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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눈으로 본 ‘CES 2023’ 성과와 과제

세계 최대의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회장 겸 CEO 게리 샤피로(Gary Shapiro)는 “CES가 돌아왔다”는 말로 ‘CES 2023’의 포문을 열었다. 그의 말처럼, ‘CES 2023’은 팬데믹 이후 최대규모로 수많은 화제를 낳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김용문 창업진흥원장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 비대면 중심의 행사로 치러졌던 CES는 올해 전면 오프라인 행사로 전환하며 174개국 32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코로나 이전 대비 70~80%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온·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했던 2022년 현장 전시에 참여하지 않았던 구글, MS 등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323개사가 참여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굴지의 대기업과 혁신 기술로 무장한 중소벤처기업 약 550여개사가 참가하며 전시회 개최국으로 1500여개사가 참여한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기업이 참여한 국가로 CTA에 소개되었다. 특히, 센트럴 홀(LVCC)에는 최대규모로 꾸려진 삼성 전시관과 초대형 올레드 조형물을 설치한 LG가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유레카관(Eureka Park)에서는 K-스타트업들이 전시관 곳곳에 포진해 전 세계에 한국의 위상을 떨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번 CES는 웹3.0/메타버스(Web 3.0/Metaverse), 오토모티브(Transportation and Mobility),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Health),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인간안보(Human Security for All)라는 5가지 테마로 치러졌다. 이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인간안보’라는 개념을 글로벌 화두로 처음 제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간 혁신적인 기술에 주안점을 두었던 CES가 각종 기술의 개발과 발전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안녕(well-being)을 위한 것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테마를 모두 연계해 새로운 경험을 제시한 키워드가 바로 ‘초연결’이다. 구글은 ’모든 것은 함께일 때 더 잘된다(Everything works better together)’라는 슬로건으로, 초연결 시대로의 진입을 알렸으며, 삼성은 신제품 공개를 대신해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전면에 내세워 현실화된 초연결 세상을 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보다 50% 이상 넓어진 전시회장 규모부터 참가기업 수, 관람객 수 등 다양한 수치에서 코로나19 이후 최대규모라는 찬사가 쏟아진 ‘CES 2023’. 그리고 전시회 참여부터 혁신상·최고혁신상 수상까지 역대 최다를 기록한 ‘한국’. 매년 숱한 화제를 낳는 CES에서 우리는 한국의 미래를 전 세계에 알리며 그 화제의 중심에 섰다. 세계가 주목한 ‘CES 2023’ 그리고 CES가 주목한 ‘K-스타트업’, 그 속에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메시지는 무엇인지, 스타트업의 시각에서 ‘CES 2023’의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스타트업이 바라본 ‘CES 2023’

 

우리나라는 아시아 최다, 전 세계 두 번째로 많은 기업이 참여한 국가로 위상을 떨쳤다. 실제로 CES의 핵심 전시관인 ‘센트럴 홀’은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이 대규모 부스를 운영해 관심을 모았으며 각국의 스타트업들이 집결하여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기술을 선보이는 ‘유레카관’에서는 어디서나 태극마크를 볼 수 있을 정도로 행사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혁신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주목받기 어려웠던 우리 스타트업이 마음껏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특히, ‘유레카관’에서 K-스타트업의 위상은 한층 더 강화되었다. 단순히 전시회 참가기업 숫자에서만 앞선 것이 아니라 혁신성과 기술력 면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 1월 중소벤처기업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내 벤처·창업기업 111개사가 혁신상을 수상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한데 이어 혁신상 수상작 중 디자인과 혁신성 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제품에 수여하는 최고혁신상을 5개 벤처·창업기업이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는 9개 기업이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며 참가국 중 가장 많은 수상기업을 배출한 한국의 위상을 우리 스타트업이 견인한 것과 다름없는 성과로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K-스타트업의 역량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

 


 

중기부와 창업진흥원이 서울시와 협력해 조성한 ‘K-스타트업 통합관’도 한몫했다. 한국 스타트업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조성한 국가 공동관을 비롯해, 전시회 참가기업의 혁신성을 높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사전교육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해, 국내 스타트업이 ‘CES 2023’에서 더욱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9월, 중기부는 ‘K-Startup 글로벌 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KSTARTUP’을 대한민국 벤처·스타트업의 대표브랜드로 발표하며 ‘한-미 스타트업 서밋’을 계기로 국제무대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CES 2023’에도 이어져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벤처·스타트업을 알리고, 전시회에서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부터 ‘CES 2023’에 참가할 스타트업을 모집해 제품전시와 마케팅 등에 대한 사전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과거 CES 전시회에 참가해 혁신상을 수상했던 선배 스타트업이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 전시회 참여 경험과 혁신상 수상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참가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며 많은 호응을 얻어낸 것이 주요했다. 그리고 그 결과, ‘K-스타트업 통합관’에 참여한 51개 스타트업 중 14개사가 혁신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처럼 중국이라는 대외변수가 우리에게 준 반사이익을 통한 외향적 성과와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에서 비롯된 실체적 성과 외에도 미래 가능성과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성과를 찾을 수 있다. 다름 아닌 ‘초연결 생태계’이다.

