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디자인 뉴스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기후변화, 공급망 위기 그리고 머신러닝

 

 

기후변화, 공급망 위기, 그리고 머신러닝

 

지난 2년간 글로벌 공급망 위기의 원인은 코로나19였다. 팬데믹이 종식되면 글로벌 공급망은 자연스레 안정을 찾을까? 길게 봤을 때 기후변화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이며 이미 위험이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미국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대학에서 해양기반시설 복원력을 연구하는 학자인 오스틴 베커(Austin Becker)는 “팬데믹은 일식적 문제”지만 “기후변화는 장기적으로 심각한 과제이며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편, 허리케인, 홍수, 산불 등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는 이미 현실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오클랜드(Oakland) 항 선박에 실린 컨테이너>

[자료: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직접촬영]

 

2021년 기후변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

 

(미국) 2021년 2월, 미국 텍사스의 강추위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정전이 발생했다. 이로인해 3개의 주요 반도체 공장이 문을 닫았다. 반도체 부족 현상이 악화되었고 마이크로칩에 의존하는 자동차 생산은 더욱 둔화되었다. 정전으로 철도가 폐쇄됐고 텍사스와 북서부 사이의 공급망은 3일 동안 연결이 끊겼다.

 

(유럽) 2021년 2월, 눈이 녹고 폭우가 내리면서 유럽의 가장 중요한 상업수로인 라인강 일부 제방이 터지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하천을 통한 운송이 중단됐다. 4월에는 장기간 가뭄으로 라인강 수위가 너무 낮아져 화물선은 좌초를 피하기 위해 평소 용량의 절반밖에 짐을 싣지 못했다. 최근 몇 년간 라인강을 통한 운송에 의존한 제조사들은 가뭄으로 원자재 수급과 완제품 배송이 원활하지 못했다.

 

(중국) 2021년 7월 말, 중국 중부의 홍수로 석탄, 돼지, 땅콩과 같은 원자재 공급망이 끊겼다. 닛산자동차 공장도 폐쇄됐다. 중국 최대 자동차 제조사 상하이자동차(SAIC Motor)는 이로 인해 연간 60만대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정저우 공장이 영향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미국) 2021년 8월 말, 미국 역사상 다섯 번째로 큰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아이다(Ida)가 발생했다. 아이다는 멕시코만 해안을 강타해 플라스틱, 의약품 등 제품 산업설비를 파괴했다. 내륙운송을 담당하는 트럭도 우회할 수밖에 없었다.

 

(캐나다) 2021년 6월 말부터 10월초까지 폭염으로 촉발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화재로 프레이저 캐년(Fraser Canyon)의 교통 요충지가 폐쇄됐다. 11월에는 100년에 한 번 내릴 법한 규모의 강우로 심각한 홍수가 발생했다. 홍수로 항구로 연결되는 주요철도와 고속도로가 끊어지고 송유관이 폐쇄됐다. 철도 네트워크가 손상되자 주정부와 목재회사는 생산량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웃국가 미국에서도 종이펄프 등 목재 제품이 부족해지면서 자연스레 가격이 상승했다.

 

(아시아) 2021년 12월, 태풍으로 말레이사아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동남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항구인 클랑(Klang)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세계 최대 첨단 마이크로칩 제조사인 대만의 TSMC는 미국으로 납품하기 전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최종 패키징을 진행한다. 클랑항이 피해를 입으며 반도체 공급망에 균열이 생겼다. 반도체 부족으로 일부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가동을 중단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혼란은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100년까지 해수면이 1-2미터 규모로 상승하면 항구, 철도, 고속도로, 기타 운송 및 공급 기반시설이 위협을 받는다. 세계 화물운송의 약 90%가 배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해수면 상승은 세계 2,738개 연안 항구 대부분을 위협할 것이다. 이는 농산물에서 최첨단 전자제품까지 모든 상품의 부족과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팬데믹 이후 태평양을 횡단하는 컨테이너 운송비용이 2,000달러에서 15,000달러로 급등한 사례를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기술로 공급망 위기를 해결한다

