질에서는 지난 달까지 집행되었으나 다른 나라들에서는 올 12월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애초에 이 광고는 유럽에서만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워낙 성공적인 광고였던 탓에 전세계 다른 지역으로 확대, 연장되었다.

여기에는 브라질 출신의 유명 축구 선수들이나 리우 데 자이네루(Rio de Janeiro)의 대표적 조형물인 브라질 예수상(the Christ Redeemer), 가수 카르멘 미란다(Carmen Miranda) 같이 브라질을 상징하는 아이콘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아바이아나의 주요 목적이 사람들의 ‘발’을 정복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가슴’을 얻는 데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림 4. 아바이아나의 2009년 신제품. 브라질 국기의 색채를 제품 디자인에 활용했다. 

 

더 알아보기
▪ 2006년에는 전세계적으로 1억 6천2백만 켤레의 아바이아나 제품이 판매되었다.
▪ 브라질인 평균 3명 중 2명 꼴로 해마다 최소 한 켤레의 아바이아나를 구매한다.
▪ 브라질에서는 1초마다 다섯 켤레의 아바이아나 샌들이 생산되고 있다.
▪ 아바이아나는 2006년 라틴아메리카에서 네 번째로 많이 리콜 된 브랜드였다.
▪ 1962년 이래 22억 켤레의 아바이아나가 생산되어 팔렸다.
▪ 호주인 10명 중 1명은 해마다 아바이아나를 구매한다. 호주에서 아바이아나는 별명마저 생겼다. 그 별명은 ‘우리는(we are)’이다.
▪ 3년 전, 제트족들이 좋아하는 천국 같은 휴양지, 프랑스 생트로페(Saint-Tropez)에도 아바이아나 전문점이 들어섰다.

* 국내에서는 영어식으로 '하바이아나스'라 알려져 있으나, 본문에서는 '아바이아나'라는 원어의 발음대로 표기하였다.

 

 

조빌송 아제베두(Jovilson Azavedo)

아제베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거주하며 브라질방송국의 제품간접광고(PPL) 전문작가로 일하고 있다. 그는 브랜드채널(brandchannel.com) 등을 비롯한 전문지와 각종 신문, 잡지 등에 브라질의 문화와 경제 전반에 대한 칼럼을 기고 중이다.
jovilson@gmail.com

 

Tag
#브라질 #브랜드 #아제베두 #아바이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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