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디자인 스튜디오 디지털 해비츠(Digital Habit(s))의 주력 제품은 스피커다. 제품의 형식이 완제품일 때도, 설계도일 때도 있다. 가령 ‘P.A.C.O’는 전자고, ‘오픈 미러(Open Mirror)’는 후자다. 어느 쪽이든 모두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규약 아래 있으니, 디지털 해비츠의 모든 제품은 이례적으로 활용에 열려 있다. ‘CC BY-NC-SA’, 즉 저작자 표시, 비영리 목적, 동일 조건 변경 허용이라는 조건만 지킨다면 말이다.

완제품인 ‘P.A.C.O’는 블루투스 방식의 무선 스피커로, 상극이다 싶은 전나무와 콘크리트가 사이 좋게 스피커의 몸체를 이루고 있다. 전나무가 고음부에 따스함을, 묵직한 콘크리트 몸체가 저음에 깊이를 더해준다. 여기에 손짓으로 음악을 재생하고 멈추고, 소리를 키우고 줄이고, 곡 사이를 오가는 제스처 기반의 인터페이스를 갖추었다.

한편 매끈한 거울이 열리며 아이팟 독을 드러내는 ‘오픈 미러’는 완전한 오픈소스 제품이다. 스피커의 설계도와 제작 방법이 모두 공개되었다. 설계도만 내려받아 부품 조달에서 조립까지 스스로 마치거나, 마련된 핵심 부품 모음을 구매하여 품을 줄여도 좋다. 이도 저도 자신 없다면 속 편히 완제품을 주문하면 된다. 이쯤 되면 그야말로 ‘열린’ 스피커라 하겠다.

www.digitalhabits.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