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에서 무인매장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전략적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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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보면 종종 무인매장을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었던 24시간 운영하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부터 시작해 무인 카페, 무인 꽃집, 무인 편의점, 무인 사진관, 무인 연습실, 무인 라면가게, 그리고 무인 전자담배 가게까지 점점 다양해져가고 있다. 무인 가게는 사실 물리적 크기에 제한이 있는 ‘자판기’와 인력이 상주하는 ‘유인 매장’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며, 자판기가 가진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동시에 유인 매장의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민에서 나온 접점이 아닐까 싶다.
우선 각 무인매장들의 특징을 살펴보자.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가장 먼저 대중화된 무인 매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금액이 크지 않으며, 고객이 선택하는 과정도 비교적 단순하기 때문에 운영자가 없어도 가능한 업종이다.
무인 편의점: 드물기는 했으나 무인 편의점 또한 초기에 등장한 매장이다. 어떤 매장은 운영시간 전체를, 어떤 매장은 낮에는 유인으로,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형식의 매장이 있다. 편의점의 특성상 다양한 제품이 있고, 술과 담배와 같은 연령 제한 상품이 있기에 편의점 출입구에 카드 또는 신분증으로 본인을 인증하는 보안기기가 부착되어 있다.
무인 사진관: 이전의 사진관은 사진기사가 있어서 사진사의 기술에 따라 사진의 품질이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었으나, 사진기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사진기의 보편화에 따라 고객이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점이 왔다. 눈치보지 않고 자유롭게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을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곳이다. 매장마다 다르나, 찍은 사진을 후에 운영자가 보정을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무인 반려동물 샤워시설: 무인 공간대여 매장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예약 서비스를 통해 사전에 예약을 한 후 반려동물을 샤워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 매장에 방문하여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직접 샤워시킬 수 있는 곳이다. 가정에서 직접 샤워하기에는 비품이 없거나, 공간이 협소한 등의 제약사항이 있는 경우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다.
무인 세탁소: 무엇보다 생활 밀착형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세탁기가 없거나, 세탁물이 많지 않은 경우 거주지 인근의 세탁소에 세탁물을 들고 가서 구비된 세탁기와 건조기로 직접 세탁을 할 수 있는 매장이다. 세탁기에는 현금 또는 카드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운영자가 없이도 이용하는데 지장이 없는 형태의 매장이다.
그 밖의 무인 공간대여: 에어비앤비, 무인 연습실, 무인 회의실 등이 모두 무인으로 운영되는 매장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 온라인에는 공간 안내, 예약,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오프라인에서는 운영자와 대면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각각의 목적이 있는 매장을 의미한다.
이러한 무인 매장을 잘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무인 매장의 핵심은 단순히 ‘사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매장 운영자라는 인력을 ‘키오스크/온라인 서비스’와 ‘운영 정책’이라는 시스템으로 치환하는 과정에 있다. 무인 매장의 시작은 표면적으로는 인건비 절감이었을 수 있지만, 이 새로운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이 지속 가능한 것은 결국 고객과 운영자 사이의 ‘신뢰’를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가져온 결과일 것이다.
신뢰를 뒷받침 할 수 있는 또하나의 시스템은 기술을 통한 ‘보안’이다. CCTV 를 설치하는 것부터, 상항에 따라 결제자의 출입 기록을 확인하는 인증시스템, 이를 관리하는 매장의 운영 규칙이 있다. 때로는 디자인 자체가 시스템이 되기도 한다.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냉동고 문이 열리면 나는 경쾌한 음악 소리가 있다. 유인 매장이라면 직원이 직접 닫을 수 있는 냉동고 문을, 무인 환경에서는 소리를 통해 고객이 스스로 닫을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즉, 여기서 보안이란 단순히 ‘고객이 물건을 훔쳐가거나 시설물을 망가뜨리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책’을 넘어서 매장에서 운영자가 하던 업무를 고객 스스로가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넛지’ 역할까지도 포함한다.
그렇다면 이어진 질문이 있을수 있다. “운영자가 없어진 무인 매장에서는 고객에게 운영자의 역할도 하라는 뜻인가?” 라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매장의 형태가 바뀐 대신, 고객에게 스스로 책임 역할을 수행하는 대신, 상품의 원가가 유인 매장보다 낮다거나, 24시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효과를 얻기도 한다.
그렇다고 운영자(사람)의 역할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음과 같은 면에서 운영자의 역할을 시스템이 대체했다고 할 수 있겠다.
결제 지원: 운영자가 있는 매장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결제를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이 없는 매장에서는 결제시스템이 이를 보완해야 한다. 카드, 삼성페이, 간편결제, 애플페이, 포인트 적립과 같이 멀티 결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음성 안내 및 유니버셜 UI: 매장에서 직접 문의와 응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시니어나 처음 방문하는 고객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독성 높은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IoT 환경 제어: 매장의 환경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조명, 냉난방, 배경음악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다면 원격 운영이 효율적으로 될 수 있다.
원격 도어락 및 전원 제어: 긴급 상황 발생시 원격으로 문을 개폐하거나 키오스크를 재부팅 할 수 있어야 한다. 원격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긴급성에서는 취약할 수 있기에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실시간 재고 트래킹: 판매 데이터와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트래킹 할 수 있다면, 재고를 채우러 가는 시점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유통기한 관리: 신선식품(꽃, 밀키트)의 경우 유통기한 임박 상품에 대한 자동 할인 알림 등의 기능이 있다면 더욱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무인매장 안전, 보안 솔루션 (ADT 캡스 https://www.adtcaps.co.kr/caps-story/blog/unmanned-store-management-checklist )
결국 성공적인 무인 매장을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이 전제되어야 한다. 가장 먼저, 결제 시스템을 갖춘 키오스크는 매장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며, AI 기반의 CCTV와 잠금장치는 24시간 보안을 책임진다. 더불어 실시간으로 매장 환경을 제어하는 원격 관리 솔루션과 데이터 기반의 재고 관리 시스템은 매장에 사람이 없어도 빈틈없는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무인 매장은 단순히 인력을 줄이는 수단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공간의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는 하나의 형태가 되었다. 이제는 고도화된 기술과 시행착오가 낳은 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더 나아가 무인 매장의 트렌드는 i) 개인화된 브랜드 경험, ii) 기술적 안정성이 결합하여 매장과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정착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 석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대학원 지식재산 박사 졸업
-KT 융합기술원 연구소 UX 기획가
(현) 현대자동차 차량 소프트웨어개발 연구소 서비스 기획 및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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