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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에 주목하다

Designs that embrace sensory experiences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사람들은 집을 안식처이자 보호막의 개념으로 경험하기 시작했다. 외부 활동과 대면 경험이 제한된 가운데,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직접적인 대면의 경험을 대신할 가상의 수단을 찾았고, 외부의 자연을 화분이라는 형태로 들여오기도 하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자신의 신체적 감각과 경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유리 스즈키, ‘앰비언트 머신’ 

 

 

이처럼 최근 들어 부상한 감각에 대한 소구의 최근 사례로 유리 스즈키의 소리-가구-기계가 눈에 띈다. 2018년 디자인 회사 펜타그램은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인 유리 스즈키를 디자인 파트너로 영입하며, 펜타그램의 활동 분야에 ‘사운드’를 끌어안은 바 있다. 그리고 올해 일본의 가구 브랜드 E&Y는 유리 스즈키와 함께 ‘앰비언트 머신(Ambient Machine)’을 선보였다. 팬데믹으로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들이 보통은 의식하지 못하던 집 안의 소리를 자각하게 되었다는 것이 E&Y의 설명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이 제품은 백색소음에서 앰비언트 뮤직 장르까지, 32개의 스위치를 제어해 실내에 사운드스케이프를 구축한다.

 

 

‘기분 좋은 기묘한 감각: ASMR의 세계’ 전시장, 디자인뮤지엄, 런던 

 

 

한편 지난 5월 런던 디자인뮤지엄에서 개막한 전시도 정확히 이러한 감각적 주목을 겨냥한 사례이다. ‘기분 좋은 기묘한 감각: ASMR의 세계’는 영국에서는 처음으로 ASMR이라는 현상에 주목한 첫 번째 전시이다. 자율감각쾌락반응이라는 뜻의 이 조어는 의학이나 과학 용어는 아니지만, 청각을 위주로 다양한 감각적 자극을 통해 심리적 쾌감이나 안정감을 가져오는 물리적 감각 경험을 가리킨다. 2010년대 들어 알려지기 시작한 ASMR은 현재 인터넷에서 가장 큰 문화적 현상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고, 팬데믹을 지나며 더욱 큰 관심을 얻었다.

 

 

‘기분 좋은 기묘한 감각: ASMR의 세계’ 전시장, 디자인뮤지엄, 런던 

 

 

디자인뮤지엄의 전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어떻게 ASMR을 통해 불안, 스트레스, 불면, 외로움을 달래게 되었는지를 따라가며, 그러한 경험을 뮤지엄이라는 공간 안에 다양하게 재현한다. 가수 비요크, ‘ASMR의 대부’라 불리는 TV 화가인 밥 로스 같은 유명인을 비롯해 토비어스 브래드포드, 마크 테시어 같은 미술가, 디자이너는 물론 한국의 슈앤트리 등 유튜버들의 작업 40점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ASMR이라고 하면 대체로 청각 콘텐츠를 떠올리기 쉽지만, 전시는 3D 모션 디자인을 응용한 시각 경험, 모바일 기기용 인공 피부와 같은 촉각 경험 등 다양한 감각의 ASMR 작업을 망라한다.

 

  

Photo by Ju Desi on Unsplash 

 

이러한 사례들이 팬데믹을 통과하며 새삼 주목받게 된 감각 경험의 사례라면, 감각을 활용해 팬데믹 이후의 재건 기회를 도모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여행 업계의 경우이다. 아드리아나 마드자로프 바스대학 부교수는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아티클을 통해, “디지털 세계에서 그 어느 때보다 압도적인 지위에 선 스크린은 촉각과 후각을 희생시키고 시각과 청각 경험을 우선시해왔다”면서, “팬데믹은 이동과 사회적 교류의 제약으로 이러한 불균형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말한다.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다시 바빠지는 지금, 마드자로프 교수는 호텔이나 항공기에 ‘시그니처 향기’를 도입하는 등의 여행 업계 ‘감각 마케팅’ 사례들을 재조명하며, 이렇게 결론 짓는다. “후각을 활용하고 그것이 지각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을 인식한다면, 여행 업계는 다시금 장미향을 맡을 커다란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 출처 : 디자인코리아2022 - 2023디자인트렌트 designkorea.kidp.or.kr/bbs/board.php?bo_table=trend&wr_id=23&pag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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