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문화선도산단 청년디자인리빙랩 결과공유회
2025년 12월 17일 수요일 오후, 서울 상연재에서 구미·완주·창원 세 문역의 문화선도산단 청년디자인리빙랩 1차년도 결과공유회가 열렸다. 지역 주민과 디자인기업,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들이 모여 지난 1년의 시간을 되짚었다. 완주산업단지 청년디자인리빙랩 운영을 담당했던 바이널엑스(대표 곽승훈)의 자료를 공유한다.
> 완주 청년디자인리빙랩 소개
> 산업단지에서 시작된 디자인 실험, 청년디자인리빙랩 2025 결과 발표회
문화선도산단사업, 청년디자인리빙랩
문화선도산단사업은 산업단지를 생산성과 효율성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던 기존의 한계를 넘기 위한 시도다. 1968년 구미를 시작으로 산업단지는 물건을 가장 잘 생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조와 유통을 중심으로 작동해왔다. 시간이 흐르며 그 기능은 점차 삶과 분리되었다. 낮에는 사람이 몰리고, 밤에는 불이 꺼지는 공간이 되었다. 청년에게는 머물 이유가 부족하고, 지역에는 활력이 남지 않는 구조가 반복되었다. 산업단지는 여전히 '일만 하는 곳'이어야 하는가. 문화선도산단사업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 생산의 공간이던 산업단지를 사람의 삶을 담는 공간으로 다시 바라보려는 시도다. 단순히 공연장이나 전시관을 추가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일·생활·여가·관계가 어떻게 다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청년디자인리빙랩은 이 정책의 실행 방법이다. 하드웨어 구축 중심으로 추진되어 온 정부 대규모 공모 사업을, 지역 주민의 경험과 의견이 반영된 미래 계획으로 전환하기 위해 디자인 방법을 활용한다. 계획을 먼저 세우고 주민을 설득하는 대신, 청년과 주민, 공무원, 디자이너가 함께 문제를 탐색하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완성도를 목표로 하지 않고 빠르게 가설을 세우고 현장에서 검증하는 실험을 한다.
완주 산업단지를 이해하는 방식
바이널엑스 곽승훈 대표는 완주 발표에서 '문화'를 먼저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완주에서는 문화가 공연이나 이벤트가 아니라, 먹고 자고 일하는 방식 전반이라고 봤다"는 것이다.
완주 산단을 이해하는 첫 번째 전제는 이곳을 하나의 동질적인 공간으로 보지 않는 것이었다. 완주 산단에는 전주에서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근로자, 산단 인근에 거주하며 일과 생활을 함께하는 근로자와 가족, 기업 기숙사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 산단 내 자영업자, 지역 주민, 업무로 방문하는 외부 방문자 등 서로 다른 조건의 사람들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들은 같은 공간을 이용하지만, 이동 방식과 체류 시간, 필요한 서비스는 서로 다르다. 청년디자인리빙랩은 이 차이를 단순한 '대상 분류'의 문제로 보지 않고, 산단이 왜 이 다양한 삶의 조건을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는지를 묻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완주의 특징
완주는 전북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다. 주거와 산업단지가 초근접한 '정주생활복합형 산업단지'로 성장하고 있으며, 삼봉지구 포함 시 14,000세대 규모의 초대규모 단지가 된다. 동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 모빌리티 산업단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숙소, 대중교통, 고등 교육기관이 부족하고, 주거와 산단의 '초근접' 배치 특성으로 악취 문제 민원이 발생한다. 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이주를 고민하는 가족도 있다. 산업연구단지 내 5개 모텔은 노후하고 비위생적이어서 출장자 대부분이 전주로 이동한다.
완주 산단의 5대 핵심 과제
정주생활복합: 숙박과 정주 환경
산업단지 입주기업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 온라인으로 예약한 호텔이 와서 보니 러브호텔 같은 곳이라 당황했어요." "KS 심사 때문에 늘 방문객이 있는데 완주에는 모텔만 있어서 익산이나 전주에 숙소를 잡아주고 교통 수단이 애매해서 라이드를 해줘야 해요."
