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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우고 나면 안전이 보인다 - 공장의 포화 상태를 ‘비움’의 해법으로 바꾼 ‘공장 비워드림’, 해커톤 퍼실리테이터 강동선의 이야기

비우고 나면 안전이 보인다
산단의 포화 상태를 ‘공장 비워드림’으로 풀어낸 산당해 팀과 퍼실리테이터 강동선의 이야기


산업단지의 위험은 때로 너무 익숙해져 보이지 않는 풍경 속에 숨어 있다. 공장 앞 도로를 막은 화물차, 통로를 잠식한 자재 더미, 불법 적치물이 일상이 된 작업장. 모두가 불편을 알지만, 누구도 쉽게 치우지 못하는 문제다. 2026년 4월 산업단지 정책 해커톤에서 ‘산당해’(산업단지+사랑해) 팀은 이 익숙한 혼잡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안전한 산단을 만드는 출발점으로 ‘더하기’가 아니라 ‘비우기’를 제안했다. 

2026년 4월 17일부터 18일까지 충남 예산 스플라스 리솜에서 ‘산업단지 정책 해커톤 대회’가 열렸다.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한국디자인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이 행사에는 산단 근로자, 지역 주민, 공무원,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했다. 이번 해커톤의 특징은 정책 수요자와 정책 담당자, 서비스디자이너, 비주얼라이터가 한 팀이 되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안을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각 팀은 산업단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발굴하고, 서비스디자인 방식으로 이를 정책 제안 수준까지 발전시켰다. 산당해 팀은 공장 내외부의 적치물 문제를 단순한 미관 저해가 아니라 안전, 물류, 청년 정주성의 문제로 다시 읽었다. 그 결과 ‘공장 비워드림’은 우수상을 수상했다. 산업단지의 오래된 문제를 “왜 치우지 않는가”가 아니라 “왜 비우기 어려운 구조인가”로 바꿔 물은 결과였다. 팀이 내놓은 정책 아이디어는 ‘공장 비워드림’. 공장 안팎의 불필요한 적치물과 비효율적인 공간 점유를 정리하고, 작업 동선과 물류 흐름을 다시 살리는 공간 컨설팅 서비스다. 이 아이디어의 핵심은 사업주에게는 창고비와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고, 산업단지에는 긴급차량 진입과 물류 효율을 확보하며, 청년에게는 덜 삭막하고 더 머물고 싶은 일터를 만드는 일이다. 이 팀의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한 강동선 한양여자대학교 교수는, 현장 경험과 서비스디자인의 관점으로 팀이 문제의 표면을 넘어 구조를 보도록 도왔다. 가장 낮은 득표를 받았던 아이디어가 어떻게 정책 제안으로 성장했을까? 강동선 교수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
강동선 교수가 말하는 비움의 정책, 그리고 동기화의 서비스디자인

 


 

강동선 서비스디자이너(퍼실리테이터)

한양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교수

한양대학교 대학원 Interactive Media Design 박사 수료

서울특별시 성동구·강동구·의정부시 경관·공공디자인 위원

해양수산부 어촌뉴딜, 일반농산어촌, 어촌신활력플러스사업 평가위원

 
 

“서비스디자인의 매력을 알리고 싶었지만, 부담도 있었습니다”

처음 맡는 팀, 처음 만나는 참가자들. 강동선 교수에게도 이번 해커톤은 반가움과 긴장이 함께 있는 자리였다.

“처음 이 해커톤에 참여한다고 들으셨을 때, 솔직히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이번 해커톤 참여 소식을 들었을 때, 공동주관사인 한국디자인진흥원 담당자들과 같은 마음으로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기대했습니다. 특히 서비스디자인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은 강한 염원이 있었습니다. 다만, 참가자들의 이력과 성향을 미리 알 수 없다는 점과 산업단지 문제(안전)에 대한 공감대를 빠르게 형성해야 한다는 점은 다소 부담스러웠습니다.”

“디자인진흥원의 사정을 이해하고 고려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행사 전에는 산업단지를 어떤 곳으로 생각하고 계셨습니까?”

“산업단지는 소수의 기업 운영진과 사무직원, 그리고 다수의 현장 근로자로 구성된 전형적인 피라미드형 조직으로 인식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안전사고와 같은 많은 문제가 발생하지만,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행정과 현장 근로자들의 목소리가 공론화되기에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성동구의 무허가 봉제인·봉제공장 양성화를 목적으로 진행한 2022 국민디자인 서비스디자이너 참여 경험(나는 자랑스런 봉제인이다. 서울 성동구 국민디자인단 과제)과 2025년 파주 선유산업단지에서 플라스틱 회전성형 현장 근로자로 일했던 경험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구성원을 빠르게 ‘One-Team’으로 묶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습니다”

현장 기반 해커톤에서 퍼실리테이터의 첫 과제는 아이디어를 내는 일이 아니다.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한 팀으로 말하게 만드는 일이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참여자들이 속내를 공유할 수 있게 한 힘이었다. 

