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WeTransfer Ideas Report 2022 웹페이지 캡처

2009년 네덜란드에서 시작한 인터넷 기반 파일전송 서비스 기업 WeTransfer는 주요 고객인 전 세계 창조인력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Ideas Report를 매년 발표한다. 경기침체와 기후위기, 지정학적 혼돈, 그리고 무엇보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히 대변혁기라 할만한 시기를 눈앞에 둔 2022년에 조사는 과연 창조산업의 구성원들이 “안녕하신지” 물었다. “꿈의 직업”으로 과대포장된 창조산업 내부로 들어가 인식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드러내고, 성공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며, 성공을 위해 필요한 스킬과 돈벌이 수단과 방법을 파악함으로써 창조산업 내부의 진짜 현실을 성찰하고 미래를 전망해 보려는 의도다.

WeTransfer 서비스를 사용하는 180개국 6,500명이 이번 조사에 응답하였고, 응답자의 직업군은 그래픽디자이너, UX 디자이너, 뮤지션, 포토그래퍼, 디렉터, 일러스트레이터, 아티스트, 광고홍보 전략가, 틱톡 크리에이터, 프리랜서 작가 등을 아우른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정규직이 52%, 1인 기업은 25%, 비정규직이 8%를 차지한다. 설문조사는 2022년 7월과 8월에 WeTransfer와 전략기업 TRIPTK이 공동으로 실시했다.

보고서 목차

조사 결과는 무엇보다 창조산업의 진짜 속사정을 말해준다. 창조업계에서 흔히 통용되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한다”라는 전제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보고서는 단언한다. 개인적 가치에 부합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55%에 이르지만, 실제로 이러한 이상을 따를 수 있는 사람은 22%에 불과했다. 같은 맥락에서 직장 내에서 직원의 웰빙이 최우선에 놓여야 한다는 응답은 50%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는 비율은 26%에 머물렀다.

이미지 출처: Ideas Report 2022 보고서 14쪽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는 공식도 사실이 아니었다. 응답자 대다수는 자신이 일한 만큼 보상받지 못한다고 느꼈다. 임금인상이나 승진을 성공의 지표라고 볼 때,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56%로, 성공적으로 느낀다는 44%보다 높았다. 또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인공지능과 같은 신기술이 주도하는 미래를 적절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율이 60%에 육박했으며, 직업적 성공과 계약기간 준수를 위해 개인의 삶을 희생하는 업계 문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비율이 78%에 달했다. 업계 종사자들이 현재와 미래에 갖는 불안과 압박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로 인한 불만족과 스트레스는 직업적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해 조사에서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5%를 기록해, 지난해(35%)와 비교해 두 배로 껑충 뛰었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이미지 출처: Ideas Report 2022 보고서 29쪽

희생을 요구하는 업계 문화와 계약 범위 밖의 업무가 점점 추가되는 일명 ‘Scope Creep’이 인정이나 보상받지 못하고 있는 관행은 업무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을 명확히 하려는 흐름에 역행한다. 조사 결과, 가장 저평가된 업무 역량으로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꼽은 비율이 57%나 됐다. 친절한 태도(46%)와 인간관계 형성(40%), 프레젠테이션 스킬(38%) 등의 업무 능력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암담한 것만은 아니다. 보고서는 창조산업 내부에 낙관주의가 확고하게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층 정교해진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생산성 툴의 지원을 받는 한편, 팬데믹 이후 근로자의 워라밸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 흐름에 힘입어 자기만의 방식대로 훨씬 훌륭하게 경력을 쌓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보고서에 실린 업계 실무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한다.

2022년 Ideas Report 는 웹사이트(https://wetransfer.com/ideas-report/2022)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자료출처: WeTransfer Ideas Report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