완주의 첫 번째 과제는 산업단지 성장 속도와 정주 환경 정비의 균형적 발전이다.
산업 브랜드화: 수소 모빌리티와 지역 문화 연결
산단 내에서 일과 생활하는 근로자는 "가까워도 차로 이동할 수밖에 없어요. 산단 내 대중교통이 부족해서"라고 말했다. "주말엔 그래도 좀 큰 도시로 나가야 애들이랑 할 거리가 있어서 차 몰고 전주로 많이 가요."
완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 모빌리티 산업단지다. 하지만 주요 생활인프라는 둔산 공원 일대에 집중되어 있고, 대중교통 배차시간과 노선이 불편하다. 산단 외곽 및 주거 단지 연결, 출퇴근 문제 해결을 위한 중간 교통망이 필요하다.
과제는 산단 앵커 브랜드 기술력을 지역 주민의 문화 복지로 연결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시범단지 구축이다.
정보·공간 접근성: 생활 정보의 통합
산단 지역 거주자는 "문화재단에서 좋은 행사가 많은데, 정보가 부족해서 때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행사 끝나고 알게 되는 거죠"라고 말했다. "완주에 행사가 많은데 장소가 너무 접근이 좋지 않아서 산단에 폐 공장 부지 같은 데 잘 꾸며서 하면 접근도 좋고 산단 이미지도 좋아질 것 같아요."
문화재단 설문 응답자 중 79.9%가 문화 복지시설을 미사용하거나 월 2회 미만 사용한다고 답했다. 시설·프로그램 부족이 52.8%, 홍보 부족이 22.8%였다. 새로 이주한 근로자들은 지역 정보 습득이 어렵고,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언어적 한계로 더욱 열악해 외국인 자조모임에 의존한다.
과제는 생활·문화·복지 정보를 통합한 모바일 서비스 제공을 통한 정착지원 서비스 강화다.
교통안전: 불법 주정차와 보행 환경
전주에서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근로자는 "회사 앞 주차 공간이 부족해서 일찍 출근 해요"라고 말했다.
완주는 산업단지 외곽에 우수한 광역 교통망을 보유하고 있지만, 출퇴근 시간 산업단지 진입로 부근에서 만성 정체가 발생한다. 산업단지 내부, 특히 일반산업단지 지역의 불법 주정차로 인한 교통안전 문제가 심각하다. 불법 주정차 관련하여 도로교통과에 문의한 결과 '현행 도로교통법상 해결 불가'라는 답변을 받았고, 암묵적으로 불법 주정차를 허용하며 사전 알림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과제는 자차 출퇴근 근로자가 매일 겪어야 하는 불법주정차, 보행안전 해소를 위한 교통 인프라 및 법적 제도 정비다.
복지체계: 기업 규모 격차
기업 기숙사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7평 방에서 4명이 살다 보니 짐 둘 데가 없어서 신발 같은 건 복도에 두고 쓰죠"라고 말했다. "퇴근 후나 주말엔 중앙공원에서 배구해요. 완주에 행사는 많은데 좀 불편해서 안 가게 돼요. 내가 가도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완주 산단 내 대기업은 1.2%에 불과하고 100인 미만 사업장이 91.2%를 차지한다. 756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456곳이 구내식당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중소 사업장 근로자의 정주환경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기숙사, 식사, 여가 복지가 부족하다.
과제는 중소기업 및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균형 잡힌 복지·문화 인프라 확충이다.
12개의 아이디어
완주 청년디자인리빙랩은 이러한 문제 정의를 바탕으로 12개의 아이디어를 개발했다. 이 아이디어들은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에 따라 생리적 욕구(의식주), 안전 욕구(안전/효율), 사랑과 소속(지역사회), 자존감, 자아실현(교육/성장)으로 구조화되었다.
