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디자인인사이트
인스타 아이콘 인쇄 아이콘

리서치에서 브랜드까지, 경험을 읽는 학생들의 시선 - ‘영 디저트’ 발표회 참관기

리서치에서 브랜드까지, 경험을 읽는 학생들의 시선

 

2026년 6월 22일 점심시간,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작은 회의실에서 대학의 한 학기 마지막 발표회가 열렸다. 발표회의 제목은 ‘영 디저트’. 원래 ‘디저트’는 디자인진흥원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함께 배우고 토론하는 학습 활동의 이름이다. 이 날은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들, 즉 ‘영 디자이너’들이 초대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와 경희대학교에서 김경진 교수가 진행한 두 수업의 결과물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김경진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에서 ‘디자인 리서치’ 수업과 경희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의 ‘스몰브랜드 창업과 운영’ 수업을 PBL(Project based learning)로 진행했다. ‘디자인 리서치’가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경험을 관찰하고 그 안에 숨어 있는 단서와 니즈를 찾아 디자인 방향성으로 옮기는 과정이라면, ‘스몰브랜드 창업과 운영’은 그렇게 발견한 고객 이해를 바탕으로 자기 철학과 차별화된 경험을 가진 작은 브랜드를 기획해 보는 실무형 수업이다.

각 수업은 강의명 만큼 다른 수업이었지만, 학생들의 관심사에 기반하여 프로젝트 주제를 선정함으로써 2030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고, 고객 리서치의 결과를 바로 아이디어로 연결하지 않고 분석을 통해 디자인 기회영역을 도출하여 디자인 방향에 본질을 더하는 작업을 입혔다는 점에서 ‘진짜 문제’에 접근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두 수업은 무엇을 개발하자는 목표를 먼저 설정해 놓고 시작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자신이 평소에 관심을 가진 주제를 직접 골랐고, 그 주제를 둘러싼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리서치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는 경험, 정류장에 잠시 두고 가는 고민, 나와 닮은 식물을 입양하는 경험처럼 소재는 가볍고 일상적이었다. 학생들은 그 속에서 사람들이 언제 불안해지는지, 무엇을 말하지 못하는지, 어떤 순간에 위로와 회복을 느끼는지에 관한 질문을 찾았다. 

김경진 교수는 발표회를 열면서 세 가지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요즘 대학생들이 어떤 주제를 자기 문제로 붙잡는지, 그 주제에서 어떻게 리서치를 기획하고 수행하는지, 리서치 결과를 바로 아이디어로 소비하지 않고 어떻게 분석해 디자인 기회 영역과 방향성으로 연결하는지를 봐 달라는 것이었다. 이 세 가지는 두 수업의 핵심을 잘 보여준다. 좋은 디자인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보다, 사용자의 말과 행동을 오래 들여다보는 시간 속에서 방향을 얻는다. 

세 과제는 모두 2030 세대의 관심사를 드러낸다. ‘묭실묭실’은 머리를 맡기는 경험 속에서 불안, 신뢰, 존중의 문제를 읽었다. ‘오고오고’는 무거운 치료가 아니라 오늘의 감정을 잠시 내려놓는 일상적 멘탈 케어를 제안했다. ‘GreenGrin’은 식물을 매개로 자기 이해와 정서적 안전지대를 만드는 경험을 기획했다. 세 팀 모두 사람들의 마음이 흔들리는 작은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모두 일상의 장면을 문제로 다시 정의하고, 사용자의 말에서 단서를 찾고, 그 단서를 디자인 방향성과 브랜드 콘셉트로 옮기는 과정을 보여준다.

리서치는 디자인의 시작이고, 브랜드는 그 리서치가 세상과 만나는 방식이다. 이 세 주제 발표는 그 사이를 학생들이 어떻게 건너갔는지 보여주는 기록이다.

 

 

1. 머리를 맡긴다는 불안 — 미용실 경험을 다시 읽은 디자인 리서치

 

발표자 : 임규리, 박지수

수업 :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디자인학부 ‘디자인 리서치’

이 글은 이화여대 디자인학부 묭실묭실 팀이 수행한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는 경험’ 디자인 리서치 과정을 소개한다. 팀은 “사람들은 언제 머리를 할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해, 미용실이 단순 시술 공간이 아니라 자기관리, 변신, 회복, 불안이 함께 작동하는 경험의 장소임을 발견했다. 고객 인터뷰와 미용사 인터뷰를 통해 후기, 청결, 가격 설명, 시술 중 대기, 결과 불만을 말하기 어려운 순간 등 미용실 경험의 세밀한 페인포인트를 정리했다. 그 결과 “나를 끝까지 책임지고 있다는 느낌”을 핵심 기회 영역으로 도출하고, 헤어스타일 오더 앱, 헤어 변신 타임라인, 스마트 미러, 스마트 피드백 시스템으로 디자인 방향성을 제안했다. 이 글은 사용자의 말 속에 숨어 있는 불안과 기대를 어떻게 디자인 기회로 바꾸는지 보여준다.

 

  [발표자료 보기]

 
 

2. 오늘의 고민은 오늘까지만 — 정류장에 마음을 두고 가는 브랜드 ‘오고오고’

 

발표자 : 김윤조, 박한준, 천우태

수업 : 경희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스몰브랜드 창업과 운영’

이 글은 경희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느타리 팀이 제안한 스몰브랜드 ‘오고오고’의 기획 과정을 소개한다. 팀은 정신 건강을 무거운 치료의 언어로만 다루기보다, 일상 속에서 가볍게 감정을 환기하고 잠시 내려놓는 셀프 멘탈 케어 경험으로 풀어냈다. 마음경작소와 숙취해소제 상쾌환을 비교 분석하며, 멘탈 케어에도 “그냥 하나 해본다”는 즉각적이고 반복 가능한 행동 트리거가 필요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오고오고는 버스 정류장의 키오스크와 NFC 태그를 통해 그날의 고민을 익명으로 남기고, 낯선 사람들과 짧은 위로를 주고받은 뒤 자정에 모든 기록이 사라지는 브랜드 경험이다. 이 글은 정류장이라는 평범한 대기 공간이 어떻게 오늘의 감정을 잠시 두고 가는 작은 위로의 장소로 바뀔 수 있는지 보여준다.

  [발표자료 보기]

 
 

3. 초록으로 되찾는 웃음 — 나와 닮은 식물을 입양하는 브랜드 ‘GreenGrin’

 

발표자 : 노가영, 박서연, 오다원, 우태림

수업 : 경희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스몰브랜드 창업과 운영’

이 글은 ‘나의 세상을 넓힌다’는 질문에서 출발한 GreenGrin 팀의 스몰브랜드 기획 과정을 소개한다. 팀은 자기 이해와 정서적 안전지대에 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식물을 단순한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재정의했다. 고객은 키오스크에서 식물 유형 테스트를 진행하고, 자신의 성향과 생활 환경에 맞는 식물을 추천받아 자판기에서 입양한다. 이후 AI 챗봇을 통해 식물의 페르소나와 대화하며 관리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경험으로 브랜드를 확장했다. 이 글은 작은 식물 하나가 어떻게 자신을 돌보는 감각과 정서적 회복의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발표자료 보기]

 

 

#경험디자인 #디자인리서치 #서비스디자인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