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둥글고 다채로워졌을까? UX 관점에서 본 구글 제미나이 로고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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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과 사용성을 챙긴 구글 제미나이의 로고 리브랜딩

최근 구글 AI 서비스 제미나이(Gemini)를 열심히 사용하고 계신 분들께선 이미 무언가 변했다는 걸 눈치채셨을 텐데요. 바로 제미나이 로고의 그라데이션 색상이 새로운 색상으로 변경되고, 날카로운 모서리들이 둥글게 바뀐 것입니다!
매일 전 세계 수많은 사용자가 사용하는 AI 앱 서비스인 만큼 이런 제미나이의 변화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지난 5월 메인 로고에서 컬러 블록 스타일을 버리고, 그라데이션을 도입했던 때와 동일하게, 이번 로고 디자인 변화에 대해서 별다른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과연 구글은 왜 오랫동안 유지하던 색상 코드를 버리고, 새로운 색상을 도입한 걸까요? 왜 뾰족한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낸 것일까요? 또한 이런 디자인 결정엔 어떤 의도가 담겨 있을까요? 이번 글에선 제미나이의 로고 변경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브랜드 일관성을 위한 4색 그라데이션

2025년 7월 새롭게 적용된 구글 제미나이의 신규 로고(자료=구글)
인간이 가장 빠르게 감지하는 시각적 변화 중 하나는 색상입니다. 실제 이번 로고 변화 중 가장 먼저 눈에 띄고, 크게 다가오는 것은 그동안 푸른색부터 보라색까지 이어지던 제미나이 특유의 그라데이션이 구글의 대표적인 빨강·노랑·초록·파랑 4색으로 변경된 것입니다.
과거 구글 제미나이의 푸른색 그라데이션은 2023년 아직 구글 제미나이가 구글 바드로 불리던 시절부터 나름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전통인 만큼 많은 사용자들이 의문을 표하고 있는데요. 이런 변화에 대해 여러 추측과 의견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바로 구글의 브랜딩 정체성 통일성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입니다.
요컨대 이번 색상 코드 변화는 AI 서비스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브랜드 사용자 경험을 일관되게 통일하고, 구글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더욱 적극 활용하려는 시도라는 이야기인데요. 구글의 전통적인 색상 코드는 강력한 일관성을 제공해 여러 구글 앱 서비스와 제미나이를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구글 제미나이 로고는 구글의 상징적인 4색을 그라데이션에 적용했다(자료=구글)
실제 윤재영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는 <디지털 인사이트>에 “기존 로고는 구글의 상징적인 빨강·노랑·초록·파랑 4색이 아닌 푸른색 계통 그라데이션을 사용해 시각적으로 분리된 인상을 주고, 별도의 서비스처럼 느껴지는 한계가 있었다”며 “구글의 브랜드 색상을 접목함으로써, 제미나이가 구글 생태계의 일부임이 명확히 드러나게 됐다. 이는 사용자가 제미나이를 단순한 AI 도구가 아닌, 구글의 신뢰할 만한 통합 AI 서비스로 인식하도록 이끄는 전략적 조치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는데요.
영국 LMRT 디자인 유한회사의 소유자이자, 40년 넘는 경력을 자랑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폴 톰셋(Paul Tompsett) 또한 이번 구글 제미나이의 로고에 대해 “그동안 제미나이 로고는 현대적인 느낌을 줄지언정 구글의 다른 디자인 시스템과 연결돼 있지 않았다”며 “로고, 색상, 일관성으로 이뤄진 브랜드의 이야기에서 벗어난 요소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번 제미나이의 로고 디자인 변경을 좋은 사례로 꼽았습니다.
둥근 모서리로 가독성과 사용성 챙긴 제미나이

구글 제미나이는 날카롭던 모서리를 둥글게 변경했다(자료=디지털인사이트)
앞서 제미나이의 색상 코드 변화 전략을 살펴보았지만, 아직 모든 궁금증이 해결된 것은 아니죠. 이번에 구글이 단순히 로고 색상만 변경한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새로운 제미나이 로고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굉장히 둥글게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얇다 못해 뾰족하다고 봐도 좋을 정도였던 과거의 모습과 다르게, 새로운 제미나이 로고의 모서리는 매우 둥근데요.
그렇다면 구글은 제미나이의 새로운 로고에 왜 둥근 모서리를 선택한 걸까요? 전문가들은 앞서 색상 변경이 브랜드 정체성 확립을 위한 전략이었다면, 둥근 모서리 선택은 사용자 경험과 맞닿아 있는 사용성 개선이라고 말합니다.

새로운 구글 제미나이의 쌍둥이자리 로고는 작은 파비콘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자료=구글)
둥근 모서리의 경우, 단순 미학적인 선택을 넘어 디지털 경험이 주류가 된 2025년에 작은 크기로 축소되거나 낮은 해상도의 디스플레이에 표시될 때 날카롭고 뾰족한 모서리보다 더욱 심미적으로 더 깔끔하고, 보기에도 용이하기 때문인데요.
실제 디자인 전문 외신 DesignTAXI는 “새로운 제미나이 로고는 더 넓어진 면적과 부드러운 모서리로 작은 화면에서도 가독성이 높으며 어수선한 홈 화면에서도 더 쉽게 앱 서비스를 찾을 수 있다”며 호평했는데요. 특히 최근 구글이 삼성과 협력해 갤럭시 언팩 2025에서 스마트 워치 최초로 제미나이 탑재를 발표하면서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같은 작은 화면에서의 가독성을 위한 개편이란 분석은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구글은 제미나이 로고 디자인 변경 직후 스마트워치 제미나이 탑재 소식을 공유했다(자료=구글)
새로운 로고 변경이 의미하는 바
그렇다면 이번 로고 변경을 통해 구글이 의도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윤재영 교수는 “구글 메인 로고 또한 제미나이의 그라데이션을 부분적으로 접목시키는 등 최근 10년 만에 새롭게 바꿨으며, 앞으로 AI 중심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함과 동시에, “향후 구글의 다른 주요 제품 서비스들의 로고 디자인 역시 제미나이 기술이 더 깊게 통합되며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았는데요.
모바일 업계 유명 외신 폰아레나 역시 “브랜딩 관점에서 이번 변화는 타당하다. 새로운 색상의 로고는 이제 제미나이가 단순 비서가 아닌 구글의 AI 제품임을 강조한다”며 이번 로고 디자인 변경이 구글의 제미나이 확대 적용을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구글 재팬이 공개한 신규 구글 제미나이 로고 캐릭터(자료=구글)
실제 구글 재팬은 이번 로고 리워크와 발맞춰 새로운 로고 디자인이 반영된 제미나이 캐릭터를 공개해 기술 기반 서비스에 친근함과 재미를 더하는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구글 비오3, 구글 뮤직FX 등을 사용해 캐릭터 영상 생성을 적극 권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번 제미나이의 로고 디자인 변화는 구글의 브랜드 정체성 통합 과정과 향후 구글이 AI 제품 서비스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임을 보여주는 이정표 같은 사례이자, 디자이너에게 브랜드 로고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계기라 할 수 있는데요.
과연 AI 시대에 발맞춰 ‘AI 퍼스트’를 선언한 세계 최대 IT 기업 구글은 AI 중심 혁신을 어떻게 시각화해나갈까요?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구글의 은밀하면서도 치밀한 변화는 지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