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을 문제는 ‘문화’가 아니라 ‘관계’였다
산업단지정책해커톤 서비스디자이너, 임보리 리디엑스랩 대표 인터뷰
임보리 리디엑스랩 대표는 이번 산업단지정책해커톤에 서비스디자이너, 즉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했다. 임 대표는 환자경험(PX), 공공서비스디자인, 산업안전 분야에서 여러 현장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서비스디자이너다. 특히 산업안전과 안전 인프라 개선 사업을 통해 산업단지와 기업 현장을 여러 차례 경험해왔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산업단지 현장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이번 해커톤은 이전과 다른 과제가 주어진 자리였다. 배정된 팀에서는 안전이나 작업 환경이 아니라, 문화·여가라는 주제로 산업단지를 바라보는 것이 과제였기 때문이다.
그가 발견한 핵심 문제는 시설 부족이나 예산 부족이 아니라 청년 근로자와 시민 모두가 산업단지를 자신의 삶과 연결된 공간으로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임 대표는 이를 “인식”과 “연결 구조”의 문제로 보았다. 청심환 팀이 제안한 ‘산단 한마당’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지역 축제 안에 산단의 무대, 기업, 역사, 가족 참여 프로그램을 연결해 근로자·가족·시민·지역사회가 산업단지의 경험과 가치를 함께 접하도록 만드는 제안이었다. 이것은 산업단지와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시 만들고자 하는 시도였다.
해커톤과 팀 아이디어 개발 과정
2026년 4월 17일부터 18일까지 충남 예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산업단지정책해커톤은 산업단지 근로자, 지역 주민, 공무원, 서비스디자이너, 비주얼라이터가 한 팀이 되어 산업단지 문제를 수요자의 경험에서 다시 바라보는 자리였다. 각 팀에는 산업통상부 사무관과 서비스디자이너 퍼실리테이터, 비주얼라이터가 함께 배치되었고, 참여자들은 문제 정의부터 아이디어 도출, 시각화, 발표까지 1박 2일 동안 압축적으로 수행했다.
임보리 대표가 함께한 팀은 ‘청심환(청년 심장 환영)’이었다. 팀은 산업단지 안에 이미 동아리, 기업, 근로자 가족,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가 존재하지만, 그것들이 서로 연결될 기회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오케스트라 동아리를 했지만 설 무대가 없었던 근로자, 타지에서 온 뒤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은 청년, 산업단지를 자신과 관계없는 회색 공간으로 보는 시민의 경험이 논의의 출발점이었다.
팀은 산단의 문제를 문화·여가 콘텐츠의 부족으로만 보지 않았다. 사람들의 관계와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 결과로 제안된 것이 ‘산단 한마당’이다. 지역 대표 축제 안에 산단의 공연, 기업·채용 접점, 산단 헤리티지 체험, 가족 참여 프로그램을 결합해 산업단지를 닫힌 생산 공간이 아니라 지역과 연결된 삶터로 경험하게 하는 구상이었다.
인터뷰
“산단의 문제는 인식과 연결의 문제였습니다”
임보리 리디엑스랩 대표
서비스디자이너
산단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이 해커톤에 참여한다고 들으셨을 때, 솔직히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행사를 준비하시는 분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고민 없이 참여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준비 기간이 길지 않은 상황에서 큰 행사를 준비하시는 한국디자인진흥원 관계자분들이나 전체 진행을 하시는 김경진 대표님께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드리고 싶었습니다.
마음 한편에는 부담도 있었습니다. 해커톤은 제한된 시간 안에 밀도 있는 과정 and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처음 만나는 분들과 정해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분위기와 흐름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사 전에는 산업단지를 어떤 곳으로 생각하고 계셨습니까?”
“몇 년 동안 산업안전 및 안전 인프라 개선 사업에 서비스디자이너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산업단지와 기업 현장의 근로자분들을 많이 만나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름 산업단지 현장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그동안 저는 주로 작업 환경이나 안전 이슈 중심으로 현장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문화·여가라는 주제를 맡게 되면서, 이전과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산업단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경험했던 산업단지와 기업 현장에서는 ‘문화’나 ‘여가’라는 요소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일부 노력들은 있었지만, 특히 청년 근로자들에게 산업단지는 근무시간이 끝나면 오래 머물고 싶지 않은 공간에 더 가까웠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문화·여가라는 주제가 산업단지 안에서 실제 어떤 의미와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이런 고민들이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과 연결될 가능성까지 함께 고민해보고 싶었습니다.”
임 대표는 산업단지를 처음 접한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여러 현장을 경험해온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안전과 생산이 아니라, 관계와 문화라는 관점에서 산업단지를 다시 보게 되었다.
문제는 문화 니즈의 부재가 아니었습니다
“해커톤 하면서 처음에 들었던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활동 중에 바뀐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이고 왜 바뀌게 되었나요?”
