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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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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도록 - 한국디자인포장센터, 1977

제12회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도록

한국디자인포장센터, 1977

 

 

발간사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람회는 금년으로 12년이란 연륜을 쌓게 되었습니다. 지난해까지 대한민국상공미술전람회로 개최되어 온 본 전람회는 우리나라 산업 디자인 분야의 태동기에서 겪은 여러가지 어려웠던 난관을 극복하고 설정된 이래, 지난 11년간 매우 창의적으로 이 나라의 산업 디자인개발과 진흥에 공헌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은 그 동안 생산업계가 거국적인 경제 발전과 수출 신장 및 국민 생활의 향상을 위한 본 전람회를 고무적인 산업 정세의 광장으로 선용해 왔고, 우수한 디자이너들이 창의적인 두뇌 계발을 도모함에 있어 지속적인 촉진의 계기로 삼아 온 점으로 미루어 짐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은 우리나라가 공업화에 의한 조국 근대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중진국 상위권으로 속히 발전하여 온 산업 경제의 고도 성장을 이룩한 기간이지만, 산학 발전의 요람권인 구미 선진 공업 국가의 산업 디자인 분야에 괄목할 만한 발전상과 비교해 볼 때, 우리 나라의 산업 디자인 분야는 아직도 창의적인 개발 여지가 많다는 것을 본인은 최근에 다녀온 세계 각국의 산업 시찰과 국제 세미나 및 제10차 ICSID 총회 등에서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날 산업 디자인은 구조와 기능 및 외모를 착안해야 하는 개념 이외에도 효율적인 생산과 유통 및 판매 절차를 고려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제12회 산업디자인전은 명칭 자체부터 종합 과학으로서의 포괄적 의미를 지닌 ‘산업 디자인' 이라는 명제를 채택하여 대통령령으로 개칭하는 한편, 출품작 전반에 걸친 수준 향상과 계발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도록 하기 위해 제도면에서도 많이 보완되었는데, 이는 전진을 위한 획기적인 전환의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계 각국이 치열한 수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오늘날의 냉엄한 국제 동향을 직시할 때, 본 산업 디자인전이 우리 나라의 경제 발전에 기여할 사명과 책임이 얼마나 큰가를 통감하게 합니다.

이번에 상공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포장센터가 주관한 산업디자인전람회는 개최자나 출품자는 물론 전국민이 시대적 조류와 국가적 요구에 부응할 산업 디자인 분야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정립하기 위한 창조적인 광장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여기에 수록된 작품들은 이번 전람회에 출품된 총 2,806점의 작품 중에서 엄선된 입선작 이상의 각 부문별 작품들로 다방면에서 훌륭한 가치를 지니게 되어 국가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1977년 12월

한국디자인포장센터 이사장
김희덕

 

 

임원

 

대회장 장예준 전 상공부 장관

부회장 심의환 전 상공부 차관

집행위원장 김희덕 한국디자인포장센터 이사장

위원

김종학 전 상공부 중소 기업국장

하진필 한국디자인포장센터 전무이사

한기성 전 한국디자인포장센터 진흥개발 담당 상무

길한식 수출잡화시험검사소 소장

최문기 전 한국무역협회 상무이사

심상섭 정밀기기센터 전자기술이사

조영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박대순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권순형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심사위원

 

위원장 권순형

부위원장 김수근, 박대순

 

제1부 시각디자인

분과위원장 김교만

위원 김희태, 하진필, 백철, 김영호, 조영제, 이명구, 양호일, 권명광, 봉상균

 

제2부 공예디자인

분과위원장 백태원

위원 김종학, 한기성, 이은규, 탁광윤, 윤미자, 김기련, 유윤진, 변영선, 권순형

 

제3부 공업디자인

분과위원장 민철홍

위원 백남기, 김수근, 임종엽, 이태원, 김정웅, 이우성, 최승천, 부수언, 박대순

 

 

심사총평

 

