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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지원사례 01 : 반려동물의 디자인 권리를 주장하다 / 하울팟

창업성공사례 Ⅰ대기업을 박차고 나가 스타트업을 차리다

   

 

 

 

 

두 명의 대기업 디자이너, 반려동물 디자인 브랜드를 창업하다 : 하울팟 / 안중근· 임동률 대표

 

 

삼성맨, 창업을 결심하다

하울팟의 공동 설립자 중 한 명인 안중근 대표는 삼성전자 소속의 TV 디자이너였다. 남몰래 ‘최연소 임원이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회사 업무를 집에 가져와서 처리할 정도로 열성이었다. 하지만 3년차에 들어서며 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흔히 말하는 ‘3년 차 징크스’가 찾아온 것이다. 해가 바뀌어 새로운 TV를 디자인해야 하는 시즌이 돌아왔는데, 좀처럼 예전 같은 열정이 생기지 않았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했다. 

그 때 창업에 대한 갈망이 찾아왔다. 안대표는 어릴 때부터 ‘자신이 주도하는 일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고 한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지는 것이 목표이지만, 특정 업종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식당의 오너가 되는 것과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 두 가지 경우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멀쩡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전선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확신이 드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 중요했다.

 

우연히 만난 사업 아이템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강남에 있는 한 펫샵을 방문했다. 가게의 컨셉과 큐레이션이 나무랄 데 없는 업장이었다. 하지만 멋지게 진열된 제품들 중에 의외로 새롭다고 할 만한 상품이 없었다. 안 대표가 강아지를 키우던 어린 시절과 비교해 봐도, 제품군의 다양성에 비해 디자인적 요소가 고려되지 않는다는 인상이었다.


그 순간 안중근 대표의 머릿속에 “바로 이 아이템이다. 강아지를 위한 디자인 제품, 여기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자.”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고 한다. 

 

  


하울팟의 공동 설립자인 임동률 대표(왼쪽)와 안중근 대표(오른쪽)

 


오랜 동료, 공동 설립자가 되다

그렇게 우연히 찾게된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었다. TV를 만드는 가전제품 디자이너이자 대학에서는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안 대표가 당장 반려견 용품에 대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쏟아내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마침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 디자이너가 가구 디자인 전공자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반려동물을 위한 가구’를 개발한다면 매력적인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었다. 바로 그 동료 디자이너가, 지금은 안 대표와 함께 하울팟의 공동 창업주가 된 임동률 대표였다. 안 대표는 임 대표에게 자신이 떠올린 ‘반려견 전문 디자인 브랜드’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앞서 말한대로 임 대표의 전공이 가구 디자인인데다 브랜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고, 강아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레 말을 꺼내 본 것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임 대표 역시 조용히 반려동물 브랜드에 대한 생각을 키워나가고 있던 중이었던 것이다. 얘기가 처음 오가는 동안, 둘은 서로 ‘뭔가 통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계속헤서 함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갔다. ‘반려견을 위한 가구’ 아이템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다른 동료들도 있었다. 그들 역시 나름의 노하우와 비전을 가진 훌륭한 인재들이었지만, 시각적인 비전이나 사업적인 면에서 방향성이 달랐다. 하지만 안중근 대표와 임동률 대표의 비전은 정확히 일치했다. 두 사람은 2015년 4월에 동시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안 대표는 연말까지 천천히 준비하면서 퇴사를 준비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새로운 아이템에 푹 빠진 임동률 대표가 일하는 중에 찾아와서 ‘일이 손에 잡혀? 회사 언제 차릴거야?’ 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잔소리를 건넸다고 한다. 임 대표의 열정에 안 대표도 많은 자극을 받았고, 결국 두 사람이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내일 사직서를 내자.” 라고 결심한 다음 날, 실제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 서류를 제출하자 주변에서의 만류가 이어졌다. 회사에서도 고민을 더 해보라는 요청이 있었고, 가족들도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아이템에 대한 확신과 창업에 대한 열정을 믿고 주변을 설득한 끝에 2015년 5월 말 퇴사를 하게 되었고, 6월 초부터 바로 본격적인 창업 준비를 시작했다 

 

두 명의 디자이너, 창업 전선에 뛰어들다 

그로부터 반 년 정도 지난 11월에 개최된 ‘K-펫 페어’가 사실상 하울팟의 정식 런칭이 되었다. 처음 참가신청을 하던 당시에는 브랜드명도, 페어에 가지고 나갈 아이템도 준비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디자이너라는 직업의 특성상 ‘데드라인’이 필요했다. 두 대표는 마감이 없으면 아티스트적인 기질이 발휘되어서 끊임없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실험만 할까 봐, 부러 참가신청부터 진행했다. 

