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장에서는 출산율 저하로 인해 영유아용 종이 기저귀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반면 고령 인구의 증가와 함께 성인용 종이 기저귀 시장은 확대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 역시 경영 자원을 성인용 시장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대표적으로 Oji Nepia는 2024년 9월을 기점으로 일본 내 유아용 종이 기저귀 시장에서 철수하고, 성인용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유아용 기저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전반적으로는 성인용 시장에 주력하려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아용 종이 기저귀 생산 수량 추이>

[자료: 일본위생재료공업연합회, KOTRA 오사카무역관]
<성인용 종이 기저귀 생산 수량 추이>

[자료: 일본위생재료공업연합회, KOTRA 오사카무역관]
종이 기저귀 시장은 영유아용과 성인용 모두에서 인지도가 높은 주요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영유아용 기저귀의 경우, Unicharm, P&G Japan, Kao, Daio Paper 등 4개사가 전체 시장의 약 97%를 점유하고 있다. 야노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영유아용 종이 기저귀 시장 규모는 제조업자 출하액 기준 약 1417억 엔으로, 전년 대비 약 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성인용 기저귀 시장은 Unicharm, Daio Paper, Kao, Hakujuji, Livedo 등 5개사가 전체의 75.2%를 차지하고 있으며, 영유아용과 달리 기타 업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것이 특징이다. 2023년 성인용 기저귀 시장 규모는 약 1113억 엔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공급사 및 브랜드 예>
기업명 | 브랜드명 |
유아용 종이 기저귀 | 성인용 종이 기저귀 |
Unicharm | moony | Lifree |
Kao | Merries | Relief |
Daio Paper | GOON | Attento |
P&G Japan | Pampers | - |
Hakujuji | - | Yawaraku |
Livedo | - | Refre |
[자료: 야노경제연구소, 기업 홈페이지]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기저귀 업계는 두 가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나는 폐기된 기저귀의 재활용이며, 다른 하나는 디자인이 강조된 기저귀에 대한 새로운 수요 발굴이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인용 종이 기저귀 제조업체인 Unicharm과 Livedo는 환경 부담을 줄이려는 방안으로 종이 기저귀의 재활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기저귀에는 소변 등 배설물을 흡수하기 위해 고분자 흡수제(SAP)가 사용되는데, 이는 기저귀의 필수 소재다. 그러나 사용 후 기저귀는 약 4배 정도 부풀어 오르며, 흡수재에 포함된 수분으로 인해 소각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다량의 온실가스가 발생해 환경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소각시설이 부족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매립이 불가피해 매립지 확보 또한 큰 과제가 되고 있다.
Unicharm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기저귀를 수거하고, 사용된 자재를 모두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사용 후 고분자 흡수제의 약 60%를 재생해 고양이 모래나 기저귀 회수용 봉투 등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연간 약 200~250톤의 자재가 재활용되고 있다. 회사는 2027년까지 연간 500톤 규모의 폐기 기저귀를 새로운 종이 기저귀나 고양이 모래로 재활용할 계획이다.
<재활용 소재(펄프 등)를 배합한 제품(영유아용·성인용 종이 기저귀, 고양이 모래)>