“해커톤을 시작할 때는 산업단지 청년 근로자들이 산단 내에서의 문화·여가 활동 요소나 니즈 자체가 거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산업단지의 문화·여가 문제를 시설이나 공간, 예산 지원의 관점으로 접근한 아이디어들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디어 활동 중 문화·여가에 대한 니즈 자체가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계와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구조와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이 더 본질적인 문제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답변은 인터뷰 전체를 관통한다. 임 대표는 문화·여가를 콘텐츠나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와 경험이 이어지는 구조의 문제로 바라보기 시작했던 것이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인식’이었습니다
“‘이건 진짜 산업단지 현장의 문제다’라고 느끼신 순간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습니까?”
“산업단지 현장에 다양한 문제들이 있지만, 저는 청심환 팀에서 논의했던 여러 문제들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장기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은 ‘인식’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되었고, 그 부분에 대해서 팀원분들이 모두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산업단지가 가진 구조적 어려움이나 환경적인 문제들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청년 근로자들조차 산업단지에 대한 관심이나 소속감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문화가 살아있는 산업단지를 기대하거나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민들은 더더욱 산업단지를 자신과는 관계없는 낯설고 회색적인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었고요.
팀원들이 경험들을 더 나누다 보니 관심이 부족한 문제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산업단지와 지역 사회 사이에 단절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산업단지 안에는 이미 다양한 사람들과 기업,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있었지만, 서로 연결되고 함께 기억을 만들며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의 구조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크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청년 근로자들이 타지 생활 속에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정보나 교류의 기회 부족으로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는 부분은 결국 정주와 이탈, 그리고 지역의 지속 가능성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임 대표는 산업단지 문제를 시설 부족으로 보지 않았다. 산단 내부의 사람들과 지역사회가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청년 근로자 스스로도 산업단지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을 더 근본적인 문제로 보았다.
삶의 무대가 필요했습니다
“1박 2일 동안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무엇이었습니까?”
“마시멜로 챌린지로 가장 높이 쌓아올린 팀이 되어 ‘청심환’ 이름으로 무대에 올라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희 팀에 있던 최연소 산단 근로자분이 춤을 너무 잘 추시고, 팀원분들 모두 흥과 끼가 넘치는 분들이라 기억에 남고, 마지막에 저희 아이디어인 삶의 무대의 일부분 체험판을 경험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경험은 이후 팀 아이디어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산업단지 안에는 이미 공연하고 싶어 하는 사람, 동아리 활동을 하는 사람, 서로 연결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드러낼 무대와 구조가 부족했다.
“가장 공감하신 아이디어는 무엇이었고, 왜 그렇게 느끼셨습니까?”
“산업단지의 헤리티지와 자긍심을 연결하는 아이디어들에 가장 공감했습니다. 산업단지는 생산 공간으로써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와 지역 경제를 이끌어온 사람들의 시간과 삶, 그리고 역사가 함께 쌓여 있는 곳이라는 것이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산업단지나 기업의 헤리티지 자체에 집중해서 경험으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은 많이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 팀은 새로운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보다,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고 기억과 경험을 공유하며 자긍심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만드는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사보다,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직접 경험의 주인공이 되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산단 근로자분들이 공연과 동호회 활동 속에서 큰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꼈던 경험들을 이야기해주셨는데, 그런 경험들이 결국 사람들의 자부심과 소속감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산단 한마당은 행사보다 연결 구조에 가까웠습니다
“팀의 아이디어가 ‘의견’에서 ‘정책 제안’으로 바뀐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처음에는 공간 아이디어나 문화 행사, 청년 일상과 연결한 의견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참여자분들의 경험과 이야기들을 계속 나누다 보니, 산업단지와 사람들의 삶, 그리고 지역사회가 서로 단절되어 있다는 공통된 문제의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저희 팀은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방향을 정리하게 되었고, 산단한마당 역시 단순 행사가 아니라 근로자, 가족, 시민, 지역사회가 산업단지의 경험과 가치를 함께 연결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구조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이 청년 정주 및 취업 지원, 지역 상생, 시민 접점 확대, 삶터로서의 산업단지 같은 정책 방향으로까지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점에서 ‘산단 한마당’은 축제를 위한 아이디어가 아니게 되었다. 산업단지 안에 이미 존재하는 사람과 경험을 서로 연결하고, 지역사회와 접점을 만드는 구조로 확장되었다.
