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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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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대한민국 상공미술전람회 도록 - 한국디자인포장센터, 1975

제10회 대한민국 상공미술전람회 도록

한국디자인포장센터, 1975

 

 

서문

 

대한민국 상공미술전람회도 올해로서 제10회의 연륜을 쌓았습니다. 그동안 미술계, 산업계 그리고 뜻있는 인사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디자인의 창안기풍 조성과 생산제품의 품위향상을 촉진하여 수출진흥에도 많은 기여를 해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만족만을 할 수 없는 엄한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80년의 100억불 수출과 국민소득 1,000불이란 경제좌표를 향해 온 지혜와 힘을 습하여 민족중흥을 위한 조국근대화의 기반을 굳히겠다는 사명감 갖고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공미전은 이러한 좌표에 부응하여 수출상품의 디자인 포장 개선에 길잡이가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 함으로써 수출증대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특히 세계 각국이 격렬한 수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작금의 국제경제에 대처하는 우리나라의 수출전략에 있어서 수출상품의 가득액(嫁得額) 증대를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질적 향상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수출진흥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더 한층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야겠습니다.

그러므로 상공미전은 국가적 시대적 요구에 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겠으며 획기적인 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그 제도적 개선을 해나갈 것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관계 여러분께서도 배전의 협조와 노력있으시기 바라마지 않습니다.

금년도 출품작중 우수작품을 수록한 이 도록이 전국민과 산학계에 널리 이용되어 공미전의 향상과 수출상품의 디자인 포장개선에 유효하게 기여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1975년 6월

제10회 대한민국상공미술전람회대회장 상공부장관

장예준

 

 

임원

 

대회장 장예준 상공부 장관

부회장 심의환 상공부 차관

집행위원장 장성환 한국디자인포장센터 이사장

위원 이문홍 상공부 중소기업국장

하진필 한국디자인포장센터 전무이사

한기성 한국디자인포장센터 진흥개발담당상무

김현기 대한상공회의소 전무이사

최문기 한국무역협회 상무이사

손석주 현대미술관 관장

김교만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유강열 홍익대학교 2부대학장

민철홍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심사위원

 

위원장 권순형

부위원장 유강열, 이은규

 

제1부 상업미술

분과위원장 이명구

위원 김교만, 봉상균, 조영제, 한홍택, 이문홍, 하진필, 김현기, 손석주, 박용래


제2 부 공예미술

분과위원장 백태원

위원 권순형, 김덕겸, 이신자, 유강열, 정수웅, 한기성, 최문기, 길한식, 김연식

 

제 3 부 공업미술

분과위원장 한도룡

위원 민철홍, 이우성, 최승천, 박대순, 김은상, 이은규, 윤태엽, 김정웅, 황기곤

 

 

심사총평

 

금년으로 제10로 접어든 공미전은 주최 및 주관기관의 꾸준한 디자인 개발시책과 디자인에 종사하는 작가와 관계 연구기관 및 기업체의 노력에 힘입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여 안정된 단계의 공모전으로 이끌어 올려 놓은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간의 과정은 어려운 제작환경 속에서 고충도 많았지만, 디자인계로서는 조국 근대화의 기여는 물론 수출산업 육성에도 공헌하여 보람있는 일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개발의 여지는 많으며, 보다 좋고 기능적인 디자인이 배출되어야겠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발굴에 확실한 방향 정립을 필요로 하는 문제 등 어려운 숙제들이 많다고 봅니다.

공모작품중 특기할 사항은 첫째로 작품의 내용면에서 전반적으로 충실을 하여 기성작가로서의 토대가 확대되어 가고 있으며, 둘째로 어디까지나 양산 체제를 기반으로 하여 부심한 작품들이며, 세째로 기업체의 참여의식이 고조되어 출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입니다. 이러한 신장은 머지않은 장래에 디자인계와 더불어 기업의 눈부신 발전과 활약이 있어지리라 믿어집니다.

제1부 상업미술부는 수출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창의성이 풍부한 디자인의 출품이 증가된 반면 예년에 비해 그래픽 디자인 부문의 출품수는 줄어든 경향을 보였습니다. 비록 금회의 출품수는 9회보다 약간 줄었으나, 질적인 수준은 크게 향상되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심사결과 68종 324점이 입선되었습니다.

