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ESG전환 주요 분야 및 현황
케냐, 녹색 산업 중심으로 경제 및 산업 구조 전환 가속
기후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 성장 전환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내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가 있다. 바로 케냐다. 세계적으로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 트렌드가 확산되며 기업과 정부 모두 지속가능성을 새로운 성장 기준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케냐는 이 중 ‘환경(Environment)’ 부문에 초점을 맞춰 산업 전반 육성을 위한 발판 마련을 가속화하고 있다. 케냐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도 비교적 빠르게 환경 중심 산업 전략을 수립한 국가 중 하나로, 특히 친환경 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케냐는 2025년 기준, 전체 전력 생산의 92% 이상을 재생에너지에서 조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같은 기간 남아공(12%), 이집트(15%), 나이지리아(20%) 등 다른 주요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지열 발전에서도 케냐는 아프리카 전체 지열 용량의 절반 이상(약 1.8GW)을 차지하고 있으며, 인근 국인 에티오피아(7MW 수준)와 비교했을 때도 차이가 크다.
케냐 정부는 2016년 「기후변화법(Climate Change Act)」 제정을 계기로 산업 발전과 기후 대응을 접목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녹색경제 전략 및 이행계획(GESIP)’과 ‘에너지 전환 및 투자계획(2023–2050)’ 을 통해 국가 산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케냐는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3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단지 조성, 녹색 수소 생산 인프라 확보, 전기차 생태계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케냐 주요 전력원 (2020-2050년)>

[자료: Ministry of Energy and Petroleum]
케냐는 현재 수도 나이로비 인근을 중심으로 에코 인더스트리얼 파크(Eco-Industrial Park) 조성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에너지 절감 설비와 순환경제형 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갖춘 첨단 산업단지 타투시티(Tatu City)와 콘자 스마트시티(Konza Smart City)가 있다. 각 지역은 유럽과 아시아 등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케냐 무역투자 산업부는 태양광, 배터리, 전기 모빌리티 등 분야에서 친환경 제조업 육성을 위해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유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세제 혜택과 기술 이전 유도 정책도 적극 추진 중이다.
COP28서 주목받은 ‘녹색 산업 리더십’… 케냐, 아프리카 대표 주자로 부상
케냐는 2023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자국의 녹색 산업 정책을 전략적 성과로 전면에 내세웠다. 아프리카 최초로 기후정상회의를 주최하고, 총 44억8000만 달러 규모의 녹색 투자 유치와 15GW급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창출했다. 당시 윌리엄 루토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은 단순히 환경보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아프리카가 주도적으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경제적 수단’이라고 밝혔다. 개발도상국이 기후 대응을 ‘비용’이 아닌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케냐는 회의를 전후로 녹색 스타트 업 펀드 조성, 재생에너지 인프라 공동 구축 확대, 농업 및 제조업 분야의 저탄소 기술 이전 등 주요 분야에서 다자 협력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농업, 식품가공, 건축자재, 물류 등 전통 산업 영역에까지 친환경 기준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며 산업 구조 혁신과 글로벌 공급망 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두 과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케냐로의 환경 규제 동향과 케냐의 대응 현황
케냐 산업계는 COP28 이후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과 운영체계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주요 제조업체들은 에너지 효율 개선, 폐기물 자원화 시스템 도입, 저탄소 생산공정 구축 등을 통해 국제 환경 기준에 부합하는 산업 모델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대응은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이 아닌, EU와 같은 주요 수출 시장에서 ‘친환경 생산 공정’을 인증 받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케냐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점은 국가 전력망의 90% 이상이 수력, 태양광, 지열 등 재생에너지 기반이라는 점이다.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전력 대부분이 이미 '저탄소 에너지’로 공급되고 있다는 사실은 외국 인증기관들이 요구하는 탄소배출 계량 보고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케냐 소재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단순히 물건을 수출하는 나라가 아니다. 국제 환경 기준을 충족해야 비로소 시장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2024년 3월, 케냐 무역투자 산업부 관계자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 발언은 케냐의 통상 전략과 방향성을 보여준다. 여기서 말하는 기준은, 유럽연합(EU), 영국, 미국 등 케냐의 주요 수출국이 요구하는 온실가스 감축, 화학물질 제한, 생산공정 투명성 등 환경·기후 관련 규제를 의미한다. 이러한 환경 규제는 단순한 품질 기준을 넘어 새로운 무역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케냐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출국들이 직면한 공통 과제다.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제품의 성능이나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을 만들었는가’에 더해 ‘어떻게 만들었는가’, 즉 생산 과정 전반에서의 환경 적합성과 지속가능성을 입증해야만 시장 접근이 가능해지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을 비롯,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국가들이 친환경 부문을 무역 정책 전반에 반영하고 있는 만큼, 환경 기준 준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단기적 수출 실적을 넘어, 장기적인 공급망 신뢰 확보와 국제 기준 부합을 위한 근본적 대응 전략 마련을 고안해야 할 때다.
