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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리뷰> 2009년 4월 호

 <크리에이티브 리뷰> 2009년 4월 호

   
글  김의경  
   
이번 호 <크리에이티브 리뷰 Creative Review> 표지는 인도 뭄바이 거리의 택시가 장식했다. ‘택시 아트’라 칭할만한 수준의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은 인도의 일류 디자인 스튜디오 그랜드마더 인디아(Grandmother India)와 뭄바이의 택시 아티스트인 마노하르(Manohar) 부자(父子)가 공동 작업했다. 이어 커버스토리에서 그 제작 과정과 함께 인터뷰를 실어 뭄바이만의 독특한 타이포 택시를 심도 있게 다루었다. 택시가 교통 체증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될 정도로 넘쳐나는 뭄바이에서는 최근 치솟는 유가 때문에 기사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다. 택시 기사들은 컬러풀한 인테리어나 스테레오 시스템, 현란한 라이팅으로 손님 유치를 위한 자구책을 세우고 있는데, 노랑과 검정 일색의 수많은 택시들 가운데 화려한 문구로 치장한 타이포 택시는 손님들의 이목을 끄는데 단연 효과 만점이란다.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가 인위적으로 디자인한 것이 아니라 실제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 자신이 좋아하는 문구를 직접 골라 장식한 점이 참신하게 다가오며, 나아가 이 같은 자연발생적인 디자인이 뭄바이 거리 풍경을 이색적으로 연출하고 있는 점 또한 인상적이다.  
<크리에이티브 리뷰> 2009년 4월 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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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의 타이포 택시 
 
화제의 인물로는 영국 광고계의 핸드 레터링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앨리슨 카마이클(Alison Carmichael)을 집중 조명했다. 지면 광고와 옥외 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종횡무진하며 손 글씨 실력을 펼치고 있는 카마이클은 현재 젤리(Jelly)라는 이름의 에이전시까지 두고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철 지난 핸드 레터링으로 광고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그녀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담당 에디터는 카마이클의 다재다능함을 꼽았다. 자신만의 특정 스타일을 고수하지 않고 클라이언트가 처한 상황과 목적, 분위기에 맞추어 레터링 재주를 구사하고 있는 것. "나는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 아니며, 나를 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훌륭한 아트 디렉터와 함께 일하고 있는 것이 나의 저력이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대목에서 상업 디자이너의 기본 덕목은 역시 개성보다는 합목적성이라는 단순한 디자인 교의가 새삼 느껴진다. 국내에서도 칼리그래피가 광고 디자인에 애용되고 있는 점을 생각해보면 차가운 디지털 시대에 따뜻한 손 글씨가 각광을 받는 것은 우리나 서양이나 마찬 가지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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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 카마이클 기사
 
또 하나의 심층 기사로 1930년대 스페인의 인쇄업자들을 다룬 이야기가 흥미롭다. 비록 디자인 정사(正史)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어려운 시대를 영리하게 헤쳐나간 인쇄업자의 디자인 소사이다. 1930년대 유럽의 아방가르드가 스페인에 유입될 당시 이에 대응할 만한 준비를 갖추지 못했던 영세 인쇄업자들의 생존기라고 할까. 이들은 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과 시각 문화의 등장에도 여전히 19세기말 스타일의 타입페이스(typeface, 활자서체)에 의존하고 있었다. 모더니즘의 새롭고 대담한 표현을 인쇄에서 재현할 만한 시설과 자본을 갖추지 못했던 이들은 일명 ‘타입 케이스 아트(type case art)’로 생존을 모색했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드로잉 인그레이빙(drawing engraving) 방식 대신 자신들이 직접 디자인 구성에 나서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들은 기하학적인 형태를 차용, 아르 데코나 미래파 등의 모더니즘을 모방한 장식 활자들로 지면을 그래픽화했다. 이 같은 방식은 주로 브로슈어, 문구류, 현수막이나 연감 같은 한정된 기간에 사용되는 인쇄물에 중점적으로 적용되었다. 이들이 창출한 새로운 스타일 모방은 그야말로 ‘필요가 만들어낸 예술’이라는 기사 제목 그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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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스페인 인쇄업자들의 이야기
 

디자인 비평 중에서는 드미트리 지겔(Dmitri Siegel)의 친환경 캔버스 가방에 대한 칼럼이 공감을 자아낸다. 친환경 캔버스 백이 환경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골자. ‘아임 낫 어 플라스틱 백’을 비롯하여 마크 제이콥스의 ‘Marc by Marc for Marc’가 대히트를 치면서 캔버스 백은 트렌드의 상징이 되었다. 캔버스 토트백이 친환경 주도 기업의 이미지를 위한 프로모션에 애용되면서 과거 라운드 티셔츠에 이어 그래픽 디자이너가 대중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새로운 매체로 등극한 것이다. 그러나 지겔은 캔버스 백이 그래픽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브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재활용이라는 본연의 목적과는 거리가 멀어졌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재활용 유도라는 실질적인 의도보다는 스타일 자체에 주목하게 만듦으로써 캔버스 백 남발에 디자이너들이 부역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겔은 여러 통계를 통해 이 딜레마를 요목조목 설명한다. 사람들은 캔버스 백을 몇 번이나 재활용할까. 통상 비닐봉지 400개를 만드는 비용으로 캔버스 백 하나가 제작되는 셈이라니 친환경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느껴진다.


캔버스 백은 환경에 정말 도움이 될까?

마지막으로 최신 전문 서적과 타입페이스를 소개하는 아젠다 부문에서는, 하우스 인더스트리(House Industries)가 출시한 알렉산더 지라드(Alexander Girard, 1907-1993)에 헌정하는 폰트 블럭과 나무 장난감 컬렉션이 눈에 띤다. 지라드는 허먼 밀러(Herman Miller)에 근무할 당시 조지 넬슨(George Nelson)이나 찰스와 레이 임스 부부(Charles and Ray Eames)와 같은 디자이너를 위한 텍스타일과 패브릭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이 장난감 컬렉션은 인디애나폴리스 밀러 하우스에 소장된 지라드의 카펫을 기본 모티브로 하여 디자인했다고 한다. 어린이 장난감에 디자인 고전을 인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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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리뷰> 2009년 4월 호

목차

07 AGENDA
Places to go, books to read and the latest typefaces to buy

16 WORK
The Fedrigoni paper mountain
The Coen Brothers shoot for Clean Coal
Goodby’s latest site for Comcast plus lots more new work

22 TYPO TAXIS
We tapped into the Mumbai tradition of taxi art for this month’s cover
Here is how it was done plus we have an interview with two of the city’s foremost taxi designers

26 TYPE ON SCREEN
De-construct’s Fred Flade argues that, finally, typography on screen is approaching print levels of craft: we have an selection of his favorites sites

30 ALISON CARMICHAEL
We profile the illustrator who has cornered the market in hand-lettering

40 TYPE CAST ART
How ingenious printers of the 30s found a way to join in with the new wave of modernity

45 CRIT
Rick Poynor assesses the output of the recently-decreased tDR
Mark Sinclair reports from Design Indaba plus Gordon Comstock on advertising and nationalism Dmitri Siegel on why the canvas tote bag isn’t necessarily a good thing for the environment
And the final word on Free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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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크리에이티브 리뷰 #인도 #택시 #타이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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