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신발’이라고 하면 대부분 플리플랍(flip-flop)부터 떠올린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기후적 특성과 생활양식, 그리고 문화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미얀마는 열대성 기후의 특성상 연중 고온다습한 환경이 이어지며, 우기가 5월에서 10월까지로 긴 편이다. 특히 양곤을 비롯한 남부 지역은 강우량이 많은 반면, 중부 및 북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건조한 기후를 보인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섭씨 40도를 웃돌기도 하여, 이러한 기후적 특성과 전통적 생활양식이 결합되면서 이런 요소들이 미얀마 사람들의 생활의식에 반영되고 있다.
따라서 미얀마에는 더운 날씨에 적합하게 밀폐형 운동화보다는 통풍이 용이한 플립플롭(Flip-flop)형 샌들이 일상생활에서 보편적으로 착용된다. 양곤(Yangon) 등 대도시의 일부 직장인을 제외하면 대다수 국민이 일상 신발로 쪼리 형태의 샌들을 선호한다. 또한 전통적으로 벨벳 소재 신발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며, 이들 중 일부는 스팽글, 자수, 직물 등을 활용해 화려하게 장식되어 결혼식이나 공식 행사 등 특별한 자리에서 착용된다. 아울러 ‘폰도(Pon Daw)’ 신발은 대표적인 전통 신발로, 화려한 장식과 독창적인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문화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장례 의식에서 고인을 위한 신발을 관에 함께 넣는 관습도 이어지고 있어, 신발이 단순한 생활 필수품을 넘어 문화적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미얀마 현지 생산 주요 신발 가격대>
(단위 : 짜트)
여성용 신발 | 남성용 신발 | 폰도 신발 | 일반 슬리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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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 짜트 (약 4.7 달러) | 3~5만 짜트 (약 11.7 달러) | 4~5만 짜트 (약 11.7 달러) | 4~6천 짜트 (약 1.4 달러) |
[자료 : KOTRA 양곤무역관 조사]
주 : 환율은 2025.9.11. 기준 시장 환율을 적용
산업 기반과 한계 : 소비 패턴의 변화와 로컬 브랜드의 부상
2000년대 후반 이후 경제 개방과 함께 미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일상생활에서도 힐이나 운동화를 선호하는 소비층이 등장하였다. 또한 미얀마 내에서는 로컬 브랜드를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현지에서 생산되는 소재를 활용해 쪼리형 샌들, 구두 등을 제작하는 업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미얀마는 신발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와 노동력 측면에서 비교적 우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천연고무와 가죽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어 원재료 공급망이 안정적이다. 미얀마 통계청(CSO)에 따르면 고무 생산량은 2019/20 회계연도에는 26만 톤 수준에서 2023/24 회계연도에는 33만 톤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가죽 생산량도 약 79만 장에서 86만 장으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노동력 측면에서도 미얀마는 경쟁력이 존재한다. 일일 최저임금은 약 6800짜트(약 3달러)로, 주변 아세안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며, 젊고 풍부한 노동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생산비용 절감 효과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미얀마 연도별 고무·가죽 생산 현황>
구분 | 단위 | 2019/2020 | 2020/2021 | 2021/2022 | 2022/2023 | 2023/2024 |
고무 생산량 | 톤(Ton) | 264,933 | 274,265 | 283,373 | 310,763 | 333,409 |
가죽 생산량 | 천 장(000 Sheet) | 796 | 817 | 831 | 856 | 865 |
[자료 : 미얀마 통계청(CSO)]
그러나 산업 구조는 여전히 내수 중심에 머물러 있으며, 수출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부분 중소규모의 영세 생산업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산업단지에 집적되지 못한 채 주거지 인근에 위치해 있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문제로 운영에 제약을 받기도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얀마의 신발 수요는 연간 약 4천만 켤레에 달하지만, 국내 생산량은 그 중 25% 에 불과하여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 현지 관계자는 “미얀마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신발을 필수적으로 사용하지만, 낮은 생산성으로 인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수입 동향 : 중국 의존도 감소 및 태국 등 인근국 비중 확대
미얀마 신발 시장은 전반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감소하고 태국·말레이시아 등 인근국 제품의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방수 신발(HS 6401)의 경우 2024년 약 67만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16.8% 증가했으나, 여전히 수입 규모는 제한적이다. 주요 공급국은 중국(83.7%)과 태국(14.8%)으로, 태국산 수입이 크게 늘어난 점이 특징적이다. 반면, 기타 신발류(HS 6402)와 방직용 섬유 갑피 신발(HS 6404)은 각각 –25.3% 감소하며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산 수입은 –40% 이상 줄어든 반면, 태국 및 말레이시아산 제품의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확대되었다.