실제로 11월 ‘K-펫 페어’ 라는 데드라인이 정해진 이후에 긴장감이 생기면서 정말 열심히 뛰어다녔다. 반려동물 제품에 쓰이는 재료도 생소한 분야였고, 봉제에 관한 상식도 없었기 때문에 공장을 찾아다니고 스스로 공부해나가면서 바쁜 5개월을 보냈다. 창업 초기 가장 큰 장벽이 되었던 것은 제조사와의 트러블이었다.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최대한 멋지고 예쁜 제품을 만들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늘 타협을 해야 한다. 현실적인 타협이라고 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디자인을 개발해서 제조사에 가져가면 늘 이런저런 이유로 제조가 불가능하다는 말이 돌아왔고, 제조 가능한 선에서 맞춰서 진행하면 퀄리티가 불만족스러웠다. 

 

 

 

2017 케이펫페어 포스터  /  하울팟의 공동 설립자인 안중근 대표(왼쪽)과 임동률 대표(오른쪽)  

 

 

그래서 하울팟의 두 대표는 ‘제조과정까지 우리가 알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자신들의 손으로 제조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뒤에,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제조사를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때부터 패턴 그리는 법, 제봉하는 법, 원단 봉제 원리 등을 독학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한 달을 들여 반려동물 하우스 하나를 만들어냈다. 수작업으로 만든 도면, 최종안을 완벽하게 준비해 제조사를 만나러 갔다. 결국 처음으로 제조를 해보겠다는 공장이 나타났고, 힘겹게 첫 양산을 시작했다. 첫 제조에 들어갈 때까지의 과정은 힘들었지만, 두 대표에게 정말 커다란 배움의 시간이 되었다. 

 

 

첫 박람회 참여와 디자인 어워드 수상

그렇게 그들의 첫 박람회인 ‘K-펫 페어’ 참가가 앞으로 다가왔다. ‘하울팟’은 고가의 품질 높은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표현하고, 부스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당시 유행하던 해링본 타일을 부스에 깔고, ‘쇼룸’처럼 부스를 꾸몄다. 말 그대로 ‘가구 제품’인 것을 어필한 것이다. 처음엔 하울팟 제품의 가격대가 높은 편인데다, 디자인이 기존 반려동물 제품들과 달랐기 때문에 외국 브랜드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과연 많은 사람들이 우리 부스를 찾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한 두 명씩 부스를 찾아오더니, 결국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박람회 이전, 타겟팅을 했던 고객층이 어느 정도 예상대로 찾아온 결과에 보람을 느꼈다. 판매량 역시 엄청난 규모는 아니었지만, 처음 참가한 박람회의 결과라기에는 놀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안 대표는 첫 번째 박람회의 경험이 하울팟을 지금까지 이끌어 온 큰 자산이 되었다고 말한다. 

  

하울팟의 반려동물 하우스 제품인 ‘하울리’는 2016년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했다. 반려동물 하우스로는 세계 최초 수상 기록이다.

 

하울팟의 두 대표는 학생 때부터 워낙 많은 해외 공모전 참여 경력이 있어 각 디자인 어워드 별 제품 선호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하울팟 제품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봤을 때, 여러 공모전 중에서도 레드닷이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어워드를 수상하게 되었고, 레드닷 수상으로 인해 해외 업체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등 수출의 물꼬를 열게 되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레드닷에 대한 인지도가 낮지만, 해외에서는 디자인밀크, 디자인 붐 등의 주요 사이트에서도 소개가 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그 때의 성과는 실제 수출로 이어지기도 했다.

 

 

반려동물의 디자인 권리를 지지하는 기업의 탄생

 

