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우리는 아이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며, 이를 이해하는 것이 공공 커뮤니케이션의 필수 요소다. 

편의점에서 아이들이 과자를 고를 때를 떠올려보자. 계산대 근처에 위치한 담배 진열대는 그들의 눈길을 쉽게 끌어들인다. 이는 단순한 배치가 아니라, 계산대 주변이 담배 판매의 주요 지점이기 때문이다. 편의점을 방문하는 손님은 반드시 계산대에서 점원과 마주하게 되고, 담배 진열대는 이 과정에서 "담배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이는 편의성 측면에서 손님을 위한 배치일 뿐만 아니라, 점원에게도 자주 팔리는 담배를 쉽게 제공할 수 있는 실용적인 이유가 있다. 이러한 배치와 광고는 결국 편의점을 '담배 판매 친화적 공간'(박태희·김경미(2015)으로 만든다.

공공 커뮤니케이션의 역할, 세대 간 균형 회복

이러한 상황은 세대 간 커뮤니케이션 불평등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공공의 균형성을 회복하는 것은 공공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담배 진열대와 광고판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졌다. 광운대학교 이종혁 교수팀은 담배 광고판을 어린이의 시선에서 재구성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들은 담배 광고를 홀로그램으로 제작하여 성인의 눈높이에서는 기존 담배 광고가 보이도록 하되, 키가 작은 어린이들에게는 "담배는 몸에 해로운 몬스터"라는 경고 메시지가 보이도록 설계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시각적 변화가 아니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자주 마주하는 환경 속에서 담배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그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방어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홀로그램 광고판이 서울 노원구의 한 편의점에 설치된 이후, 아이들은 새로운 경고 메시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담배의 위험성을 보다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되었고, 이는 부모나 어른들의 행동변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어른의 시각에서 볼 때 보이는 광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보이는 문구. "어린이 여러분, 담배는 몸에 해로운 몬스터에요." 

그림 : 편의점 매대에 설치된 담배 광고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렌티큘러 방식 적용 제안 아이디어 ©공공소통연구소

다른 관점을 보여주기

아이와 어른의 관점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관점에 따라 다른 것을 보게 하는 렌티큘러 기술*은 '다른 관점'을 가시화하는 매우 적합한 기술이다. 

* 렌티큘러 Lenticular는 특정 각도에서 보는 시각에 따라 이미지가 변하거나 깊이감이 느껴지도록 하는 인쇄 기술을 의미함 

그래서인지 이해관계자 그룹간 다른 관점을 보이는 경우 이러한 시각적 효과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ANAR Foundation의 어린이 학대 방지 캠페인은 이를 잘 활용한 사례다. 이 캠페인에서는 어른이 보는 시각에서는 평범한 소년의 이미지가, 아이들의 시각에서는 상처 입은 얼굴과 "만일 누군가 널 아프게 한다면, 우리에게 전화해. 널 도와줄게."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이 광고는 2013년 스페인에서 진행되었고, 칸국제 광고제에서 수상한 바 있다.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otozio/220243632835?photoView=0
 

넛지 디자인의 가능성, 공공의 이익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이러한 사례들은 넛지디자인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공공 커뮤니케이션은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편의점에서의 담배 진열대와 광고는 판매 촉진을 넘어, 사회 전체에 흡연에 대한 인식을 형성한다. 이를 위해 홀로그램이나 렌티큘러 기술을 활용한 광고는 매우 효과적인 넛지디자인의 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결국, 미래 세대를 위한 공공 커뮤니케이션은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넛지디자인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담배를 '몬스터'로 인식하게 하는 공익 광고처럼, 공공 커뮤니케이션은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넛지디자인이란?

넛지디자인은 넛지(Nudge,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의 개념을 적용하여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디자인을 말하는 것으로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사람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디자인이다. 넛지디자인을 통해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생활의 편리성을 개선하며, 국가와 지역의 품격을 높일 수 있다. 디자인을 외관 스타일링이 아닌 문제해결 및 사회 혁신 도구로 활용을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디자인 시장을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활용 예시 :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 남자화장실 소변기 파리 그림을 그린 결과,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 감소함

* 출처 : 넛지디자인프로젝트 추진단 발대식 발표자료, 2023.8.31.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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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공공소통연구소 LOUD (www.loud.re.kr)

[넛지디자인으로 소통하는 LOUD 캠페인] 은 한국디자인진흥원과 공공소통연구소가 공동으로 기획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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