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포장

특집 : 환경 디자인

22호. 1975.09.30.

한국디자인포장센터

목차

강건희, 미래건축을 위한 현대건축 디자인의 특질

조성렬, 현대사회와 공간설계의 방향

장문기, 자연환경과 조경 디자인

곽대웅, 기업을 살리는 색채전략 ②

박재진, Corporate Image 란 무엇인가

주홍길,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역할

임영주, 한국전통문양/공예

장윤우, 공예재료의 연구 ①

손정리, 조선시대 호(壺)의 종류와 문양

최영숙, 우리 나라 담배 포장 디자인의 조형적 분석

오혜경, 실내 의장용 커텐의 종류와 기능

원주호, 세계 기념화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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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담배포장디자인의 조형적 분석
최영숙
한국디자인포장센터 디자인개발실 연구원

기호품의 일종인 담배는 소비자들이 개인 기호에 맞추어 상품을 선택하고 그들의 욕구가 충족되기를 바란다. 따라서 기업과 경영자의 책임은 새로워지고 다양해 가는 소비자의 욕구에 대처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매사업이 900만이 넘는 흡연인구를 소비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그것은 독점 기업체제로 되어 있어서 종래에는 수요량을 뒤따르지 못하던 제품 자체의 부족량 때문에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안이한 시대로부터 현대는 소득의 향상과 소비성향의 증가 또는 상품의 다양화해 가는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개인의 기호추세에 맞추어 이에 알맞은 제조 연초를 생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여기에서 결국 대두되는 문제가 판매 촉진의 중요한 수단으로써의 구매 동기에 절대적 역할을 하는 광고 등 디자인 문제 가운데서도 특히 포장의 문제를 들 수 있겠다. 
담배는 처음부터 기호품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미개인으로부터 오랜 역사를 따라서 오늘날까지 점차 현재의 일상 필수품의 지위에까지 올라서게 된 것이다. 이러한 담배가 우리나라에서는 1921년의 전매 제도의 실시 이래 많은 사회적 혼란을 겪으면서도 그동안 65종이 넘는 담배 중에 포장의 디자인 회수는 무려 90종이 넘는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며 디자인 수준도 이제는 외국의 제품 못지않은 포장디자인의 출현도 있으나 재정수요의 충족 수단의 하나인 전매제도의 이익을 위해서 시각을 통해 제일 먼저 전달되는 조형적인 포장에 대한 계속적 노력이 불가피한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 담배 포장은 시대를 거치면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측 면에서 점차 그 발전의 단계를 구분해 본다면 일제시대와 1945년 이후에서 1955년까지의 혼란한 사회와 경제적 여건 속에서의 표현방법과 1955년에서 1965년 사이의 과도기적인 사회여건 또는 1965년에서 1974년까지의 안정된 사회체제 속에서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국민소득의 증가로 인한 대량소비로 접어들면서 포장은 고급화 현상으로 발전하여 소비자 기호 추세에 맞추려 노력한 흔적이 나타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시대적인 배경 및 종류별로 분석해 볼 수는 없으며 우리나라 담배 포장디자인이 가진 특미들을 기본적인 분류방법인 명칭(Brand name), 색채(Colour), Illustration, Lay-out, 구조 및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간단하게 고찰해 본다.

1. 명칭(Brand name)