하울팟은 ‘사람은 좋은 디자인이 접목된 제품을 쓰고 있지만, 반려동물들은 그런 디자인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반려동물 제품에도 사람과 동등한 디자인 밸류를 적용하는 것을 초기 목표로 삼았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들의 습성과 니즈 등 다양한 부분을 연구해서 캐치하고 분석한 다음 제품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울팟의 모든 제품은 그런 과정을 거친 뒤에 탄생한 것이다. 반려동물 디자인 하우스인 ‘하울리’는 하울팟의 첫 번째 개발 제품이었다. 반려동물의 ‘리빙’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아이템이 ‘하우스’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발 당시엔 ‘텐트형 하우스’가 유행 중이었다. 하지만 밀폐형 하우스를 안락하게 느끼는 반려동물이 있는 방면에, 공포심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강아지는 오직 쿠션만을 사용하고, 다른 강아지는 쿠션에 불안감을 느껴 결코 사용하지 않는다. 그처럼 개별 반려동물마다 각기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성향을 아울러 모든 반려동물에게 접목시킬 수 있는 형상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반려동물 제품의 경우 사용자인 반려동물의 피드백을 언어로 들을 수 없기 때문에 꾸준한 관철을 통한 ‘패턴 파악’이 중요하다. 그래서 하울팟은 부산 기장에 있는 쇼룸에서 반려동물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 매일 뛰어노는 수십마리의 강아지들이 하울팟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보며 끊임없이 사용 패턴을 관찰할 수 있다. 

  

 

 

하울팟의 반려동물 의류를 입은 강아지들

 

 

<하울리>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

 

step 1. 반려동물의 습성을 고려한 디자인 개발

고민 끝에 콘 형태의 디자인을 개발했고, 강아지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구석진 공간에 파고드는 습성’을 고려해 안으로 들어갈수록 낮아지는 형상이 제격이라고 판단했다.

 

step 2. 수출을 위한 배송에 용이한 디자인 개발

또한 반려동물 하우스를 수출하려면, 완제품의 부피를 줄여 배송을 용이하게 만들어야 했다. 소비자가 어느 정도는 조립할 수 있도록 스틸 프레임으로 고정장치를 만들었다. 그 결과 실제 박스 높이를 10cm 정도 줄어들었다.

 

step 3. 소비자 구매 패턴 분석 후 솔루션 개발

기존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본 결과 여름에는 해먹을, 겨울에는 쿠션을 구매해야 하는 ‘이종 소비 패턴’을 발견했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나의 철제 프레임을 이용해 여름엔 천을 씌우고 겨울엔 쿠션을 씌워 사용할 수 있는 ‘마이 테리토리’ 제품을 개발했다.

 

 

 

반려견의 파고드는 습성을 분석하여 형상을 디자인한 <하울리>

  

 

여룸엔 천을, 겨울엔 쿠션을 씌워 사용 가능한 <마이 테리토리>

  

 

하울팟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만족이다. 

반려동물이 얼마나 만족스러운지 사람이 100% 확신할 수는 없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즐거워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모습을 보고 추측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마저 어쩌면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맞춰주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하울팟은 항상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하고 반려동물의 습성을 파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부산 기장에 있는 하울팟의 반려동물 센터에는 동물 행동 전문가 3명이 상시 근무 중이다. 반려견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항상 사고의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그 결과 1년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전문인력들이 반려동물들의 만족도를 관찰할 수 있어, 제품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제품을 실제 구매하는 반려인들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매자들이 외관에 만족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자인 제품인 만큼, 경쟁 상품들 사이에서 스타일적으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반려동물과 반려인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디자인의 궁극적인 목적이 다 해결될 것이라고 안 대표는 말한다. 

 

 

  

센터를 방문한 반려견을 돌보는 하울팟의 동물 행동 전문가

 

  

  

기장에 위치한 하울리 쇼룸을 방문한 강아지

 

  

 

하울리 쇼룸 전경  /  부산 기장에 위치한 하울팟 쇼룸 내부

 

 

스타트업 하울팟 X 글로벌 기업 LVMH 

하울팟의 제품은 12개국의 리테일 샵으로 수출되고 있다. 대량 수출은 아니지만 직접적인 영업 없이 많은 나라에 판로가 뚫렸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엿 보인다. 반려동물 시장은 사실 국내보다 해외가 훨씬 크기 때문에, 하울팟 역시 해외 시장을 노릴 수 밖에 없다. 하울팟의 제품은 호주, 프랑스에서 가장 반응이 좋다. 의외의 국가인 칠레, 쿠웨이트 같은 국가에도 수출을 진행하며 선전 중이다. 프랑스의 경우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하울팟은 2018년 5월 2주년 브랜드 쇼를 크게 기획했다. 디자인 브랜드이다 보니 퍼포먼스에 대한욕심이 있었고, 조금 무리를 해서 한남동의 갤러리를 렌탈해 한 달 간 행사를 진행했다. 하울팟이 가진 브랜드 방향성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 전시를 준비했다. 쇼 준비가 한창이라 바쁜 와중에 글로벌 기업 LVMH의 본사 임원들이 내한하는 일정에 하울팟 브랜드 방문이 포함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침 시기가 잘 맞아서 협소한 사무실이 아닌 전시장으로 LVMH 임원진을 초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때의 미팅이 잘 진행되어서 LVMH 본사와 프랑스 봉 마르셰 백화점에서 반려동물 기업으로는 최초로 1층 메인에서 콜라보 팝업을 진행했다. 크리스마스 팝업이라 규모도 크고, 퀄리티도 상당히 높았다. 스타트업 기업인 하울팟이 이룬 큰 쾌거였다. 안중근 대표는 ‘만일 사무실에서 미팅을 했으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그 때의 에피소드를 떠올렸다. 하지만 LVMH와의 콜라보레이션 팝업은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퀄리티 높은 브랜드 쇼를 준비한 그들만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었다. 성공을 위해 다소간의 운은 필요하지만, 행운은 가만히 앉아 요행을 바라는 자에게는 결코 찾아오지 않는다.