상공 미전이 1977년도 제12회전을 계기로 그 명칭이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디자인이 미술의 한 속성으로만 생각되기 일쑤였던 종래의 관념을 깨고 우리 나라의 디자인계가 본연의 영역과 임무를 재인식하고 새로운 발돋움을 하는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자못 뜻깊은 일이라 하겠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산업 디자인전은 디자인계 작가들의 성의 있고 역량 있는 출품 내용과 주최측 및 주관 기관의 개발 시책에 힘입어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여 보람 있는 전시회로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총응모 작품수는 592종 1,573점으로 초창기에 미숙한 학생층의 출품으로 숫적인 양에서 일선에서 활약하는 기성 디자이너의 질적인 우수작의 출품으로 충실한 면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심사 과정에서도 예년과 달리 엄격한 선정을 거쳐 수준작을 넘어선 우수작을 입선작으로 정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제1부 시각 디자인부에 응모한 작품은 278종인데, 입선은 53종으로 특선 15종 중 수상작은 3종입니다. 응모 작품의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으며, 질적인 향상은 국제 수준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우수작품 중 모방성이 농후한 작품과 미풍양속에 저해된다고 인정한 작품은 심사에서 제외하였습니다. 그리고 응모한 작품의 매체가 숫적으로 포스터에 편중되어 있는데, 보다 폭넓은 매체 선정과 새로운 디자인이 다양하게 전개되어야 하겠습니다. 수상작인 조종현 작 ‘수출용 음향 제품 포장' 과 정연종 작 '캘린더 디자인' 은 최우수 작품으로 포장에 있어서의 기능을 충족시키고 캘린더로서 한국미를 살린 고유의 심미성을 충분히 드러낸 작품입니다.

제2부 공예 디자인부에는 총 173종이 출품되었는데, 입선 79종과 특선 15종 중 수상작은 3종입니다. 출품수가 줄어든 반면 재료와 기교의 향상을 엿볼 수 있었으나, 출품의 참여도가 침퇴된 느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심사 과정에서 생산적인 요소에 주관을 두고 용(用)의 기능이 희박한 것은 낙선으로 하였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재료가 산재하고 있느니만큼 전통적인 공예 역사를 보다 산업적으로 디자인 기술을 효과 있게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수상작인 이외주 작 ‘병따개 겸 벽장식' 과 홍경희 작 ‘단추 세트’ 는 소품의 나열이지만 병따개로서의 정교한 처리와 금속과 나무 재료의 구사가 좋았으며, 단추의 흙 재료에서 오는 소박성은 고유미에서 매우 우수하였습니다.

제3부 공업 디자인부에 응모한 작품수는 141종으로 입선 55종, 특선 15종 중 입상 3종입니다. 공업디자인 분야는 다른 부에 비해 역사는 짧으나 꾸준한 성장을 이루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출품 상황에서 입증하고 있습니다. 표현 수단과 기법에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만큼 심사에서도 고심하였습니다.

그러나 본 디자인전이 갖는 의의가 산업에의 직접 기여에도 있겠으나, 원시안적으로 보았을 때 현실에 집착한 나머지 창의성에 소홀한 작품이 더러 눈에 띄었습니다. 전자 분야가 수출 유망 분야임은 이해가 가나, 이 분야에 너무 편중된 결과는 바람직한 요소가 못 된다고 봅니다. 오히려 새로운 디자인의 개발에 의한 분야 개척으로 여러 부문이 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상이 연구되어야 하겠습니다.

최고 수상작인 대통령상의 민병혜 작 ‘포터블 전자미싱' 은 착안점을 생활면과 경제면 등에 두어 다각도의 기능을 종합화하였으며, 재봉틀로서의 기능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게 디자인하였는데, 단조로운에 무리 없이 모델화한 가장 뛰어난 작품입니다. 국무총리상 수상작인 이병학 작 ‘휴대용 TV·스테레오 라디오’ 는 복합적인 기능을 한데 모아 정리한 디자인으로 세련됨은 물론 현대 감각에 맞고 매커니즘이 잘 파악된 작품입니다.