케냐-EU EPA 발효 이후, 변화된 통상 환경에 발맞춘 대응 본격화
2023년 12월 발효된 케냐-EU 경제 파트너십 협정(EPA)은 환경 기준이 통상 규제로 된 대표 사례다. 케냐는 COP28과 EU와의 EPA 를 겪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지속가능 경영 전략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통감하고 있다. 케냐-EU협정은 환경 보호 기준을 무역 조건에 포함하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수출이 제한될 수 있음을 명문화했다. EPA 발효 이후, 케냐 산 농작물에 대한 작물 보호제(농약 등과 같은 보조제)의 잔류 기준(MRLs)이 엄격해졌고, 케냐의 주요 수출 작물인 감자, 프렌치 빈, 완두콩 등이EU 규정(EC No. 396/2005)에 따라 30여 종 이상에 달하는 화학 원료와 제품의 사용이 제한됐다. 이 규제로 인해 케냐 농작물 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중소 농가의 대응 역량 부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소수의 기업들만 기술과 인프라를 빠르게 갖춰 생존할 수 있었고, 대부분의 농가들은 기존 작물 보호제 대체 비용과 인증 부담, 기술 미비로 인해 시장에서 밀려났다.
2024년 상반기, 케냐 산 농작물들은MRLs 초과로 인해 EU 수입이 여러 차례 거절됐고, 2023년 50.9억 케냐 실링(약 3920만 달러)이었던 수출액이, 2024년 23.4억 실링(약 1800만 달러)으로 급감했다. 수출 물량도 절반 이하로 줄었으며, 케냐의 수많은 농가가 큰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규제 대응 가능 기업’과 ‘불가능 기업’ 간 격차가 심화되는 구조적 양극화 현상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며, 결국 국가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상실로 이어진 것이다.
케냐의 농가 및 관련 기업들은 생산 공정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작물 보호제 사용 기록부터 유통, 포장과 운송 과정까지 투명하게 관리하고 보고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화 됐다. 농업 뿐만이 아니다. 산업계 전반에서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한 초기 투자와 운영 비용 상승은 불가피 하다 인정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마켓에서 경쟁력 강화와 기회가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수출 제품이 생산되는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환경 영향을 계량 평가해 보고하는 의무도 생겨, 농업과 에너지 분야 기업들은 관리 및 운용 체계까지 갖춰야 수출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관련 분야들을 중심으로 기자재 도입 및 기술 교류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케냐-EU EPA 발효 이후 적용된 환경 규제로 인해 발생한 피해로 인해 농업 분야 뿐만 아닌, 산업계 전반에서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을 더욱 가속화 하게 됐다.
