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의 플라스틱을 종이로, 실험용 소모품도 지속가능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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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연구 현장은 플라스틱 없이 운영이 불가능에 가깝다. 피펫 팁, 시험관 꽂이, 냉동 보관함, 원심분리 튜브까지 실험실 곳곳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소모품이 넘쳐난다. 멸균성, 내화학성, 비용 효율성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소재가 플라스틱 외에는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대가는 막대하다. 생물학·의학·농업 연구 분야에서만 매년 약 55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한다. 이는 전 세계 플라스틱 오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미세 플라스틱 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PulpFixin
게다가 과학 발전 및 기술 연구를 위해 줄일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펄프픽싱(PulpFixin) 바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기반한 지속가능 패키징 스튜디오 젠팩(Zenpack)과 오하이오주 칼리슬(Carlisle)의 실험기기 제조사 실루션 랩웨어(Scilutions Labware)가 약 2년에 걸쳐 공동 개발한 종이 기반 실험용 소모품 라인으로, 2026 iF 디자인 어워드 메디컬/헬스케어 부문을 수상했다. 실루션 랩웨어는 지난 2022년부터 실험실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플라스틱 대안 소재를 탐색하고 있었다. 바이오플라스틱도 검토했지만 비용이 높고 공급망이 불안정했다. 결국 도달한 결론은 처음부터 지속가능한 소재를 선택하여, 폐기 단계 문제를 없애는 것이었고, 간단한 결론은 일상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종이였다. 광범위한 가용성, 무독성, 자연 생분해성이라는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며 공급망도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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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 랙은 단순해 보이지만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는 소모품이다. 혈액, 타액 등 생체 시료가 담긴 시험관을 자동화 액체 처리 시스템, 봉합, 개봉 기계, 2D 바코드 스캐너, 냉동 보관 환경 등 극도로 다양한 조건에서 부서짐이나 오염없이 튼튼해야 한다. 치수 정밀도, 내화학성, 내한성 모두 업계 표준을 충족해야 하는것도 필수다. 젠팩은 종이 소재의 조합을 실험하고, 샘플을 제작해 실루션 랩웨어 측에 전달하면 자체 실험 장비에서 테스트한 뒤 피드백을 보내는 방식의 연구를 수개월간 반복했다. 그 결과 완성된 첫 번째 제품이 24구 오토랙(AutoRack)이다. 이후 48구, 96구로 제품 라인을 늘렸으며, 개봉-봉합 어댑터, 피펫 팁 트레이, 냉동 보관함까지 종이로 만들어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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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보관에 대한 우려는 설계 초기부터 핵심 과제였다. 낮은 온도에서도 종이라는 소재가 변화 없이 사용될 수 있도록 측벽을 이중으로 보강했으며, 실제로 펄프 픽싱 제품들은 영하 80°C, 액체 질소, 드라이아이스 환경에서 반복 동결·해동 테스트를 통과했다. 멸균은 E-빔 또는 감마선 조사 방식을 견뎌낼 수 있으며, 독성 문제가 있는 에틸렌 옥사이드 방식은 사용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기존 식품류의 보관, 냉동 용기 역시 종이로 제작 되는 방식이 흔한 만큼 어렵지않게 문제를 해결해냈다. 모든 제품은 ANSI SLAS 1-2004 규격을 충족하며, 자동화 액체 처리 시스템, 봉합-개봉, 2D 바코드 스캐너와 완전히 호환되도록 제작되어 기존 플라스틱 제품과 어렵지않게 호환 사용 가능하다. 제조 공정에는 정밀 다이커팅과 레이저 커팅이 둘 다 사용되는데, 레이저 커팅은 복잡한 기하학적 형태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데 적합하며, 다이커팅은 표준화된 부품의 고속 양산에 최적화된다. 두 방식 모두 소재 낭비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용되는 만큼 환경 오염을 최소화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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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각 제품의 양면에는 바코드가 사전 인쇄되어 있어 임상 현장에서의 시료 추적 작업을 지원한다. 실제 테스팅, 제약, 임상 분야의 선도 기관들이 펄프픽싱(PulpFixin)을 도입해 사용 중이며, 플라스틱 소모품과 동일한 업무 진행에서 불편함 없이 대체되고 있다. 사람들은 종이가 수분에 약하고, 내화학성이 부족하며, 구조적 정밀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실험실 제품으로 사용될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펄프픽싱은 다양한 종이 소재의 조합과 구조 설계를 통해 이 편견을 실험 데이터로 반박했다. 플라스틱은 기술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전체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실험실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소모품은 생체 시료 오염 때문에 '규제 의료 폐기물'로 분류되어 대부분 소각 처리되어 유해한 마이크로 플라스틱 및 탄소 배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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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 픽싱은 사용 후 종이 소모품을 매립지나 재활용 센터에서 생분해가 가능하여 소각이나 화학 처리를 최소화 하여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 현재 전체 펄프픽싱 제품들은 토마스 사이언티픽(Thomas Scientific)을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실루션 랩웨어는 추가 종이 기반 제품 라인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세계 유구의 연구기관들 역시 손잡고, 매일매일 많은 양이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실험 도구를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패션디자인 졸업
-서울연구원(통신원)
-마이어 아동복 테크니컬 디자이너
-아베크롬비 & 피치 테크니컬 디자이너
(현) 메드라인 소속 패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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