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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를 낳는 디자인 창고

 

 

창고, 새로움을 탄생시키는 공간

 
앤디 워홀, 잭슨 플록, 비틀즈, 그리고 스티브 잡스까지 이들은 인류에게 혁신적인 사고와 메시지를 전달해 준 인물들이다. 또 하나 공통점을 꼽는다면 그들이 젊은 시절 머물렀던 공간이 창고였다는 점이 있다. 어찌 보면 초라함의 끝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창고는 ‘자유’와 ‘확장성’이라는 성격을 지닌 공간이다. 비일상적인 동시에 웅장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포근한 공간은 젊은 창조가들에게 창의적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드디어 경남 양산에 그 모습을 드러낸 미래디자인융합센터 역시 창고를 모티프로 하여 지어졌다.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창고를 모아 전체 형상을 이룬다. 여기에는 앞으로 우리 삶에 무수히 많은 새로움을 안겨다 줄 디자인과 디자이너를 위한 공간이 되길 바라는 건축가의 소망이 담겼다. 유니크한 공간을 디자인한 장본인, <더 시스템랩>의 김찬중소장은 자신의 디자인에 분명한 뜻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꽉 막히고 정형화된 일반적인 사무공간의 개념을 넘어서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의 바람대로 시뮬레이션은 훌륭한 현실이 되었다. 함께 곳곳을 돌아보며 구체적인 디자인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Exterior 강렬한 인상 그리고 효용


Silhouette 김찬중소장이 추구한 미적인 방향성은 ‘강렬함’에 있다. 먼저 창고 지붕을 이어놓은 독특한 실루엣부터 강하게 시선을 끌어 당긴다. 거칠면서도 견고한 물성을 지닌 콘크리트 건물은 단단하다는 인상을 뇌리 속에 남긴다. 여기에 처마처럼 튀어 나와 비스듬히 떨어지는 건물의 사이드라인은 태양의 이동에 따라 진한 그림자를 만들어 주는데, 밖에서 봤을 때 콘크리트와 그림자가 극명한 대비를 이뤄 보다 묵직한 중량감을 느끼게 한다. 보는 이에게 ‘의지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믿음을 선사해준다.

Extension 창고의 확장성은 볼트형 구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볼트란 가로로 세운 건물 한 줄로 이해하면 된다. 양 옆이 뚫린 기다란 구조라 하여 튜브라고도 부른다. 일곱 개의 볼트 혹은 튜브를 모아 완성한 미래디자인융합센터는 확장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큰 특징이다. 언제든 공간에 대한 추가 수요가 발생했을 때 언제든 평면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건물 남측의 정원에 추가로 볼트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평면적인 확장은 수직으로 높게 지은 건물의 증축에 비해 여러모로 효율적이다.

Module 건물의 평면도를 살펴보면 단위공간이 반복적으로 이어 붙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건물을 짓는데 있어 효율을 추구한 부분이다. 이와 같은 모듈 구조는 시공 은 물론 마감까지 정확한 동시에 작업의 효율을 살릴 수 있게 한다. 우리가 불규칙적인 튜브의 집합체라는 인상을 받는 까닭은 각각의 튜브마다 루프 라인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레고 퍼즐과 비슷하다. 단순한 블록을 이어 붙여 멋진 성을 완성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Roof Line 지붕 끝을 높게 올려 가파른 비탈을 만든 데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를 두고 김찬중소장은 “표면적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외부와의 접점을 늘리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른 건물에서는 누릴 수 없는 휴식공간이 탄생하기도 하고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하는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에도 알맞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너른 경사면을 타고 흘러내린 물을 손쉽게 모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렇게 모은 물을 재활용하여 친환경적인 요소도 갖춘 건축물로 설계했다.


Rest Zone 삼각형 볼트구조와 가파른 지붕 덕분에 그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여유 공간이 생겼다. 일반적인 빌딩처럼 억지로 만들어 낸 테라스나 발코니가 아닌 미래디자인융합센터만의 여유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이곳은 연구원이나 이용객들의 휴식공간이 되기도 하고, 조경에도 활용 된다. 햇살이 좋은 날에는 비스듬한 벽에 기대 일광욕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Interior 자연스레 소통하는 융합의 공간


Connected 인테리어 디자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연결’이다. 폐쇄적이지 않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 김찬중 소장의 의도. 그래서 가능한 한 벽을 자제했다.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서다. 공간을 구분하는 데는 유리를 사용했다. 분리는 하되 감시하기보다 바라볼 수 있고 확인하기 위함이다.