케냐 정부도 추세에 맞춰 서두르고 있다. 국가 환경정책과 무역정책 개정 움직임을 통해 글로벌 환경 기준을 통상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2025년 5월 7일, 무타히 카그웨(Mutahi Kagwe) 케냐 농축산개발부 장관은 50여 종의 작물보호제(완제품, 중간제)에 대한 수입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타히 장관은 해충방제제품위원회(PCPB)의 보고자료와 에거턴 대학교의 연구자료를 거론하며 이와 같은 조치를 시행할 것을 예고했다. PCPB와 케냐 식물건강검역원(KEPHIS)은 보호제의 잔류 성분 및 레벨 모니터링 및 위험성이 높은 품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감시체계 구축 및 식품보건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무타히 장관의 계획에 힘을 실었다. 2025년 7월 기준, 구체적인 수입 금지 대상 목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조치에 대해 8개 케냐 시민단체 연대는 2025년 5월 15일 공동 성명을 내고 환영 입장을 밝히며, 철저한 이행과 규제 감독, 농가 중심의 안전한 대안 확대를 촉구했다. 성명에는 Route to Food Initiative, BIBA Kenya, KOAN, CEJAD 등 주요 단체가 참여했다. 단체들은 정부가 검토 중인 50개 금지 성분 목록을 조속히 공개함에 앞서, 맨코제브, 파라쿼트, 글리포세이트, 카벤다짐, 그람다사이할로트린, 사이퍼메트린, 델타메트린 등 합성 피레스로이드(pyrethroid compounds) 성분이 금지 품목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성분은 케냐 주요 식량 및 수출 작물에 널리 사용되며, 인체 및 환경 위해성과 관련해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어 왔다.
정부와 시민단체 모두 ‘환경 적합성 없는 수출은 앞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인식을 명확히 하며, 수출 기업들의 대응 역량 강화 필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아가 케냐표준국(KEBS), 국립환경관리청(NEMA) 등 유관 기관도 환경 인증 교육, 사전 심사, 잔류농약 검사, 생산공정 점검 등의 지원을 확대하며, 민간의 대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케냐의 녹색 산업 전환을 위한 유망 분야
1) 청정 수소·암모니아 생산 거점으로 부상중인 케냐… 관련 설비 기자재 수입도 급증
케냐가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청정 수소(Green Hydrogen) 및 그린 암모니아 생산 기지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3년 발표한 「국가 그린 수소 전략」에 따라, 수소·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가 연이어 추진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핵심 설비 수입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국영 전력회사인 KenGen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올카리아 지역에 고분자 전해질 막 수전해(PEM) 방식의 그린 수소 플랜트를 건설 중이며, Fortescue는 나이바샤 지역에 대형 그린 암모니아 생산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Talus Renewables는 소형 비료 생산용 암모니아 플랜트를 통해 농업 탈탄소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각 프로젝트는 지열 및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해 운영되며, 케냐의 수출 경쟁력 강화와 산업 저탄소화의 핵심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 기자재 수입은 2023년 1500만 달러에서 2025년 하반기까지 4000만 달러로 1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품목은 수전해 장비(HS 8543.30), 압축기(HS 8414), 수소 저장탱크(HS 7311), 암모니아 합성장치(HS 8419.89) 등이며, 케냐 정부는 해외 민간 투자 유치를 위해 개발은행과의 협력, 세제 혜택, 기술이전 연계 정책도 병행 중이다.
<케냐의 그린 수소 전략 로드맵>

[자료: Kenya Green Hydrogen Strategy and Roadmap, Ministry of Energy and Petroleum]
2) 농촌 전력 접근성 해결 솔루션으로 자리잡고 있는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케냐는 전국 전력망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90% 이상에 이르지만, 농촌·외곽 지역에서는 송배전 인프라가 부족해 전력 접근성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민간 부문은 태양광 기반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distributed renewable energy system)을 통해 지역 단위 전력 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해결책으로는 태양광 마이크로그리드, Solar Lantern 보급,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BESS) 등이 있으며, 학교, 보건소, 가정에 저비용·고효율의 전력을 공급해 지역 내 생활 여건 개선과 교육 기회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GIVEWATTS 프로젝트는 7천 개 이상의 태양광 랜턴을 농촌 학교에 보급해, 한 학교 성적이 지역 43위에서 1위로 상승하는 등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며 주목받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관련 품목 수입도 늘고 있다.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HS 8507.60)의 수입액은 2023년 5000만 달러에서 2025년 9000만 달러로 8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에도 태양광 패널(HS 8541.40), 인버터(HS 8504.40), 소형 컨트롤러 및 계측기기(HS 9032.89) 등도 지속적인 수입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민간 파트너십과 국제기구 지원을 통해 마이크로그리드와 ESS 설치 확대를 유도하고 있으며, 향후 외곽지역 중심으로 전력 망 연계 없이도 운영 가능한 자립형 에너지 클러스터 모델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케냐의 농촌개발과 동시에, 소규모 재생에너지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 진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각광 받고 있다.
