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bitare 2026_변화와 우연을 받아들이는 핀란드 디자인 박람회
분야
등록일
작성자
조회수190

하비타레 테마를 표현한 컨셉 이미지 사진: 하비타레 2026
핀란드 최대의 가구, 인테리어, 디자인 박람회인 하비타레(Habitare)가 9월 2일 부터 6일까지 헬싱키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5일 동안 4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았으며, 올해는 450여 개의 기업과 단체, 150여 명의 연사가 참여했다. 2026년 하비타레의 주제는 '플롯 트위스츠(Plot Twists)', 즉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의 전환이었다. 삶과 공간을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계속 변화하는 이야기로 바라보고,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순간이나 우연한 변화 역시 디자인의 일부로 받아들이자는 의미이다. 변화와 불확실성을 제거 하기보다, 적응하고 새로운 방향이 생길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것이 올해 박람회 주제의 핵심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주제가 단순한 전시 슬로건에 머물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 하비타레에서는 말끔하게 완성된 신제품보다 정제되지 않은 재료, 만드는 과정, 손의 흔적,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관계, 재료가 가지는 고유한 성질을 잘 드러내는 작업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사진: 하비타레 2026
올해의 주제 전시는 헬싱키에서 활동하는 아홉 명의 디자이너가 함께 운영하는 미네스트로네 워크숍이 맡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눈에 들어 온 커다란 나무로 만들어진 전시 부스는 사실 아주 얇은 가문비나무 베니어 합판으로 만든 공간이었다. 바닥재 구조를 지지하는 내부 재료로만 사용되는 재료를 큰 공간을 구성하는 내면에 내세웠다. 전시가 끝난 뒤에는 다시 공장에서 원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 하비타레 2026
전시장은 완성된 제품을 진열하는 쇼룸이 아니라 실제 작업실을 연상시키는 하나의 개념적 워크숍으로 만들어졌다. 중앙에는 목재 공장에서 사용했던 대형 사포를 씌운 테이블이 공간을 채우고, 위의 조명은 목공 작업장에서 톱과 먼지를 빨아들이는데 사용하는 유연한 집진 호스로 만든 조명을 밝혔다.
이들이 보여주고자 한 것은 완성품 자체보다 아이디어가 아직 결정되지 않고, 실패나 우연한 발견에 의해 처음의 계획이 수정되는 미완성 상태를 보여주고자 했다. 이는 매끈하게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는 디자인 박람회와는 반대되는 태도이다. 재료를 원하는 형태로 완전히 통제하는 대신 때로는 재료가 디자인의 방향을 바꾸도록 허용한다. 이로써 실수와 우연 역시 제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가 시작되는 계기가 된다. 이는 핀란드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하나의 디자인 방법론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시간이 쌓이는 집: 나푸릿(Naapurit:이웃)전시

사진: 하비타레 2026
올해 하비타레의 또 다른 중심 공간인 나푸릿(Naapurit:이웃)전시는 오울루의 건축 사무소 ‘아르키테흐티 타쿠넨(Arkkitehti Takkunen)’이 디자인했다. 공간은 전통적인 기술과 자연 소재를 활용해서 핀란드 북쪽의 라플란드 지역 건축적 분위기를 잘 보여주었다. 거친 작업 흔적을 과도하게 다듬지 않고 남겨두고, 나무와 자연석 등 소재 자체의 물성을 강조했다. 동시에 열린 마당과 작은 휴식 공간을 배치해 집을 단순히 사적인 내부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로 해석했다.

사진: 하비타레 2026

사진: 하비타레 2026
특히 이들이 이야기하는 집을 건축하는 시간에 대한 태도가 인상적이다. 집을 한번에 완성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대신, 필요에 따라 물건이 더해지고 생활의 흔적이 쌓이면서 서서히 만들어지는 공간으로 바라본다. 새로운 유행이 등장할 때마다 표면을 교체하는 대신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함께 존재할 수 있도록 여백을 남기는 것이다.

사진: 하비타레 2026

사진: 하비타레 2026

사진: 하비타레 2026
그동안 디자인 박람회가 새로운 트렌드와 무엇을 살 것인지를 보여주는 장소였다면, 하비타레에서 보여 준 가치는 이미 가진 것을 어떻게 오래 사용할 수 있는지, 자연 재료를 일상으로 얼마나 들여올 것인지, 그리고 모든 것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대안을 제시했다. 플롯 트위스츠라는 주제는 결국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긍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계획은 항상 틀어지게 된다. 재료에 따라 형태가 바뀔 수도 있으며, 오래된 물건에 새로운 역할이 생기기도 한다. 완벽한 결과보다 변화할 가능성을 남겨두는 디자인이 올해 하비타레가 보여주고자 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https://habitare.messukeskus.com/en/
-Aalto대학 Masters of Arts and Design, Product and Spatial Design 졸업
-아에오 AAA 식경험 디자인 컬렉티브 운영
-Juneinwinter 대표 (제품회사)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