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건물 안에 있는 갤러리 스페이스 원. 작가는 물론 주민 소통의 장소로 이용되는 동네 문화공간이다. 3월 중에는 비닐로 실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 김태연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이곳을 운영하는 작가 쇼나킴은 “사실 세계적인 작가들은 이런 대안공간에서 탄생한다. 우리는 이 공간의 정체성에 맞는 작가들을 섭외해 그들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예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 또 워크숍이나 주민과 함께 하는 여러 가지 이벤트들도 생각하고 있다”며 스페이스 원이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범죄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지역 커뮤니티의 부활
서울시가 도입한 범죄예방디자인은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CE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이하 셉테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 디자인정책과 강효진 팀장은 “셉테드라는 용어를 사용해 서울시의 범죄예방디자인을 설명하기는 했지만, 사실 서울시의 프로젝트를 단순히 그 용어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우리의 사례는 셉테드가 주목하는 환경적 요인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커뮤니티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바라보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소위 ‘우범지대’에 사는 주민들이 느끼는 범죄 발생에 대한 두려움도 문제지만, 이런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더 큰 문제점은 사는 동네에 대한 애착이 없고 패배의식도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형 범죄예방디자인의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서울시의 ‘마을 만들기’ 작업과 궤를 같이하는 지역 커뮤니티 재생이다. 커뮤니티가 살아나야 많은 예산을 들여 적용한 범죄예방디자인이 지속적으로 지역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염리동이 첫 번째 시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배경에는 지역 내에 활발하게 움직이는 커뮤니티가 있다는 사실이 컸다. 처음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염리동 주민들이지만, 2012년 범죄예방디자인이 적용된 이후 더욱 주도적으로 마을에 필요한 일들을 찾아서 하고 있다. 실제로 염리동은 2년째 주민참여예산을 신청해 마을 공동체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의 권은선 주무관 역시 “범죄예방디자인은 구와 주민들의 의지가 반영되어 같이 갈 수 있을 때 최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최고의 방범 시스템은 지역 커뮤니티의 자체적인 활발한 활동”이라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