권순형

심사위원장

 

 

수상작 및 수상자

 

대통령상 / 제품디자인 / 포터블 전자 미싱 / 민병혜

국무총리상 / 제품디자인 / 휴대용 TV 스테레오 리디오 / 이병학

부총리겸 경제기획원 장관상 / 포장디자인 / 수출용 음향 제품포장 / 조종현

상공부장관상 / 시각디자인 / 캘린더 디자인 / 정연종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상 / 제품디자인 / 병따개겸 벽장식 / 이외주

대한상공회의소회장상 / 제품디자인 / TV라디오 카세트 / 김영창

한국무역협회회장상 / 제품디자인 / 단추세트 / 홍경희

중소기업중앙회장상 / 포장디자인 / 어문함 / 천복희

한국디자인진흥원장상 / 시각디자인 / 에스콰이어 구두 포스터 / 문철

 

 

 

목차

 

발간사 김희덕

대한민국산업디자인 전람회 연혁

임원명단

심사위원 명단

심사총평 권순형

출품 및 입상자 현황

입상 작품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상

상공부 장관상

한국디자인포장센터이사장상

대한 상공회의소 회장상

한국 무역 협회 회장상

전국 경제인 연합회 회장상

중소 기업 협동 조합 중앙회 회장상

한국디자인포장센터 개발 최고경영자 의자 및 조명등

 

제1부 시각 디자인

제12회 산업 디자인전의 의의 / 김 교만

특선 작품

입선 작품

 

제2부 공예 디자인

산업 디자인 전람회와 수출 입국의 의지 / 이 은규

특선 작품

입선 작품

 

제3부 공업 디자인

공업 디자인 심사평 / 민 철홍

특선 작품

입선 작품

 

추천작가 작품

심사위원 작품

부록

 


제1부 시각 디자인

제12회 산업 디자인전의 의의

김교만 시각디자인 분과위원장

 

현황

시대나 사회 환경의 변천에 따라 기업의 효율적인 운영 방침이 수시로 계속 수정되어 야만 현대 사회 안에서 존재가 가능한 것과 같이 디자인의 이념과 범위도 현대 사회에서 항상 변해 가고 있습니다. 12년 전 대한 민국 상공 미술 전람회는 특수성을 지닌 전람회로서 상업 미술부와 공업 미술부의 두 분야를 두고, 디자이너의 자격 제한 없이 출품을 받아 왔습니다. 이 전람회는 다른 순수 미술의 전시회와 성격이 완전히 달리 구별되며, 우리나라의 수출 산업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창조적 제품을 개발하고 국적 있는 산업을 진홍시키고자 창설한 전시회인만큼 디자이너는 물론 정부나 산업계의 지대한 관심과 기대를 가져왔습니다.

이 전시회에 출품하는 디자이너들은 수출 증대에 기여한다는 자부심과 신념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11년간 거듭하는 동안 전람회에 대한 성격상의 문제, 제 도상의 문제, 실용화의 문제 등이 그해 그해 논의의 대상으로 되어 왔고, 이러한 제문제들에 대한 해결책과 현실 파악에 정부나 산업계 및 디자인계가 다 같이 연구할 숙제로 미루어 왔습니다.

이제 1977년을 계기로 디자인계의 획기적인 발전적 여망과 거국적인 경제 발전의 수출 신장을 위해 가일층 효율적으로 수행하고자 종전의 대한민국 상공 미술 전람회를 대한민국 산업 디자인 전람회로 그 명칭을 바꾸고, 제1부 상업 미술부를 시각 디자인부로, 제2부 공예 미술부를 공예 디자인부로, 제3부 공업 미술부를 공업 디자인부로 개칭함으로써 새로운 디자인계의 흐름과 디자인 이념을 확대하여 국제적 환경에 적응하도록 전람회의 성격을 재정리했다고 봅니다.

 

12년간의 의의

이와 같이 새로운 의의를 갖고 개최된 제12회 산업 디자인전에 총 919 점에 달하는 각 부문의 작품들이 출품되었습니다. 산업 디자인전의 개최를 통하여 정부나 산업계가 요구하는 우수 제품을 창안하려고 디자이너는 심혈을 기울여 제작에 임했으며, 산학 협동 정신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적극 참여했습니다.

디자이너는 수출 마아케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있어 제반 요소 중 중요시되는 것은 상품의 품질에 있음 을 인식했고, 소비 시대에 임하고 있는 현실은 감각적이며 기호적인 적응 인자로 구성되어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품의 핵심은 참신하고 창의성이 풍부한 디자인에 있으며 창작 경쟁에 의하여 시장 개척 판매 전략 이 성립됨을 알게 되었고, 그러기에 책임감과 사명감을 더욱 굳게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이 전시회의 독자성을 우리 사회에 공식적으로 인정시켜 왔습니다.