해방 전까지 담배포장에 나타나는 명칭의 의미는 일본의 태평양전쟁 전까지는 평화스러운 느낌의「단풍」「참외」「해태」등 사물의 이름을 사용한 소박한 이미지를 나타내지만 전쟁이 시작되면서 승전과 직결된 이미지가 포함된 명칭들로 일관된다. 그러나 1945년 8월 해방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기쁨을「승리」라는 명칭으로 표현하면서부터 진실로 독립된 우리의 한글로 표현되었다. 이러한 명칭의 의미는 대체로 사회적인 면으로 분류해 보면 사회적인 의미의 표현을 포장의 종류에 비하여 1945년에서 1955년 사이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데 이것의 원인은 당시 혼란한 사회적 배경의 결과이며 문화적인 표현은 1965년 이후 거의 다수를 차지하는 특이한 현상이 빚어지는데 이러한 표현은 사회의 안정된 배경과 함께 우리 고유의 민족문화를 포장에 표현함으로써 선전을 목적으로 한 것이며 특히 「명승」과 같은 포장은 관광 사업을 목적으로 개발된 디자인이다. （예 : 학산도, 청자, 단오, 아리랑, 남대문, 거북선 등）
자연적인 명칭의 사용은 동물과 식물의 이름을 표현한 것으로서 1945년에서 1965년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예 : 백합, 무궁화, 백구, 공작, 파랑새, 진달래, 백양 등） 그러나 추상적인 명칭은 거의 전무한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 : 환희）
위에서 살펴본 결과에서 우리나라 담배의 명칭은 거의 대부분이 어떤 특정한 사물의 이름을 사용해 온 것으로 나타나며 Lettering의 특징은 해방 후 초기단계에서는 한글의 조형적인 미를 전혀 찾을 수 없는데 이런 현상은 일제 36년간 우리는 우리 글을 박탈당한 채 거의 사용하지 못하다가 해방과 함께 디자인이라기보다는 제품의 차별화를 위한 표현에 부과하였다. 그 후 차츰 Lettering은 변하여 사식체 이용과 조형적인 미를 살린 Logo Type 화 시킨 경향으로 발전해 온 것이다.

2. 색채（Colour）

색채는 인간의 본질적인 감각을 자극하여 상품과 소비자와의 시각전달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 담배포장에 나타난 색채는 주로 백색, 청색, 녹색 계통으로 이러한 현상은 특히 한국 민족이란 의미에서도 색의 기호가 다양하지 못하고 또한 명도의 차가 심하지 못한 중간색 계통의 색채 사용이 대부분이다. 즉, 1945년대에서 1955년 사이에는 백색과 청색, 녹색이 주로 사용되었으며 그 외 적색의 부분적인 사용은 시인도가 높다. 그 후 1955년에서 1966년 사이에는「아리랑」의 등장으로 빨간색의 반복적인 사용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다른 계통의 색에 비해 화려한 느낌으로 어필된다. 그러다가 1966년에 이르러「신탄진」 포장의 색채는 역시 청색, 백색, 회색의 경향으로 나타나는데 특히 디자인이 바뀔 때마다 연속된 동일 이미지가 색채에서 나타나지 못한 그때의 상황에 따라 색채 선정이 이루어지는 계획성 없는 포장디자인이다. 1974년에 이르러서는 9종의 포장디자인이 한꺼번에 개발되었으나 마찬가지로 채도가 낮거나 명도가 낮은 색채는 강력히 어필되지는 못한다. 이런 현상은 인쇄기술의 부족이나 인쇄잉크의 문제를 들 수 있겠으나 그다음에 신개발된 제품인 「sun」 또는「거 북선」의 인쇄 효과를 볼 때 기술상의 문제로서만 취급하기는 힘들다.
특히「Sun」의 심벌색은 Vivid 한 빨간색으로서 강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시각적인 효과를 주는 색채이다. 전반적인 색채는 대체로 명도의 차가 약하고 통일감 없는 색의 사용은 포장끼리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못하여 진열 효과가 좋지 못하다. 또한 담배는 직접 입으로 흡연하는 제품이므로 위생적인 청결감이 색채로서 표현되어야 하므로 이러 한 연구도 필연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 Illustration

