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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_알토대학교 ‘Laboratory of Hope’

핀란드의 알토 대학교에서 열린 전시 ‘희망 연구소 Laboratory of Hope’는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해온 ‘희망’의 개념을 다시 묻게 만든다. 보통 희망은 미래에 대한 기대나 긍정적인 감정으로 이해되지만, 이 전시는 희망을 단순한 감정이 아닌 행동과 선택 속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이미지: 알토대학교 

2026년 2월 5일부터 3월 27일까지 알토대학교 마르시오Marsio 건물에서 진행된 이 전시는 하나의 주제를 설명하기보다,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희망을 해석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패션, 인공지능, 양자기술, 창업, 환경 연구까지 서로 다른 영역이 한데 모이며, 희망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찾을 수 있는지 공유했다.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된 전시

 

사진: Mikko Raskinen

이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작품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관람객은 전시장 안에서 연구자와 디자이너들의 초상 사진을 마주하게 되고, 그 옆에는 각자의 이야기와 생각이 텍스트와 영상으로 이어진다. 각 참여자는 자신이 무엇을 연구하거나 만들고 있는지, 왜 그것이 중요한지,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희망을 발견 하는지를 직접 설명한다. 이러한 구성은 전시를 단순한 결과물 감상이 아니라,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는 경험으로 만든다.

 

 

 

 

몸과 옷을 통해 드러나는 희망

 

패션 디자이너 엔니 레흐데린네 (Enni Lähderinne)의 작업은 전시에서 가장 직관적으로 감각에 다가온다. 그녀는 수백 시간 동안 손으로 프린지를 묶어 만든 의상을 통해, 이루어지지 못한 꿈을 시각화 한다.

 


사진: Aava Eronen 

이 작업은 할머니의 삶에서 출발한다. 오페라 가수를 꿈꿨지만 다른 길을 살게 된 이야기. 그녀는 그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을 현재로 다시 불러온다. 또한 그녀는 몸의 다양성에 주목한다. 성장기 동안 척추 질환으로 보조기를 착용했던 경험은 그녀에게 옷과 몸의 관계를 다르게 보게 만들었다. 그 결과, 그녀의 디자인은 기존의 아름다움 기준을 깨고, 다양한 몸을 위한 새로운 형태를 제안한다. 이때 희망은 미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행위로 나타난다.

 

 

 

 

이해에서 시작되는 희망

 

박사과정 연구자 알리 살룸 (Ali Salloum)은 정치적 양극화를 연구한다.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분열을 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작업이다. 이 연구는 다소 무겁게 느껴지지만, 그는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이해하면 덜 두렵기 때문이다. 복잡한 사회 현상도 구조를 알게 되면 설명 가능한 문제가 된다. 그 순간 우리는 문제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되고, 해결의 가능성도 생긴다. 그에게 희망은 감정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희망은 항상 긍정적인가?

 

연구자 요한나 아홀라-라우노넨 (Johanna Ahola-Launonen)은 희망을 보다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그녀는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연구하며, 그것이 오히려 문제를 늦출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종종 미래의 기술이 환경 문제나 사회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효율이 높아질수록 소비가 더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녀는 희망이 때로는 우리를 안심시키고 아무것도 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희망의 존재가 아니라, 그 희망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지, 아니면 멈추게 하는지이다.

 

 

 사진: Mikko Raskinen

 

 

과학과 기술이 만드는 현실적인 변화

 

전시는 동시에 과학과 기술이 만들어내는 구체적인 변화도 함께 보여준다. 호세 라도 (Jose Lado)는 자연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이론적으로 가능한 양자 물질을 연구한다. 이러한 연구는 미래의 양자 컴퓨터로 이어질 가능성을 가진다. 지안청 양 (Jiancheng Yang)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폐암을 더 빠르게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에는 몇 분이 걸리던 판독이 몇 초 안에 이루어지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검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사진: Mikko Raskinen 

또한 모니카 외스터베리 (Monika Österberg)는 나무 속 리그닌이라는 물질을 활용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태워지던 자원을, 더 가치 있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연구다. 이러한 사례들은 희망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실제 기술과 연구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함께 만들어지는 희망

 

에발트 키블러 (Ewald Kibler)는 창업과 희망의 관계를 강조한다. 창업가는 먼저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상상하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다.

 또한 하이키 니에미넨 (Heikki Nieminen)은 의료 기술 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병원에서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젊은 연구자들과 학생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어디에서 찾느냐는 질문에, 젊은 세대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사진: Mikko Raskinen 

 

공간으로 경험하는 희망

 

이 전시는 텍스트와 연구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미디어 아티스트 니코 티아이넨 (Niko Tiainen)의 빛과 사운드 설치는 전시 공간 전체를 하나의 감각적인 경험으로 만든다.

 또한 전시에는 아리 펠코넨 (Ari Pelkonen), 이스모 횔퇴 (Ismo Hölttö), 엘리나 브로테루스 (Elina Brotherus), 헬리 레쿨라 (Heli Rekula), 티이나 잇코넨 (Tiina Itkonen) 등의 작품이 함께 소개되며, 희망이라는 개념을 개인의 이야기에서 역사적 맥락으로 확장시킨다.

 

  사진: Mikko Raskinen

‘Laboratory of Hope’는 하나의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다양한 질문을 남긴다. 희망은 감정일까, 행동일까?, 희망은 개인의 것일까, 사회의 것일까?, 우리는 희망을 기다리고 있을까, 아니면 만들고 있을까? 전시는 희망이 이해하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 이라고 이야기한다. 

 

 

https://www.aalto.fi/en/events/laboratory-of-hope-exhibition

서정애(핀란드)
-Aalto대학 Masters of Arts and Design, Product and Spatial Design 졸업
-아에오 AAA 식경험 디자인 컬렉티브 운영
-Juneinwinter 대표 (제품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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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디자인 #알토대학교 #희망연구소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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