[자료: 기업 홈페이지]
Livedo 사 역시 지방자치단체와 재활용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제조업체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특히 폐기 종이 기저귀의 재활용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자치단체로는 일본 사가현의 미즈마군 오오기마치가 주목받고 있다. 오오기마치는 일본 최초로 폐기 종이 기저귀 재활용 체계를 확립한 자치단체로, 전용 회수 박스를 설치해 일반 쓰레기와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 회수된 폐기 종이 기저귀는 재활용 플랜트에서 물과 분리재가 담긴 분리조에 투입돼 파쇄 및 교반 과정을 거친다. 이후 비중 차이를 이용해 펄프, 플라스틱, 슬러지로 분리돼 각각 회수된다. 이 중 슬러지는 토양 개량제로, 플라스틱은 고형 연료(RPF)로, 펄프는 벽재 등으로 재자원화된다. 기저귀 전문 재활용 사업자인 Total Care System 사에는 Livedo 사를 포함한 제조업체들이 자본에 참여하고 있으며, 제조업체로서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자료: 기업 홈페이지]
기저귀는 숨기는 것에서 멋스럽게 고르는 것으로
2050년에는 일본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10명 중 4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기저귀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국토교통성의 조사에 따르면, 2040년에는 전체 인구의 약 7%에 해당하는 779만 명이 기저귀를 사용할 것으로 보고됐다. 이 중 영유아는 약 256만 명, 성인은 약 52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국내 종이 기저기 사용 상황 예측>
구분 | 2017년 | 2030년 | 2040년 |
종이 기저기 사용 인구 | 661만 명 (유아: 331만 명, 성인: 330만 명) | 738만 명 (유아: 280만 명, 성인: 459만 명) | 779만 명 (유아: 256만 명, 성인: 522만 명) |
종이 기저기 사용 매수 | 121억 장/연간 (유아: 51억 장, 성인: 84억 장) | 135억 장/연간 (유아: 51억 장, 성인: 84억 장) | 142억 장/연간 (유아: 47억 장, 성인: 95억 장) |
총 인구 대비 종이 기저귀 사용 인구 비율 | 5.2% | 6.2% | 7.0% |
[자료: 국토교통성]
현재 일본에서는 기저귀를 부끄러운 존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간병을 받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배설 처리를 타인에게 부탁하는 것에 대해 자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외출을 꺼리거나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기저귀를 단순한 의료·간병 용품이 아닌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인식하고, 자신의 진취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이게 하자는 새로운 흐름이 업계 내에서 형성되고 있다.
그 상징적인 사례로, 2025년 6월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에서는 약 1900명의 관람객 앞에서 기저귀 패션쇼가 개최됐다. 이 패션쇼에는 프로 모델뿐만 아니라 휠체어 사용자, 고령자, 신체적 특징이 있는 사람들이 함께 참여했으며, 국내외 관계자와 제조업체, 요양시설 관계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패션쇼를 관람한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KOTRA 오사카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기저귀가 흰색 일색이었던 이유는 소변량을 확인하는 기능성이 중시돼 왔기 때문”이라며, “세련된 디자인이나 다양한 색상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기저귀의 흡수성을 활용해 마라톤용 바지에 응용하려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제는 기저귀도 여행이나 활동 목적, 건강 상태에 따라 갈아입는 것이 일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건은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와, 다소 비싸더라도 ‘멋진 기저귀’를 입어보고자 하는 수요를 얼마나 환기할 수 있는지이다. 이는 일본 정부가 내세우는 ‘건강 수명 연장’이라는 정책 방향과도 맞물려 있으며,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자료: KOTRA오사카무역관]
시사점
기저귀 시장에서는 두 가지 트렌드가 새로운 수요 창출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첫째는 저출산에 따른 영유아용 종이 기저귀 수요의 감소이며, 둘째는 고령 인구의 증가에 따라 성인용 종이 기저귀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점이다. 이에 따라 폐기물 중 종이 기저귀가 차지하는 비율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성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폐기된 종이 기저귀는 약 220만 톤으로, 이는 전체 일반폐기물의 약 5%에 해당하며, 2030년에는 약 7%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까지 종이 기저귀는 기능성이 중심이었지만, 최근 복지 분야에서도 디자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새로운 소비자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잠재 수요로 평가된다. 특히 기저귀를 부끄러움의 대상이 아닌 일상적인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인식하려는 움직임은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 환경성이 일본 내 1741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90%가 종이 기저귀를 ‘분리 수거하지 않는다’ 또는 ‘재활용을 검토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기저귀의 재활용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적 유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재활용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이 강조된 기저귀는 향후 제조업체의 본격적인 진입과 함께 점차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sahikasei Electronics가 개발한 배뇨 알림 디바이스(일명 스마트 기저귀)와 같은 기술이 확산하면, 기저귀의 색상 다양화나 디자인 기저귀의 실용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생산비 절감이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다. 배설과 관련된 문제는 일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고령화 사회가 직면한 공통의 과제다. 일본이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그 경험과 기술은 글로벌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 기업이 기저귀를 수출한다면, 당분간은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한 전략이 요구된다. KOTRA 오사카무역관이 인터뷰한 수입 바이어 N사 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성인용 종이 기저귀는 부피가 커서 20피트 컨테이너를 사용해도 약 200만 엔 정도의 물량밖에 적재할 수 없다”라고 한다. 한국 제품은 가격 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으나, 이익률이 낮으므로 운임 급등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한 구조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향후 재활용 시장 확대를 고려한 기저귀 개발, 소량 주문 대응 등 비용 구조 개선에 대한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인 비전 수립과 지속 가능한 제품 개발은 수출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 될 것이다.
기저귀 산업은 단순한 위생용품 시장을 넘어, 사회적 불편을 해소하고 고령화·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바, 우리 기업이 주목하고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료: 일본위생재료공업연합회, 야노경제연구소, 국토교통성, 환경성, 기업 홈페이지, KOTRA 오사카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