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공예 X 디자인

싱가포르의 디자이너들이 무형 문화유산에 등록된 동남아시아 공예를 새롭게 디자인으로 응용해보는 프로젝트, '공예 X 디자인(Craft X Design)'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싱가포르문화재청The National Heritage Board's (NHB) 주관으로 2021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무형문화재 이수자 네 명과 디자이너 네 팀을 매칭시켜 서로 협업하고, 특정 문화유산을 현대화하고 상품으로 만들 방향을 고민하게 돕는다.

 

 

 

공예 X 디자인(Craft X Design) /@NHB

 

 

케투팟 길쌈Ketupat Weaving

 

케투팟은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종교의식에서 음식 봉헌을 할 때 바치는 코코넛 잎으로 감싼 쌀떡이다. 싱가포르에서는 말레이계 무슬림 신자들의 금식 기간인 라마단이 끝난 후, 이를 축하하는 절기인 ‘하리라야 푸아사Hari Raya Puasa’와 ‘하리라야 하지Hari Raya Haji’ 때, 가정의 여러 세대가 모여 준비하는 축제 음식이다. 파우치 형태로 나뭇잎을 네모난 형태로 엮은 ‘케투팟 라야ketupat raya’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삼각형, 다이아몬드, 양파, 베개, 하트, 캡슐, 상자 모양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케투팟을 만드는 모습 / 공예@아니타 톰팡Anita Tompang, 영상이미지@roots sg

 

 

 

다양한 모양의 케투팟을 코코넛 잎사귀와 비슷한 성질을 지닌 섬유로 제작하며, 짜임을 연구했다. / 디자인@앤드류 로Andrew Loh

 

 

 

펠트 천을 케투팟 주머니를 짜는 방식으로 엮어 만든 모듈형 디자인 소품들 / 디자인@앤드류 로Andrew Loh

 

 

 

라야 가구Raya Furniture / 공예, 디자인@아니타 톰팡Anita Tompang, 앤드류 로Andrew Loh

 

 


모듈형 가구를 디자인하기 위한 아이디어 스케치 / 스케치@앤드류 로Andrew Loh

 

 

랑골리Rangoli

 

산스크리트어로 ‘줄지어 이어지는 색’이라는 뜻을 지닌 랑골리는 오 천년을 거슬러 올라가, 아리안 인도 이전 시대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인도 문화로, 자연물의 형상을 화려한 색을 띤 모래, 쌀가루, 향신료, 씨앗을 땅에 연속성 있는 패턴으로 배치하는 기법이다. 신성시되는 동물이나 꽃, 힌두신의 형상에서 영감을 받은 기하학적 모티브에 힌두 신에 대한 감사, 삶의 기쁨과 번영의 의미를 담아 표현한다. 싱가포르에서는 인도 커뮤니티의 축제 ‘디파발리Deepavali’ 때, 사람들이 오가는 문이나 통로에 배치한 것을 주로 볼 수 있다.

 

 

 

랑골리 시범 / 공예@비자야 모한Vijaya Mohan

 

 

랑골리 금속기Refined Rangoli Metalware / 공예 @비자야 모한Vijaya Mohan, 디자인@재롯 림Jarrod Lim (Jarrod Lim Designs)

 

주로 2D 형상으로 바닥에 그려지고 사라지는 방식인 전통적인 랑골리를 입체적이고 오래 남는 금속 오브제로 디자인했다. 전등갓과 대접에 레이저 컷팅으로 랑골리 문양을 표현했다.

 

 

 

전통 중국 전등Traditional Chinese Lanterns

 

중국 한나라(기원전 206년-220년)부터 등불을 밝혀 부처님을 공경하는 '점등경불(點燈敬佛)’ 예식은 싱가포르의 중추절 같은 명절이나 결혼식을 포함한 특별한 날에 치러진다. 전통 중국 등불은 대나무살을 잘라 물에 불렸다가 불 가까이에서 구부리고 서로 엮어 기틀을 만들고, 기름을 바른 비단 종이를 붙인 뒤, 전통적인 글귀나 집안의 성씨, 모티브를 그려넣어 완성한다.

 

 

전등 제작에 필요한 기존의 소도구를 3D로 출력했다. / 공예@짐 웡Jimm Wong, 디자인@멜빈 옹Melvin Ong, 쑤 시아오Xu Xiao (넥스트오브킨 크리에이티브NextOfKin Creatives)

 

 

 

하모니 원형 등Harmony Spheres Lamp / 디자인@짐 웡Jimm Wong, 멜빈 옹Melvin Ong, 쑤 시아오Xu Xiao (넥스트오브킨 크리에이티브NextOfKin Creatives)

 

전통과 현대 기술의 조화를 나타내기 위해, 3D 출력한 가장자리 프레임에 대나무 살을 붙여, 중국 전통 등보다 복잡한 구 형태의 등을 제작했다. 디자인을 위한 시각적 영감은 공 형태의 상아가 표면부터 중심까지 세심하게 조각된 중국식 다층구(ivory puzzle ball)에서 얻었다.

 

 

 

페라나칸 비즈공예와 자수Peranakan Beadwork and Embroidery

 

싱가포르의 페라나칸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어로 ‘현지 출생(local-born)’을 뜻하는데,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분리되어 독립국이 되기 전부터 말레이반도에 이주한 외국인들이 현지인과 융합되며 생성된 무리이다. 자수와 비즈공예가 어우러진 페라나칸Peranakan식 직물 공예는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유럽의 문화가 모두 어우러진 결합체로, 화려한 색감과 세심한 짜임새가 돋보인다. 유리와 철로 만든 구슬을 신발이나 옷의 표면에 하나씩 바느질로 꿰매며 꽃이나 새와 같은 자연물의 모티브를 만들어내는 섬세한 작업으로, 레이스와 새틴이 어우러진 여성스러운 직물과 어우러져 특유의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페라나칸의 복식인 케바야kebaya / 공예@레이몬드 웡Raymond Wong, 영상 이미지@roots sg

 

 

 

이브닝 드레스처럼 현대화시킨 케바야, 새롭게 된 가운Rejuvenation Gown / 디자인@조안나 림Joanna Lim, 조안 퀙Joanne Quak (알렐 로Aller Row)

 

 

 

패턴 디자인 / 디자인@조안나 림Joanna Lim, 조안 퀙Joanne Quak (알렐 로Aller Row)

 

케바야에서 주로 사용하는 에메랄드색과 진분홍색 섬유에 신성한 식물로 여겨지는 연꽃과 나비 문양을 소맷귀에 디지털 프린팅, 컷팅으로 표현했다.

 

 

 

싱가포르는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계 다민족이 모여 형성된 도시국가라, 국가만의 문화유산을 특정하기 애매한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이를 역이용하고 싱가포르 디자인의 범주를 확장하고 있다. 유구한 전통도 전승하지 않으면 유한한 장인의 삶과 함께 소멸하는 위기에 처하기 마련이라,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공예기법을 국내의 디자인 인재들과 주도적으로 발전시키며 국가의 공예 디자인 입지를 굳히고, 미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차민정(싱가포르)
Konstfack, Experience Design Interdisciplinary Studies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PLUS Collaboratives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Tag
#공예 #디자인 #디자인경쟁력 #콜라보레이션
"공예 X 디자인"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