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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ANT(행위자–연결망 이론)을 통해 본 디자인 실험 - 임지연(한국디자인사학회 논문집, 디자인사연구 통권1호, 2021.2.)

(논문) ANT(행위자–연결망 이론)을  통해 본 디자인 실험

임지연(한국디자인사학회 논문집, 디자인사연구 통권1호, 2021.2.) 

 

 

 연구진 : 임지연(아트노이드178)



출처 : 한국디자인사학회 designhistory.kr/kr

원문 : designhistory.kr/kr/search/design-experiments-as-seen-through-the-actor-network-theory

 

 

요약

브루노 라투르 등에 의해 정립된 행위자– 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 ANT)은 인간과 비인간을 존재론적으로 평등하게 간주하고, 개체들의 상호관계에 기초한 개방적 사유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이론이다. 디자인 및 디자인사 연구 방법의 고찰을 위해 본 논문은 다음 두 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먼저 ANT의 핵심 개념인 ‘일반화된 대칭성’의 이론적 근거로 라투르의 근대성 비판 작업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디자인만이 아니라 근대 학문 일반이 지니고 있는 비대칭적 시각을 보정하고, 학문의 자기규정 내지 자기 서술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마련한다. 나아가 라투르의 ‘준 대상’ 개념을 기초로 디자인 연구 대상의 속성과 양태를 규명한다. 디자인 연구를 위해 디자인 영역에 등록될 개체들은 전적인 주체나 객체로 구분되기 이전의 매개적 행위자들이다. 그동안 감추어져 있던 인간, 비인간 행위자들이 새로이 등장하고 구체적으로 배치됨으로써 기성의 사고 구조나 삶의 양식은 이 새로운 연합체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배치와 번역을 수행하는 ‘전선에 선 디자인’,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 중의 디자인’ 개념이 제안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내용

 먼저 ANT의 기본 전제에 대한 성찰로서, ‘근대성’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브루노 라투르 등 ANT 핵심 이론가들의 초기 작업에서도 알 수 있듯이, ANT는 근대성 비판 작업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술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에서 라투르는 근대인들이 공간적 ‘정화’와 시간적 ‘단절’을 통해 중세로부터 스스로를 구분하기 시작하는 국면을 상세히 설명하고, 이로부터 ANT 중심 개념인 ‘일반화된 대칭성’ 개념을 정립한다. ANT를 다루는 연구들이라면 모두 이 ‘대칭성’ 개념을 거론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개념이지만, 세부 논의 없이 ‘인간과 비인간의 존재론적 대칭성’ 정도로 결론만 제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본 논문은 라투르의 근대성 비판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여 ANT의 이론적 근거를 보완하고자 한다.

 

연구 결론

ANT의 이론적 기초인 라투르의 근대성 비판 작업과 준 대상 개념을 검토하고, ‘전선에 선 디자인’ 혹은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 중의 디자인’ 영역을 구성할 준 대상들을 근대 ‘공예’ 영역의 성립 과정 속에서 살펴보았다. 블랙박스화된 전통적인 공예 개념을 해체하고, 기존에 형성된 권력 관계를 새로이 배치하려는 아담슨의 기획은 ANT의 기본 방향을 (그가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잘 반영하고 있다. 최소한 그에게 공예는 관성적으로 생각하듯이 인간의 비밀스러운 손기술에 의존하거나 중세의 생산 스타일에 따른 활동이 아니라, 사회적 계약과 기계 문명, 분업 등의 근대적 조건 하에서 발명된 것으로 설명된다. 공예에 대한 기성의 관념을 전복하기 위해 아담슨은 단지 장인이나 디자이너의 능력이나 창의력만이 아니라 당시의 기술 수준, 기술자들, 계약 내용, 대중의 욕구, 학문적 규정, 역사적 조건 등 그동안 특별히 조명되지 않았던 여러 인간, 비인간 개체들을 불러 모았다. 그가 불러 모은 인간–비인간 연합체가 기성의 공예 개념보다 더 낫지 못한지는 판단할 수 없다. 다만 가치판단은 뒤로하더라도 기존과는 다른 권력과 욕망이 전면에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ANT는 이에 대해 선악 혹은 호불호를 판단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 권력 관계나 욕망의 배치에 저항하는 또 다른 의식이 튀어나와 번역 과정을 거쳐 새로운 동맹 맺기에 성공하여 안정화되면 우리의 삶의 양식과 가치관, 상식은 그것으로 다시 바뀔 것이다. 이렇듯 ANT의 주안점은 가치의 우열이 아닌 동맹의 규모, 즉 얼마나 많은 인간, 비인간 개체들을 연합 시켜 갈 것인가 하는 것에 있다. 라투르의 철학적 기획이 ‘물정치(Thing Politics)’라는 정치 실험 모델로 귀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언적인 차원에서 제시한 ‘전선에 선 디자인(Design in Action)’이 실제 디자인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인간과 비인간이 어떻게 동맹을 맺고 또 어떠한 번역 과정을 거쳐 일상에서 하나의 광범위한 삶의 양식으로 블랙박스화되는지, 그 전모를 추적하는 후속 연구가 진행되길 기대한다. 

 

목차

1. 서론 

2. 지식의 객관성에 대한 환상 

3. 행위자–연결망 이론 

4. 근대성–인류학–준 대상 

5. 준 대상으로서 공예 

6. 전선에 선 디자인 

7. 결론 

 

 

"(논문) ANT(행위자–연결망 이론)을 통해 본 디자인 실험 - 임지연(한국디자인사학회 논문집, 디자인사연구 통권1호, 2021.2.)"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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