 

공급망 위기는 잠재적 병목현상이 현실화될 때 발생한다. 공급망 혼란의 위협에 대응해 제조사는 재고를 늘리거나 이중공급망(Dual Supply Chain)을 개발하는 것으로 대응한다. 이중공급망은 동일한 상품을 두 개의 경로로 수급해 A 공급망이 작동하지 않더라도 B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재고를 늘리거나 이중공급망을 구축하는 솔루션으로는 생산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적시(Just in time) 제조방식에 비해서는 효율성과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공급망 위기를 미리 추적하거나 새로운 공급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을 예측하는 기술(Technology)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급망은 복잡하게 상호 연결되어 있어 그만큼 충격에 취약하다. 기업이 공급망 위기에 앞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영국 크랜필드 대학에서 공급망 전략을 연구하는 리처드 와일딩(Richard Wilding) 교수는 “모든 것이 연결된 시대에 글로벌 공급망은 놀라울 만큼 아날로그적이었다”고 말한다. 공급망 붕괴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시대에 대응해 기업은 보다 많은 데이터를 찾고 쌓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례로 에버스트림(Everstream Analytics)은 배송기록, 뉴스 보고서, 소셜 미디어를 비롯한 오픈소스 정보와 물류, 배송·소매사를 포함해 고객이 제공한 정보를 활용해 공급망 데이터를 수집하는 회사다. 주요 고객으로 DHL, Dupont, BMW 등이 있다. 에버스트림의 CEO인 줄리 저드만(Julie Gerdeman)은 “문제를 예측하기 위해 수집 데이터 바탕으로 기계학습 모델을 활용한다”고 말한다.

 

또다른 기업 윈드워드(Windward)는 선적, 환적, 위성 이미지, 항만 및 컨테이너 데이터를 포함한 해양정보 소스를 전문으로 공급망 동향과 위험을 분석한다. 플렉스포트(Flexport)는 기업 상품이 이동할 때 실시간 추적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플렉스포트의 공급망 수석인 크리스 로저스(Chris Rogers)는 “제품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카고(Kargo)는 얼마전 2500만 달러 자금 조달을 발표했다. 카고는 카메라, 라이더, 열화상 기술을 이용해 창고와 물류센터의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센서타워를 판매하고 있다. 더욱 작은 센서를 통해 상품 움직임을 추적하는 방식도 있다. 윌리엇(Wiliot)은 배송 상자나 개별제품에 부착할 수 있는 무선 주파수 태그를 생산한다. 이를 통해 스캐너가 제조공장에서 소매점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전체 위치를 자동 추적한다.

 

<에버스트림, 윈드워드, 카고, 플렉스포트의 서비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자료: everstream.ai, windward.ai, mycargo.com, flexport.com]

 

시사점: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DDDM)

 

끝나지 않은 펜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적 기후변화 등을 고려할 때 이제 공급망 위기는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이처럼 불확실한 공급망을 가시적으로 만들어주는 기술 기반 서비스는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공급망 위기 관리 분야에서도 기술활용 효과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속도, 정확성, 효율성에 있다. 실시간 축적되는 데이터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보다 빠른 결정을 내리고 보다 정확히 흐름을 분석하며 보다 쉽게 기대하지 못한 현상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려도 있다. 공급망을 연구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윌리 시(Willy Shih)는 “데이터 마이닝을 이용한 공급망 위험 관리에는 분명 사각지대가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의 복잡성으로 인해 완전한 그림을 그리는 데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종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는 뜻이다. 하지만 블랙스완의 시대, 기업과 국가 의사결정권자의 판단 과정에서 세분화된 데이터는 혼란을 줄이고 해결의 방향을 찾는 데 분명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공급망 위기관리에서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DDDM, Data-Driven Dicision Making)이 절실해지고 있다.

 

 

자료: Climate Desk, Everstream Analytics, Arriving Today by Christopher Mims, Yale Environment 360, The Load Star, Lynerlitica,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designdb logo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