가죽 갑피 신발(HS 6403)은 2024년 약 274만 달러 규모로, 2022년 대비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중국산의 급감(–35.7%)이 전체 수입 감소를 주도했으며, 태국산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기타 신발(HS 6405) 역시 –33% 감소했으나 태국산은 50% 가까이 증가하며 수입 다변화가 진행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HS Code별 주요 신발류의 수입 동향>
HS 코드 | 품목 설명 | 구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비중 | 증감률 |
6401 | 고무 플라스틱제의 방수 신발 | 전체 수입량 | 2,397 | 571 | 667 | 100% | 16.8 |
중국 | 2,331 | 516 | 558 | 83.7 | 8.1 |
태국 | 56 | 50 | 99 | 14.8 | 98.0 |
싱가포르 | 3 | 0 | 10 | 1.5 | 0 |
6402 | 그 밖의 신발류 | 전체 수입량 | 87,885 | 60,132 | 44,929 | 100% | -25.3 |
태국 | 36,190 | 31,425 | 26,216 | 58.3 | -16.6 |
중국 | 43,826 | 25,076 | 14,678 | 32.7 | -41.5 |
인도 | 5,142 | 2,546 | 2,528 | 5.6 | -0.7 |
6403 | 가죽제 갑피의 신발 | 전체 수입량 | 17,003 | 3,451 | 2,740 | 100% | -20.6 |
중국 | 15,700 | 2,162 | 1,390 | 50.7 | -35.7 |
태국 | 590 | 970 | 897 | 32.7 | -7.5 |
싱가포르 | 243 | 125 | 162 | 5.9 | 29.6 |
6404 | 방직용섬유제 갑피의 신발 | 전체 수입량 | 19,401 | 12,647 | 9,449 | 100% | -25.3 |
중국 | 17,002 | 9,798 | 5,752 | 60.9 | -41.3 |
태국 | 1,082 | 1,598 | 2,390 | 25.3 | 49.6 |
말레이시아 | 45 | 482 | 749 | 7.9 | 55.4 |
6405 | 기타 신발 | 전체 수입량 | 2,647 | 3,359 | 2,250 | 100% | -33.0 |
중국 | 1,332 | 2,402 | 1,141 | 50.7 | -52.5 |
태국 | 1,004 | 635 | 952 | 42.3 | 49.9 |
싱가포르 | 198 | 317 | 150 | 6.7 | -52.7 |
(단위 : US$ 천)
[자료: Global Trade Atlas, 2025. 9. 10]
유통 구조 : 내수 위주에서 글로벌 및 온라인 채널로 확대
미얀마 신발 유통은 크게 국내 생산 브랜드 제품의 내수 유통망과 해외 브랜드 중심의 현대적 유통망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우선, 국내에서 생산되는 슬리퍼류는 전국적으로 공급되며 주로 저소득층 및 중간소득층 소비자들의 주요 구매 대상이다. 현지 대표 브랜드인 Yin Mar, Six Elephant, Nine Elephant 등은 자사 직영 매장이나 신발 전문 소매점을 통한 납품 방식으로 유통되고 있다.
반면, 양곤과 만달레이의 대형 쇼핑몰에는 글로벌 브랜드 매장이 입점해 있으며, 상대적으로 고소득층 소비자들이 주요 고객층을 형성한다. BATA, Converse, Charles & Keith, Skechers와 같은 글로벌 일반 슈즈 브랜드인뿐 아니라, Adidas, Crocs, Li-Ning, Anta, Erike 등 스포츠 및 캐주얼 브랜드도 활발히 진출해 있다. 또한 Ipanema, Grendha & Zaxy, Havaianas, ADDA 등 슬리퍼 및 샌들 브랜드들도 미얀마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는 이들 해외 브랜드와 현지산 제품 간에 큰 격차가 존재한다.
아울러 최근에는 페이스북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해외 유명 브랜드 신발을 찾는 일부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을 통해 직접 주문하는 방식으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는 미얀마 신발 시장이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망에서 점차 디지털 채널로 확대되는 있음을 보여준다.