 

 


 

프랑스 봉마르셰 백화점에 크리스마스 팝업으로 입점한 하울팟

 

  

디자인 진흥원의 ‘디자인 이노베이션 랩’에 참가하다

하울팟의 안중근 대표는 디자인 이노베이션 랩 1기에 참여했던 기업 ‘이디연’의 이연택 대표와 친구 사이다. 창업 후 지원 사업을 찾아보려고 검색을 하다가 이연택 대표의 관련 인터뷰가 있어 전화를 걸어 ‘디자인 이노베이션 랩’ 사업에 대해 문의를 했다. 이연택 대표는 꼭 신청해보라고 추천을 해줬고, 하울팟의 입장에서도 회사에게 꼭 필요한 지원사업이라는 판단이 들어 신청하게 되었다고 한다. 

 

스타트업 기업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금과 사업 확장을 위한 판로 개척이다. 

디자인 이노베이션 랩 사업은 창업 초기 자금을 지원할 뿐 아니라, 유통이나 판로 형성에도 도움을 준다.

 

하울팟 역시 지원사업 프로그램 중 MD 행사, 롯데홈쇼핑과의 콜라보를 통해 큰 도움을 받았다. 특히 온라인 유통에 관련된 행사에서 얻은 것이 많았다. 지원사업 주최측인 디자인 진흥원의 실무자들도 적극적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하면서 힘이 되어 주었다. 안중근 대표는 “우리가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창업 초기에 막막한 스타트업을 도와주는 디자인 이노베이션 랩 같은 지원사업들이 더욱 확대되었으면 한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하울팟의 디자인 철학

이제 디자인은 디자이너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산업을 이루는 모든 파트에 디자인적 사고가 들어가야 한다. 

안중근 대표는 “디자인의 역할은 구멍을 찾아서 메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점을 찾아서 해결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적 사고다.  

외식업이나 공무원이 하는 일에 있어서도 이런 ‘디자인 씽킹’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이런 ‘디자인적 사고’가 모든 영역, 전 과정에 함께해야 한다. 하울팟의 두 디자이너 출신 대표의 철학은 다음과 같다. 

“디자이너라 불리는 이들은 자기의 스타일에 대한 개발은 기본으로 하고, 자기가 속한 산업 영역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이란 용어가 너무 ‘예술’ 쪽에 치우쳐서는 사용자에 대한 고려가 줄어든다. 실무를 진행하며 여러 문제들을 극복해나가는 가운데 ‘다양한 각도’로 디자인을 볼 수 있는 경험이 많이 필요하다. 하울팟의 디자인 철학은 ‘실현 가능한 디자인’의 개발을 위해 고민하는 많은 창업 기업들에게 힌트가 될 법하다. 

 

 

 

하울팟의 반려동물 의류를 입은 강아지들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 동업의 운명