See through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니 안에서도 얼마든지 바깥을 관찰할 수 있다. 별 것 아닌듯해도 사방이 막힌 일반적인 사무공간에서는 어려운 일이 것이다. 오늘 날씨에도, 계절의 변화에도 항상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은 튜브형 구조라 가능한 일이다.


Extension 바깥에서의 확장과 마찬가지로 안에서도 확장을 염두에 두었다. 천고가 높아 필요에 따라 내부에서 층을 더할 수 있다. 그 방식이 궁금하다면 센터 사무실 내부의 회의실이 좋은 예가 된다.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개방형 회의실처럼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공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Separation 연구원과 일반 방문객의 공간은 좌우로 나누었다. 보안이 중요한 공간은 완벽히 차단했지만 가급적 유리를 사용하여 연결의 의미를 최대한 살리도록 설계했다. 나누면서도 한데 섞이기를 의도한 것이다. 김찬중 소장은 이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노린다고 했다. 일반 방문객은 열려 있는 근사한 공간이라는 인상을 받고, 이들을 의식한 근무자들은 방문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근무 태도부터 달리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Finish 바닥부터 눈높이까지는 매끈하고 부드러운 소재를 이용했다.
그 이상은 다소 거친 인상을 주는 소재로 마감했다. 이렇게 서로 상충되는 이미지를 연결함으로써 공간 속의 사람에게 정서적인 안도감을 주게 된다. 스프링클러 관을 밖으로 노출시켜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것도 기능성과 심미성을 고려한 결과다.


Ventilation 높은 천장 끝에는 조그마한 창이 달려 있다. 이는 자연스러운 환기를 위해 고안한 장치. 베르누이의 정리를 응용한 것이다. 창을 열면 내외부의 압력 차이로 자연스럽게 공기를 순환시킬 수 있다. 덕분에 일반적인 건물에서처럼 인공적으로 팬을 돌릴 필요가 없다.

 

 

 

 

함께 미래디자인융합센터를 둘러본 다음 김찬중소장과 마주 앉았다. 이처럼 유니크한 공간을 생각하게 된 처음이 궁금했다.


“어쨌든 이곳은 디자인을 연구하는 곳이잖아요. 일반적인 사무실과 달리 경직되지 않고 유연한 분위기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첫 번째에요. 그리고 디자인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색다르면서도 동시에 근사한 공간으로 다가가길 바랐어요.” 너무 열린 공간이라 프라이버시의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내비쳐 보았다. 그 역시 익숙하지 않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변할 것이라 전망했다. “물론 처음에는 적응하기 불편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을 거에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오히려 이곳에 상주하는 인원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드러내고 보게 함으로써 건물도 그 안의 사람도 더 멋진 모습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거죠. 다들 멋진 삶의 방식을 찾을 거라 분명히 믿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프로젝트가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다. 그는 건축가로서의 소명의식을 이야기했다. 우리나라 건축문화를 한 단계 발전 시키는 새로운 시도였다는 점을 높이 샀고,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긍정적인 변화의 계기가 되리라는 점을 자신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건축문화를 한 단계 더 격상시키는 데 소명의식을 갖습니다. 그러려면 남이 안 한 걸 해야죠. 이번 프로젝트 역시 같은 자세로 임했습니다. 또 하나는 이곳에서 생활하고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긍정적으로 바꿔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보다 직접적으로 말해 이곳의 연구인력들이 멋있게 보였으면 한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었다. 그들이 멋있어 보여야 자부심도 생기고, 자부심이 생기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훨씬 여유도 생긴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의 바람처럼 미래디자인융합센터가 디자인을 위한 근사한 공간이자, 연이어 혁신을 낳는 K-Design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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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디자인 #더 시스템랩 #김찬중 #미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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