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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으로 몰리는 까닭은

몇 년 사이에 미술관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매일 출근하는 현장이여서인지 더욱 체감을 많이 하게 되는 요즘이다. 예전에는 전시의 주제, 성격에 따라 관람객의 연령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었고 특정 주제 외에는 젊은 세대에게는 다소 소외되어 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젊은 연령층의 색다른 데이트 장소로, 중장년층에게는 모임의 장소로 변모했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는 요즘 전시 트렌드를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 류인혜 <다양한 연령층의 카텔란 전시 관람객(장소: 리움 미술관)>

 

첫째, 감성에 어필할 수 있는 이색적이거나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전시, 쉽고 가벼운 전시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미술관의 문턱이 낮아졌다. 현대미술은 난해하다는 기존의 인식에서 탈피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감상하며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세대가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5월에 들어서면서 젊은 세대를 공략한 재미난 전시 두 개가 눈길을 끈다.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는 일본의 유명한 아트디렉터 요시다 유니의 한국 첫 번째 개인전 <요시다 유니: Alchemy> 가 열린다. 전작 200여 점과 최초 공개하는 신작도 포함된다. 그녀의 작품에 두드러진 특징은 식물이나 식재료를 주로 사용하며 오로지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아날로그 방식을 추구한다. 수작업을 통한 작업의 진행 과정을 즐기며 광고, 브랜드 아트 디렉팅, 영화 포스터 등 다방면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CG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수작업의 노력이 듬뿍 담긴 아날로그의 힘을 볼 수 있는 색다른 전시가 곧 열릴 예정이다.

 

ⓒ https://seoulmuseum.org (석파정 서울미술관 홈페이지, 메인 포스터)

 

ⓒ www.yuni-yoshida.com(요시다 유니 개인 홈페이지, 디즈니 협업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이제껏 국내 미술관에서 담아본 적이 없던 게임이라는 주제로 색다른 전시를 선보인다. <게임사회>는 비디오 게임이 세상에 등장한 지 50년이 지난 오늘날, 현대미술과 게임의 흥미로운 접점을 찾아보고 게임이라는 매체를 통해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0년 초반부터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스미스소니언 미술관(SAAM)이 수집한 비디오 게임 소장품, 국내 작품을 포함한 9점의 작품과 현대미술작가 8명의 작품 30여 점도 선보인다. 미술관에서 제공하는 게임의 예술성은 관람객들에게 어떤 경험을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 https://www.mmca.go.kr/exhibitions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메인 포스터)

 

미술관, 박물관에 관람객들이 많아진 두 번째 이유는 수 년간 공들인 대형 전시, 관람객에게 어필하기에 충분한 놓치면 안될 거장의 전시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세계 각 국의 국보급 명작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고 유명 작가의 작품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회고전을 만날 기회도 적다. 

최근 피카소가 극찬했던 화가 라울 뒤피의 대규모 회고전, 현대미술계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 카텔란전, 김환기 대규모 회고전, 세기의 기증이라 불리는 故이건희 삼성 회장의 수집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이해서 최대 규모의 라울 뒤피(Raoul Dufy, 1877~1953) 회고전을 열었다. ‘기쁨의 화가’로 불리우는 라울 뒤피의 특별전 <라울 뒤피: 색채의 선율>은 팬데믹의 종료 선언을 축하하기라도 하듯 삶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다양한 표현기법으로 보여준다. 라울 뒤피의 사후 70주기 기념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야수파의 영향과 함께 밝은 색채와 경쾌한 리듬을 가진 뒤피의 명작들이 약 160여점이나 전시된다.



ⓒ https://www.sac.or.kr <깃발로 장식한 보트들, 라울 뒤피, 1946, 캔버스에 유채, 에드몬 헨라드 컬렉션>

재작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시작으로 그간 리움 미술관에서 보지 못했던 희귀하고 주요한 대작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뒤이어 국립중앙박물관이 故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어느 수집가의 초대>는 성황리에 연일 매진 행진을 이어가며 23만명이 본 전시라는 기록을 남겼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 예술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자 기증 컬렉션 전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전시가 올 초까지 이어졌고, 서울관에서도 <이중섭> 전시를 통해 기증받은 작품과 기소장품을 모아 100여 점으로 구성한 전시도 선보였다. 그 뒤를 이어 경기도미술관은 6월 8일부터 8월 20일까지 한국근현대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대가의 작품들을 <사계>와 관련한 주제로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기증작 2만여 점 중 46점을 중심으로, 1927년부터 2010년에 걸친 작품 총 90점을 전시한다. 한시적으로만 열리는 국보급 문화재와 국내외 근현대 거장들의 대표작을 만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https://www.mmca.go.kr/exhibitions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3개 전시의 메인 포스터)

셋째, 미술관이라는 장소는 젊은 연령층에게는 인증샷을 통한 무한한 기록 저장소가 되고, 중장년층에게는 보다 질 높은 만남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MZ세대들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언제 어디서든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그들의 일상을 공유하고 나만의 색다른 경험을 찾아나서는 것을 즐긴다.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히 핫하고 재미난 에피소드를 제공하는 미술관으로 발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다. SNS에 작품 사진과 함께 감상평을 올리며 지인들과 소통하고 추종 관람을 이끌어낸다. 또한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클래식 음악, 순수 미술 등 소위 ‘고급문화’를 즐기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그들은 미술관에서 전시를 보면서 담소를 나누고 생각을 교류하는 시간을 즐기게 된 것이다.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미술관 열기가 이건희 컬렉션 기증과 MZ세대의 활발한 소통 능력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밖에서 일상적으로 음식을 사먹고 영화나 공연을 보는 것 외에도 미술관 나들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 전시 정보 -

《요시다 유니: Alchemy》

기간 2023.05.24(수)~09.24(일)

시간 10:00~18:00(매주 월, 화 휴관)

장소 석파정 서울미술관 제 1전시실 2F

가격 성인(20세 이상) 20,000원/청소년(초,중,고) 15,000원/우대 및 미취학 아동 13,000원

 

《게임사회

기간 2023.05.12(금)~09.10(일)

시간 월,화,목,금,일요일 10:00~18:00/수,토요일 10:00~21:00

장소 서울 지하1층/2,3,4전시실 및 서울박스

가격 서울관 개별 관람권 2,000원/수,토 야간개장(18:00~21:00)무료/대학생 및 만24세이하 또는 만65세 이상 무료

 

《라울 뒤피: 색채의 전율》
기간 2023.05.02(화)~2023.09.10(일)
시간 10:00~19:00(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한가람미술관 제 1, 2전시실
가격 성인(20세 이상) 18,000원/청소년(14~19세) 15,000원/어린이(3~13세) 12,000원

《사계》
기간 2023.06.08(목)~08.20(화)
시간 10:00~18:00(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경기도미술관 제 1~4전시실
가격 무료



류인혜(국내)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실내디자인 석사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실내디자인 졸업
(현)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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