상공미전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순성씨 작 「전자제품 시리즈의 포장디자인 표준화 제안」은 기업의 이미지를 잘 살려 전자기억장치 테이프의 패턴을 기본으로 하여 전자제품을 쉽게 인식토록 했고, 기업과 제품명칭의 서체 및 레이아웃의 통일성을 기함으로써 기업체의 마아케팅 전략에 있어서 포장디자인의 표준화로 소비자에게 통일된 기업 이미지를 주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또한 적절한 재료를 사용하여 수송과 경제성까지 연구 개발한 점 등 창의성, 조형면, 실용성 등 제요소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입니다.

상공부장관상을 수상한 고배홍씨 작 「한국봉밀수출포장계획」은 봉밀을 약제와 식용으로 여분하여 단위별 포장을 했고, 한국의 전통적인 토산물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오동나무와 한지를 사용하여 인상적인 수출용 포장의 특징을 살린 가작이라 하겠습니다. 용기의 재료 및 장식에 그친 끈의 처리가 아쉽다 하겠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상을 수상한 현용순씨 작 「총화단결 포스터」는 국민총화를 상징하는 군, 관, 민의 힘찬 단결의 악수가 사랑의 표시로 간결하게 표현된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제2부 공예미술부는 예년과는 달리 재료와 기술의 다양함이 두드러져 도토, 포백, 목칠, 금속, 초극, 피혁, 화학수지, 패각석, 칠보, 금속세공, 염직, 날염, 조각, 인쇄 등이 골고루 출품되어 종전의 편중된 몇 종류의 집중경향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균평을 이루었고 작품수준도 높아졌습니다. 입선작품삭는 98종 399점이었습니다.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상을 수상한 윤근씨 작 「탁상용구」는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과 흐름의 조정, 형태와 문양, 색채의 일체동화감을 조성하는 밀착도 등 개체 하나하나에 정교한 기법을 구사하여 특성을 살린 우수작입니다. 재료의 선택, 기술의 운용, 작업과정에서의 정성도 주입 등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상공부장관상을 수상한 홍경희씨 작 「토기를 이용한 장신구」는 종래의 한국적 장신구에 대한 개념과 가치관에 새로운 개혁을 제시한 좋은 표본으로서 보물 내지 귀물적인 존립 위치에서 탈피하여 신체조건과 의상에 맞추어 환경에 따라 조화시켜 사용하는 것이 바로 장신구라는 것을 단적으로 표현한 걸작입니다. 이 작품은 흙으로 빚어 손쉽게 가공처리 할 수 있고 가공 열처리도 어려운 기술이 필요치 않아 누구나 쉽게 작업기능을 익혀 저렴한 생산가격으로 얼마든지 제조할 수 있는데 새로운 개발이란 바로 이런 작품을 말하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한 신영옥 작 「수직모포 A, B, C, D」는 모사털실을 염색하여 손으로 짠 네가지 종류별 색채의 모포로서 모직이 나타내는 친근감과 토착 감성의 자연질을 현대감각에 잘 맞추어 디자인 처리했습니다. 이 작품은 계절과 장소에 따라서 벽걸이, 탁상보 또는 실내외의 바닥에 까는 용도로 또는 몸에 둘러 쓸 수 있는 등 사용도의 다양함이 또한 특징입니다.