서비스디자인은 참여자를 경험의 주체로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서비스디자인 방식이 일반 회의나 일반적인 워크숍과 다르게 느껴진 지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서비스디자인의 여러 특성과 장점이 잘 드러난 행사였지만, 특히 해커톤의 특성이 더해져 다양한 배경의 팀원들이 서로의 경험과 감정에 공감하며 공통된 문제를 빠르게 발견하고 아이디어로 발전시켜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속되어야 하는 텐션과 몰입에도 즐겁게 참여해 주신 팀원분들께 지금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또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산업단지 안에서 어떤 경험이 만들어질지까지 함께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는 과정도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산업단지 근로자들도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가는 주체라는 인식과 아이디어에 대한 자연스러운 주인의식이 형성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임 대표는 서비스디자인의 핵심을 “참여자가 자기 경험의 주체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대상자로 참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방향을 함께 구성해나가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퍼실리테이터는 기다리는 역할이었습니다
“처음 팀을 만나셨을 때 가장 어려워 보였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공통 질문에서도 답변드렸지만,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만나자마자 참여를 즐겁게,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멋진 팀워크로 하나의 결과를 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늘 어려운 도전입니다. 이번 해커톤은 준비된 프로그램이 많은 편이었고, 특히 아이디어 발상을 위한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사전에 충분히 공감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고, 이러한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아이스브레이킹부터 산단에 대한 인식을 게임처럼 나눌 수 있도록 진행하였습니다. 저희 팀은 팀원들이 완전체로 모인 시간도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라 솔직히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팀원분들 모두 서로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누며 공감해주시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산업단지에 대한 각자의 경험과 기억들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이 진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었다고 보십니까?”
“저희 팀원분들은 처음부터 굉장히 솔직한 이야기들을 꺼내주셨습니다. 산업단지가 ‘회색 공간 같다’, ‘나와는 상관없는 곳처럼 느껴진다’는 인식부터, 근무지 이전 이후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정보를 얻기 어려웠던 경험, 산단 근로자를 위한 동아리나 행사의 경험들까지 자연스럽게 이야기해주셨습니다. 특히 한 분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 다른 분들이 그 이야기에 공감하며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덧붙이는 흐름이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처음에는 문화·여가 주제로 시작했던 이야기들이 점점 사람들 사이의 연결, 지역과의 관계, 산업단지 안에서의 삶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되기 시작했습니다.”
“퍼실리테이터가 개입하지 않고 기다려야 했던 순간이 있었습니까?”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하하하. 저는 참여자분들이 스스로 이야기하고 방향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퍼실리테이터로서 특정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끌고가기보다, 전체 프로그램 흐름 안에서 방법과 시간, 에너지를 조율하고 참여자들의 경험과 생각이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더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특히 참여자분들이 자신의 경험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서로의 이야기 속에서 공감과 연결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는 데 집중했습니다. 지나고 나니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 과정 덕분에 기획자의 의도가 강하게 개입된 결과물보다 참여자들의 실제 경험과 공감이 더 많이 반영된, 참여 기반의 결과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임 대표가 설명한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은 정답을 만드는 일이 아니었다. 참여자들이 서로의 경험을 연결하고 스스로 방향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다리고 조율하는 역할에 가까웠다.
산업단지를 바라보는 관점이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이 해커톤 이후 산업단지 정책이 달라져야 한다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산업단지 정책에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하는 부분은 산업단지를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산업단지를 경제 중심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산업단지는 우리나라와 지역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중요한 곳이며,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시간이 축적된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산업단지 내부에서도 자신들이 가진 가치와 의미,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계속 외부에 보여주고 채워 넣으려는 노력보다, 산업단지가 가진 고유한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현재의 가치를 스스로 발견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산업단지 내부의 매력과 정체성을 진심으로 가질 때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나를 사랑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산업단지는 생산 허브로서의 역할을 넘어, 청년들의 삶과 가족의 경험, 지역의 문화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방향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오래 머물고 싶고,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끼며,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때 더 지속 가능한 산업단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커톤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현장 기반 정책 해커톤을 다시 진행한다면 꼭 보완했으면 하는 점들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번 해커톤은 숙련된 퍼실리테이터분들과 적극적인 참여자분들이 함께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서도 좋은 결과물들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참여하신 분들 모두가 정말 높은 몰입도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해커톤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의 진심이 헛되지 않도록, 그리고 긍정적인 경험의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이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사람들의 경험이 실제 지역 실험이나 정책 연계로 이어질 수 있는 후속 구조가 함께 마련된다면, 산업단지 안에서의 변화도 더 지속 가능하게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준비 과정에서 조금 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이런 좋은 기회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알려지고, 산단 입주 기업과 지역 관계 기관들도 함께 참여하며 연결될 수 있는 구조로 확장되면 더욱 의미 있는 해커톤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 산단 한마당이 제안한 것
임보리 대표는 산업단지를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화·여가라는 주제로 다시 바라본 산업단지의 핵심 문제는 시설이나 콘텐츠의 부족만이 아니었다. 사람과 사람, 산업단지와 지역사회, 일터와 삶터가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청심환 팀의 ‘산단 한마당’은 이 문제에 대한 제안이었다. 근로자, 가족, 시민, 지역사회가 산업단지의 경험과 가치를 함께 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아이디어는 지역 축제 제안이라기보다는 산업단지를 바라보는 인식과 관계를 다시 연결하기 위한 접점 디자인에 가까웠다.
임 대표가 말한 것처럼, 산업단지 정책에서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산업단지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산업단지가 가진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 현재의 가치를 스스로 발견할 때, 산업단지와 지역사회의 관계도 다시 시작될 수 있다.
정리 : 한국디자인진흥원 서비스안전디자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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