 

구글의 ‘구글 홈(Google Home)’, 삼성의 ‘스마트싱스(SmartThings)’, LG의 ‘싱큐(ThinQ)’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각기 다른 브랜드로 선보인 초연결 플랫폼은 미래의 초연결 세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특히, 삼성은 과거 CES를 통해 갤럭시 스마트폰의 신제품을 공개했던 것과 달리 스마트싱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초연결 생태계 구축에 무게를 실었다.

 

스마트싱스란 IoT에서 한 단계 발전된 개념으로, AI가 스스로 기기 간 상호호환을 통해 서로 연계함으로써, 사용자가 어디에서 어떠한 기기를 이용하더라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연결의 핵심 서비스다. 즉, 초연결 생태계가 사물과 사물, 공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물어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임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초연결 생태계는 스타트업에게 또 하나의 기회로 다가왔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조성하는 초연결 생태계는 자사의 제품들이 연결되는 폐쇄적 생태계가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제품들이 연결되는 개방형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국내의 작은 스타트업이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것은 ‘구글플레이’나 ‘갤럭시 스토어’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의 앱(app) 생태계가 조성되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대기업들이 상호 경쟁을 통해 초연결 생태계를 확장시킨다면 보다 많은 기기와의 연결과 그 연결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스타트업들이 초연결 생태계로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초연결이 다양한 기기 간의 연결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은, 서비스 플랫폼 영역에 국한되었던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이 제조업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의 K-스타트업 전시관이 참관객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창업진흥원)

 

 

스타트업이 바라는 ‘CES 2024’

 

‘CES 2023’에서 우리 스타트업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는데에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에 눈부신 성과 이면에 아쉬움을 남긴 부분들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고자 한다. 이는 지금이 바로 디지털 경제 시대에 미래를 만드는 ‘글로벌 창업대국’ 건설을 위해 이번 전시회의 경험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우리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K-스타트업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리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때 ‘한국의 스타트업’이라는 꼬리표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의 ‘KSTARTUP’ 브랜드 전략은 매우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국가 공동관을 조성하고 한국 스타트업의 상징성을 지닌 동일한 BI(Brand Identity)와 부스 디자인을 사용함으로써 참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프랑스의 ‘La French Tech’, 일본의 ‘Japan Tech’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기술(tech)을 전면에 내세운 BI를 사용한데 반해 스타트업을 상징하는 독보적인 특징을 보여주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이루어냈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브랜드인 만큼 앞으로 많은 기관들이 브랜드 활용에 동참해 준다면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CES 2023의 ‘KSTARTUP’관은 창업진흥원을 비롯해 서울산업진흥원과 서울디지털재단이 공동으로 운영했는데 스타트업 지원기관 간의 협업으로 참여기업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세계의 이목이 주목된 전시회인 만큼 향후 더 많은 기관들이 통일된 기치로 공동관 운영에 동참한다면 더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혁신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유용한 정부 지원프로그램을 확장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K-스타트업’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회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은 우리나라의 국가대표인 만큼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많은 스타트업들이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부의 ‘스타트업 해외전시회 지원사업’을 통해 전시회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은 선배 스타트업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다수의 혁신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물론, 각 기관을 통해 참가한 기업들도 혁신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스타트업에게 제공된 지원프로그램이 구조적 한계로 인해 동일할 수 없었다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겨 향후 범정부 차원에서 각 기관의 우수한 지원프로그램을 통합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것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는 모든 스타트업에게 더욱 유용하고 균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면 그 성과는 더욱 배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은 ‘초연결’이라는 키워드이다. 스타트업에게 초연결 생태계 참여는 이제 필수불가결한 과제다. 초연결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만큼 우리 스타트업들이 초연결 생태계로 진입해 가시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창업생태계의 모든 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인 것이다.

 

자생적 생태계를 조성하기 어려운 스타트업들은 대기업이 만든 초연결 생태계로 들어가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대기업은 그 가치를 토대로 초연결 생태계를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이 절실하며 이를 원활하게 이어줄 정책적 지원 또한 꼭 필요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그 해답은 바로 민관협력일 것이다.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 민관공동 창업자 발굴·육성(TIPS) 등 정부의 다양한 민관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민간 중심의 초연결 창업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초연결 생태계에서는 무형의 서비스만이 아닌 제조에 기반한 물리적 서비스가 핵심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 세계 1위의 삼성과 생활가전 세계 1위 LG 등 글로벌 최고의 국내 대기업이 만드는 초연결 생태계는 국내가 아닌 전 세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초연결 생태계’가 될 것이다. 따라서 국내 제조 스타트업은 타 국가의 기업들보다 더 수월하게 그 생태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며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성과로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제조에 기반한 신산업 창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 정부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등 10대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신산업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집중 지원할 것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으로 초격차 스타트업이 초연결 생태계에서 혁신을 발현할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다시 돌아온 ‘CES 2023’은 현재와 미래의 양 측면에서 우리 스타트업에게 다양한 기회와 많은 성과를 안겨주며 앞으로를 고민할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부디 전시회 기간을 전후해 우리 스타트업에게 쏟아졌던 수많은 찬사와 비판을 귀담아 또 다시 돌아올 ‘CES 2024’ 뿐 아니라 앞으로 있을 다양한 해외 전시회에서 더욱 높아진 K-스타트업의 위상을 몸소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CES 2023’에서 혁신의 열정을 불태운 한국의 스타트업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원문기사 링크 : https://www.korea.kr/news/contributePolicyView.do?newsId=14891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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