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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대처하는 인테리어 디자인_<프레임> 2009년 7/8월 호

불황에 대처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_<프레임> 2009년 7/8월 호

   
글  김의경  
   
이번 호 <프레임>에서는 미국발 신용대란이 몰고 온 세계 경제 불황이 인테리어 디자인 업계에 미치고 있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할 수 있다. 불황에 대한 편집진의 의식이 특집 기사뿐만 아니라 페이지 곳곳에서 느껴져 다소 강박적으로 다가올 정도이다. 실물 경기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가장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는 분야는 다름 아닌 매장 인테리어. 특집 기사 ‘새로운 시장(The New Bazaar)’은 세계 금융대란의 여파와 매장 인테리어의 상관관계를 조명했다. 다만 ‘새롭다’는 중성적인 형용사에서 별다른 감흥을 얻을 수 없고 다섯 개 매장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상세하게 소개하는 구성 방식에서 기획력은 그다지 돋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 불황의 시점에서 한번쯤 짚어볼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을 듯.  
 <프레임> 2009년 7/8월 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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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 by 레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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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진이 꼽은, 경제 불황에 대처하는 매장 인테리어 대응 사례는 이렇다. 먼저 금융 위기를 완전 무시하는 전략.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가 디자인한 바레인의 최고급 멀티 브랜드 의류 매장 빌라 모다(Villa Moda)는 아랍의 전통 시장인 수크(souk)를 모티브로 무절제한 사치의 정점을 보여주며, 퓨레상(Puresang)이 만든 앤트워프의 호스피탈(Hospital) 부티크에서 금융 위기란 남의 일, 흥청망청 삶을 즐길 것을 권한다. 반면 레믹스(Remiks)는 벨그라데의 복합 매장 슈퍼마켓(Supermarket)을 통해 이젠 낙관론은 버리고 고백성사에 임하라며 냉정하기 그지없는 태도를 보인다. 최근 개장한 드로흐(Droog) 뉴욕 매장은 디자인 스토어의 개념을 해체하면서도 매장의 죽은 공간까지 판매를 염두에 두며 희망과 공포 모두를 승화시킨다. 표현법은 달라도 이들은 극적 감각의 극대화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마지막 사례에서는 영국 백화점 셀프리지(Selfridg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라나 웨스톤(Alannah Weston)이 이번 특집의 결론을 마무리한다. ‘불경기에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안전이 최상이라는 식의 자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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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속에서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 새로운 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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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기사인 ‘새로운 절제(The New Modesty)’도 금융 위기 속에서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한다. 필자는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의 건축 사무실 직원 350명이 일시적 해고에 들어갔고 프랭크 게리(Frank Gehry)도 프로젝트 수주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우울한 소식으로 글을 시작한다. 특A급 건축가들의 사정이 이 정도라면 다수를 이루는 일반 건축가들의 형편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건축가들이 여타의 전문직 종사자들보다 훨씬 많이 남아돈다는 영국 어느 매체의 보고 그대로이다. 그러나 방법은 찾아야 한다. 필자는 디자인의 질은 높이고 아웃풋은 줄이는 방식이 현재의 불황에 대처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본다. 바로 디자이너들이 시스템적인 사고를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며, ‘재료를 아낄수록 디자인으로 승부하자(Less stuff, more design)’는 경구를 새로운 가치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기사에 덧붙여 11인의 프로 디자이너에게 물어본 ‘금융대란이 당신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설문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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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팝업스토어(임시매장) by 리치 브릴리언트 윌링, 우: 퓨모 by 슈퍼 슈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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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관련 기사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프레임이 소개하는 개별 프로젝트 사례도 특집 기사와 연장된 듯한 느낌이다. 편집진은 경기가 좋지 않아 예산이 적어졌다고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자유마저 삭감시킬 필요는 없다면서, 제한된 수단으로 차별적인 효과를 내는 디스플레이 사례를 소개했다. 방콕 미술 문화 센터(Bangkok Art and Culture Center)에서 애논 패이로트(Anon Pairot)는 노란 테이프만으로 창고에 가까운 공간을 활기 넘치는 인테리어로 탈바꿈시켰다. 뉴욕의 리치 브릴리언트 윌링스(Rich Brilliant Willng’s)의 유쾌한 팝업 스토어도 단돈 천 유로 짜리 프로젝트. 카드보드 박스와 테이프로 마술을 부렸다. 바르샤바에 있는 슈퍼 슈퍼(Super Super)의 퓨모(Fumo) 숍은 합판과 스티로폼 같은 기본 재료에 1980년대 폴란드의 주택 단지에서 ‘발견한’ 값싼 나무 패널을 사용하여 장난기 어린 분위기를 더했다. 일본의 위 러브 메거진 라이브러리(We Love Megazine Library)는 심플한 나무 큐브와 종이 조명을 특징으로 하는 반면, 오키 사토(Oki Sato)의 넨도 패션즈(Nendo Fashions)는 수 백 가닥의 흑백 실만으로 드라마틱한 설치작업을 선보였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움직임이 이곳 저곳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단조롭거나 따분하게 디자인할 이유는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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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숍 앤드 쇼 팝업(Shop & Show Pop-Up) 런던 매장, 우: 스텔라 맥카트니 파리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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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히 최근 경제 불황 탈출에 파란 신호등이 켜지고 있으니 너무 돈 이야기만 하진 말지어다. 마음을 다잡고 디자이너 본연의 자세인 크리에이티브에 충실하자는 기사 ‘디스플레이에 대한 디스플레이(Displays on Display)’는 독창성을 유연하게 지속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에 대해 고민한다. 매장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상품을 디스플레이 할 때 전례 없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클라이언트들도 고객들을 계속해서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디자인을 요구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새로운 디자인으로 매장을 뒤엎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때 필요한 것은 유연하면서도 다기능적인 디스플레이 아이디어일 것이다. 이 기사는 모리스 멘첸스(Maurice Mentjens)와 사코 아키텍처(Sako Architecture)를 비롯한 10개 디자인 회사가 선보이는 최신 리테일 솔루션의 베일을 벗긴다.
 
마지막으로 디자인 재료에 대한 기사 ‘자연에서 도출한 디자인(Drawn From Nature)’도 눈여겨볼 만하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디자이너들도 자연 재료를 독창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아틀리에 NL(Atelier NL)은 인류 최초의 공예품이라고 할 수 있는 토기에 천착하고, 알도 바커(Aldo Bakker)는 일본의 자연 칠기인 우루시(Urushi) 기법을 차용하며, 필리페 람(Philippe Rahm)은 생명을 위한 친환경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등 그야말로 자연의 일부에서 떼어낸 재료를 소재로 쓴 디자인 사례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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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2009년 7/8월 호 - 통권 69호

목차

FEATURES
090  THEME : THE NEW BAZZAAR

SHOPS
082  MIDDLE EAST MOTIF : Vila Moda in Bahrain by Studio Marcel Wanders
092  NEW AMSTERDAM : Droog New York by Studio Makkink &Bey
100  IN THE MIKS : Supermarket in Belgrade by Remiks
106  DOCTOR DO-LITTLE : Hospital in Antwerp by Puresang
114  JOSEPH’S NEW COAT: Joseph in London by Design Research Studio(Tom Dixon)

INTERVIEW
118  SHOW WOMAN : Interview with Alannah Weston, creative director of Selfridges

SHOP WINDOWS
122  THROUGH THE LOOKING GLASS : Shop windows of the London department store Selfridges

ESSAY
144  THE NEW MODESTY : Finalcial crisis sends design in a new dir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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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경제 불황 #프레인 #매장 인테리어 #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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