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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는 죽지 않는다” 피그마가 본 디자인 툴의 미래

유키 야마시타 피그마 CPO 방한 기자간담회

 

오늘날 AI의 발전으로 각종 앱 서비스와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하루하루 쉬워지고 있다. 아이디어를 입력하면 디자인과 코드가 만들어지고, 이미지 몇 장만으로도 영상이 만들어진다. 최근엔 장기적이고 복잡한 프로젝트도 수행하는 AI도 다수 등장했다. 그런데 이렇게 AI로 만들어지는 결과물이 많아진 만큼, 사용자들에게 선택받는 제품도 늘어났을까? 

 

최근 유키 야마시타 피그마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조사 자료를 공유했다. AI 도입 이후 앱스토어에 등록되는 앱이 빠르게 증가했지만, 실제로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앱의 수는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AI가 제품 제작의 장벽을 낮췄지만 비슷한 결과물을 양산하면서, 차별화는 오히려 어려워졌다는 조사 결과였다. 

 

이런 상황에서, 피그마가 지난 14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응 전략을 공개했다. 과연 AI 시대에 피그마의 전략은 무엇이며, AI가 만든 평균을 넘어서는 창작을 위해 어떤 새로운 도구들을 제시했을까? <디지털 인사이트>가 직접 현장을 찾았다. 

 

AI 시대의 ‘직군 붕괴’와 ‘사일로 현상’

 


야마시타 CPO는 오늘날 AI로 인해 개발자와 디자이너 직군의 경계는 물론 소프트웨어와 크리에이터의 경계조차 허물어지고 있다고 밝혔다(사진=단군소프트)

 

작년에 이어 올해 또다시 한국을 찾은 유키 야마시타 CPO는 이날 첫 키노트 발표 세션에서 포춘 500대 기업의 95%가 피그마를 사용할 정도로 전 세계 디자인 표준으로 자리 잡은 성과를 공유함과 동시에, 한국 시장의 남다른 AI 적응력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조사 결과 한국의 제품 서비스 개발자의 76%가 지난 수개월간 AI가 업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으며, 이는 미국의 64%를 상회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글로벌 디자인 실무 현장 현황도 공유했다. 피그마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에서 2026년 사이 개발 업무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비율은 2025년 21%에서 2026년 41%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고,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는 개발자의 비중 역시 2025년 44%에서 2026년 60%로 급증했다. 누구나 AI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아 전문 지식 없이도 콘셉트 구상부터 제품 제작까지 해낼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디자인과 개발의 경계가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 2026년 더 많은 디자이너가 개발에, 더 많은 개발자가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디지털인사이트)

 

그러나 야마시타 CPO는 이런 기술의 발전이 여러 부작용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꼽은 대표적인 문제점은 ‘조용한 항복(Quiet Surrender)’현상이다. 그는 “AI로 무언가를 처음 만들었을 때는 과거보다 뛰어나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그것은 AI가 만들어낸 ‘새로운 평균‘일 뿐”이라며 “AI의 편리함과 그럴 듯한 결과물에 쉽게 타협하면서 제품의 독창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자신도 AI가 작성한 이메일을 그대로 사용한 뒤에야 특정 단어와 메시지가 정말 최선이었는지 의문을 느낀 적이 있다고 고백한 그는 실제 최근 애플리케이션 출시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지만, 정작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앱의 숫자는 오히려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통계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에이전틱 AI의 등장으로 더 많은 앱이 출시되지만 활발하게 사용되는 앱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사진=디지털인사이트)

 

또 다른 치명적인 문제는 조직의 ‘사일로 현상’이다. 실무자들이 각자의 AI 에이전트와 단독으로 깊은 대화를 나누며 강력한 시제품을 만들어내지만, 이를 팀원들과 초기에 공유하는 과정은 단절되었다는 것이다. 야마시타 CPO는 “비용 문제나 복잡한 절차 탓에 결과물을 다른 곳으로 옮겨 공유하다 보니 피드백이 사방으로 흩어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피그마, 더욱 긴밀한 협업 환경 구축할 것

 


AI 시대 피그마는 인간과 AI 에이전트 모두를 위한 협업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사진=단군소프트)

 

이런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피그마가 내놓은 해법은 ‘무한 캔버스’의 고도화였다. 개인이 고립된 환경에서 만들어낸 파편화된 결과물을 하나의 캔버스로 모두 불러들여, 인간 동료들은 물론, AI 에이전트까지 한 공간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강력하고 긴밀한 협업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현장에선 이를 위한 다양한 신규 기능들이 쏟아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코드 레이어’ 기능이다. 기존의 방식이 디자인 요소를 먼저 그리고 이를 코드로 변환하여 확인하는 단방향 방식이었다면, 코드 레이어는 디자인 레이어 자체에 실 프로덕션 코드가 내장되는 구조다. 

 


신규 코드 레이어 기능 특징 소개 자료. 피그마는 새로운 코드 레이어 기능이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긴밀한 협업과 사일로 현상 해결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사진=디지털인사이트)

 

이를 통해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코드 기반의 프로토타입을 피그마 캔버스 안에서 레이어 형태로 직접 다루며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수정할 수 있다. 야마시타 CPO는 “이제 디자인과 코드 중 어디서 시작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며 “코드는 구현의 결과물이 아니라 디자인을 위한 표현력이 풍부한 재료”라고 정의했다. 

