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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디자인 운동(Design 運動) '도르흐(Droog)'

 Droog30. Design or Non-design exhibition at Milan design week

 

네덜란드 디자인 운동(Design 運動) 도르흐(Droog)의 그 지속적인 영향력을 기념하는 전시 'Droog30 - Design or Non-design' 이 밀라노에서 지난 4월 개막했다. 이 전시는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처음 소개되었으며, 현재 로테르담의 Nieuwe Instituut에서 전시 중이다. 이 전시는 도르흐에 대한 오마주로 기획되었으며, 도르흐의 주요 디자인을 소개하는 동시에 도르흐와 현대 세계 사이의 간극을 탐구한다. 도르흐의 첫 번째 전시가 열린 지 30주년을 맞아 창립 멤버인 리하르트 휘텐(Richard Hutten)이 마리아 크리스티나 디데로(Maria Cristina Didero)와 함께 공동 기획하였다. 

 

 Tejo Remy's You Can't Lay Down Your Memory chest of drawers at the Droog30. Design or Non-design exhibition at Milan design week

테조 레미(Tejo Remy)의 서랍장

 

"저는 도르흐가 마지막 디자인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80년대에는 멤피스가 있었습니다. 90년대에는 도르흐가 있었죠. 그 이후로는 디자인이나 예술, 건축 분야에서 큰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인터넷과 휴대폰이 없었던 1993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휘텐의 테이블 의자와 테조 레미(Tejo Remy)의 서랍장을 필두로 도르흐는 데뷔했다. 그 당시에는 지금은 생각하기조차 낯선 작업 방식이 가능했다. "오늘날 무언가를 디자인하면  그 작업을 내일 인스타그램에 올려, 그 다음 날 입소문이 나고, 그 다음 날은 이미 복제품이 생겨 새로운 디자인 운동을 만들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르흐가 마지막 디자인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80년대에는 멤피스가 있었습니다. 90년대에는 도르흐가 있었죠. 그 이후로는 디자인이나 예술, 건축 분야에서 큰 움직임이 없었습니다."고 휘텐은 말했다. 

 

The Cross by Richard Hutten among other works by Droog  

리하르트 휘텐(Richard Hutten)의 십자가 모양의 테이블과 좌석 유닛

 

당시 휘텐이 스튜디오에 가지고 있던 첨단 도구는 팩스 기기 뿐이었다. 

"저는 네덜란드의 동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다른 나라의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세상은 지금과 완전히 달랐죠.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는 고립된 상태에서 작업했기 때문에 1993년 밀라노에서 빅뱅을 일으킬 수 있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Second Hand bookshelf by Maarten Baas and Franck Bragigand 

마틴 바스(Maarten Baas) & 프랑크 브라기간드(Franck Bragigand)의 책장

 

도르흐의 목표는 네덜란드 디자인의 흥미로움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도르흐는 1993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열리기 몇 달 전 네덜란드 디자이너 기스 바커(Gijs Bakker)와 큐레이터 레니 라마커스(Renny Ramakers)에 의해 시작되었다. 휘텐은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벤(DAE)을 졸업하고 2년 후, 스승이었던 바커로부터 도르흐에 참여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합류하였다. 도르흐에서는 서로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발견한 사물을 재구성하고, 형태와 기능에 대한 관념을 전복하고, 제품보다 개념을 탐구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Photo of the Rag chair by Tejo Remy within an exhibition environment

테조 레미(Tejo Remy)의 래그 체어

 

"당시에는 논의되지 않던 화두를 디자인 업계에 던진 것이 도르흐의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

휘텐은 도르흐의 출현이 디자인 업계를 변화시켰다고 말한다.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형태, 스타일, 고급스러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지속 가능성', '불완전성', '원형'과 같은 주제를 추가해 디자인의 정의를 넓혔습니다." 오늘날 도르흐는 디자인 브랜드로만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휘텐은 최근 DAE의 졸업 전시를 비롯해 모든 곳에서 도르흐의 영향력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DAE의 졸업 전시에서 실제 제품은 거의 없었습니다. 설치물과 콘셉트, 아이디어가 전부였습니다. 모든 것이 개념미술이었습니다. 도르흐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모습은 없었을 겁니다." 네덜란드어로 '건조하다'는 뜻의 도르흐는 헬라 용에리위스(Hella Jongerius),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 마틴 바스(Maarten Baas), 요리스 라르만(Joris Laarman), 유르겐 베이(Jurgen Bey) 등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선보이다가 약 10년 전에 해체되었다. 

 

Photo of the Red and Blue Chair by Studio Minale-Maeda with printed-out sheets of text lining the walls and floor behind it 

스튜디오 미날레-마에다(Studio Minale-Maeda)의 레드 앤 블루 체어

 

도르흐 활동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기술과 도르흐 고유의 유머의 결합을 시도하였다.

'아날로그 소셜 미디어(Analogue Social Media)'는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 수집한 댓글을 조합하여 프린트한 설치 작품으로, 전시장 바닥과 벽면에 부착 되어있다.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휘텐은 소셜 미디어 팔로워들에게 도르흐에 대한 질문을 던져 댓글을 받았다. 디자인 스튜디오 포마판타스마(Formafantasma)는 '우리가 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에인트호벤으로 간 이유가 바로 도르흐 때문이었습니다.'는 댓글을 남겼다. 큐레이터 파올라 안토넬리(Paola Antonelli), 디자인 평론가 앨리스 로스트혼(Alice Rawsthorn), 드루그의 아이콘인 원더스(Wanders)의 의견도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Photo of the Push and Store Cabinet by Chung-Tang Ho within the Droog30 exhibition 

정탕호(Chung-Tang Ho)의 수납장

 

전시된 댓글들은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되었지만 컴퓨터가 아닌 큐레이터가 직접 고안한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휘텐은 "우리도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처럼 알고리즘에 사용된 규칙은 공개하지 않겠지만, 알고리즘을 사용한 결과 상투적인 디자인이 아닌 도르흐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놀라운 조합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휘텐은 이어서 "이러한 접근 방식이 디지털 세계에서의 도르흐 작품 제작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디자인에서는 NFT를 만들거나 렌더링을 할 수도 있고, 더 이상 물리적으로 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도르흐는 제작의 재미와 물리적 세계에 관해 이야기합니다."라고 휘텐은 말한다.

 

Droog30 - Design or Non-design는 2023년 5월 2일부터 8월 27일까지 로테르담의 Nieuwe Instituut에서 열린다. 

 

사진 : Gianluca Di Ioia

originally published by Dezeen. 

원문 : dezeen.com/2023/05/02/droog-anniversity-exhibition-richard-hutten-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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