“처음 팀을 만나셨을 때 가장 어려워 보였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8명의 참가자로 이루어진 10개 팀이 5개의 산업단지 주제에 대해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그 안에서 순위 경쟁을 해야 하는 구도였습니다. 팀 경쟁에 익숙한 퍼실리테이터와 비주얼라이터의 순수한 열정이 자칫 참가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또한, 정부 부처, 공공기관, 산업단지 근로자, 기업대표 등 다양한 구성원을 빠르게 'One-Team'으로 결속시키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습니다.”

“참여자들이 진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었다고 보십니까?”

“팀원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충실히 사전 준비를 했다는 점이 참여자들이 속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비주얼라이터(이화여자대학교 4학년 김소윤)와 함께 최근 10년간의 산업단지 내 안전사고 유형 및 원인 분석을 진행했고, 참가자들의 아이디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예상되는 시각화 도구를 미리 준비했습니다. 또한, 주제 관련성이 높은 3개 팀의 퍼실리테이터와 비주얼라이터가 일반 팀원이 되어, 서비스디자인 전문가인 비저블엑스 김태균 대표의 진행으로 미리 스몰 해커톤을 진행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팀빌딩 단계에서 라포(Rapport) 형성, 팀워크 증진을 위한 규칙, 돌발 상황 대처 등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했습니다. 무엇보다 산업단지 현황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독려하고자 했던 진심이 팀원들에게 전달되었다고 봅니다.”

 

“현장을 대변할 사람들의 참여가 적었다는 사실 자체가 현장의 문제였습니다”

강동선 교수는 해커톤 안에서 드러난 문제뿐 아니라, 해커톤에 오지 못한 목소리에도 주목했다. 어떤 이해관계자가 빠졌는지는, 무엇이 공론화되지 못하는지를 보여준다.

“‘이건 진짜 산업단지 현장의 문제다’라고 느끼신 순간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습니까?”

“20/80 법칙처럼 현장 근로자의 상황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분들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입니다. 국내 산업단지 근로자 비율을 고려할 때, 이번 해커톤과 같은 규모의 행사라면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다양한 현장 근로자들의 업무 현황과 문제점 등 생생한 현실과 마주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해커톤 준비 과정에서 외국인 근로자 섭외를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그들이 참여하지 못했던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현장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산단 밖의 문화보다, 산단 내부의 안전이 더 시급했습니다”

초기에는 문화와 휴식에 관한 아이디어가 많았다. 그러나 팀은 현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제의 중심을 다시 잡았다. 산업단지의 매력도를 논하기 이전에, 먼저 안전이 무너져 있다는 것이 현실의 문제였다.

“팀이 처음에는 놓치고 있었지만, 후반에 발견한 진짜 문제는 무엇이었습니까?”

“처음에는 산업단지 밖으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만드는 문화, 휴식 중심의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산업단지 참가자의 경험을 들으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산업단지 내부의 안전환경과 안전 불감증이라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반복되는 사고 위험과 익숙해진 위험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며 문제를 더 현실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이후에는 작업자의 경각심을 높이는 안전 매뉴얼, 보호 장비 착용 유도, 공간 자체를 더 안전하게 개선하는 컨설팅 아이디어 등 현장에서 실제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하였습니다.”

 

“가장 낮은 득표의 아이디어가 정책 제안으로 발전했습니다”

‘공장 비워드림’은 처음부터 팀의 대표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오히려 초반 자체 평가에서는 가장 낮은 득표를 받은 안이었다. 그러나 정책이 되는 아이디어는 인기투표 1위보다, 문제의 뿌리를 건드리는 안일 때가 많다.

“팀의 아이디어가 ‘의견’에서 ‘정책 제안’으로 바뀐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사실 이번 해커톤의 아이디어 고도화 단계에서 ‘공장 비워드림(Dream : 공장의 불필요한 공간을 비우고 그 자리에 청년의 꿈과 미래를 채운다)’ 주제는 팀원들의 제안한 5개의 아이디어 자체평가에서 가장 낮은 득표수를 기록했던 주제였습니다. 팀 핵심 주제 선정을 위한 발표 준비 과정에서 산업단지 내 불법 주정차 문제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실행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공장 내 공간 활용 방안을 도출했던 부분이 공장 비워드림 컨설팅과 정책 제안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퍼실리테이터의 의견이 팀의 결론이 되지 않도록 기다렸습니다”

퍼실리테이터가 말을 많이 한다고 좋은 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현장 경험이 핵심 자원인 해커톤에서는, 전문가의 빠른 정리가 오히려 현장의 언어를 밀어낼 수 있다.