① 문화를 연결하는 수소 셔틀버스, 완주루프 출퇴근 교통 혼잡 및 산단 내 문화 거점 활성화를 위한 수소 셔틀 운행 서비스다. 주거, 문화 거점을 연결하는 순환 셔틀 노선을 운영하고, 노선 컨셉에 따른 가변 운영과 맞춤 홍보 콘텐츠를 제공한다. 유동 인구 데이터 기반 운영 모니터링으로 AI 모빌리티 시범운영 지역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② 산단 게스트하우스·라운지 복합시설, 인더-스테이 출장자와 단기 근로자의 숙박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민 운영형 숙박·라운지 서비스다. 1단계로 거주민이 운영하는 인증형 숙소 및 라운지 복합 공간을 시범 운영하고, 2단계로 펫 동반, 패밀리룸, 캠핑존 등 부대시설을 확충한다.
③ 산단 내 차량 자가 정비 센터, 셀프케어 가라지 자차 이용 근로자 차량 관리 불편 해결을 위한 공동 셀프정비 서비스다. 산단 내 셀프 세차장, 간이 정비소를 공동운영하고, 정품 부품 자판기, 소모품 원가 공급, DIY 존, 휴게 라운지를 복합 구성한다. 산단 내 정비 멘토링 커뮤니티로 초보자와 숙련자를 연결한다.
④ 로컬푸드 도시락 공유 키친, 완주맛실 기업 구내식당을 지원하는 지역상생 로컬푸드 반찬가공장(HACCP)이다. 완주 로컬푸드·사회적기업 협업형 교육, 가공장을 운영하고, 중소 사업체 점심반찬 공급 거점, 산단 근로자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제공한다. 완주 반찬 명인, 명품 브랜드 공모를 통해 '전주 비빔밥? 완주 로컬반찬!'이라는 브랜드를 만든다.
⑤ 산업단지 안전로드 프로젝트 불법 주정차 및 보행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통 인프라 개선 서비스다. 시간제 주차장, 보행로 표기, 정류장 리뉴얼을 통한 가시성을 확보하고, 산업단지 특성을 반영한 교통 법규를 시험 운영한다.
⑥ 완주 근로자 정착지원 프로그램, 완주ON 입주 근로자, 외국인 근로자 정착 어려움을 위한 의료·행정·생활 지원 통합 서비스다. 근무 시간을 고려한 정착 지원 교육, 교육장-거주지 순환 버스를 제공하고, 비대면 모바일 서비스(언어 지원) 및 지역 내 분야 봉사자를 매칭한다. 생활 인프라 이용권을 제공해 초기 지역 소비 연계를 촉진한다.
⑦ 완주 산업단지 생활문화 가이드, 산단포켓 신규 근로자의 정보 접근성 해결을 위한 통합 온보딩·정보공유 플랫폼이다. 교통/복지/시설 정보, 예약 등 실시간 생활정보를 AI 챗봇으로 제공한다. 완주 산단 생활 가이드북을 제공하고 주요 거점에 QR 코드를 배치한다. 완주 상징 웰컴 굿즈로 정보 접근, 교통카드, 지역 할인 쿠폰 기능을 접목한다.
⑧ 외국인근로자 문화교류 공간, 하모니 클럽하우스 산단 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의 여가문화 개선을 위한 외국인 전용 운동 + 교류 공간이다. 중앙공원 건너편 복지관 1층 카페(휴업) 용도를 변경해 운영하고, 중앙공원 일대 저녁시간을 활성화하며 자율 방범 및 환경 미화 활동을 한다.
⑨ 산단 커리어 멘토링 센터, 의문당 청년·은퇴자 간 인재 순환 부족 해결을 위한 세대연계형 교육 멘토링 서비스다. 청년-은퇴자 멘토링, 리턴 인턴십, 커리어전환 교육을 제공한다. 전문 심화 교육, 직무-취미 융합형 교육, 대면/비대면 교육을 운영한다.