 

이외에도 값비싼 전문 툴에서만 가능했던 애니메이션 효과를 피그마 캔버스에서 구현하는 ‘모션(Motion)’, 평면적인 2D 디자인 도구에서 벗어나 디자인에 입체감을 더하는 ‘3D 변환(3D Transform)’, 애플의 리퀴드 글라스 같은 질감을 부여하는 ‘셰이더(Shaders)’ 기능도 소개됐다. 아울러 다수의 생성형 AI 모델을 연결해 이미지나 영상의 생성, 디자인 과정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위브(Weave)’ 기능도 피그마 생태계에 편입됐다.

 

첫 발표 이후 이어진 대담에선 우상훈 네이버 콘텐츠 생산 도구 랩 책임리더가 피그마 주요 파트너사를 대표해 신기능들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이날 우상훈 리더는 특히 위브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네이버 사내 프로젝트에서 위브를 활용해 소규모 인원으로 단시간에 서비스 프로세스와 비주얼 콘셉트를 도출해 낸 경험을 공유하며, “위브는 단순한 생성 조율을 넘어 AI 디자인을 통제 가능한 엔지니어링으로 승화시키는 도구”라고 평가했다. 

 

이날 우상훈 리더는 맹목적인 AI 의존을 경계하며 조언도 남겼다. 그는 “개발자들이 AI로 쉽게 UI를 만들게 되었지만, 그 결과물은 결국 그들이 가진 평균적인 미적 감각 수준에 그친다”며 “누구나 AI로 평균치를 쉽게 뽑아내는 시대일수록, 역설적으로 좋은 것을 구별해 내는 깊은 관찰 능력과 ‘확고한 취향’이 가장 중요한 역량이 된다”고 강조했다.

 


우상훈 네이버 콘텐츠 생산 도구 랩 책임리더(우측). 그는 AI 시대 누구나 평균치에 쉽게 도달하는 시대에 자신만의 취향이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 강조한다(사진=단군소프트)

 

사스포칼립스 우려에 답한 피그마

 


야마시타 CPO는 AI 시대에도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사진=단군소프트)

 

이후 이어진 유키 야마시타 CPO의 단독 질의응답 세션에선 AI 시대 치열해지는 디자인 툴 시장 경쟁 속 피그마의 핵심 가치 방향성과 시각화 디자인 툴의 미래 등에 이목이 집중됐다. 

 

실제 이날 간담회 후반부에선 피그마의 차별화 전략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AI를 적극 도입하고 정교하고 다채로운 디자인 작업을 지원할수록 어도비나 컴피 UI, 더 나아가 클로드 코드 같은 전문툴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고, 이에 실무자들은 왜 다른 디자인 툴이 아닌 피그마를 선택해야 하는지 묻는 질의였다. 

 

이에 대해 야마시타 CPO는 태생부터 갖춰진 다중 접속 협업 기반의 생태계를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는 “수년간 전문 툴 안에서 홀로 고립되어 작업하던 모션 디자이너들이 피그마 캔버스 안에서 다른 팀원의 마우스 커서가 들어와 작업을 돕는 것을 보고 워크플로우가 완전히 바뀌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시대에도 각자가 에이전트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동료들과 투명하게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협업 환경’이야말로 타 전문 툴이 모방할 수 없는 피그마만의 강력한 무기”라고 자신했다.

 


야마시타 CPO는 AI 에이전트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방식은 불안정하다고 말한다(사진=단군소프트)

 

또한 AI 에이전트의 급격한 발전으로 AI와의 대화가 인터페이스를 대체할 것이며,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필요한 피그마는 물론 여러 현존 전문 디자인 소프트웨어가 불필요해질 것이란 이른바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 우려에 대해선 야마시타 CPO는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래에는 에이전트가 훨씬 더 복잡하고 추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게 될 텐데, 그럴수록 인간은 에이전트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개입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단순히 대화창에 프롬프트만 입력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방식은 너무나 불안정하며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어 야마시타 CPO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시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존재”라고 규정하며, “에이전트가 처리하는 방대한 작업 내역을 시각화하고 협업을 돕는 인터페이스와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디자인 툴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더라도 AI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한 인터페이스는 계속 필요할 것이며, 이것이 저희가 여전히 SaaS의 미래를 낙관하는 이유입니다. 결국 인간은 시각적으로 사고 하는 생물이기 때문이죠.

 

출처 :  ( https://ditoday.com/news/ )  

원문기사링크 : https://ditoday.com/%ec%9d%b8%ed%84%b0%ed%8e%98%ec%9d%b4%ec%8a%a4%eb%8a%94-%ec%a3%bd%ec%a7%80-%ec%95%8a%eb%8a%94%eb%8b%a4-%ed%94%bc%ea%b7%b8%eb%a7%88%ea%b0%80-%eb%b3%b8-%eb%94%94%ec%9e%90%ec%9d%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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