“퍼실리테이터가 개입하지 않고 기다려야 했던 순간이 있었습니까?”

“아이디어 개진 단계였습니다. 퍼실리테이터의 의견이 참가자의 경험과 생각을 넘어서 팀 내 중론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고 제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공무원 참가자 역시 발언보다는 산업단지에서 근무하는 참가자의 의견에 경청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벨빈 테스트가 역할을 보이게 했고, 디자인이 논리적이라는 감각을 주었습니다”

팀빌딩은 분위기 전환을 위한 것이 아니라 팀내 협업을 좌우하는 기반을 만드는 활동이다. 강동선 교수는 팀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빠르게 인식하게 만든 장치로 벨빈 테스트를 꼽았다.

“어떤 질문이나 활동이 참여자들의 생각을 가장 크게 움직였다고 보십니까?”

“참가자들의 생각을 가장 크게 움직인 활동은 팀빌딩 및 아이스브레이킹 단계에서 진행한 벨빈 테스트(Belbin Test)였습니다. 이 테스트를 통해 개인이 팀으로 일할 때 보이는 행동 특성을 측정하고 시각화하여 팀 내에서 역할을 효과적으로 분담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팀워크와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이 주요 계기였습니다. 무엇보다 해커톤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특히 아이디어 구체화 과정은 디자인 프로세스를 직접 접해보지 못한 참가자들에게 '디자인이 논리적이고 재미있구나'라고 느끼게 했을 것입니다.”

 

 

 

“기술적 상상은 많았지만, 결국 실행 가능한 안전으로 좁혀졌습니다”

해커톤 초반에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아이디어들이 활발하게 쏟아졌다. 그러나 현장 적용 가능성을 따져볼수록, 기술 보다는 현실적 개선으로 방향을 다듬게 되었다.

“해커톤을 하면서 처음에 들었던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활동 중에 바뀐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이었고, 그것은 왜 바뀌게 되었나요?”

“이번 해커톤의 세션 1, 2단계에서는 근로 현장의 안전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보행자를 센서로 자동 감지하는 자율주행 지게차가 제안되었으며, 근로자의 혈압과 컨디션을 실시간으로 상황실에 전달하면서도 보온과 쿨링 기능을 갖춘 첨단 안전모 등 기술과 편의성이 결합된 사례들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술적 숙련도와 노동 집약적 활동이 동시에 요구되는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신규 근로자를 위한 교육은 매우 간소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근로자들은 장비 조작법이나 필수 도구 사용법 등 최소한의 정보만 익힌 채, 실제 업무를 수행하며 기술을 배워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대부분의 작업 현장은 경제성 확보에 최적화되어 있어, 단순 업무를 수행하거나 급여 수준이 낮은 근로자들에게 산업 안전은 현실적으로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과도한 예산 투자가 필요한 아이디어는 실제 현장에 즉각 도입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반영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컨셉 시트 작성과 발표 단계에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들로 수정되었습니다.”

 

“공감을 넘어 동기화가 필요합니다”

강동선 교수는 좋은 아이디어가 언제나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현장의 사용자가 실제로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행동 변화를 보일지를 미리 읽지 못한다면 정책은 곧바로 어긋나게 된다.

“다른 팀 아이디어 중 가장 공감이 되었던 아이디어는 무엇이었고, 왜 그렇게 느끼셨습니까?”

“가장 크게 공감한 아이디어는 '케더산' 팀에서 발표한 내용이었습니다. 산업단지 근로자를 포함한 일반 국민의 고정관념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핵심 문제와 개선 방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현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점진적이고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반대로 ‘아이디어는 좋지만 실행은 어렵겠다’고 느끼신 아이디어가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아이디어는 좋지만, 실행이 어렵겠다고 느낀 아이디어도 있었습니다. 선한 의도와 목적으로 만들어진 아이디어, 정책이 현장에서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해커톤의 아이디어 중 가시화된 표면의 문제에 대한 깊은 통찰과 지속가능성이 더해진다면 현장에 바로 적용해도 좋은 아이디어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정책 개발자, 서비스디자이너에게 문제에 대한 '공감(empathy)을 넘어 동기화(Synchronization)'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서비스디자인은 현장의 발견을 결론 합리화의 도구로 쓰지 않는 방식입니다”

서비스디자인은 결론을 미리 정해두지 않고, 발견한 인사이트가 논의를 통해 실제 방향을 바꿀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기존 회의나 일반 워크숍과는 차이가 있다.