프로젝트: 태양광 랜턴>

[자료: WIPO Case Study on GIVEWATTS]
3) 도시 폐기물 처리와 농업기술(Agri-tech) 분야에서도 환경을 고려한 스마트 시스템 인기
케냐는 도시 폐기물 처리와 농업기술 분야에서도 녹색 성장 동력을 활용해 기술을 육성하고 있다. 특히 폐기물 관리와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부문에서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도시 지역에서는 폐플라스틱 자동 분리기(HS 8479.89), 유기 폐기물 퇴비화 장비(HS 8436.80), 재활용 압축 시스템(HS 8477.80), 스마트 쓰레기 수거함 및 센서(HS 8531.10) 등이 도입되며, UNDP·EU 등이 지원하는 자원순환 파일럿 사업이 확대되는 중이다. 나이로비, 몸바사, 키수무 등 주요 도시들은 커뮤니티 기반의 자원순환 센터 설립과 함께 재활용 지원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자가배출-선별-회수가 통합된 도시형 폐기물 관리 인프라 구축이 진전되고 있다. 관련 장비 및 시스템 시장은 연평균 15% 이상 성장 중이다.
농업 부문에서도 친환경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농업솔루션이 부상하고 있다. 현지의 대표적인 Agri-Tech 기업인 Apollo Agriculture는 위성 데이터와 모바일 앱을 활용해 작황 예측, 병충해 진단, 친환경 영농지침 제공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농약 과다 사용 규제와 유럽 수출용 품질 기준 강화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 수요 증가에 따라 관련 디바이스 수입도 늘고 있다. 농업용 스마트 센서(HS 9027.80), 토양 환경 측정기(HS 9031.80), 원격 관개 제어기(HS 8424.81), GPS 정밀농업 장비(HS 8526.91) 등이 대표 품목이며, 전체 수입액은 2023년 1000만 달러에서 2025년 2500만 달러로 1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 및 탄소 기준이 글로벌 농산물 유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케냐는 농업 전반에 친환경 디지털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자원 재활용과 지속가능 농업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두 축의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사점: 글로벌 녹색 전환의 길목에서, 우리 기업이 나아가야할 길
기후 위기와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는 이제 산업의 방향과 비즈니스 모델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고 있다. 케냐는 특히 EU 환경 기준 강화로 인해 화학잔류허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농산물 수출이 중단된 사례로 인해, 정부와 기업이 산업 전반에 걸쳐 대응 전략을 연구하고 속도를 올리는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90% 이상을 재생 에너지로 조달하는 전력 인프라를 기반으로, 농업과 제조업 등 주요 수출 산업에 글로벌 환경 기준을 접목하며 자국 수출 확대를 위한 산업 구조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환경을 중심으로 한 통상 규제를 넘어서야 할 장벽으로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글로벌 ESG 전환 트렌드에서 새로운 시장 경쟁력이자,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하고 대응한 국가와 기업만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우리 기업들 중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곳들이 있다. 대표 사례는 한화큐셀이다.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기반으로 독일, 미국 등지에서 대규모 발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으며, 특히 유럽의 까다로운 탄소 규제와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같은 친환경 조건 하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다. 한화큐셀은 전 세계 모든 생산 거점에서 RE100(100% 재생에너지 사용)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으며, 제조 공정에서의 탄소배출 저감 뿐 아니라, 에너지 저장장치(ESS)와의 융합 기술을 통해 분산형 전력 전환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한 태양광 모듈 공급을 넘어, 완성형 ‘친환경 전력 생태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실제로 유럽의 농업·물류 단지, 미국 태양광 프로젝트 등에서 ESS 일체형 모듈 공급과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연계 모델을 구현함으로써 기술력 뿐 아니라 탄소배출 저감, 지역밀착성, 지속 가능성이라는 ESG 전환의 본질을 제품 전략에 담아낸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한화큐셀의 사례는 좋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제품과 공정 설계에 나아가, 현지 시장에 맞춘 모델 제시는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적 역량이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화큐셀 고출력 태양광 모듈 이미지>

[자료: 한화그룹]
