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실패가 바꾼 시장 판도, 호카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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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 기업 데커스(Deckers) 산하의 글로벌 러닝 브랜드 ‘호카(HOKA)’는 국내 러닝 트렌드와 맞물리며 빠르게 성장해 온 브랜드다. 쿠션감을 강조한 제품력은 전문 러너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까지 끌어들이며 시장에 안착했다.
국내 유통은 조이웍스가 맡아왔으며, 매출은 2020년 100억 원 수준에서 2024년 약 800억 원에 달할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이 중 호카 매출은 조이웍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리스크로 촉발된 위기
이렇게 잘나가던 ‘호카’가 위기에 직면했다.
올해 초 조이웍스 조성환 대표가 하청업체 직원들을 폭행·폭언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폐교회 건물에서 촬영된 음성 파일까지 공개되며 권위적인 발언이 여론의 반감을 키웠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사태가 커지자 조 대표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법 절차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불매 움직임이 감지되는 등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그는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하며 책임을 지는 모양새를 취했다.
사퇴 이후 본사인 데커스가 조이웍스와의 국내 유통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브랜드 가치 훼손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며, 조이웍스는 본사와 향후 일정 및 관리 체계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유통 파트너가 결정되지 않은 현 상황은 호카의 국내 사업 방향을 둘러싼 혼란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누가 ‘포스트 조이웍스’가 될까
업계는 차기 파트너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유력 후보로 거론한다.
불과 몇 년 전 재계약 과정에서는 ‘신세계가 새로운 파트너로 선정됐다’는 말이 업계에 돌아다닐 정도였다. 결국 조이웍스가 재계약 방어에 성공했지만 재계약 과정 중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이 있었던 셈이다.
데커스의 또 다른 브랜드 ‘어그’를 신세계가 이미 전개 중이라는 점도 시너지 요소로 거론된다.
다만 무신사, 영원무역 등 과거 오퍼를 넣은 기업들도 여전히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으로 평가되며 최근 일부 패션 대기업도 유치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새로운 파트너 선정 뿐 아니라 직진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지난 몇 년 전 글로벌 호카 본사는 성장률과 매출 기여도가 높은 7대 핵심 국가 및 도시를 선정했는데 한국을 제외한 다수 국가가 이미 직진출 방식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파트너쉽이 아닌 직진출로 진행되어 있는 만큼, 직진출을 준비하거나 합작사 형태로 전환될 가망성도 있다 이번 사태가 본사 전략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논란 과정에서 조이웍스와 조이웍스앤코의 관계도 주목받았다.
조이웍스앤코는 원래 오하임앤컴퍼니라는 상장사였으며, 2025년 조이웍스가 운영하던 호카 오프라인 리테일 전체를 약 250억 원 규모로 양수했다. 이 거래는 조이웍스 입장에서 사실상 우회상장에 가까운 구조였다.
이런 방식은 전통적인 IPO보다 시간·비용이 절감되고, 상장 요건 및 공모 절차 부담이 낮아지는 이점이 있다.
특히 조이웍스는 과거 본사와의 총판권 재계약 과정에서 회사의 규모적 측면도 고려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즉 우회상장을 통해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후 오하임앤컴퍼니는 사명을 조이웍스앤코로 변경하고 호카 리테일 사업을 주력 성장동력으로 삼았으나, 본사의 계약 해지 결정으로 해당 전략은 사실상 기능을 상실하게 됐다. 주가는 하락했고, 상장사로서의 투자자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호카 이후 조이웍스의 과제
한편 조이웍스는 호카 외에도 써코니, 노다, 코로스, 사마야 등 다수 글로벌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으며, 프랑스 런닝 웨어 브랜드 ‘새티스파이’의 한국 독점 파트너로 선정되기며 주목을 받았다.
이 브랜드는 기능성과 문화적 메시지를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러닝 웨어로서, 단순 스포츠웨어를 넘어 새로운 소비층 공략을 목표로 정하기도 했다. 올해 춘하 시즌 국내 공식 론칭과 플래그십 구축 계획도 세워져 있었으나 이번 사태 이후 모든 것이 얼어붙은 상태다.
호카 외에도 브랜드 전개권 방어를 위한 각 본사와의 접촉과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다.
조이웍스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 사건이 잠잠해 지기만을 기다려야하는 처지다. 이와 함께 기존 전개 중인 브랜드들의 재정비에 열중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거버넌스의 중요성 남겨
이번 사건은 브랜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제품력과 인적 인프라 뿐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 오너리스크 관리, 등 기업 PR 기능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게 만든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나 오너의 리스크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주는 사례다.
여기에 글로벌 브랜드 역시 로컬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통제?관리하는 체계적 역량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번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일부 내용이 다름이 있음에는 틀림없다. 조성환 대표 입장에서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조대표의 행위가 보도된 내용과 일부 차이가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특히 조대표가 이런 행위를 하게 된 직접적 원인에 대한 내용은 없다. 물론 그의 행동이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는 없다.
그의 개인적 실책이 직원과 투자자, 소비자, 협력 브랜드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결국 브랜드가 쌓아 올린 시장 신뢰는 단숨에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된 사건이었다.
결국 가장 큰 손해를 본 이는 브랜드에 관련된 사람, 직원들과 힘차게 달리고 있던 ‘호카’의 한국 내 인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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