12회전을 갖는 현시점에서 또 다른 의의가 있다면 디자이너들이 과거 12년간 디자인전과 더불어 성장했으며, 성장의 성과에 따라 산업계와 교육계로 진출하여 우리나라의 디자인계와 산업계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공헌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디자인전에서 얻은 디자인 프로세스와 창조적 센스의 능력으로 사회 진출의 공인을 받을 수 있었던 떳떳한 광장이었는데 의의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디자인전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의 생산계나 사회에 디자인의 중요성을 확립했고, 디자이너의 위치를 뚜렷이 부각시켜 놓았습니다. 특히 산업계 일선에서 수출 증대에 직접 참여하는 유능한 디자이너들을 다수 탄생시켰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개최될 산업 디자인전의 큰 혜택이라고 믿습니다.

 

거시적인 의의

인간 개개인의 존재에서 하나의 규제와 질서의 체제 아래 공동 체계라는 강력한 힘을 형성하듯이, 디자이너의 작품에서 개개인의 창조의 지혜를 집합시켜 우리나라 디자인계의 큰 에네르기를 형성합니다. 다시 말하면 디자이너 개개의 창작 작품을 비교 연구하는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산업계의 제품 생산의 새로운 창의력과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동력이 발생하리라 믿습니다.

산업 디자인전의 행사에 있어서 우수 작품에 대해 상장과 상금을 수여하고 그의 영광을 사회에 널리 알리고, 능력있는 디자이너가 제도적으로 사회에서 인정받게 하며, 디자이너들의 해외 수학과 연구의 기회를 마련하여 주는 등의 모든 혜택은 디자이너 자신들만을 위한 혜택이 아닙니다. 이 전시회가 국가 산업 경제 발전에 참여하는 공동의 광장이라고 생각할 때 이는 곧 우리나라의 산업계나 디자인계를 육성하는 길이요, 산업·경제·문 화 전반에 걸친 진흥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업 디자인전을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령 “디자이너의 그룹 종합전 같다" “창작 작품의 발표에 그친다", "디자이너의 등용문 역할 뿐이다" "현 디자인계와는 유리된 작품전이다." "제품의 실용화가 불가능한 전시회다" 등의 관심 있는 화제들 가운데서 두 가지 문제점만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로, 디자이너의 등용문 역할 운운은 전술한 바와 같이 디자이너와 수출 산업을 육성하는 간접적인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둘째로, 제품 실용화의 문제는 산업 디자인의 성격이 미발표 작품과 창작 작품을 출품하게 하는 한 실용화 운운은 매년 개최 때마다 논의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봅니다.

한 제품을 창작하기 전에 Marketing Research를 기업 자체가 다각도로 연구하여야 하며, 구매자가 요구하는 특정한 문제점을 조사하여야 합니다. 특히 국제 시장 개척에 있어서는 세계 각지의 여러 나라 문화를 이해하며 상대국의 특성이 무엇인가를 조사한 다음 방법론을 적용함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우수 제품화의 문제점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Approach가 요구됩니다. 즉 명확한 Marketing Research, 경합 상황 Research, 총합적인 Design Research, 광고 정책, 구매자 태도 조사 등 다양한 Research Activities가 요구되며, 한 제품이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Visual Testing이 과학적인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즉 제품의 시각적인 소급도 측정(Visual Impact), 제품의 시각적 자극으로 인한 반응 기록(Eye-tracking Camera Test), 제품 유사성 판정의 인상 기억 측정법 등 방법은 무수히 많습니다.

또한 한 제품의 디자인을 위하여 이질적 분야의 종합적인 평가 및 재료를 얻기 위한 상호 기술 협동 형식의 구성이 있습니다. 도시 계획가, 공업 디자이너, 건축가, 인간 공학자, 그래픽 디자이너, 심리학자, 문학가 등의 전문 지식 분야의 도움을 얻어 자기 능력과 자기 분야로 서는 그이상 발전시킬 수 없는 난점을 다른 분야 또는 일견 관련시키기 어려운 분야까지 결부시켜 해결하는 이화 수정 사고방법(Cross Fertilization) 등의 등용은 구매자나 사회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보다 완전무결한 제품으로 생산하고자 하는 방법들입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우수한 디자인만이 무언의 세일즈맨으로서 시장의 최일선에서 경쟁 상품을 물리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며, 시장 개척 판매 전략의 강력한 역군으로 형성되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광범위한 조사 재료에 의해 제작된 작품이 출품되어야 하겠고, 출품된 작품은 정확하게 평가되어 곧 제품의 실용화가 가능하게 된다면 그 이상 바람직한 결과는 없을 것입니다.