⑩ 직무·취미 융합 동아리, 워크앤조이 산단 내 인력 간 기술 교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재능기부형 직무 동아리 운영 서비스다. 기업의 전문기술을 활용한 직무 취미 융합형 클래스를 운영하고, 유휴 공간을 활용한 정기 워크숍/클래스를 개최한다.
⑪ 글로벌 문화교류 프로그램, 글로컬 페스타 국가별 문화행사 및 스포츠, 공용 키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가별 문화의 날, 주민초청 교류회, 스포츠 리그제를 지속 운영하고, 우승팀을 전시하며 각국 명절음식을 판매해 문화적 화합을 유도한다.
⑫ 완주산단 찾아가는 장날, 산단마실 근로자·주민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한 커뮤니티 커머스 서비스다. 퇴근시간, 동선 맞춤 세일 장터를 Grab-and-Go(차량픽업) 방식으로 운영한다. 전주/익산 거주 근로자 보유 완주 지역화폐 사용을 활성화한다.
> 과제 아이디어 소개 자료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
완주 청년디자인리빙랩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산업단지를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전환한 것이다. '이용하지 않는다'는 현상을 개인의 선택이나 관심 부족으로 보지 않고, 구조적 조건으로 해석했다.
자차 출퇴근이 기본값인 환경에서 퇴근 후 추가 이동이 가능한가, 문화·복지 정보가 언제 어떤 경로로 전달되는가, 예약과 이용 절차가 일상의 흐름과 충돌하지 않는가, 보행과 체류를 전제로 한 공간 구조가 존재하는가를 함께 살폈다.
이 분석을 통해 드러난 것은 완주 산단의 문제가 시설이나 콘텐츠의 부재가 아니라, 사람의 하루 리듬과 맞지 않는 환경 설정이라는 점이었다. 즉,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개인의 선택 이전에 구조의 문제였다.
완주 산단은 더 이상 공장이 모여 있는 단지가 아니라, 출근–근무–식사–이동–여가–주거가 서로 느슨하게 분리된 하나의 생활 시스템으로 인식되었다. 이 시스템 안에서 어느 한 요소라도 연결되지 않으면, 일상은 쉽게 끊기고 선택지는 줄어든다. 결과공유회에 참석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곽상탄 책임매니저는 "버스를 한 번 놓치면 50분을 기다려야 하고, 퇴근에만 1시간이 걸리는 현실에서 문화 산단은 요원하다"며 이동권 보장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했다.
결과공유회는 '무엇을 해냈는가'보다 '무엇을 배웠는가'를 더 많이 이야기한 자리였다.
1차년도가 참여자들의 관점을 바꾸는 과정이었다면, 이어질 2차년도는 그 질문들이 실제 공간과 서비스로 구현되는 실행의 무대가 될 것이다.
완주산단 청년디자인리빙랩 대표단
수요자 그룹 : 5명(산단 노동자 2명/ 산단 외 노동자 2명/ 자영업자 1명)
공공 : 3명(지자체 2명/ 산단공 1명)
서비스디자이너 : 2명
<수요자>
곽상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건호 (주)대창금속
강선미 완주군마을통합마케팅지원단
송효웅 ㈜작정
김정남 완주군 청년정책이장단
<공공>
유일 완주군청(문화역사과)
김세화 완주문화재단(문화선도산단운영팀)
김수진 산단공(전북지역본부 익산지사)
<서비스디자인>
김소영 바이널엑스 (서비스디자이너)
김규림 바이널엑스 (서비스디자이너)
정리 : 한국디자인진흥원 서비스디자인실
> 산업단지에서 시작된 디자인 실험, 청년디자인리빙랩 2025 결과 발표회
> 청년디자인리빙랩 연구개발 결과 보기(디자인DB)

완주산단 청년디자인리빙랩 최종발표회. 바이널엑스 곽승훈 대표. 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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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디자인리빙랩 결과공유회 발표자료 :
구미산단 - 디자인선
완주산단 - 바이널엑스
창원산단 - 에스큐브디자인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