하울팟의 공동 창립자가 된 두 대표의 인연에 대해 얘기하자면, 그들의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둘은 ‘삼성 디자인 멤버쉽’ 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삼성 디자인 멤버쉽은 여러 대학과이 산학 협력체제를 통하여 끼가 넘치는 젊은 디자이너와 디자인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대학 시절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하면서도 못내 ‘학교만으로는 좁다’고 생각하고 있던 안 대표는 삼성 디자인 멤버십 지원 이전에도 팬택에서 유사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팬택의 제품인 ‘스카이 핸드폰’ 연구원으로 1년 간 생활을 해 본 것이다. 졸업반에 올라가면서 비슷한 경험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어 삼성 디자인 멤버쉽에 지원한 것이다. 그곳에서 다양한 학교의 다양한 전공자들과 함께 생활을 하고, 디자인 이야기를 하면서 지냈던 것은 그의 인생에서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바로 이곳에서 임동률 대표를 처음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원래 절친한 관계는 아니었다고 한다.임동률 대표와 안중근 대표는 삼성 디자인 멤버쉽 기수도 다르고, 디자인 작업을 같이 해 본 적도 한 번 밖에 없을 정도로 절친한 사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삼성전자에 함께 입사하고 나서도 친구처럼 막역한 사이는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에 관련된 방향성이나 관점, 디자인 스타일 등에서 서로 말이 통하고, 존중하는 관계였다고 한다. 오히려 친분보다는 업무적인 신뢰도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서로 장단점을 보완해주면서 함께 올 수 있었다. 하지만 둘이서 처음 공동 창업을 한다고 선언했을 때, 주변에서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너희 둘, 원래 친했어?”라는 반응이 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일수록 동업은 하지 마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동업이라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하지만 안 대표와 임 대표는 갈수록 사업적으로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동업이 주는 최고의 시너지 효과’라고 말할 정도로. 두 동업자는 현재까지는 함께 사업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다. 파트를 나눠 담당하기보다는 하나 하나 함께 알아가고,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창업을 결심한 이상, 퇴사 이전에 매일매일이 창업이었다

창업에 대해서 통념적으로 하는 얘기들이 있다. “도전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해선 안된다”, “신중하게 준비해라”, “무리하지 마라” 등등. 사회에서 창업을 두고 하는 얘기는 아주 다양하다. 하지만 안 대표의 생각으로는 그런 통념적인 말들이 굳이 창업이 아니라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말이었다. 저런 통념적인 말들은 오히려 창업이라는 개념을 울타리 안에 가둔다는 느낌을 받았다. 안중근 대표는 창업가라면 통념적인 울타리 안에 얽매이지 않는 게 좋을거라는 생각을 밝혔다. 창업을 결심한 뒤, 아직 사직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회사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매일 출근을 하듯이 하고 싶은 공부를 자연스럽게 해나갈 수 있다. 창업을 결심한 이상, 기업이 설립되기 이전에도 매일 매일 창업에 대한 준비과정을 밟아나갈 수 있다. 생각만 바꾸면 바로 오늘이 창업 준비의 첫째 날이 되는 것이다.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면 빨리 움직여야 한다.

 

자기 손으로 실패를 거쳐 알게된 지식들만이 진정한 노하우로 남는다.

 

이제, 창업에 대한 진화된 시선을 가져야 할 때

모든 스타트업들은 하루하루가 고비다. 반대로 투자를 받거나 큰 계약을 따내서 순식간에 성장을 할 가능성에도 늘 노출되어 있다. 스타트업의 내부사정은 외부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단순하지가 않다. 안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성공과 실패라는 잣대만으로 스타트업을 바라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스타트업이 밟아나가는 그 과정 그대로를 봐주면 좋겠어요. 늘 성공과 실패의 잣대로만 판단되다 보니 진짜 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진심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합니다. 창업을 그냥 과정으로 봐 줬으면 합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행보가 망하고 잘 되고를 떠나서 우리는 계속 살아가니까요.”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안 대표의 진심어린 전언은 ‘성공과 실패’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인해 ‘하면 즐거운 일들’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사회에 꼭 던져져야 할 요청이다. 창업자들에게 ‘성공’은 당연한 목표이다. 하지만 많은 창업자들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독립적인 노선을 택한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매출’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 거둔 창업자들의 성공도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 창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될수록, ‘성공과 실패’에 대한 보다 다양한 관점이 개발될 것이다. 

 

삶에 대한 고려는 모든 디자인적 사고가 출발하는 곳이다

모든 디자인 역시 우리가 사는 세계의 일부분을 조금씩 디자인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프랑스 봉마르셰 백화점에 진열된 하울팟의 반려동물 의류

 

 


 

하울리의 반려동물 이동형 가방

 

   

<하울팟>의창업성공사례 Digest

1. 우연한 기회에 창업 아이템을 발견하다  /  2. 마음이 맞는 동업자를 만나다  /  3. 안정된 직장에서 뛰쳐나와 반려동물 디자인 브랜드를 창업하다  /  4. 생소한 분야였지만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손수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내다  /  5. 각종 페어에 참가하고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면서 국내외에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다  /  6. 직접 기획한 행사를 통해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이끌어내다  /  7. 부산 기장의 쇼룸에 반려견에 대한 철학을 갖춘 센터를 오픈하다  /  8. 두 명의 공동 대표, 동업에 대한 편견을 깨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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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ㅣ 2019 KIDP 창업지원 성공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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