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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기술에 열광하는 사람들

 

레트로의 유행이 몇 년 째 이어지면서, 레트로의 대상이 점차 젊어졌다. 'Y2K'로 불리는 2000년 대의 아이템들이 레트로의 주제가 되며 화제가 되고 있는 중이다. 아무리 레트로 중 최근이라고 해도, 2000년이 벌써 20여 년 전이라는 사실은 새삼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그 당시 새 천년을 맞았던 2000년 대에는 지금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아이템과 패션이 난무했다. 핑크색, 로우 라이즈, 크롭 티, 볼레로 등 연예인이 아니면 소화하기 힘들었던 패션이 패리스 힐튼, 이효리를 필두로 유행했다. 광고 또한 90년대 말의 세기말 감성이 그대로 이어져 기괴한 카피와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 commons.wikimedia.org/wiki/File:Y2K_%2819479517290%29.jpg 

 

시간이 흘러 Y2K는 레트로 바람에 힘입어 다시 새로운 해석을 통해 생명을 얻고 있는 중이다. 버버리를 필두로 명품 브랜드들이 앞서서 2000년 대 패션을 재해석한 디자인을 패션쇼에 선보이며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그와 더불어 2000년 대에 인기를 끌었던 트렌드들 또한 여러 분야에 영감을 선사하며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 'y2k', 'y2kfashion'의 검색해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이 시기의 아이템들에 관심이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 youtu.be/pSUydWEqKwE, 뉴진스 뮤직비디오 'Ditto'의 한 장면 

 

이런 흐름에 따라, IT 기기에서도 Y2K 트렌드가 시작되고 있다. 필름 카메라, 폴라로이드 카메라, 스티커 사진에 이어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캠코더의 초기 모델이 사람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트렌드는 작년에 데뷔해 몇 달만에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걸그룹 뉴진스의 뮤직비디오 '디토 (Ditto)'에서 엿볼 수 있다. 뮤직 비디오 속에서는 뉴진스와 친구가 되어 함께 어울리는 주인공의 손에 2000년 대 초반에 출시되어 인기를 얻었던 파나소닉의 구식 캠코더가 들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뮤직비디오에는 주인공이 캠코더로 촬영한 듯한 영상이 고스란히 나오며, 현재 통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비율과 다른 비율의 저화질 영상이 뮤직 비디오 내용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2000년 대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뮤직 비디오는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생소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상은 두 가지 버전 모두 조회 수 1천만 회를 훌쩍 뛰어넘었으며, 1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며 폭발적인 인기를 인증했다.

 

'디지털 유물'이라고도 불리는 이 기기들은 현재 스마트폰에 비하면 볼품 없는 성능을 자랑한다. 사진을 촬영한 후 사진을 확인하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며, 사진의 화질 또한 한참 떨어진다. 언제 어디서나 빠르게 DSLR 못지 않은 고화질의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디지털 유물을 들고 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 네이버, '빈티지 캠코더' 검색 결과 화면  

 

그 이유는 여전히 사람들의 '레트로 사랑'에 있다. 불편하지만, 불편해서 얻을 수 있는 감성은 현재로서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매끈한 고화질의 사진과 영상보다, 저화질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감성과 색감을 신선하게 여기는 것이다. 이는 필름 카메라에서 사람들이 열광했던 감성과 결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틱톡에서 '#digitalcamera'를 검색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옛 디지털 카메라를 인증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또한 네이버 등 검색 사이트에서 '빈티지 디카'나 '빈티지 캠코더'를 검색하면, 기존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중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 maxpixel.net/Digital-Camera-Camera-Photography-Photos-6485398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불편한 기기를 사용하는 진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사람들의 빈티지 기술에 대한 사랑을 현재에서 찾고 있다. 스마트폰은 현재 내가 보는 것들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빠르게 공유할 수 있지만, 이런 점이 오히려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 사진 한 장, 동영상 하나를 찍더라도 꼭 소셜미디어에 공유해야만 할 것 같은 상황이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순식간에 너무나 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는 바람에, 실제로 촬영하는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오롯이 현재의 시간을 음미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한 가지 기능에만 충실했던 시기의 제품을 사용하며 마음의 안정을 얻고 있는 것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로 인해 생겨나는 공허감을 레트로 기기를 통해 채워나간다고 볼 수 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레트로에 대한 그리움은 계속 생겨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빈티지 기술에 대한 니즈는 계속될 것이다.

 

 

참고 자료

https://youtu.be/pSUydWEqKwE

 

 

박민정(국내)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현)프리랜서 패턴디자이너
(현)디자인프레스 온라인기자
(현)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전)삼성전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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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MZ세대 #레트로 #Y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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