Graphic Design은 그 역사적 흐름에 따라 표현방법이 다양해졌으며 그것은 전달방법이나 수단의 급격한 변화가 줄곧 표현의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듯이 담배 포장에서도 시대의 변천에 따라서 상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Illustration의 발달을 요구하게 된다.
1945년 해방 후 우리나라의 담배 포장디자인이 최고의 조잡스러운 표현방법으로서 오히려 해방 전보다 훨씬 더 수준 낮은 디자인이 등장했다. 이 현상은 일본인에 의해서 디자인되던 것이 해방과 더불어 디자인에 몰지각한 경영자들이 주로 인쇄소의 화공들에게 맡겨버린 결과일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명치（1867년〜1910년）초기에 디자인이란 단어가 유입되어서 도안이란 용어로 번역되어 널리 사용된 점에서 당시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감안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그 당시의 Illustration은 명칭의 이미지 표현을 단순화시킨 사물의 Illustration 으로서 극히 기초적인 전달방법으로서 무질서한 Pattern의 나열은 시각을 어지럽히며 Illustration 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그려진 수단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 그 후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그 필요성에 따라 디자인 전문 교육기관의 설립으로 정규 디자인 교육을 받은 디자이너의 배출로 체계가 잡혀가는 과정이 나타나며 특히 1958년 처음 발매된 「아리랑」 포장디자인은 이름 있는 전문 디자이너에게 의뢰할 정도의 수준까지 도달되었으며 그것의 Illustration 또한 정리된 형태의 표현으로 시각적인 효과를 보여준다. 이 당시엔 주로 단순한 Hand Illustration으로 표현되었으나 특히 최근에 이르러서는 사진을 활용한 Photo Illustration 등장과 함께 Optical 한 추상적인 Illustration의 출현은 특기할 일이다.
현대에는 Graphic Design 분야에 있어서 Visual Communication의 한 방법으로 Optical 한 Pattern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인 추세에 따라 담배 포장에도 나타나는 표현 방법을 종합 검토해 보면 1945년대에는 주로 사물을 단순화한 Illustration이 Lettering 아래 의미 없이 Lay out 되었으나 1960년대에 이르러 그것은 차츰 도안이란 과정을 의식하면서 추상적 Illustration으로 변했다. 이것은 주로 선과 면을 이용한 것으로 1960년과 1961년 사이에 발매된「아리랑」은 이런 방법으로 표현되었다. 그 후「금관」「상록수」「희망」 등에서도 면을 사용한 추상적 Illustration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것은 또한 디자인 요소로서의 비율과 분할에 근거를 두고 의식한 행위일 것이다. 
1965년 이후 9회의 디자인을 가진「신탄진」 포장에서는 거의가 면을 등분한 Illustration으로서 심벌화한 것의 표현이 현저히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1974년 현재에 이르러서는 사실적인 표현방법인 Photo Illustration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현상은 기계의 발달과 인쇄 기술의 보급으로 4색 원색 분해라는 기술이 시대적 산물로서 등장하여「명승」 같은 포장은 관광지를 삽입하다 보니 그 사실적 요소를 유지하기 위하여 필연적으로 사진의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환희」와 같은 추상적 Illustration도 함께 표현되었다.
위에서 살펴본 결과에서는 초기의 삽화 또는 컷과 같은 표현의 Illustration이 최근에 와서는 기계를 사용한 가장 사실적인 효과로서 강하게 어필되게끔 디자인 된 현상으로 나타난다.
Illustration은 이미지 전달의 직접적인 요소이며 상품에 대한 인상을 좋게도 나쁘게도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에 포장디자인에 있어서도 Illustration을 생각할 경우 두 가지의 중요한 포인트가 있을 것인데 첫째는 포장의 내용품을 전달하는 목적과 둘째는 포장의 내용품을 판매하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포장의 최종적인 사명이며 Illustration은 그에 대한 구체적인 면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일시적인 생각으로나 단기적인 계획으로 좋지 못한 이미지를 표현해서는 안될 것이다.

4. Lay-out

포장디자인에 있어서의 Lay-out은 평면이 아닌 입체적인 공간에 Lettering과 Illustration의 배치 배열을 미적으로 시각전달함으로써 POP 광고효과를 노리는 수단이다. 이것은 또한 포장의 형태와 규격에 따라서 Lay-out 할 수 있는 공간 면적이 달라진다. 
1945년에서 1955년 사이의 포장의 Lay-out은 Illustration의 무질서함과 마찬가지로 Lay-out은 그 본내의 사명을 다하지 못한 즉, Lettering과 Illustration의 혼란한 배열이었으나 1955년대부터 좀 더 단순화되어 표현되는 내용의 배열이 뚜렷이 구별되는데 특히「희망」이란 포장의 Lay-out은 면으로 처리된 Pattern 가운데 공간을 두어 Lettering을 Lay-out 한 새로운 형식으로 나타나며「금관」은 좌우 대칭된 것으로 여백을 많이 살린 균형 잡힌 Lay-out이라 할 수 있다. 
1965년「신탄진」의 등장 이후 좀 더 균형 잡힌 Lay-out이 이루어졌으나 그렇지 못한 포장디자인도 몇 작품 출현하였는데 즉 「여삼연」「자유종」또는「신탄진」 기념담배 등에서는 Pattern의 배열이 복잡한 느낌을 주어 전체적으로 산만한 분위기와 조잡스러운 Lay-out으로 표현되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것은 공간처리가 너무 일렬적인 방법으로 되어 있어 변화 있는 새로움을 느낄 수 없으며 리듬감 또는 운동감이 부족한 고정적인 느낌과 대부분의 Lay-out이 수평적인 안정감은 주지만 좀 더 대담하며 강한 표현으로 어필되는 포장은 드물다.
위에서 분석해 본 포장디자인의 표면처리의 기본적인 방법 중 어느 한 방법의 발전만으로 문제점이 해결되지는 못하며 이런 여러 가지 표현방법이 상호조화되어 통일감 있는 미적인 디자인으로 연구개발되어야 한다.