제3부 공업미술부는 금회에 와서 비로소 기틀이 잡히고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설정을 하는데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공업디자인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 목표이자 디자이너의 제1차적 연구과제이기도 한 기능면까지를 해결한 작품들이 많이 출품됨으로써 생산에 직접 연결될 수 있는 밝은 전망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는 변천 발전하는 산업경제사회와 국가적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전진코자 하는 출품자의 디자인에 대한 자세 확립 및 집행당국의 그동안의 부단한 계몽과 상공미전 개최방향의 유도를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올해 작품은 대략 전자제품, 생활용구 제품, 완구제품 등의 디자인이 많이 출품되었는데 75종 157점이 입선되었습니다.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홍성수씨 작 「전자시계 겸용 전자저울」은 전자시계에 귀금속품 및 소품을 판매하는 점포와 주방에서 식품 등의 무게를 간단히 달아볼 수 있는 장치가 된 전자제품입니다. 디자인의 착안점을 생활면과 경제면 등 다목적 용도에 둔 아이디어가 뛰어난 작품으로 양산시에 판매 전망이 아주 좋은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상공부장관상을 수상한 박종서 씨 작 「포터블 디지탈 TV」는 수출용 포터블 형으로서 디자인이 세련돼 외국 소비자에게 새로운 매력을 안겨 주도록 감각면에서 유도했고 색채화가 잘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국디자인포장센터이사장상을 수상한 황용식씨 작 「수출용 커피 세트 디자인」은 조형미를 최대한 응용한 작품으로서 재래의 커피 세트가 가졌던 유사성을 탈피하여 모던한 조형미를 지니게 했고 안정성까지 고려한 점이 특이하고 좋았습니다. 한국무역협회회장상을 수상한 정기영 작 「조립식 썰매」는 단순한 재래식 스케이트에서 완전 탈피하여 스케이트 기능을 썰매판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고 조립식 과정에 무리가 없게 안전성을 잘 고려한 것이 좋았습니다.

이상 일반 출품부문의 수상작품 중심으로 작품평을 했습니다. 수상작품 이외에도 많은 우수작품이 있었음은 큰 수확이었으나 입상권에 들지 못했음을 애석하게 생각하며 앞으로 더욱 많은 정진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1975년 6월

심사위원장 권순형

 

 

 

수상작 및 수상자

 

대통령상 / 포장디자인 / 전자제품 시리즈의 포장디자인 표준화 제안 / 김순성

국무총리상 / 제품디자인 / 전자시계 겸용 전자저울 / 홍성수

부총리겸 경제기획원 장관상 / 제품디자인 / 탁상용구 / 윤근

산업자원부장관상 / 제품디자인 / 수직모포 / 신영옥

상공부장관상 / 제품디자인 / 포터블 디지탈 TV / 박종서

상공부장관상 / 제품디자인 / 토기를 이용한 장신구 / 홍경희

상공부장관상 / 포장디자인 / 한국 봉밀 수출 포장계획 / 고배홍

한국무역협회회장상 / 제품디자인 / 조립식 썰매 / 정기영

대한상공회의소회장상 / 시각디자인 / 총화단결 포스터 / 현용순

중소기업중앙회장상 / 시각디자인 / 일광 전구 포스터 / 김수석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상 / 포장디자인 / 보석함 / 김규식

한국디자인진흥원장상 / 제품디자인 / 수출용 커피세트 디자인 / 황용식



 

목차

 

서문

발간사

임 원

심사위원

추천작가

심사총평

수상작품, 일반부문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경제기획원장관상

상공부장관상

문교부장관상

한국디자인포장센터이사장상

대한상공회의소회장상

한국무역협회회장상

추천작가부문, 대회장상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상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상

특선작품

상업미술

공예미술

공업미술

입선작품

상업미술

공예미술

공업미술

심사위원작품

상업미술

공예미술

공업미술

추천작가작품

상업미술

공예미술

공업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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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미전10년

어제와 오늘

김교만 서울대 미대 부교수

 

현황

 

흔히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올해로 제 10회전을 맞이하게된「대한민국상공미술전?회」 는 과연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필자만이 아닐 줄로 안다. 그러나 10년 전「상공미전」의 힘겨운 창설에 직접 참여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결코 짧다고만은 할 수 없는 10년의 기간을 두고 상공미전과 함께 생활하여 온 디자이너의 한 사람으로서 올해의 「제10회전」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깊은 의미를 갖는다. 상공미전 10년은 한 마디로 한국디자인의 10년사이며, 60년대에서 70년대에 걸쳐 산업입국과 수출증대를 국책으로 추진하여 온 한국의 산업, 경제, 문화 전반에 걸친 성장의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지난 제9회전만 하여도 총출품 907종에 3,003점이란 광범하고도 열의있는 참여에 619종 1,025점이 낙선이라는 높은 경쟁렬을 기록하는 성장을 보였고, 구성에 있어서도 제1부(상업미술)의 375종 1,006점 출품에 88종 392점 전시, 제2부(공예미술)의 374종 1,529점 출품에 115종 513점 전시, 제3부(공업미술)의 158종 468점 출품에 85종 273점 전시, 총 288종 1,178점이라는 균형과 충실을 보여 10년 전 창립전시 총 1,041점 출품(제1부 725점,제2부 165점,제3부 151점) 중에 235점 전시라는 「약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장족의 발전상을 기록하였다.

