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 루마(Atelier Luma)의 소재 디자이너인 헤나 버니(Henna Burney)와 칼린 시벨(Kalijn Sibbel)이 남부 프랑스에 있는 오래된 소금습지를 이용해 유리처럼 보이는 패널 수천 개를 만들고 이를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아를(Arles) 타워의 내부 마감재로 사용했다.

소금 결정 만으로 제작된 4,000여 장의 패널은 게리가 설계한 루마 아를(Luma Arles) 아트센터 내부의 9개 층 엘리베이터 로비를 장식하고 있다.

시벨과 버니는 아트센터 산하 디자인연구소인 아틀리에 루마의 소속 디자이너로서, 카마르그 염원에서 4년 간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 끝에 이 패널을 제작했다.

이들의 프로젝트는 카마르그 염원에서 발생하는 소금의 자연 결정화 과정을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디자인과 건축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루마아를 타워 내부의 소금 패널 

디진 창립 15주년을 기념해 열린 디지털 페스티벌 디진 15(Dezeen 15)에서 객원 편집인으로 참여해 자신의 소금 패널을 선보인 버니는 이를 통해 디자인 소재로서 소금이 지닌 가능성을 증명해 보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재란 길러낼 수 있고, 그 과정을 전부 통제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이번 결과물이 확인해 준다고 말했다.

버니와 시벨의 소금 연구는 아틀리에 루마가 카마르그 지역의 자원을 이용해 신소재를 개발하려는 사업의 일부분이다.

고대로부터 내려온 카마르그 소금습지, 일명 살랑 두 미디(Salins du Midi)는 최근 소금 생산이 거의 중단된 상태로, 이 디자이너들은 이곳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프로젝트 대상지로 선택했다.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아틀리에 루마는 살랑 두 미디의 소금제조업자들과 공동으로 현장에 결정화 공장(Crystallization Plant)을 세우고 소금의 자연적 결정화 과정을 배웠다.

시벨과 버니는 개별 소금패널을 제작하기 위해 맞춤제작한 금속망 틀을 이용했다. 소금습지 아래로 잠긴 금속망 표면에 소금 결정이 자라면서 전체를 뒤덮는다. 이러한 자연적인 결정화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약 2주 가량이며,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햇빛과 바람 뿐이다.

그 결과 탄생한 소금 패널은 마치 유리와 같다. 결정의 크기와 색상은 기후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아틀리에 루마에 따르면, 자연적으로 불연성을 띠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안전한 소재로 사용될 수 있다.

자연적인 결정화 과정에 의해 만들어진 패널은 환경적 악영향이 적고 염원에서 정기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이점도 있다.

소금이 공공건물 내부에서 흔히 사용되는 소재는 아니기 때문에, 루마아를 아트센터 내부의 마감재로 사용하기 위해 프랑스 건축과학기술센터(Scientific and Technical Centre for Building)에 인증을 의뢰했다.

이를 위해 패널의 강도와 내구성 등에 대한 성능 연구가 이뤄졌다. 결정화 소금은 현재 사용이 승인된 상태다.

“새로운 자연 물질을 받아들이기 위해 인증기관이 자신들이 정한 기존의 기준을 수정한 훌륭한 사례”라고 버니는 말했다.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아를 타워

아틀리에 루마는 연구 플랫폼이자 순환적 디자인 연구소로서, 2016년에 루마아를 아트센터가 설립했다. 현재 얀 불런(Jan Boelen)이 대표를 맡고 있다.

소금 패널 외에도, 아틀리에 루마가 천연 물질을 활용해 디자인하고 루마아를 타워에 사용한 내장재는 또 있다.

화장실 마감재로는 염전에서 거둬들인 해조로 만든 여러 빛깔의 타일이 사용되었고, 얇은 흡음 소재는 해바라기 폐기물로 만들었다. 해바라기 씨는 압착 후 건물의 전기를 공급할 바이오연료로 쓰인다.

원문 기사: Atelier Luma uses salt crystals to create glass-like cladding material (dez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