중소기업에서도 눈에 띄는 대응 사례를 찾을 수 있다. 포어시스(Foresys)사는 해양 환경기술 스타트업으로, 파력 에너지를 활용한 자립형 해양 폐기물 수거 장치(부유 쓰레기 차단 막)를 독자 개발해 해양 비닐 및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대응해 왔다. 정부 펀딩을 기반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실증부터 데이터 수집까지 통합 설계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 마침내 시장에 적용할 수 있었다. 수거와 동시에 에너지 생성, 수질 모니터링까지 가능한 이 장치는 2023년 호주 COFS 해역 실증을 통해 2배 이상의 해양 쓰레기 수거 효율을 입증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투자 유치도 받고 있다. 포어시스는 WWF, iF 디자인 어워드 등에서 기술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2025년까지 동남아 및 오세아니아 시장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포어시스의 해양 부유 쓰레기 차단 막 적용 이미지>

[자료: 전자신문]
녹색 산업 분야에서 주목받는 국내 대표 기업들의 공통점은 우수한 기술력에 더해, 사업 초기부터 ESG 기준을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내재화 했다는데 있다. 가령, 한화큐셀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RE100 이니셔티브 등 각종 친환경 제도를 적극 활용해 기술의 실증과 대규모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고, 해외 진출 시에는 유럽연합의 탄소 국경조정제도(CBAM)나 미국의 IRA 등 현지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했다. 최신형 원전인 APR1400 역시 수출을 위해 한국 정부의 K-원전 수출 전략,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금융·보증, 국제공인 안전규정 및 환경기준 준수 등 관련 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현지 정부와의 파트너십,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 이행 등을 통해 신뢰성을 높였다. 또한 포어시스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해양수산부의 연구개발(R&D) 지원, 정부 주관의 글로벌 진출 지원 프로그램, 그린뉴딜 펀드 등 다양한 국내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술 실증과 해외 파일럿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진출 대상 국가의 친환경 인증 획득과 규제 대응을 병행해 경쟁력을 갖췄다.
앞선 기업들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 및 사업도 적극 활용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용 친환경 인증 지원사업’을 통해 유럽 환경 인증 비용을 일부 지원받거나, 환경부의 ‘녹색기술 인증’ 및 ‘환경산업 실증지원사업’을 통해 실증 기반을 다졌고, KOTRA의 ‘해외 그린인프라 수출 플랫폼’과 ‘맞춤형 시장 조사 서비스’를 활용해 현지 프로젝트를 수주하거나 협력 업체∙기관을 발굴해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또 하나의 성공의 열쇠는 ‘사회적 수용성’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
지속 가능한 경영을 중심에 둔 시장 접근 전략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지만, 모든 시도가 항상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케냐의 60.8MW 규모 킨앙곱 풍력발전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지나치게 성급하게 추진된 탓에 만 여 명에 달하는 지역 주민들과의 충분한 사전 협의가 결여됐다. 터빈이 마을에서 불과 20m 거리에 세워지는 식으로 설계됐고, 보상 문제와 소음공해로 비롯되는 건강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갈등이 격화됐다. 일부 시민은 시위 중 사망까지 이르렀다. 결국 프로젝트는 전면 중단됐고, 노르웨이, 남아공, 호주 등 관계사들은 약 6700만 달러에 이르는 손실과 법적 분쟁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이 사례는 단순히 기술력이나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는 친환경 프로젝트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진정한 성공은 장기적인 안목 아래 현지 사회와의 신뢰를 구축하고, 충분한 협의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수요 맞춤형 접근에서 비롯된다. 같은 기술과 제품이라도 지역사회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일방적인 통보나 전달이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상호 호혜적이고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필수적이다. 협의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인권과 환경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준수하는 한편, 현지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존중하는 점진적 접근이 요구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신뢰를 쌓고, 진정한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복잡해지는 환경·무역 규제 체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반영한 중장기적 현지 전략을 설계할 때 비로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작성 지원: 나이로비 무역관 김홍기 대리
자료: Ministry of Energy and Petroleum, 케냐-EU 경제 파트너십 협정(EPA), WIPO Case Study on GIVEWATTS, 한화그룹, 전자신문, 현지 보도자료 및 KOTRA 나이로비 무역관 보유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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