5. 구조디자인과 기술적인 면

포장에 있어서의 구조디자인이란 포장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인 제품의 보호기능이며 또한 형태감각에서 오는 편리성과 경제성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특히 구매시점시 구조의 형태가 소비자 심리에 절대적 역할을 하는 중요한 디자인의 한 분야이다. 
이제까지 발매된 담배포장의 구조디자인의 종류는 극히 제한된 현상을 나타내는데 이것은 기술과 재료의 문제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1921년 이후 발매된 양절계 필터계의 담배 포장 구조는 Soft pack이 주류를 이루며 그 외 가끔씩 Hard Box인 Sliding 형식과 최근「Sun」과 같은 담배는 Set-up Box로서 처음 등장한 유일한 구조디자인이다. 그리고 담배포장에 사용되는 재료로서는 한 개비(본)씩 10개 또는 20개 씩의 한 단위를 은박이나 금박지로 씌운 후 디자인 처리된 지류를 Soft 또는 Hard Box로서 사용하며 그 표면에 셀로판지를 부착시킨 것인데 이것은 개봉시 편리함을 위해 개봉띠를 둘러 밀봉시켰다. 담배 포장에 있어서의 셀로판지의 사용은 미관이나 방습 보호효과에 관련되는 품질 특성 또는 Seal의 조건이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 특히 담배에 포함되어 있는 수분은 담배의 맛에 민감한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능의 하나이므로 방습 포장은 상품 가치의 면에서 볼 때 절대적인 것이다. 따라서 담배 포장에서는 지금까지 별다른 재료나 구조가 사용되지 못했으며 최근에 와서는 담배의 King Size 또는 Long Size의 출현으로 구조 자체보다 형태 면에서 약간의 변화를 가져왔다. 「신탄진」이 발매된 이후 50개를 한 단위로 한 Can 포장이 나왔으나 얼마 가지 않아 판매 중지된 경험도 있다. 
기술적인 면에서의 포장은 초기 단계엔 접합 부분이 접합이 잘 되지 못해 조그만 충격이나 습기가 가해지면 포장이 찢어지거나 터지는 예를 찾을 수 있으나 현대는 기계 시설의 발달과 모든 재료면의 발달로 그러한 예는 극히 드물지만 외국 제품의 다양한 구조 디자인에 비하면 뒤떨어진 감을 나타내며 특히 단위포장 10개 씩을 묶은 외부 포장에 있어서는 완전 전무한 형편으로 기껏 포장지로 싼 것 같은 현상은 시급히 지양되어야 할 문제점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슈퍼마켓 등의 대량 판매시설을 갖춘 진열시의 효과나 선물용 포장의 역할을 담당할 수 없으며 제품의 품질을 보호하기에는 그 기능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반적인 문제는 제조 기술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특히 포장의 Cost 즉, 경제성과도 직결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담배 포장 재료는 대체로 지류 포장이므로 지질이 다양하지 못한 현시점에서는 특별한 구조를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기술적인 연구 및 정책적인 해결 방법도 연구되어 국제 수준에 맞는 포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1945년 해방과 더불어 우리나라 디자인 역사도 30년 간의 짧지 않은 시대적 상황 속에서 전매제도가 가진 모순점인 독점 기업 형태에서 오는 안일성에서 탈피하여 보다 합리적인 디자인 시스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담배포장에 표현되는 디자인은 제품 자체의 차별화의 목적보다도 그 나라의 사회적 문화적인 면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이므로 보다 창조적이며 개성적임과 동시에 소비자 기호에 맞는 포장디자인이 이루어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