 

디자인 정보와 제품의 실용화

또 한편 기업체에서 투철한 조사 재료에 의한 제품을 창안하였다고 하더라도 전시회에서 공개될 리 없을 것입니다. 제품 디자인 정보를 누설함은 곧 그 기업체의 생명을 잃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느 기업체나 공장을 막론하고 디자인실은 공개하지 않으려 합니다. 수년 전 필자가 시카고의 디킨즈 디자인 센터를 방문하였을 때, 기구 · 시설 · 디자인 과정 등은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었으나 최종 Client와의 신뢰받은 시작품실은 공개를 꺼려했습니다. 그리하여 교육자란 신분을 밝히고 촬영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주고 나서야 비로소 견학할 수 있었습니다. 기업이 제품 디자인의 비밀을 공개하지 않는 한, 또 미개발 작품과 창작 작품을 요구하는 한 전시회의 성격으로는 제품 실용화 문제가 실질적으로 난점을 내포하고 있으며, 현 산업 디자인전의 기구나 인적 구성이나 심사 일정 등으로는 실용화될 작품을 선정하기가 매우 힘들 것 같습니다.

이상 열거한 여러 가지 문제는 시간을 두고 연구하여 개선점을 찾아야 하겠지만, 실용화를 위해 실질적으로 공헌하는 인재들이 곧 이 산업 디자인전과 더불어 성장했던 디자이너들이요, 또한 앞으로 이 디자인전과 같이 성장할 디자이너들이 제품 실용화를 거두기 위하여 공장과 기업체로 투신할 디자이너들이므로 지금 당장 실용화의 성과가 크지 못하다고 할지라도 수출 정책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므로 간접적인 성과는 극히 큰 것이며, 본 디자인전이 목표로 하고 있는 수출 증대의 역군으로서 그 소임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디자인전의 자세와 각오

우리의 산업 디자인전은 12회를 거듭하는 동안 날로 성장 발전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자세와 각오로 본 디자인전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기구나 운명을 강화하여야 하며, 특히 디자이너의 성의 있는 태도와 책임감에 찬 연구 개발로서만 더 좋은 의의를 성취하리라고 믿습니다. 또한 지난 12년 동안 산업계에 디자인 개념을 인식시켰으며, 디자이너의 능력과 필요성을 확인시키는 무대로서도 산업디자인전을 갖는 의의는 크다고 하겠습니다.

이 뜻깊은 전시회가 산업계 디자인계만의 행사가 아니라, 온 국민 전체가 큰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는 것도 이 전시회를 발전시키는 요인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제2부 공예 디자인

산업 디자인 전람회와 수출 입국의 의지

이은규 공예디자인 분과위원

 

우리나라의 수출이 1977년을 고비로 100억 달러를 돌파하고, 1978년부터는 200억 달러의 새로운 이정을 향하여 매진할 때가 왔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수출 산업은 일차 산품을 위시하여 경공업품 위주로 성장하여 왔으나 수출이 100억 달러를 넘게 되면 산업 구조의 고도화는 필연적인 과정으로 되어 산업 디자인의 역할도 그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됩니다.