상공미전의 성장은 비단 수량적, 외형적 증가에서 그치지 않고 디자인계,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전체에 디자인을 인식시키고 그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여 왔다. 10회를 거듭하는 동안 상공미전은 디자이너의 창의적 아이디어 및 프로세스 개발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고 디자인과 비지니스의 협동적 분위기 조성과 산학의 유대 강화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생산인의 디자인 센스 육성과 올바른 이해를 촉진하는 사회 교육적 기능을 수행하여 왔다. 그 결과 제10회 전을 가지게 된 지금 상공미전의 의의와 위치는 이미 움직일 수 없는 역사적인 것이 되었다.

상공미전 10년을 돌이켜 보는 현시점에서 디자인을 위해 있고 디자인 속에서 생활하였으며 특히 상공미전과 더불어 성장의 길을 걸어 온 디자이너의 한 사람으로서 필자는 상공미전의 어제와 오늘의 모습에 남다른 감회를 가졌고 그 빛나는 앞날의 성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상공미전의 10년사에 한 참여자로서 또는 목격자나 증인의 입장에서 상공미전에 관해 보아온 일들, 아는 것들, 그리고 바라는 것들을 정리하여 이제 하나의 리포트를 만들 때가 되었다고 보며 이런 일은 여러 면으로 유익할 것이라 생각한다.

 

상공미전의 성격

 

상공미전, 다시 말해서 「대한민국상공미술전람회」는 문자 그대로 정부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상공미술종합전람회이며 매년 1회 개최되는 이 종합전에는 제1부(상업미술부), 제2부 (공예미술부), 제3부 (공업미술부)에 걸쳐 국내의 모든 디자이너가 자격에 제한없이 출품하게 하고 있다.

상공미전은 그 명칭이 가르치듯 종래의 미술, 회화나 조각 중심의 이른바 순수미술의 전람회와는 성격을 달리 하며「미술」의 한 분야로 이해되어 온 공예 - 이른바「창작공예」또는「수공예」,「일품공예」라 불려온 공예미술전과도 성격상 완전히 구별된다. 뿐만 아니라 산업립국, 수출증대를 국책적으로 추진하여 온 정부가 수출 산업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창의적 공예품을 개발하여 국적있는 산업을 진흥시키고자 창설한 전시행사인만큼 상공미전은 디자이너들 또는 특정한 디자인 그룹에 의한 디자인전과도 성격상 근본적 차이를 가졌다. 그러기에 상공미전은 창립전부터 오늘에 이르는 오랜 기간을 두고, 비록 부분적 변화는 있었지만, 수출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독창적인 작품 또는 개랑작품의 출품을 우선적으로 요구하여 왔고 여기에 에너지 및 자원 절약적인 아이디어 작품, 국내 산업 자재에 의한 생산 가능 작품, 그리고 새마을공장 진흥을 위한 아이디어 작품 등을 덧붙여 요구함으로써 이 전람회가 어 디까지나 수출 및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개최되는 정부의 디자인 진흥 행사임을 명백 히하여 왔다. 상공미전의 이런 특수한 성격은 이 행사를 정부가 직접 주관하는 한 회를 거듭할 수록 강화될 것이며, 이 점에서 상공미전의 성격에 관련된 일절의 논쟁은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자연히 해소되리라 믿는다.

그러나 제10회전을 갖는 현시점에서 상공미전의 개최가 매년 그 해 나름으로 크고 작은 논쟁을 불러 일으켰고 또 그 논쟁의 대부분이 바로 전람회의 성격에 관련된 것이었음을 생각할 때 상공미전의 성격은 그 설정과 파악에 따라 언제나 논쟁의 가능성을 스스로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논쟁의 가능성은 각부 출품내용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한 개최 공고문을 살펴보면 더욱 짙어진다. 금년 제10회전을 앞두고 전람회의 명칭을 이제까지의 「대한민국상공미술전람회」에서 가령「대한민국디자인대전」이나「한국디자인전」등으로 바꾸는 문제와 전람회의 구성을 3부구성에서 가령「환경디자인」등을 포함하는 새롭고 보다 현실적이며 전문화된 구성에로 확대시키는 문제가 활발하게 논의되었던 것도 바로 이 성격 때문이었다.

