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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 기고]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UX 디자인 - 황소흠

2022년 유럽의 가뭄, 2020년 미국의 폭염과 산불 등 지구온난화 때문에 일어나는 이상 기온과 환경문제는 심각한 사회 현상 중 하나다. 지구온난화는 인류가 배출하고 있는 온실가스에 의해 지구 전체 평균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으로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온도가 단 1.1도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환경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이너로서 사회적 책임을 느끼면서 새로 출시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지속 가능하도록 많은 디자이너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요즘에는 산업디자인뿐만 아니라 UX 디자인에도 지속 가능한 디자인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지속 가능한 UX는 웹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현재 디지털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는 현대인들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는 탄소발자국이 생기기 때문이다. 탄소 발자국이란 개인이나 단체가 직, 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 기체의 총량을 의미한다. 우리가 걸어온 길이 길수록 발자국이 많이 찍히는 것처럼, 탄소 발자국 역시 배출한 탄소의 양이 많을수록 더 크고 진하게 남는다. 우리가 음식을 먹거나, 집에서 빨래를 위해 세탁기를 사용하거나 심지어 화상 회의를 진행할 때도 탄소 발자국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생긴다고 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UX가 중요한 이유는 생각보다 인터넷 사용이 배출하는 탄소량이 많기 때문이다. 2017년 그린피스가 발표한 리포트에 의하면 인터넷으로 사용하는 에너지는 전 세계 전기의 7%를 담당하는데, 이 중에서 2%는 온전히 데이터 센터가 차지하고 있고, 이는 비행으로 사용하는 에너지와 동일하다. 특히 5G 도입으로 인해 사용자에게 더 빠른 인터넷을 제공하면서 사용자의 편의는 있겠지만 우리는 사실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탄소 배출을 하고 있다. 

 

 

출처 : https://www.websitecarbon.com/

 

예를 들어 website carbon이라는 웹사이트에서는 각 웹사이트가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고, 다른 웹사이트들의 평균에 비해서 그 양이 많은지 혹은 적은지 알려주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서 네이버를 한번 검색해 보면 평균적으로 다른 웹사이트보다 73% 더 많은 탄소량을 배출하고 있고, 한 사용자가 이 웹사이트를 한 번 들어갈 때마다 0.91 그램의 탄소를 배출한다고 알 수 있다. 한 달에 10,000 명 이상의 사용자가 네이버를 접속한다면 일 년 동안 108kg 탄소를 배출하고, 이는 14,716 컵의 차를 우리기 위한 뜨거운 물을 만드는 탄소의 양과 동일한 셈이다. 이렇게 보면 단 하나의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배출하는 탄소의 양은 생각보다 크다.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첫 번째 방법은 디지털 서비스를 설계할 때부터 꼭 필요한 양만 만들도록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방법이다. 웹사이트에서 이미지와 동영상을 업로드하는데 가장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는데, 이미지랑 동영상은 기본이고 실시간 스트리밍이나 AR/VR 서비스가 더 많아진 요즘 사용자가 디지털 서비스를 사용할 때 배출하는 탄소량은 예전보다도 더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디지털 서비스에서 데이터 수집을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안으로 설계하는 방법이다. 만약 이미지나 동영상 콘텐츠를 로딩하는데 에너지양이 많이 사용된다면, 이를 CDN에 저장하는 방법으로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가장 적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해서 해당 콘텐츠를 로딩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저장 공간을 관리하는 것이다. CDN은 영화, 뮤직비디오, 스포츠 등 대용량 콘텐츠를 인터넷망으로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달해 주는 서비스로, 세계 곳곳에 서버를 두고 주요 콘텐츠를 미리 옮겨 놓음으로써 전송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데이터 저장 구조다. CDN에 이런 콘텐츠를 미리 저장한다면 사용자가 해당 콘텐츠에 접속을 원할 때 여러 번 데이터를 로딩할 필요 없이, 바로, 이 CDN에서 데이터를 로딩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출처 : Google

 

UX 설계 관점뿐만 아니라 더 자세하게 UI를 지속 가능하게 수정하는 방법도 있다. 디지털 서비스의 컬러 팔레트를 가장 적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색으로 수정하는 것이다. 파란색은 초록색이나 빨간색에 비해서 25%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에 파란색 계열 색을 제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다크 모드를 사용한다면 라이트 모드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30%~65%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구글이 제일 먼저 구글 맵에 다크 모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라이트 모드를 사용했을 때보다 63% 에너지 절약을 할 수 있다.

 

 

출처 : https://sustainablewebdesign.org/

 

예를 들어, Sustainable Web Design이라는 해당 웹사이트에서는 기존 디자인은 유지하고 있지만 다양한 필터를 통해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회색 필터를 사용하거나, 웹사이트 배경의 도형을 제거하거나, 나이트 모드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UI 디자인을 조금씩 변형하면서 탄소발자국을 줄일 방법을 보여준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지속 가능한 디자인의 한 방법이지만 우리가 제일 많이 사용하는 디지털 서비스에서도 탄소발자국을 줄일 방법은 많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이 단 한 명의 디자이너로서는 충분하지 않겠지만, 결국 한 명 개개인의 노력으로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줄 수 있게 하는 것이 결국 지속 가능한 디자인의 시작이다. 이것 만으로도 디자이너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글 :  황소흠  

현) 맥킨지 디자인(스웨덴, 스톡홀름) 디지털 프로덕트 디자이너. Umea Institute of Design(스웨덴, 우메오) 인터랙션디자인 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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