산업 디자인은 상품의 국제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로서 품질과 함께 수출 신장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여기서 새삼 말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흔히 디자인은 말없는 세일즈맨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상품 판매고 가운데 디자인에 의한 구매 결정 동기가 60% 를 차지하는 것만 보아도 산업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고 도 남음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수출 산업은 그동안 당면한 수익을 목적으로 외국 상품의 모방과 표절을 일삼아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나, 앞으로 수출 구조가 고도화함으로써 중화학 공 업 제품의 비중이 높아 감에 따라 산업 디자인도 구각에 서 벗어나 독창적인 새로운 영역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자원 등 모든 천부적인 여건이 한계에 있는 우 리 나라가 수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2, 3, 차 산업 부문에서 생산성의 제고, 즉 효율성과 질의 고 도화를 통한 '가치의 최대화' 가 반드시 이룩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기업인들은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여 선진 공업국이 겪어 온 오랜 경험 과정을 극도로 단축시켜 제품의 대량 생산에만 급급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자동화된 기계 시설의 작동과 기술이나 원료의 처방에만 관심을 쏟을 뿐 제품의 질적 수준의 제고를 위한 방안에는 구조적으로 미처 손쓸 사이가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 나라의 경제가 중진권에 접어들고 수출 상품의 구조가 중화학 공업으로 고도화되면, 기업 인의 자세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선진국의 기존 상품을 모방하거나 표절하는 데만 급급하지 말고, 국내경제 사회에서나 국제시장에서 경쟁에 이길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내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흔히 독창력은 상품 개발의 생명이라고 합니다. 외국의 기계나 기술로써 대량 생산된 상품이 국제 시장에서 특색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직 가격 경쟁력에만 의지하게 된다면, 그 상품은 오래지 않아서 도태되고 말 것은 오늘날의 국제 경제 여건 아래에서 너무나 당연한 사실입니다. 상품 가치의 특징이 기능과 조화된 디자인에 있다. 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상품 가치의 창조는 기계나 기술이나 사회 제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 예지로 인식할 수 있는 미학적 원리를 조화 있게 첨가함으로써만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 나라의 수출 산업이 구조적으로 고도화되고 다양화함에 따라 산업 디자인의 개념도 확실하게 정립해 두지 않으면 안 됩니다. 산업 디자인은 초기 단계에서는 단순히 유용되는 아름다운 가정용 용구' 라고만 생각되어 왔었는데, 오늘날의 고도 산업 시대에서는 그 개념의 범위가 확대되어 여러 가지로 정의가 내려지고 있음은 디자인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말도나도 (Tomas Maldonado)의 정의를 보면, “산업 디자인이란 궁극적인 목적이 산업에 의해서 생산된 물건에 형태상의 특성을 부여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형태상의 특성이란 말의 의미는 단순히 외적 모양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와 사용자간에 존재하는 물체를 매개로 하며, 통일성을 표현하려는 구조적이며 기능적인 관계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산업 디자인은 근본적으로 기계나 생산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지혜와 감각의 표현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한편 산업 디자인의 영역에 대해서 알아보면 유네스코의 최신 정보에서는 “산업 디자이너의 활동 영역은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것이긴 하지만 건축·조경·도시를 포함한 인간 환경의 전부"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정의와 영역 개념으로 볼 때 산업 디자인은 단순히 어떤 물체에 조형적인 특징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환경간의 조화를 인위적으로 특징 지우려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개념의 설정 이 다양화되고 고도화되는 산업 구조에 적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의 수출 구조만 보더라도 2, 3차 산업, 다시 말해서 공업 제품 전반으로부터 4차 산업, 즉 건설 용역 등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4차 산업에서는 고도의 디자인 기술이 요구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2, 3차 산품과 디자인 관계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부문은 우리의 현 단계로 보아서 아무리 강조하여도 부족할 정도입니다.

디자인을 중요시한다고 해서 상품 고유의 기능을 경시해서는 물론 안 될 것입니다. 디자인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합목적에서 벗어난 디자인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수출 상품을 개발해 가는 데 있어서는 상 품 기능에 대한 본질을 추구하여 제품의 합목적적 조건 과 조화된 디자인의 개발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나라의 수출 상품의 구조가 경공업품으로부터 중 화학 공업으로 이행되면 될수록 디자인의 역할은 가중됩 니다. 디자인을 소홀히 한 제품이나 경제적 효율성이 없 는 제품은 막대한 자원 낭비를 수반한다는 점에서 디자 이너의 역할은 산업 고도화에 따라 더욱 강조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서 수출 상품을 개발하는 데 필연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사항 몇 가지를 강조하고자 합니다. . 그 첫째는 수출 고도화에 따른 디자인의 고급화 문제입니다. 이제까지 우리의 수출 산업은 경공업품 위주로 되어 디자인도 소비 제품에 맞는 조형 · 색채 등에만 치중하였으나, 수출 상품이 자동차·선박·기계· 중요 기 제품 등으로 고급화되면 한 제품 안의 무수한 기능이 내장되고 그 부분별로 기능과 조화된 디자인을 해야 된다.는 과제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 디자인은 단순한 미적 조형뿐만 아니라, 기계 고유의 기능을 충분히 보장하는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미술(art)이 아니고 공학적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산업의 고도화란 단순히 기계 설비와 기술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종합적인 국민의 자질, 그 가운데 천부적인 미감을 제품에 첨가시킬 수 있는 디자인의 기술이 없이는 조화된 산업 고도화는 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전통 문화의 표현입니다. 수출 상품의 개발에 있어서는 민족 문화의 고유 특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상품이 중화학 제품으로 이행하리라는 것은 틀림없지만, 경공업품의 수출 또한 경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직포·도자기 공예품·가구·가정용품·식기·보석류 등에서는 섬세한 디자인이 요구되는데, 이 부문은 전통적·문화적 특징을 상징하는 데 알맞는 상품들입니다.

