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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넌의 아내가 아닌 예술가 오노 요코의 삶

전시회를 한 편씩 보고 올 때마다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
어쩌면 이번에는 의무감으로 갔을 "YES YOKO ONO"전...
그런데.. 나는 2003년 8월의 어느 날 로댕 갤러리에서 예술가 오노 요코를 만났다!*^^*
솔직히 이번에 로댕갤러리에 가게 된 건 굳이 오노 요코 전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날짜계산을 잘못한 탓으로, 얼마 전 예술의 전당에서 보고 왔던 "Posh"전이 전시회리뷰를 써내기도 전에 전시회를 마감하는 바람에(ㅜ.ㅜ) 나는 어서 또 다른 전시회를 보고 와서 리뷰를 써서 올려야 된다는 강박관념으로... 결국 가장 가기 쉽고(시청역에 있는 로댕갤러리는 이미 전에 가본 경험이 있어 제일 만만했다고 할 수 있다.^ ^;;), 많이 들어본 오노 요코 전을 택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을 하나 하나 만나게 될 때마다 내가 처음에 그런 불성실한 태도를 갖고 왔던 것이 너무 미안할 만큼, 작품들은 나에게 뜻밖의 큰 수확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발상의 발견에 대한 가슴 벅참과 즐거움으로 자꾸만 입가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 것. 아마 누구나 한번씩은 경험해 보았을테지..
다른 사람들도 오노 요코 전을 보고 나서 그런 기분을 느낄수 있게 되길 바라면서... 오노 요코.. 그녀와 그녀의 작품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난 로댕갤러리에서 열리는 'YES YOKO ONO'전의 오노 요코라는 여자가 존 레넌의 아내인 줄도 확실히 몰랐고(다만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 긴가민가 했었다.--;;), 더군다나 존 레넌의 아내로만 알았던 오노 요코가 예술가였던 줄은... 전~혀 몰랐었다.
내가 알았던 것이라고는 오노 요코는 존 레넌의 아내로 전설같은 비틀즈의 해체를 야기한 비난받는 여인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외모에 대한 편견일까... TV와 사진에서 보았던 그녀의 칠흙같이 검고 길게 풀어헤친 머리는 그런 그녀의 세상 평판을 그대로 담아 내는 이미지였다. 어쩌면 마녀라고 불릴만했던게 공감이 가는...

오노 요코는 1933년 일본의 부유한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나 부모의 적극적인 교육으로 다양한 문화적 소양을 쌓았다. 하지만 1953년 아버지를 따라 뉴욕으로 간 오노는 20대 초반 명문가 자제로서의 삶을 버리고 1957년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치야나기 도시와 결혼하여 사랑의 도피를 한다. 오노는 자신의 삶을 통해 자신이 추구한 얽매이지 않은 자유 정신을 그대로 실천하며 살았다. 전위적인 전시 예술가이며 영화제작자이고, 여성운동가였으며 평화운동가인 오노의 삶은 그 당시 전통적인 형식을 뒤엎은 것이었기 때문에 보수적였던 그 당시 대중들에게 반감을 샀고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그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존 레넌의 아내로서도 아니고 당당히 그 자신만의 훌륭한 예술가로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예술의 영역을 확장시킨 서구 플럭서스Fluxus 운동의 형성기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오노 요코의 40여년에 걸친 다양한 작업을 총망라하는 첫 대규모 회고전이다.
설치와 영상, 조각과 회과, 사진과 자료 등 126여 점의 다양한 작품들이 연대기와 작품의 형식에 따라 여섯 공간으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었다. 첫 번째 공간인 'Grapefruit 그레이프푸르트'는 1960년대의 개념적인 작업을 소개하여 오노 요코 작업의 기본 방향을 보여주고, 두 번째 전시 공간 '바람의 반 Half-A-Wind'은 개념적인 성격의 독특한 초기 오브제 작업들을 소개하며, '날기 Fly'라는 중의적인 제목의 세 번째 작품군은 조금은 파격적인 오노 요코의 작업파트로서 이벤트, 퍼포먼스, 영화에 관련된 사진과 영상들이 있었다. 네 번째 전시 공간은 오노 요코의 작업과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고, 유명한 '전쟁은 끝납니다. War os Over'라는 캠페인 문구를 소제목으로 한 다섯 번째 전시 공간은 존 레넌과 벌인 각종 평화운동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신뢰를 갖고 하시오 Play it By Trust'는 그녀의 최근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녀의 많은 작품들 중 특히 나의 기존관념을 깨뜨리며 번뜩 지나간 것이 있다. 그것은 지시문이라는 새로운 방법의 회화로 처음에는 나도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고 흥미없이 지시문에 대한 설명을 지나쳐갔다. 그러다가 지시문회화를 하나씩 읽어보면서.. 아.. 하고 감탄이 나왔다. 손으로 그리려 우리 눈에 직접 보여주는 것이 아닌, 그녀는 말로써, 글로써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상상으로 그려진 그림을 본다. 그것은 지금까지는 겪어보지 못했던 경험이었고, 이런 발상을 해낸 그녀가 감탄스러웠다. 그리고 그녀의 지시문회화 작품은 모두 너무 아름답고 아기자기하며 예뻤다. ^^(적어도 내가 본 그림은 그랬다. 모두 자신만의 그림을 보게 될테니.. 강요는 할 수 없지..)
내가 더 즐겁게 관람한 이유는 그녀의 작품 중에는 관객참여 작품이 유난히 많았다.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 몰랐던 사람들도 직접 경험해봄으로써 자신만의 작품해석공간을 창조하는 것이다. Wish tree 소망나무는 전시회에 온 사람들이 이미 마련된 종이에 자신의 소망을 적어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면서 나무에 걸어놓는 관객참여 작품이었다. 아기자기함에 미소가 나왔다. ^^ 물론 나도 참여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 전시회가 끝나기 전 소망나무에 다시 한번 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 밖에도 직접 앉아서 체스를 둘 수 있는 작품도 있다. 물론 이기고 지는 것을 구별할 수 없는 특이한 체스이다. ^^
더 많은 사람들이 로댕갤러리에서 열리는 오노 요코 전을 통해 예술가 오노 요코를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

'YES YOKO ONO'전은 2003. 6. 21 ~ 9. 14 까지 로댕갤러리에서 열린다.(매주 월 휴관)



[전시안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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