주지하는바 상공미전은 「국전」 등 정부 및 기타 단체에서 주최하는 종합전에서 소외되어 발표와 참여의 기회를 갖지 못한, 그리하여 사회 일반의 인식이나 창작기풍 조성에 있어 너무 푸대접을 받은 상업미술과 공업미술의 독자성을 올바로 인식시키며 이 전문분야 작가들의 창의를 진작시켜 국가산업 경제 발전에 참여하는 공동의 광장으로서 마련되었고, 그 당연한 요망으로서 초기에는 국내 상공업 미술인의 창작기풍을 조성하며 이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상공 미전 개최의 첫째 목적으로 삼았었다. 그 결과 창립전 이내 초기의 몇 회 동안 상공미전은 사실상 「응용미술전」, 「종합공예전」, 「생활미술전」의 카테고리를 벗어나지 못한 상공업미술 관계 교수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창작발표전의 성격을 짙게 하였다. 따라서 이런 창작 제 1주의의 성격에 주최측은 당연한 요구를 제시하게 되었고, 그 결과는 창설시의 3개부, 즉, 상업미술, 공예미술, 공업미술의 3개부 구성에 국내외의 굿디자인제품을 별도 전시하여 비교 연구의 기회를 마련하며 이로써 산학일체의 협동 적 자세를 진작하려는 하나의 과도기적 조치가 취하여 졌었다. 그러나 이런 기구상 또는 성격상의 부분적 묘처도 같은 집행부에 같은 운영 그리고 같은 출품자라는 자체의 한계 때문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다가 마침내 정부측에서 상공미전의 집행을 한국디자인포장센터로 이관하고 그 성격을 수출 제1주의로 확정하면서 상공미전은 오늘에 이르는 명확한 성격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현재의 수출 제1주의 성격을 초기의 창작 제1주의에 비교하거나 현행 성격 및 구성을 평가하여 상공미전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재조정할 필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싶지 않다. 그 이유는 디자인 자체의 시대적, 역사적 요청이었듯이 상공미전도 우리의 시대, 역사적 요청이 었으며, 이 시대나 역사의 요청이 달라지면서 디자인 자체의 의미가 발전적으로 변천하듯 상공미전 역시 우리 시대나 사회의 요청이 달라지면서 마땅히 발전적 변모를 거듭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상공미전의 성격에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이 달라진 시대나 사회의 요청을 집행 당국이 직시하여 어떻게 운영의 묘를 살리며, 이에 관심을 둔 모든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달라진 성격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을 연구개발하여 공동의 광장에 적극 참여하는가 하는 점이다. 필자 나름으로 상공미전의 앞날에 지대한 관심과 기대률 가지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상공미전과 디자이너

 