우리 문화의 과거가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디자이너의 자세에 따라 우리 고유의 문화적 전통을 상품에 특징지어 다시금 한국의 미를 과시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전통적·문화적 산품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고유한 디자인의 아집이 바람직하다 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공업 근대화 과정이 늦었기 때문에 디자인의 중요성이 최근에 와서야 비로소 확대되었고, 따라 서 이 분야의 발전 과정이 순조로왔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모방과 표절은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과정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과열되어 가는 기업 경쟁하에서는 기업의 창의적인 경영 전략이 없이는 존속해 갈 수 없고, 따라서 디자인의 경영 전략적 역할도 새로운 시각에서 논의하게 되었습니다.

모방은 자살 행위라고까지 합니다. 수많은 유사품이 홍수같이 쏟아져 들어가는 수출 시장에서 새로운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고서는 앞으로 상품 가치의 극대화나 수출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 것입니다. 우리 나라의 산업 디자인도 하루 속히 구각에서 벗어나 발전해 가는 산업 구조와 혼연일체가 되어 조화를 이루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제3부 공업 디자인
공업 디자인 심사평

민철홍 공업디자인 분과위원장

 

산업 발전과 수출 증대에 발맞추어 디자인의 공헌이 절실히 요청되며, 디자인에 대한 여망이 날로 고조되어 감을 감안할 때 스스로 어깨가 무거워짐을 통감하게 합니다.

우리나라의 공업 디자인 분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하겠으며, 산업 디자인전의 경과가 이를 입증한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초창기에는 경험이 미숙한 학생층이 출품자의 대다수를 이루었던 것이 근년에 들어 일선에서 활약하는 기성 디자이너로 추세가 바뀌었고,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하여 왔습니다.

금년도에도 출품수는 전해와 비슷하나 그 질에 있어 관계자들의 기대를 상회하는 것이었습니다. 발상에서 Mock up에 이르는 디자인처리의 밀도도 높아졌으며, 패널의 표현 수단과 기법에도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만큼 향상된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기술이 곧 디자인의 본질이 아닌 것과 같이 기술은 평준화되어 간다고 해도 공업디자인의 개념과 디자인전의 의의가 결여된 작품이 더러 눈에 띄었습니다.

디자인에서 작품의 우열은 창의성에 두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서 공업디자인에 있어서는 새로운 시스템의 개발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원리의 발명이 곧 새로운 시스템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며, 또한 새로운 원리의 창조나 발견이 그리 쉽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대상의 올바른 목적(기능)을 뚜렷이 설정하고 생산성과 경제성, 심미성과 인간과의 관련성 등을 감안한 독창적인 재료 · 형태 · 규격 · 구조 · 배치 · 배색 등 조형적 창의성을 불어넣어 제3의 창조가 가능한 것입니다.

산업 디자인전이 갖는 의의가 산업에의 직접 기여에도 있겠으나, 원시안적으로 보았을 때 현실에 집착한 나머지 창의성에 소홀한 작품이 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기성 디자이너의 활동 영역을 보면 전자 분야가 대종을 이루고 있으며, 수출 유망 분야임은 이해가 가나 출품작이 전자 분야에 너무 편중된 결과를 가져온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요소로 간주됩니다. 오히려 새로운 디자인의 개발에 의한 분야 개척으로 여러 부문이 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상의 연구와 정진이 있기를 희망하는 바입니다.

 

 

 

 

 

 

대통령상. 민병혜. ‘포터블 전자미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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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디자인포장 34호 (1977. 한국디자인포장센터) 중 관련 기사에서 발췌

 

 

 

 

 

"제12회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도록 - 한국디자인포장센터, 1977"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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