<미얀마 내 해외 브랜드 신발 가격대>
(단위: 짜트)
Crocs | Adidas | Charles & Keith | Pedr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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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900 짜트 (약 70.7 달러) | 120,000 짜트 (약 28.3 달러) | 263,000 짜트 (약 62.0 달러) | 369,900 짜트 (약 87.2 달러) |
*주: 환율은 2025.9.11. 기준 시장 환율 1USD = 4,240 짜트를 적용
[자료 : Khit Zay 홈페이지]
SWOT 분석 :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로 기회와 리스크 속에서 도전
강점 (Strengths) | 약점 (Weaknesses) |
- 천연고무·가죽 등 신발 제조 원자재가 풍부함 -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어 생산비용 경쟁력 확보 | - 신발 생산 관련 전문 인력 및 교육 부족으로 품질 경쟁력 제약 - 업체 간 협력체계 부재, 내수 위주 구조로 수출 산업화 미흡 |
기회 (Opportunities) | 위협 (Threats) |
- 산업이 초기 단계로, 시장 선점 가능성이 높음 - 향후 내수 수요 확대와 외국 기업 투자 진출 가능성 존재 | - 베트남·캄보디아 등 주변국 신발 산업이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 - 경쟁력 부족 시 내수 시장도 수입 제품에 잠식될 위험 존재 |
미얀마 신발 산업은 천연고무와 가죽 등 원자재가 풍부하고,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비용 측면의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신발 제조업 기반을 구축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 된다. 그러나 전문 기술 인력과 생산 관련 교육이 부족하고, 업체 간 협력이 미흡하다는 점은 산업 발전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내수 시장 판매에 집중하고 있어 수출 지향적인 산업 구조로 성장하지 못하는 점 역시 약점으로 지적된다.
한편, 미얀마 신발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시장 진입 초기에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기회 요인으로 평가된다. 특히 향후 국내 수요 확대와 함께 외국 기업의 투자 진출 여지가 크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반면, 주변국인 베트남과 캄보디아가 이미 신발 산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한 상황에서, 미얀마가 시의적절하게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 할 경우 내수 시장조차 자국 제품이 아닌 수입품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존재한다.
<양곤 시내 쇼핑몰에 입점된 해외 브랜드 가계>
[자료 : KOTRA 양곤무역관 촬영]
인터뷰와 시사점
미얀마 신발제조업협회 관계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내 제조업체들은 강력한 브랜드 평판을 유지하고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무엇보다 품질 관리와 보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현재는 국내에서 생산된 수성 접착제를 활용할 수 있으며, 원자재의 약 85%를 국내에서 조달하고 나머지 15%만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여성용 신발을 제조·판매하는 C 브랜드 대표는 KOTRA 양곤무역관과의 유선 인터뷰에서 “승무원 시절 구두를 신으면서 편안함의 중요성을 체감했고, 미얀마 여성들도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구두를 원한다는 점에서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업체는 South Dagon 지역에서 소규모 공장을 운영 중이며, 구두 제작 과정의 상당 부분을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어 아직은 대량 생산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점차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신발 산업은 풍부한 천연고무와 가죽, 저임금 노동력 등 제조 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나, 영세업체 중심의 산업 구조와 기술 인력 부족으로 인해 내수 수요조차 충분히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연간 약 4천만 켤레에 달하는 국내 수요 대비 생산량이 25% 수준에 불과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을 포함한 해외 기업들에게 잠재적 진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미얀마는 아직 신발 산업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브랜드 경쟁력이 확립되지 않았고, 품질 관리 및 내구성 보증 제도가 미흡하여 현지 제조업체들은 품질 관리 강화와 보증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소비자 신뢰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얀마는 업계와 함께 자국산 원자재 비중 확대, ‘Made in Myanmar’ 브랜드화 추진 등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경우, 미얀마의 낮은 인건비와 원자재 접근성을 활용한 OEM·ODM 협력 생산이나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진출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인프라 부족과 경쟁국(베트남·캄보디아 등)의 우위를 고려할 때,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 및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자료: Global Trade Atlas, 미얀마 통계청, JICA 발간 ‘Report on Master Plan for Footwear Industry in Myanmar’ 보고서, KOTRA 양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