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MADART - 전통 료칸의 미학을 갤러리로
분야
등록일
작성자
조회수687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에 새로운 현대미술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야마나카 온천의 노포 료칸 '하나무라사키 (山中温泉 花紫)'와의 협업으로 기획 됐으며,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와 예술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구상됐다. 개관전으로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사라타니 겐(更谷 源)의 개인전 「TAMA」가 오픈하여 4월 19일까지 이어졌다. 일본 료칸이 지녀온 환대의 미감과 태도를 도시 속 갤러리라는 형식으로 옮긴 프로젝트다.
이러한 흐름의 출발점에는 하나무라사키가 오랜 시간 축적해온 운영 철학이 자리한다. 12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이 료칸은 현재 6대 당주 야마다 코헤이(山田耕平)가 이끌고 있으며, 그는 젊은 시절부터 스트리트 아트에 관심을 가져온 인물이다. 샌프란시스코 아카데미 오브 아트 대학에서 사진을 공부한 이후 귀국해, 2022년부터 료칸 전반에 걸친 리뉴얼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왔다. 해당 프로젝트는 디자인 스튜디오 ‘SIMPLICITY’와의 협업 아래 진행 됐으며, 로비와 스위트룸을 중심으로 공간 재구성이 이루어졌다.

images ⓒ YAMADART
images ⓒ Nik van der Giesen
이러한 배경 위에서 YAMADART는 ‘문화 살롱’으로서의 기능을 지향한다. 입구를 지나면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과 함께 라이브러리가 이어지며, 이곳에는 이시카와 지역의 역사와 공예는 물론 스트리트 아트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서적이 배치됐다. 이는 하나무라사키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미의식과 YAMADART가 지향하는 현재의 감각을 연결하는 장치로 작동하며, 공간 경험 자체를 하나의 문화적 접점으로 확장한다.
개관전 「TAMA」는 이러한 맥락 위에서 전통 소재와 현대미술의 접점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구성됐다. 사라야 겐은 단순한 ‘구(球)’라는 형태에 집중하며, 직관적으로 인지 가능한 조형을 고도의 기술로 구현한다. 작품은 불상 제작에도 사용되어 온 ‘건칠(乾漆)’ 기법을 기반으로 제작되며, 내부 구조 위에 삼베를 입히고 옻과 토분을 여러 차례 쌓아 올린 뒤 반복적인 연마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모든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 점의 제작에는 수개월이 소요된다.
전시는 형태와 스케일의 대비를 통해 관람의 흐름을 구성한다. 1층에는 직경 약 2m에 이르는 대형 옻칠 구형 작품이 중심을 이루고, 3층에서는 직경 7cm에서 72cm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구형들이 설치 형태로 펼쳐진다. 검정과 붉은색 옻이 교차하는 배열은 단순한 반복을 넘어 물질과 빛의 관계를 드러내며, 투명한 층을 쌓아 형성된 표면은 빛의 각도에 따라 내부 질감을 미묘하게 드러낸다.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색이 변화하는 특성은 작품이 완성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표정을 바꾸도록 만든다.
이러한 작업의 배경에는 옻이라는 소재가 놓인 산업적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리한다. 일상에서 칠기의 사용이 줄어들며 전통 공예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작가는 현대미술이라는 맥락을 통해 소재의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했다.
images ⓒ Nik van der Giesen
이와 같은 흐름은 전시 공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하나무라사키가 2024년 10월 선보인 ‘아트 스위트’ 객실 역시 동일한 맥락 위에 놓인다. 지역 작가들과의 협업으로 구성된 이 공간은 유리와 옻칠 등 공예 작업을 생활 환경 속에 자연스럽게 배치하며, 감상과 사용의 경계를 완만하게 흐린다. 숙박 경험은 더 이상 기능적 체류에 머무르지 않고, 예술과 일상이 맞닿는 환경으로 이어진다.
결국 YAMADART는 하나의 독립된 갤러리라기보다, 하나무라사키에서 축적된 경험을 도시로 확장한 결과물에 가깝다. 전통적인 환대의 공간에서 출발한 감각은 전시와 숙박, 그리고 도시 공간으로 이어지며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개관전「TAMA」와 ‘아트 스위트’를 통해 그 구조가 구체화된다. 이는 전통과 현대, 공예와 미술, 체류와 감상이 분리되지 않는 방식으로 재구성되는 하나의 모델로, 지역 문화가 오늘날의 맥락 속에서 작동하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관련 사이트
https://yamadart.com/
https://bijutsutecho.com/magazine/news/report/32240
-Tama Art University 정보디자인학과 미디어 예술 학사 졸업
-GARDE Co.,Ltd.(ASIA PACIFIC 사업부 기획개발 본부 플래너)
(현) Apollo&Char Company inc. 크리에이티브 플래너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