“서비스디자인 방식이 일반 회의(미팅)이나 일반적인 워크숍과 다르게 느껴진 지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산단 근로자의 경험과 마음에서 시작하고, 창의적으로 풀어가는 서비스디자인 방식에 대하여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적용한 팀 작업에서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수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행정의 권한을 앞세운 수직적인 운영 방식이거나, 문제 해결 방안을 미리 구체적으로 정해놓고 시작하는 경우, 현장에서 발견한 인사이트는 이미 정해진 결론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그간 진행했던 서비스디자인 팀 프로젝트 중 최고의 성과에는 늘 훌륭한 팀원과 팀워크가 있었습니다. 조용한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어준 이인재 팀장님 (창원산단), 우리의 생각을 완벽한 음성으로 전달해 주신 조한나님 (완주산단), 산업단지의 다양한 문제 사례를 말씀해 주신 김지영님 (한국산업단지공단), 분위기 메이커 박강열님 (창원산단),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주신 이어진님 (구미시), 팀 수상에 가장 기뻐하고 축하해주신 유상원님 (산업통산부), 가장 어리지만, 팀의 중심을 잘 지켜준 비주얼라이터 김소윤님까지 이번 해커톤은 소속과 역할은 달랐지만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각자의 역량을 더하면서 열정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1박 2일이 아쉬울 만큼 좋은 팀을 만난 것에 감사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자정이 넘도록 스스로 몰입하던 참가자들이었습니다”

정책 해커톤의 성패는 참여자들이 이것을 얼마나 자기 문제로 받아들였는가에 달려 있다. 강동선 교수에게 가장 강하게 남은 장면도 바로 그 몰입의 시간이었다.

“1박 2일 동안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무엇이었습니까?”

“우선, 행사를 주관하고 운영하는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보며, 각자의 역할은 다르지만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동료 의식을 느꼈습니다. 해커톤 프로그램 전반에서 참가자들의 생각과 소통 과정을 세심하게 기록하고 관찰하려 노력하는 모습에서 “우리가 디자이너, 산업단지 근로자로서 존중받고 있구나”라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특히 첫째 날,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정이 넘도록 팀 활동을 이어간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누구의 강요나 압박 없이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산업단지 정책은 청년과 근로자가 참여해 함께 만들어져야 합니다”

강동선 교수는 산업단지의 문제를 외부의 이미지 개선 과제로만 보지 않는다. 현장 내부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함께 다뤄야 하며, 이를 바꾸는 시작점은 참여 구조라고 본다.

“이 해커톤 이후 산업단지 정책이 달라져야 한다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예전 무허가 공장의 근로자에 대한 서비스디자인을 진행하면서 놀라웠던 부분은 취약한 환경의 근로자에 대한 폄훼와 편견이 외부가 아닌 기업 내부에서 먼저 시작되었다는 부분입니다. 산업단지에 대한 고정관념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함정. 오랫동안 이어온 관습과 단기적인 편익을 재고하고 중·장기적인 미래와 청년세대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청년과 근로자가 참여해 수요자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산업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이디어가 현장에 적용되어야 다음 단계가 시작됩니다”

강동선 교수는 해커톤 후속 단계의 핵심을 현장 적용과 고도화로 보았다.

“이 경험이 다음 단계로 이어지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

“팀별로 제안된 아이디어들이 단순히 아이디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 적용되어 현실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겠죠. 문제 해결의 시급성과 현장 적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산업단지에 실질적으로 적용하고 개선하여 고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장 기반 정책 해커톤을 다시 진행한다면 반드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데스크, 현장, 운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이 모여 공장과 기업, 산업단지를 구성합니다. 해커톤을 통해 산업단지에 산적해있는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정책 공급자와 수요자 등 산업단지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입체적인 문제를 가시화하고 현장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도출하기 위해 지속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마치며 — 비워야 드러나는 문제, 비워야 들어오는 미래

‘공장 비워드림’은 적치물을 치우자는 정리 캠페인이 아니다. 왜 공장 밖 도로가 창고가 되었는지, 왜 안전보다 당장의 편익이 앞서는지, 왜 청년이 산업단지를 떠나고 싶은 공간으로 인식하는지를 한 번에 묻는 정책 제안이다. 산당해 팀은 포화 상태의 산단에서 ‘더 많이 제공하는 정책’이 아니라 ‘먼저 비워야 작동하는 환경’을 발견했다. 강동선 교수는 그 과정에서 전문가의 답을 밀어 넣기보다, 참가자들이 현장의 문제를 스스로 구조화하도록 도왔다. 가장 낮은 득표를 받은 아이디어가 정책 제안으로 살아남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기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현장의 막힌 통로를 실제로 열 수 있는 아이디어였기 때문이다.

서비스디자인은 종종 공감을 말한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서 강동선 교수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동기화’를 말했다. 현장을 이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현장의 제약과 속도, 위험과 선택 구조를 함께 맞춰보는 일이다.

산업단지의 미래를 채우는 첫 단계는 의외로 비움일 수 있다. 치워야 보이고, 보여야 바꿀 수 있습니다.

 

정리 : 한국디자인진흥원 서비스안전디자인실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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