상공미전은 한마디로 디자이너들의 것이다. 주최측이 아무리 성격을 합리화하여도 이 성격을 올바로 받아들이는 디자이너의 참여가 없다면 상공미전은 있을 수 없다. 정부나 업계가 아무리 국적있는 디자인 제품을 개발하고 산학의 협동연원기를 조성하려 해도 그 주역인 디자이너의 참여 없이는 있을 수도, 생각할 수도 없다. 상공미전은 오직 디자이너들의 것이며, 디자이너들을 위해 있는 전람회이다. 디자이너의 책임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상공미전이 디자이너들의 것이기에 그들은 상공미전을 보다 잘 살려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교육 및 사회교육의 장으로 만들 사회교육적 책임을 져야 하며, 오직 디자이너들 만을 위한 것이기에 그들은 출품작 하나 하나에 시대나 사회의 요청을 반영하며 그 디자인 센스를 선도하는 전문가적 사명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상공미전 10년의 역사를 통해 가장 큰 성과가 있었다면 그것은 이런 책임감과 사명감을 직시한 디자이너들을 육성하는 공동의 교육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앞서 상공미전 10년사는 그대로 한국디자인 10년 사이라 하였거니와 상공미전의 성장과 변신의 자취를 만일 디자이너들과의 관계란 측면에서 고찰할 경우 상공미전 10년의 역사를 통해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곳이 주1최자인 정부나 후원자인 산업계가 아니라 디자인계이며 그 주인공인 디 자이너들 자신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디자이너는 상공미전의 창설과 함께 그 독자성과 전문성이 비로소 공식적으로 인정될 기회률 가졌으며, 디자이너의 지도 육성과 사회 진출을 사회적으로 공인 받을 수 있는 떳떳한 광장을 갖게 되었다. 상공미전을 통해 디자이너는 성장했고 그 성장의 정도에 따라 디자이너는 산업 또는 교육의 현장에서 일터를 찾게 되었다. 이렇게 디자이너는 상공미전을 통해 전문성을 확립하였고, 그 사회적 위치를 뚜렷이 할 수 있었으며, 특히 각급 학교의 디자인 교육을 책임진 유능한 디자이너들을 길러낼 수 있었다. 이 엄연한 사실은 비록 현재의 상공미전 운영이나 특히 그 특전, 시상 등에 있어 충분히 만족할만한 상태는 아니라 하더라도 결코 부인하지 못할 것이며, 디자이너들은 오히려 상공미전과 함께 생활하고 성장하고 변모하여 온 자신의 모습에 온갖 감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상공미전과 디자이너의 관계는 필수적이며 회를 거듭 할수록 그 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다만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상공미전의 개최 의의를 디자이너들이 좀 더 명확히 파악하여야 하겠다는 점이다. 이 점이 분명하였다면 상공미전 주변에 맴도는 소문들, 가령 「상공미전은 국전공예부의 연장에 지나지 않는다」, 「디자인 그룹의 종합전 같다」, 「산업박람회 같다」, 「대학 종합 디자인전 같다」에서 「누구를 위한 전시회인지 모르겠다」, 「왜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는 등에 이르는 온갖 관심있는 소문들을 좀 더 일찍 불시할 수 있었을 것이며, 디자이너들 스스로 상공미전을 자신의 일터로 생각하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투철하였더라면 상공미전이 보다 더 내실과 균형있는 발전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디자이너 나름의 아쉬움이다. 디자이너는 시상이나 특전을 탐하기에 앞서 산업립국과 수출증대를 강력히 추진하는 정부의 디자인 정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자신의 디자인 하나 하나가 바로 그 지역사회나 국가의 생활 환경 개선에 직결된다는 사실을 직시하여 헌신하는 사회적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이런 바탕 위에서만 상공미전은 그 성격을 명확히 할 수 있으며, 그 기구와 특전은 발전적으로 증대될 것이다.

 

상공미전의 성과

 

이상에서 상공미전의 현황과 성격 그리고 디자이너와의 관계를 참여자 또는 증인의 입장에서 살펴 보았거니와 「상공미전」의 알찬 성장 발전은 주권자와 참여자 모두가 무엇보다도 먼저 전람회의 성격을 명확히 하는 일에서 출발하여 그 성격에 가장 알맞는 기구와 운영을 구구(構究)하며 특히 그 중심을 이룬 디자이너들의 창의와 책임감, 사명감에 찬 연구개발로서만 성취할 수 있다는 자명한 결론에 도달하였다. 상공미전 10년의 성과도 이런 전제에서 고찰하는 것이 가장 합당하리라 본다. 10회를 거듭하는 동안 상공미전 10년을 통해 제일 많은 도움을 입은 측이 디자이너라 하였거니와 상공미전은 디자이너들의 지위향상과 더불어 사회, 특히 산업계에 디자인의 개념을 인식시키고, 디자이너의 능력과 필요성을 확인시키는 무대로서도 그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오늘날 사회에서 디자인의 생활화를 위한 어떤 요청이 싹트고 있다면 그 바탕에는 분명 상 공미전 10년의 노력이 깔려 있을 것이며, 산업계에서 디자이너의 요청이 있다면 이또한 상공 미전 10년의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들에게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디자이너의 책임과 사명을 다하여 상공미전을 성장 발전시 키는데 함께 참여하는 일 뿐이다.

 

* 출처 : 디자인포장 21호. 1975. 한국디자인포장센터

 

 

 

 

 

 

대통령상 김순성. 「전자제품 시리즈의 포장디자인 표준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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